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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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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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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 포브 마법학교

DUMMY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네로피스가 올 때와 마찬가지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서판은 카이랄의 몸이라고 직감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카이랄은 서판의 스크린에서와 마찬가지로 눈을 떴다.


“으아.. 음? 뭐야?”


카이랄은 자신의 옷소매를 매만졌다. 선뜻 자신이 처한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것 같았다. 카이랄의 손이 자신의 얼굴을 향했다. 자신의 볼살을 꼬집어보았다.


“아파!”


자기가 꼬집어 놓고 아파하는 그녀를 보니 자연스레 서판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네로피스와 카이랄을 가리키고 턱을 들어 서판을 바라보았다. 설명을 해달라는 뜻이었다. 서판은 난처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거의 10분에 가까운 서판의 설명이 이어졌다. 카이랄의 이야기는 빠르게 수긍하는 듯했지만, 네로피스에 관해서는 자인이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서큐버스?”

“응..”

“그리고 뭐, 주종 관계?”

“..응..”


서판은 기어가는 목소리로 ‘응’이라고 대답하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이유야 당연했다. 충분히 서판은 이런 상황이 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자인이 네로피스를 힐끗 보았다. 네로피스 또한 서판과 마찬가지로 어깨를 움츠리고 턱을 당겨 자인의 눈초리를 피했다. 흡사 첩을 보는 정실의 눈치였다.


“뭐, 됐어. 그나저나 재앙급 몬스터였다고요?”


자인은 네로피스에게 직접 물었다. 네로피스는 머릿속으로 반말을 쓸까 존댓말을 쓸까 고민하다가 자신의 주인인 서판이 움츠러드는 모습에 서열 정리를 다시 했다.


“..네. 재앙급 몬스터인 네로피스라고 합니다.”


서판은 네로피스가 저렇게 다소곳하게 말할 수 있었나, 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죽었을 텐데. 능력도 좋아. 서판이..”


칭찬인지 비아냥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자인은 서판을 인정하고 있었다.


“하.. 네로피스님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인은 고민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저 몸매 좋고 요염한 서큐버스를 당장 서판의 곁에서 치우고 싶었다. 그러나 상대는 재앙급 몬스터. 더군다나 서판과 주종의 서약을 맺었다고 했다. 항상 습격을 두려워하는 서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방패가 될 터였다.


“아, 몰라! 알아서 해. 대신 이상한 짓 하면 둘 다 죽어!”


자인은 생각하기 귀찮았다. 괜스레 서판과 네로피스에게 짜증을 내면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서판, 네로피스, 왠지는 모르겠지만 카이랄까지 다소곳하게 그녀의 짜증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카이랄,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서판이 카이랄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냐니, 뭘?”

“앞으로의 너의 일정?”

“몬스터를 토벌해야지. 그게 네가 힘들게 내 몸을 구해다 준 이유 아니야?”

“맞지..”


카이랄은 서판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어쨌거나 자신은 디프로에서 신체의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었다. 디프로까지 끌려간 그가 자신의 몸까지 되찾아 올 것이라고는 카이랄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서판의 몸에 잔류하면서 그저 서판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을 뿐이었다.


“솔직히, 기쁘네.”


카이랄이 자신의 흑발을 뒤로 넘기면서 말했다. 새콤한 마나의 향이 물씬 풍겼다. 서판만이 맡을 수 있는 마나의 향, 모든 사람이 다른 마나의 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서판은 새삼스럽게도 신기했다.


“뭐가?”

“어쨌든, 오스뮬 그 자식이 널 끌고 갔는데, 서약을 유도해서 잘 살아남은 것도 다행이고, 거기서 내 몸을 구해온 것도.. 아주 기특해 죽겠어!”


카이랄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서판을 안았다. 그 모습에 자인이 경악하며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으앗! 스승과 제자의 포옹인 거야! 절대 남녀의 그렇고 그런 게 아니라고!”


