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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1,462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23 17:48
조회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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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샤브케 지하감옥(2)

DUMMY

“파이어 볼.”


그리고서 바로 자신의 주특기인 빠른 마나 배열로 마법을 시전해냈다. 마나 배열 시간보다 마나 주입 속도가 더 오래 걸릴 정도로 열악한 상태였다.


‘역시 출력이 낮아.’


임시로 만든 3서클은 충분한 화력을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파이어 볼은 서판의 생각대로 그리스에 균형을 잃은 렙틸리언에게 직격했다.


-크아아아..


남은 렙틸리언은 이제 하나, 엄마의 마나는 거의 다 떨어진 상태였다. 마지막 남은 녀석은 자신의 동료들이 뜻밖에 제압을 당하자, 몸을 움츠러들었다.


‘좋아. 겁 먹었어.’


이대로 밀고 들어오는 것보다 시간을 버는 것이 좋았다. 서판은 빠르게 공기 중의 마나를 모으려고 시도했다.


“젠장..!”


그러나 서판은 아직 마법을 개화한 몸이 아니었다. 극소량의 마나만이 서판의 몸에 축적되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수준의 미약한 마나였다. 서판은 지금 자신의 몸을 저주했다.


-크우우..?


서판이 마법을 날릴 거라고 예상해 대비를 한 렙틸리언이 의문의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서서히 경계를 풀고 다가오기 시작했다.


“흑, 결국 이렇게 끝이구나.”


마나가 부족하다는 것은 본인의 몸인 엄마가 더 잘 알고 있었다. 서판은 지금 상황이 너무나도 억울하고 분했다. 원래 자신의 힘을 1%만이라도 끌어올 수 있다면 이따위 3급 몬스터는 상대도 되지 않았다.


“그리스.”


결국 서판이 택한 마법이었다. 그러나 렙틸리언은 그 마법을 비웃듯이 바닥에서 점프를 했다. 조금 전 동료가 당했던 것을 학습한 것이었다. 그리고 착지한 지점은 서판의 바로 앞이었다. 그리고 날카로운 창이 서판을 향했다.


“안 돼!”


그 외침은 서판의 것이었다. 서판은 수 차례 몬스터와 접전을 펼치며 충분한 동체시력을 가지고 있었다.


렙틸리언이 찔러오는 창도 몸을 틀어 가볍게 피하려는 참이었다. 그러나 서판의 목소리보다 빠르게 그의 엄마가 자신의 몸을 던졌다.


-푹.


순간의 정적이 흘렀다. 시간이 완전히 멈춘 것만 같았다.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서 자신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이었다.


상처 부위가 안 좋았다.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출혈량이 많은 것을 보니, 창은 폐를 관통했다. 그때와 같았다.


“으아아아!”


렙틸리언이 창을 빼냈다. 그리고 몇 초 뒤, 피가 주륵주륵 새어나오고 있었다. 렙틸리언은 서판이 울부짖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창에 스며든 피를 게걸스럽게 핥았다.


마법에 관해 이해도가 아무리 높아도, 마나 배열을 아무리 잘해도, 결국은 마나가 근원이었다. 단순하지만, 절대적인 것이었다.


서판이 옷장 속에 숨어서 자신의 엄마의 피와 살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몬스터들을 소리죽여 울면서 바라본 그때와 지금이 다를 바가 없었다.


놀랍도록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서판의 머리에는 오로지 렙틸리언에 대한 살의만이 가득했다. 이깟 몸, 어차피 허상이었다. 그리고 이 상황도 가짜라는 것 쯤은 서판도 진작 깨닫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싸움은 자존심의 문제였다. 같은 몸이더라도 꼬마 서판과 지금의 서판은 다른 정신이다. 분명이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서판은 믿었다.


서판은 쓰러진 엄마의 스틱을 뺏어 들었다. 의식을 잃을 때까지 꽉 쥐고 있던 스틱을 빼는 것이 조금 힘들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의 엄마가 서판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슬프지만,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마침내 결의에 찬 눈빛이 서판에게 깃들었다. 냉정하게, 주변의 마나를 읽어나갔다.


