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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1,445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2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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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추천
4
글자
12쪽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DUMMY

‘이 정도에 죽었을 리가 없어..!’


서판은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뒤를 잡혔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눈치챘다.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서판의 반사신경이었다.


“블링크.”


서판이 사라진 자리에는 수많은 화살이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서판이 뒤를 돌아봤으면 몇십 발의 화살에 맞았을 것이었다. 서판은 오스뮬과 2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다시 나타났다. 오스뮬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센스만큼은 인정하지. 카이랄이 더럽혀놓지만 않았어도, 디프로에 충성하게 하는 건데, 아쉽다. 아쉬워.”


오스뮬은 이번에도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카이랄은 디프로의 배신자야.’


그리고, 몬스터들의 세계가 디프로. 지구에 있는 약 35억 명의 사람들을 죽인 장본이 되는 곳이었다. 서판은 오스뮬을 떠보기로 결심했다.


“카이랄은 어디에 있는 거지?”


서판의 말에 오스뮬은 가소로워서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푸하하하..! 카이랄의 발끝도 못 따라가는 놈이, 여기에서 카이랄을 찾아? 그래, 좋아. 내기 하나를 하지.”


오스뮬이 말을 마치자, 배경이 바뀌었다. 회색빛으로 물들었던 폐강당 같던 장소가 푸른 초목이 자라는 숲속이 되었다.


[절멸급 몬스터, 오스뮬이 ‘김서판(스페스)’을 시험합니다.]

[제한 조건 1시간 동안 살아남으십시오. 단, 치전 마법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다가오는 몬스터들로부터 붉은색 수정을 지키십시오. 그것은 당신이 디프로에 오게 되면서 받은 영혼석입니다. 손상될 시, 신체에 변화가 생기고 파손될 시, 사망합니다.]


서판이 서 있는 땅 위로 붉은색 수정 하나가 뚫고 올라왔다. 서판의 키보다 살짝 작은 높이 150cm, 직경 20cm 정도의 쌍원뿔형이었다. 서판이 손톱으로 조심스럽게 수정을 긁어보자 그의 머릿속에서 약간의 고통이 느껴졌다.


“네놈이 이긴다면 카이랄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지. 하지만 내가 이긴다면 네 시체를 아주 잘 쓸테니, 각오하도록 해.”


서판은 완드를 강하게 쥐었다. 마법이 있는 세상이었다. 디프로에는 네크로맨서와 같은 시체를 다루는 마법사가 있을 수 있었다.


“크크.. 물론, 정신은 조금 살려두지. 소중한 사람이 당하는 것을 맨정신으로 볼 수 있도록 말이야..”


서판이 만약 죽게 된다면, 이들에게 장기말로 사용될 수 있었다. 서판은 다가오는 시험에 대비했다.


‘마나는 30% 남짓이야.’


아까 무리하게 오스뮬을 공격하면서 마나를 2/3 이상 써버린 서판이었다. 아공간 주머니도 없는 지금은 최대한 마나를 아끼면서 살아남아야 했다.


오스뮬이 돌연 모습을 감췄다. 서판은 순간적으로 긴장했으나, 그의 마나가 이미 멀리 사라진 뒤라는 것을 깨달았다. 녀석은 먼 어딘가에서 서판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었다.


[몬스터들이 영혼석을 감지했습니다. 시험이 시작됩니다. 1:00:00]


1시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동시에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면서 몬스터가 하나씩 수정과 서판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시작은 6급 몬스터 수준이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력한 몬스터들을 출몰시킬 심산인 듯했다. 때문에, 벌써부터 마나를 고갈시킬 수는 없었다.


‘인챈트, 파이어.’


서판은 준수가 일전에 썼던 기술을 사용했다. 서판의 완드에 화염이 깃들었다. 서판의 신체 능력이 뛰어난 수준은 아니었지만 6급 몬스터와 근접전을 펼치기에 부족하지는 않았다.


‘헤이스트, 스트랭스.’


기본적인 버프 마법을 건 서판이 재빠르게 6급 몬스터 무리를 누볐다. 서판이 지나간 자리에는 불꽃이 초목과 몬스터들을 태우고 있었다.


-꾸아아..!


20마리 정도의 몬스터를 토벌하자 서판은 체력이 고갈되는 것을 느꼈다. 이런 식의 싸움은 처음이었기에, 서판은 점점 초조해졌다.


