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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1,440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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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코어 도둑(3)

DUMMY

단전을 막고 있는 통로는 딱딱한 무언가로 막혀있었다. 마나의 압력으로 계속 두드려보고는 역부족이었다. 단전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관문은 뚫릴 생각을 안했다.




‘어떻게 하지.’




단전은 중요한 부위다. 저번처럼 무턱대로 마나 양으로 밀어 붙이다가 마나가 역류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미 6서클의 형태는 굳어졌다. 여기에서 무른다면, 단전과 심장을 잇는 통로가 불완전한, 껍데기 뿐인 6서클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그래, 물어볼 사람이 있잖아.’




지금은 나보다 아득히 높은 등급의 마법사인 카이랄이 있었다. 그녀에게 물어보면 분명 제대로 된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카이랄, 단전을 잇는 통로가 막혀있어. 어떻게 해야하지?”


-혼자서 해결해. 6서클조차도 혼자서 못 오르는데, 8서클 오를 생각을 하면 안 되지.“




카이랄은 도움이 안 됐다. 사실, 그녀의 말도 일리가 있었기에 나는 잠자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아, 몸 안에다가 마법을 쓸 수도 없고, 난감하네.’




‘잠깐, 마법..?’




몸에 직접 마법을 쓸 수는 없지만, 비슷한 방법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나의 속성부여. 실제 전투에서는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실용적이지도 않은 짓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녹여버릴 수 있도록, 불 속성으로.’




마나에 불 속성을 담았다. 약간 뜨거운 느낌이 온 몸에 감돌았지만, 내가 자주쓰는 속성인 만큼 저항력이 높았다.




[마나에 불 속성을 첨가하였습니다.]


[불 속성 마나가 마나 회로를 손상합니다.]


[불 속성 저항 상급 2 Lv에 의해 마나 회로 손상에 저항합니다.]




본래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높은 불 속성 저항 덕택에, 실행에 차질이 없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만든 마나를 단전 통로를 막고 있는 녀석에게 달라붙였다. 시간이 조금씩 지날수록, 딱딱했던 벽이 조금씩 흐물흐물해지고 있었다.




‘됐어. 조금만 더.’




마침내 마나가 단전으로 물밀듯이 밀려왔다. 단전이 따뜻해지는 느낌과 동시에, 충만감이 들었다. 드디어 6서클이 됐다는 기쁨과 앞으로의 걱정이 동시에 느껴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뭐,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어. 물론 아직 갈 길은 멀겠지만.




카이랄이 살짝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그렇지. 이제 6서클 마법서, 필요하겠네.”




도서관으로 가려던 나는, 순간 멈칫하고 말았다. 그것은 시간이 늦어서가 아니었다.




‘카이랄 상점을 이용해야겠군.’




6서클 마법서는 아무리 대한민국 명문인 포브 도서관이라고 할지라도 없었다. 애초에 6서클에 도달한 마법사가 많지 않기에, 마법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6서클 탄생 때마다, 마법서를 제작해도 무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카이랄 상점.”




내가 말하자, 카이랄 상점이 반투명하게 떠올랐다.




“검색, 6서클 마법서.”




총 4건이 검색되었다. 공전, 방전, 치전 6서클 마법서와 종합 마법서였다. 나는 볼 필요도 없이 종합 마법서를 골랐다.




이미 시중에 존재하는 5서클 이하 마법의 마나배열은 전부 외운지 오래였다. 6서클이라고 전부 못 외울게 없었다. 마나의 재능은 부족해도, 기억력만큼은 자신있었다.




가격은 30 포인트. 수중에 500만 포인트가 있다보니 매우 싼 가격처럼 느껴졌다. 나는 구매를 수락했다.




허공에서 빛이 나면서, 책의 실루엣이 조금씩 생겼다. 이윽고 마법서는 바닥으로 가볍게 떨어졌다.




6서클 종합 마법서. 나는 그 첫 장을 넘겼다.




***




“어, 없어..”




준수의 입은 벌어진 채로, 다물 생각을 안 했다. 딸이 있던 침대에, 딸이 없었다. 화장실에 간 것도 아니다. 우악스럽게 뽑힌 링거 바늘 주변에, 선혈이 몇 방울 묻어 있었다.




이불은 어지럽게 바닥에 쑤셔박혀져 있었고, 연서의 가발은 부자연스럽게 바닥에 흐트러져 있었다. 누가? 병원에서? 아무리 많은 의문을 떠올려봐도, 그럴듯한 생각이 나지 않았다.




“씨발..”