“파이어.”


기본적인 1서클 불의 마법이었다. 그러나 0서클인 서판은 최소한의 출력조차 나오지 않는, 라이터 불 수준의 출력만이 나올 뿐이었다. 렙틸리언이 서판의 마법에 잠시 긴장하다 코웃음 쳤다. 불씨가 렙틸리언의 아래 떨어졌다.


‘지금.’


파이어는 눈속임이었다. 서판은 미약하게 남아 자신의 몸에 남아있는 마나를 끌어모았다. 이미 마나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나고 있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마나는 또렷하게 보였다. 서판은 그렇게 렙틸리언의 방향을 생각했다.


“흣..”


아찔한 감각이 왼쪽 옆구리에 났다. 따끔함이 화끈함으로 번져갔다. 무언가가 흐르는 느낌이 드는 것을 보니, 창에 찔린 것 같았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녀석을 꿰뚫을 한 수를 준비했다.


“앰플!”


마나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서판은 자신의 피를 썼다. 마나 대신 옆구리에서 흐르는 피를, 마나 배열에 채워 넣었다.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목숨과 바꿀 수 있는 한 수였다.


녀석이 웃음으로 넘기던 작은 불씨가, 렙틸리언의 몸을 감쌌다. 녀석이 발버둥치면서 화장실 변기에 머리를 연거푸 들이 박았지만, 소용없었다. 앰플은 단순한 증폭마법이 아니다. 카이랄의 2서클 마법서에 있었던 사용자의 생명과 맞바꾸는 증폭 마법이었다.


‘고작 증폭 따위에 목숨을 바친다니.’


따라서 이 마법이 요구하는 것은 마나가 아닌 사용자의 피. 대가가 있는 만큼 효력도 확실했다. 2서클 마법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출력이었다.


의식이 희미해져갔다. 아득하게 렙틸리언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이미 시야는 컴컴해져 있었다. 서판은 엄마의 시체에 겹쳐 마지막을 보냈다.


**


서판은 눈을 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가볍게 몸을 두드려보니, 자신의 몸이 되돌아와 있었다. 6살의 서판이 아닌, 지금의 서판.


‘샤브케 지하감옥..’


순간 떠올랐다. 그랬다. 서판은 자신의 과거를 보았다. 자신이 가장 후회하는 과거였다.


‘이곳은 대체..’


어쨌든 꼬마 서판이 죽었지만, 자신이 죽지 않은 것에 서판은 감사했다. 그렇다면 서판이 겪은 것은 단순한 악몽일까,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했다.


“네로피스. 들으면 대답해.”


서판이 네로피스를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고요한 바람 소리만이 서판의 귀를 감쌀 뿐이었다.


‘네로피스도 겪고 있는 걸까.’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서판은 그때의 트라우마를 동귀어진으로 극복해냈다. 샤브케 지하감옥이 보기에 완전한 동그라미는 아니지만, 세모의 여지가 있는 답이었을 것이다.


=딩동댕! 시험이었습니다!


순간, 텔레파시가 들렸다. 성숙한 여성의 목소리, 그러나 카이랄의 목소리도, 세이린의 목소리도 아니었다. 그러나 서판은 본능적으로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샤브케?”


이곳에서 정신이 멀쩡한 생명체가 있다면, 그것은 곧 이 지하감옥의 관리자를 의미했다. 오스뮬은 분명 샤브케 지하감옥이라고 했다. 지명, 혹은 인명. 서판은 일단 넘겨짚었다.


=흐응. 어느 정도는 끼워 맞췄겠지만, 뭐 좋아. 네가 본 과거는 어땠어?


자연스럽게 샤브케는 서판의 물음에 수긍하며, 질문을 던졌다.


“네로피스는 어디있지?”

=내가 묻는 말에나 답해.