‘커버해야할 영역이 너무 많아.’


몬스터를 수정에 접근하지 않게 하면서 서판이 하나하나씩 처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몬스터는 모든 방향에서 수정을 향하며 서판을 점점 옥죄어오고 있었다.


-키요오오!


5급 몬스터, 키요다. 서판은 남아있는 시간을 슬쩍 봤다. 50분 57초. 9분이 지나자 5급 몬스터가 등장했다. 단순계산으로 재해급이나 재난급이 마지막으로 나올 몬스터였다. 그 정도라면 서판에게도 승산은 있었다.


‘목적은 토벌하는 게 아니라, 버티는 거니까.’


지금부터 버티기에는 서판의 마나가 녹록지 않다. 처리할 수 있는 만큼은 어떻게든 처리하고, 그다음에 방어에 전념해야 했다.



**


“익스플로전.”


몬스터를 보는 시간보다 어느새 시계를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남은 시간은 10분. 2급 몬스터부터는 다행히도 간격을 두면서 나왔다. 덕분에 마나를 최대한 아끼면서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문제는 지금부터. 서판에게 있는 마나는 1%도 남지 않았다.


디프로에서 토벌한 몬스터에게서는 코어가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아무리 서판이라도 마나를 회복시킬 수단이 없었다. 잠시 마나를 모으려고 하면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쳐들어왔다.


더 이상은 서 있을 힘도 없었다. 구역질이 나왔다. 마나를 너무 끌어쓴 탓이었다. 그럼에도 경계를 소홀히 할 수는 없어서 서판은 어떻게든 완드를 잡고 일어섰다. 이미 붉은 수정은 몇 개의 얕은 생채기가 나있었다.


‘어지러워.’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싸움. 아이템을 잃은 서판의 무력은 확실히 약해졌다.


“서판아..!”


자인의 목소리가 순간 서판에게서 들렸다. 반가운 마음과 당황한 마음이 동시에 들어, 서판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서판이 환청이라고 생각한 그 순간, 귓가에서 속삭이는 자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있잖아. 나도 끌려와 버렸어.”


다시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자인이 있었다. 하늘하늘한 원피스에 머리를 완전히 푼 그녀가 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그녀가 신은 푸른색 구두에서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끌려.. 왔다고?”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는 안 됐다. 서판조차도 여기서 탈출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장담할 수 없는 장소였다. 자인은 서판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못마땅한지 계속 말을 걸어왔다.


“무슨 시험 같은 것을 치고 있다면서? 내가 도와줄게. 나야 지금 넘치는 게 마나니까.”


밝게 웃는 자인이었다. 그녀의 긍정적인 모습에 서판의 긴장이 잠시 누그러졌다. 스태프를 쥐고 있는 그녀의 하얀 손이 서판의 눈에 보였다.


시간이 5분 남자, 재해급 몬스터가 하나 등장했다. 자인은 서판의 앞을 지켰다. 연보랏빛 스태프가 재해급 몬스터인 그라빈을 겨냥했다. 여러 개의 독을 묻힌 촉수로 마법사들을 제압하는 악명이 높은 재해급 몬스터였다.


“내가 상대할 테니까 쉬고 있어.”


7서클 마법사인 그녀였다. 컨디션이 좋은 그녀가 재해급 몬스터를 단독으로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서판은 촉수의 공격 범위로부터 떨어져서 마나를 회복했다. 마나 농도가 꽤 높은 편이라 잠깐만에 많은 마나가 흘러들어왔다.


“레피드 애시드!”


강력한 독이 그라빈의 여러 촉수에 닿았다. 상성의 차이를 무시하는 독이었다. 촉수가 흐물흐물 흘러내렸다.


“엔크로 베놈!”


이번에는 독액이 그라빈의 몸통에 직격했다. 맞은 부위에는 독액이 계속 생성되고 있었다. 그라빈은 끔찍한 비명을 냈다.


자인이 교전하며 그라빈을 묶는 사이에, 서판은 붉은 수정으로 향했다. 남은 시간은 4분 남짓이었지만,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아악..!”


마구잡이로 휘두른 그라빈의 촉수에 자인이 얻어걸렸다. 빠르게 배리어를 시전한 것 같았지만, 촉수가 배리어째로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파, 파지직..!