카이랄은 서판과 자신을 떼어놓는 자인에게 변명하듯 말했다. 서판도 카이랄을 딱히 여자로 보고 있었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역시 차원을 이동한다는 건 몸에 손상을 주는 게 맞아.”


카이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네로피스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카이랄을 보며 끄덕였다.


“생전에 9서클이었던 내 몸이 서클 하나가 거의 완전히 파괴됐어. 지금은 8서클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나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약해졌어. 본래 힘의 60% 정도밖에 낼 수 없을 거야.”


그렇다고는 해도 둘 다 지구에서는 밸런스가 달랐다. 애초에 지구에는 8서클 마법사가 있지도 않고, 재앙급 몬스터를 격퇴한 적도 없었다. 그 둘이 모두 지구의 편이 됐다. 위기를 맞은 지금 상황에서는 안심이었다.


‘내가 타격이 없는 건 정신만 이동해서 그런가.’


둘과는 다르게 서판은 지구와 디프로 사이를 정신으로만 왕래했다. 그랬기 때문에 지구에 돌아온 서판의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오히려 7서클을 구성하는 뼈대가 더 안정되어 있었다.


“근데 이틀 동안 네 기숙사에 있었는데, 안 들킨 거야?”


중요하지는 않지만, 서판은 그게 궁금했다.


“다, 수가 있지. 후후.. 마법사라면.”


자인은 새침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서판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안 들켰으면 된 것이었다. 자인이 어떤 방법을 썼는지는 서판의 관심 밖이었다.


“아무튼, 서판이도 깨어났고, 나는 이제 나 할 거 할래. 7서클 마법도 좀 더 익숙해지고 싶고. 아, 코어는 네 기숙사에 갖다 놨으니까, 알아서 해. 설마 또 빨려들어가겠어. 자, 다들 내 기숙사에서 나가세요.”


자인은 서판과 네로피스, 카이랄을 기숙사실 문으로 몰았다.


“이대로 나가? 쟤네는 그렇다고 쳐도, 나 걸리면 위험한 거 아니야?”


서판이 자인에게 물었다. 그녀는 실망스러운 눈길로 서판의 스태프를 바라보았다.


“마법을 쓰셔야죠.”


대놓고 텔레포트를 쓰라는 의미였다. 6서클 이상의 마법사들만이 시전할 수 있는 마법이 언제 이렇게 마음껏 쓸 수 있는 마법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인은 그렇게 쓰는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서판은 문 앞에서 텔레포스를 시전했다. 네로피스와 카이랄까지 텔레포트하는 것이 7서클인 그에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거리도 멀지 않았다. 마나 배열이 끝나고, 서판은 영창했다.


“텔레포트.”


순식간에 달라지는 배경. 자신의 기숙사 안이었다. 2일간 그의 부재를 증명하듯, 익숙하면서도 낯선 냄새가 방 안에서 느껴졌다. 서판은 구석에 가지런히 놓인 코어를 만졌다.


-웅.


서판을 반기듯이 코어 마나가 소리를 내었다. 생각해보면 디프로에 끌려가게 된 것도 코어가 원인이었다. 어쨌든 원인은 제거됐고, 서판은 안심한 채로 코어 마나를 마저 흡수하면 되었다.


‘가벼워.’


디프로에 갔다 온 후로, 서판은 마나 조작력이 월등히 좋아졌다. 정신력이 좋아지면서 서판의 마나 조작력도 늘은 탓이었다.


서판은 남은 코어 마나 반절을 전부 흡수했다. 흡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미 서판은 마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고, 코어 마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아직은 부족하다. 지금은 절멸급은커녕, 재앙급도 상대하기 벅찰 것이었다. 서판은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강해질 이유가 있었다.


“하암~ 나도 그럼 잃어버린 내 힘을 수복해볼까..”


은근슬쩍 카이랄이 서판의 스태프를 뺏어들면서 말했다. 서판은 장난스럽게 반발했다.


“그거 이제 내 건데.”

“쳇.. 알고 있어. 나, 스태프 하나만 사줘. 포인트 많을 거 아니야. 응?”