순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서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괜히 지금 그녀를 자극해서 좋을 것은 없었다. 어쩌면 샤브케를 설득해야할 때가 올지도 몰랐기 때문에, 가능한 한 서판은 얌전히 거기에 응했다.


“미안해.”

=알면 됐고, 과거는 어땠냐고.


누군가가 자신을 이렇게 몰아붙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서판은 자신이 느낀 감상을 최대한 진솔하게 그녀에게 전달했다. 녀석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이 동그라미인지 세모인지 시덥잖은 상상을 했을 때,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흐응, 그래서?

“나쁘지 않았어.”

=..그래? 와하하하..! 너 보기보다 재밌는 애였구나!


그녀는 서판의 감상을 비웃듯이 말했다. 서판은 기분이 좀 상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아이, 미안미안. 그렇게까지 기분 나빠할 것 없잖아. 나도 인간에 대해 완전히 아는 건 아니니까. 인간치고는 특이하다 싶었어.


역시, 기분 상한 순간을 느낀 것 자체만으로 녀석은 알고 있었다. 어두운 시야와 맞물려, 약간의 공포가 서판의 뇌에 스며들었다.


“달리 물어볼 건 없어?”


이번에는 서판이 먼저 물어보았다. 일단 그녀가 원하는 질문을 다 받고서, 자신이 샤브케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볼 생각이었다.


=지금 너에게 자인이라는 여자가 소중해, 아니면 엄마?


서판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녀석의 의도를 이미 꿰뚫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인.”

=헤에, 꽤 냉정하네. 아까는 그렇게 붙지 못해 안달이었으면서 후후..

“네 덕분이지 뭐.”


반쯤은 진심이었다. 샤브케가 아니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과거의 트라우마와 직면하고, 극복할 일은 없었을 것이었다. 오히려 서판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엄마를 구하고자 했다. 이제는 그 결과에 승복할 뿐이었다.


=그래. 나 물어볼 건 다 물어봤어. 네가 물어보고 싶은 거에 대해 답해줄게.


서판이 입을 열기 전, 선수를 치듯 샤브케가 앞서 말했다.


=네로피스는 너와 다르게 꽤 고전 중.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직접 물어봐. 킥킥.. 진짜 재밌다니까, 여기 들어오는 생명체들은 하나 같이.

“그러면 얼마나 걸리는 거지?”

=몰라, 궁금하면 직접 들어가 볼래?


망설여졌다. 아마도 펼쳐질 것은 서큐버스인 그녀가 후회하는 과거의 기억. 더군다나 몬스터다. 서약으로만 묶여 있는 그녀를 위해 그 안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무슨 상황인지는 안 알려 줄 거지? 들어가기 전까지.”

=당연. ‘일하지 않은 자는 먹지도 말라.’라는 말, 알잖아?


샤브케가 얄밉게 웃으면서 말했다.


‘일단 보류.’


물어볼 것이 남았다. 서판은 다 물어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너는 어떤 존재지?”

=어떤 존재냐니..? 아아..! 몬스터냐고? 맞아. 그렇네. 내 소개가 늦었구나. 네가 내 이름을 맞추는 바람에.


[절멸급 몬스터, 샤브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빛이 한 줄기도 들지 않던 지하 감옥에 빛이 피어났다. 서판은 갑작스런 밝음에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았음에도 눈부심이 느껴질 정도의 광도였다.


‘절멸급 몬스터..’


역시 그녀 또한 가볍게 생각할 상대가 아니었다. 오스뮬과 동급의 강함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였다. 서판은 한쪽 눈을 겨우 반쯤 떠 샤브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서판은 예상 외의 샤브케의 외관에 놀랐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숫자 같이 생겼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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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샤브케 지하감옥(5) 20.11.25 137 2 11쪽
49 샤브케 지하감옥(4) 20.11.25 109 2 11쪽
48 샤브케 지하감옥(3) +1 20.11.23 135 2 10쪽
»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9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8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5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9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60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5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9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2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6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9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1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6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9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2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3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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