촉수의 엄청난 압력으로 배리어가 부서지고 촉수가 자인의 몸을 휘감았다. 그라빈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윈드 커터!”


서판이 다급하게 촉수를 자르려고 마법을 날렸지만, 윈드 커터는 촉수에 박히는데 그쳤다. 4서클 마법이라 출력이 부족했다.


‘카이랄 스태프였다면 자르고도 남는데..!’


변한 전투력에 아직도 서판은 적응하지 못했다. 붙잡힌 자인은 마법으로 어떻게든 몸이 으스러지지 않게 촉수를 밀어내고 있었지만, 버틸 여유가 없어 보였다. 붙잡은 자인에게는 흥미를 잃고 그라빈은 서판이 있는 붉은 수정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왔다.


‘젠장..!’


불 속성 마법은 자인이 촉수와 함께 타들어갈 수 있었다. 이런 촉수형 몬스터를 상대할 때 가장 유효한 마법은 바람 속성 마법. 그러나 서판이 정확하게 외우고 있는 바람 마법은 윈드 커터 하나뿐이었다.


‘윈드 커터를 강화해서 날릴까.’


녀석의 가느다란 촉수라면 몰라도 큰 촉수는 제대로 박히지도 않을 것 같았다. 서판은 다른 방법을 강구했다. 지체하면 자인이 큰 부상을 입을지도 몰랐다. 서판은 결정해야 했다.


‘온전한 힘은 못 내겠지만..’


그리고 서판은 완드를 쥐면서 빠르게 마나배열을 시작했다. 모르는 부분은 최대한 정상적인 마법 발현에 방해되지 않은 방향으로 채워 넣었다.


서판은 스스로가 마나 조작이 늘었다는 것을 체감했다. 마무리까지 걸린 시간은 5초. 그러나 위협을 느낀 그라빈의 촉수가 이미 서판의 코앞까지 와 있었다.


“보레스.”


바람의 신의 힘을 일부 빌려 쓰는 마법. 완드에서 선선하게 불던 순풍이, 돌연 강풍으로 변했다.


압축된 공기가 그라빈의 몸통을 갈랐다. 서판을 공격하려던 촉수가 여러 갈래로 잘렸다. 그라빈은 어떻게든 자인을 길동무로 보내겠다는 듯이 촉수를 강하게 위로 올렸다가 내려쳤다. 그 사이에 서판은 방어마법을 시전했다.


“리미트 실드!”


자인의 몸이 촉수에서 떠나 지면으로 직행할 때, 서판은 자인의 몸에 실드를 씌웠다. 다소 충격은 있겠지만, 목숨을 보존할 수 있을 터였다.


-콰앙..!


흙먼지가 날렸다. 서판이 시전한 보레스가 자인이 녀석에 몸에서 떨어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정없이 출력을 높여나갔다.


주변의 나무가 잘려나가고, 나뭇잎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바람이 조금씩 약해질 때쯤, 서판과 자인은 겨우 눈을 뜰 수 있었다. 둘의 앞에는 수백 개의 조각으로 잘린 그라빈의 사체가 있었다.


남은 시간은 1분. 어떻게든 버틴 것이었다. 서판은 자리에서 겨우 일어났다. 자인은 서판보다 먼저 일어나서 붉은 수정 가까이로 가 있었다.


“나, 옷이 다 찢어져 버렸어..”


자인은 촉수에 당해 옷이 군데군데 녹아 없어졌다. 하늘하늘한 원피스가 어느새 노출이 굉장히 심한 의상으로 변해있었다. 자인은 녹아 없어진 가슴팍 부분을 두 손으로 가렸다.


홍조 어린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자인을 보니, 서판은 무언가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평소의 자인과 비슷하면서도 요염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남은 시간은 30초. 서판이 붉은 수정 앞으로 가까이 오자, 자인이 빙긋 웃었다.


그것은 서판에게 웃는 미소가 아니었다.


저 멀리, 아득한 심연을 가진 눈동자가 서판의 눈에 들어왔다. 섬뜩함을 느낀 서판이 완드를 고쳐잡자, 자인은 자신의 스태프를 치켜올렸다.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자인의 스태프가 검으로 바뀌어 붉은 수정, 서판의 영혼석을 내리쳤다. 그리고 고요한 파열음이 숲속 전체를 울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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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8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7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5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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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59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4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8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1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6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8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5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8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2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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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어두운 과거 20.11.07 20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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