카이랄이 서판의 스태프를 빙빙 돌리면서 말했다. 서판은 고개를 끄덕였다. 8서클 마법사인 그녀는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 애초에 그것을 위해 디프로에서 그 개고생을 하지 않았는가. 카이랄의 화력 증강에는 서판도 힘을 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30분 간의 신중한 매물 검색을 통해, 서판은 카이랄에게 걸 맞는 스태프를 하나 샀다. 가격은 50만 토벌 포인트. 결코 가성비가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카이랄이 쓰기에는 저렴한 스태프였다. 그래도 카이랄은 자신만의 스태프가 생긴 게 좋은지 스태프를 마냥 쓰다듬었다.


서판이 디프로에서 돌아온 하루는 그렇게 갔다.


**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캐나다에서는 재해급 게이트가, 일본에서는 재난급 게이트가 출현했다. 한국에서 일어난 사태가 아니었기에, 비상사태가 발령되지는 않았지만 포브 마법학교 내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들었어? 파견 간다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오늘은 모두 교실에 모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오랜만에 보는 D반 표식이 왠지 모르게 낯설게 느껴졌다. 예전과 다를 바 없는 학생들이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서판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정도였다.


“파견? 어디로?”

“그건 모르겠어. 그래봐야 두 가지 경우의 수 아니냐? 일본이나 캐나다겠지.”


다행히 재앙급 이상의 게이트가 터지지 않았다. 서판은 그것에 안도했다. 손을 쓸 수 있는 범주에 있다.


갑자기 미닫이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학생들이 수다 떨던 것을 멈추고 일순간 조용해졌다. 학기 초에 봤던 교사였다. 그의 초췌한 얼굴이, 몬스터 웨이브에 대한 피로를 여실히 나타내주고 있었다.


“D반은 캐나다의 재해급 게이트로 파견을 갑니다. 지휘자는..”


그리고서는 교사가 서판을 슬쩍 보았다. 서판은 교사의 눈을 피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찍힌 모양이었다.


“스페스가 맡습니다.”


서판의 이명이었다. 알세닉, 아니 윤대진이 서판을 보며 살짝 웃었다. 엄지를 치켜세우는 게, ‘너라면 믿는다.’라는 의미 같았다. 서판은 솔직히 내키지 않았지만, 파견 나가는 이상 인솔자가 없어서는 안 되었기에 기꺼이 그 역할을 맡았다.


“나쁘지 않은데? 우리 반에만 6서클 마법사가 두 명인데, 재해급 따위야..”

“근데 캐나다에서 돈을 얼마나 썼길래, 마법학교 한 반이 움직이냐..”


아이들은 의기양양해졌다. 재해급으로 파견을 나가지만 6서클이 2명 포함되는 것은 그리 가혹한 조건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과분하게 마법 인력을 낭비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교사는 늘 하던 게이트의 유의 사항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교실을 떠났다. 그리고 D반의 발이 넓은 학생 하나가 소리치듯 말했다.


“그거 알고 있어!? 1학년 중에서 A, B, C반은 일본 게이트로 간대!”


그렇다면 A반인 자인은 일본의 재난급 게이트로 가게 된다는 말이었다. 같은 곳으로 파견 나가지 못하는 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자인이라면 잘 해결해 나갈 거라고 서판은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했다.


‘카이랄이랑 네로피스는 어떻게 한 담.’


재해급 게이트에 둘을 데려가는 것은 너무 전력 낭비였다. 그리고 마법학교에서 파견 가는 것이라 괜한 오해를 사기 십상이었고, 둘의 정체가 드러날 것 같았다.


‘그냥 한국에 놔둬야겠군.’


서판과 자인이 없는 사이에 한국에서 게이트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둘의 전투력이라면 어지간한 게이트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터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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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샤브케 지하감옥(4) 20.11.25 108 2 11쪽
48 샤브케 지하감옥(3) +1 20.11.23 134 2 10쪽
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8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7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5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9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60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5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8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2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6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8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5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9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2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3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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