준수의 전부다. 지금 준수가 악착 같이 살아숨쉬고 움직이는 원동력은 딸이다. 그런 딸이 납치되었다고 생각하자,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었다. 동선을 되짚고, 시간을 돌이켰다. 그러나 큰 수확은 없었다.




준수는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잭나이프를 확인했다. 그는 예전부터 칼잡이었다. 딸이 백혈병 걸린 후부터는 절대 쥐지 않겠다고 맹세한 그였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딴 것은 기억나지 않았다. 준수는 언제든지 나이프를 꺼내들 수 있도록 셔츠 안쪽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우웅.




섬뜩한 진동이 울렸다. 준수의 바지 주머니 안이었다. 준수는 떨리는 손으로 전원을 켰다.




[발신자 표시제한]


옥상에서 보자. 딸은 여기 있다. 경찰에 신고할 생각은 당연히 안하겠지?



유성이다. 꼬리를 밟힌 것이었다.




‘좆됐다.’




너무 방심했다. 뒤통수를 칠 때부터 이런 병원 따위, 바로 옮기는 게 맞았다. 어리숙하게 딸을 배려한다고 한 것이, 오히려 딸을 치명적인 상황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러나 준수는 지금 어느 때보다 침착했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이럴 때일수록 냉정을 유지해야했다. 잭나이프 칼날을 손 끝으로 만져보았다. 차가운 서슬이 느껴졌다.




-띠링.




엘리베이터가 왔다. 재빨리 들어가 최고층 버튼을 누른 후, 준수는 옷매를 다듬었다. 최고층까지 멈추는 층은 없었다.




문아 열리자, 병원 옥상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한 발자국을 내딛는 순간, 준수는 딸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빠! 으헝헝..”




연서였다. 바로 앞에서 연서의 짧은 머리채를 잡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유성에서 고용한 자인거 같았다.




“용건이 뭐지?”


“하, 네가 더 잘 알텐데? 이 도둑노무새끼가.”




준수는 움찔했다. 남자는 칼을 들고 있었다. 일반적인 칼이 아닌, 회 뜨는데 사용되는 굉장히 날카로운 사시미 칼이었다. 그것이, 딸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긴 말 안 해. 넘겨.”




코어는 전부 진우의 손에 있다. 지금 당장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금, 나한테 없어. 그러니까 그거 내려놓고 말하자. 어?”




준수는 남자를 타일렀다. 사시미칼에 연서의 목이 살짝 닿아 피가 한 방울 맺혔다.




“10분 줄게. 그 안에 가져와. 만약, 그 안에 못 가져 온다면, 네 딸 죽는 거야. 알았어?”




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그 모습을 보고 사시미칼을 연서의 목에서 내렸다.




그 순간이었다. 준수는 튀어나가듯 빠른 속도로 남자의 손에 들린 사시미 칼을 쳐냈다.




“페럴라이즈.”




마비효과가 있는 3서클 마법이었다. 남자는 당황한 얼굴을 하며,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움직임은 이미 둔해진 뒤였다. 이어진 준수의 발차기에 남자는 턱을 맞고 쓰러졌다.




“아, 아빠..”




연서는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오늘 일은 딸에게 있어서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라고 준수는 생각했다.




슬쩍 남자를 보니 의식이 없었다. 기절한 것 같았다.




죽이고 싶었다. 그러나 딸이 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준수는 사람을 해치는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또, 이런 엿같은 상황에 대해 욕을 뱉을 수도 없었다.




“연서야, 병원. 옮기자.”




힘들게 말을 꺼냈다. 연서는 아직 치료가 필요하다. 어디라도, 병원은 가야만 했다.




“나는 이제부터 아빠가 원하는 대로 할게요. 고집도 안 부릴게요. 아빠 말만 잘 듣고, 말썽 안 부리면, 저런 아저씨들이 안 오는 거죠? 그렇죠? 맞죠? 아빠? 아빠!?”




연서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는 것이, 준수에게는 너무 마음 아팠다. 힘이 없다는 것이, 돈이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서러웠다.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면서도 준수는 연서의 손을 꽉 쥘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아빠, 아파요. 손.”




그제서야 준수는 표정을 풀고서 꽉 쥐고 있던 딸의 손을 놓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준수와 연서는 병원 로비를 통해 빠져나갔다.




그리고 준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절망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 5차 몬스터 웨이브의 영향으로, 더 이상 병원에서 신규 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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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8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7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4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9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59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4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8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1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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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8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5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8 3 10쪽
»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1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3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0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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