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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1,446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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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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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코어 도둑(4)

DUMMY

많은 일이 일어났던 목요일이 겨우 끝나고, 금요일 아침이 밝았다. 아침이 되자마자 울려대는 스마트폰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깼다.


-오전 7시 48분, 부재중 전화 2통.


알람이 아닌, 자인의 전화였다. 나는 전화를 받았다.


“응. 일어났어.”

“오, 코어는 다 흡수한 거야? 어제 답을 안 주길래.”


어제는 6서클 마법의 마나배열을 외우다가 곯아떨어졌다. 그래서 자인에게 메시지를 남길 시간이 없었다. 나는 6서클에 오른 사실을 우선 숨기기로 마음먹었다. 나중에 서프라이즈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 어제 피곤해서 쓰러져서 잤어. 연락 못했네. 미안.”

“으응? 아니 사과할 거는 없고. 그래서 오늘은 시간 되는 거지?”


나를 위해서 3일을 기다려준 그녀였다. 당연히 시간을 못 낼 이유가 없었다.


“당연히 되지! 나가서 놀 거야?”


토벌에 대한 보상, 그리고 앞으로의 대비를 위해 학교 측에서는 일주일 간의 재정비 시간을 주었다. 덕분에 오늘까지 수업에 방해받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응! 영화 보자. 저번에 못 먹었던 밥도! 오늘이 아마, 평화롭게 있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일테니까.”


그녀의 기운찬 목소리가 스마트폰 스피커 너머서까지 전해졌다. 그녀와 학교 정문에서 보자고 하고서는, 나갈 준비를 했다. 간단하게 씻고, 무난한 색감의 맨투맨에 슬랙스를 입었다. 오랜만에 전투복이나 편한 복장이 아닌, 사람다운 복장을 하니 나쁘지 않았다.


나는 바로 정문으로 달려나갔다. 급해서가 아니라, 뭔가 설레는 느낌이 나를 뛰도록 만들었다. 마침내 정문에 다다랐다.


“오~ 오늘 생각보다 꾸미고 왔는데?”


자인의 목소리였다. 평소보다 더 진해진 속눈썹, 저번보다 더 감미로워 보이는 핑크색 입술, 티없이 햇살에 비치는 맑은 피부, 백금발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풍기는 샴푸향이 나를 아찔하게 만들었다. 누구라도 반할 수 있을 정도의 외모를 가진 그녀가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이렇게 예뻤었나.’


평소에도 예쁜 건 인정한다. 그러나 오늘은 아찔했다. 모든 것을 화장에 갈아 넣은 사람처럼, 있는 힘껏 그녀는 꾸미고 나왔다.


“오늘, 진짜 예쁘다.”


나는 자인에게 살며시 말했다. 오프 숄더 티에, 미니스커트 아래로 쭉 뻗어있는 자인의 다리가 보였다. 매끈하고, 아름다웠다.


“아, 원래 예뻤거든!? 흥, 오늘 좀 신경 쓰긴 했지.”


그녀는 기지개를 켜듯 팔을 쭉 뻗어보였다. 그리고는 영화관을 향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기에, 그 동안 꽤 많은 사람들과 마주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시선은, 대부분 자인에게 꽂혀 있었다. 개 중에는 우리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수군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여, 연예인인가?”


“자, 잠깐. 저거 스틱 아니야? 저 외모에 마법사라고?”


스틱은 특성상 휴대하고 다니면 티가 나기 마련이었다. 그녀의 경우 스틱을 뒤로 매고 있었지만, 그녀의 뒷모습을 본 사람이 꺼낸 이야기 같았다.


“..내가 저 옆이라면.”


자인은 은근히 그 시선들을 즐기는 것 같았다. 이윽고, 영화관에 도착한 우리는, 미리 예약해두었던 영화를 발권했다.


[그대와 함께 있던 거리] 라는 제목의 러브코미디 영화였다. 저번처럼 흥행 대박을 노린 영화가 아니라, 잔잔하고 달달한 러브코미디물이여서 가볍게 즐길 수 있었다.


“재밌었어?”

“응. 달달했어.”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자인이 말했다. 솔직히 취향에는 맞지 않았지만, 자인이 재밌게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시간이 벌써, 11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아침을 안 먹었다.


“자인아, 너 아침 먹었어?”

“응? 아니. 안 먹었네. 그러고 보니까.”


선택해야했다. 어디로 갈까. 국물이 없고, 맛있는 집..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해보니 이 주변 거리를 요즘 온 적이 없었다. 내가 끙끙 앓는 사이에 그녀는 손을 잡고 나를 이끌었다.


“나 햄버거 먹을래. 버거퀸으로 가자.”


그녀가 고마웠다. 하지만, 나는 내 신념을 거스를 수 없었다.


“파, 파파터치는 어때?”


그녀의 표정을 보고 나는 다음부터 신념을 지키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나는 버거퀸으로 끌려갔다.


***


착잡하다. 준수는 이제 뭘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우가 줬던 스마트폰은 꺼둔지 오래였다. 이미 유성은 내가 이 폰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켜놓고 다니면, 위치추적을 통해, 나잡아주십쇼 하는 꼴이였다. 진우의 연락을 못받겠지만, 어차피 진우 사무실을 준수는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었다.


연서는 챙모자를 쓰고, 햄버거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돈이야, 지금은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았다. 문제는 역시 연서의 건강문제. 지금 이 순간순간 자체가 연서에게는 목숨을 거는 도박인 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이렇게 된 이상 모든 것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치전 마법사를 찾아가는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번 돈을 거의다 써야할 만큼 그들의 인건비는 싸지 않을 터였지만 말이다.


‘잘 먹네.’


수중에 돈은 부족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연서는 평소에 먹을 수 없는 기름진 음식을 아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상황은 나빴지만, 서로의 웃음꽃은 오히려 활짝폈다.


-띠링.


준수는 갑작스레 마나의 기운이 강하게 느꼈다. 3서클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는 어엿한 마법사였다.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마나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둘 다 강하군.’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 하나와 멀쩡하게 생겼지만, 풋풋해 보이는 남자 하나가 준수가 있는 가게로 들어왔다.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준수와 비교했을 때, 둘 다 압도적으로 강했고 남자쪽보다는 여자가 조금 더 강한 기운이었다.


‘자, 잠깐..’


준수는 기시감이 들었다. 여자 쪽이 아닌 남자 쪽에서였다. 그리고 이 마나의 기운, 왠지 코어에서 느꼈던 그것과 같았다.


‘어디서 만난 적이 있던가.’


사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닐 것이었다. 어차피 남자는 고등학생, 잘 쳐줘야 20대 초반 정도의 나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잠깐, 고등학생..?’


기억이 났다. 유성에서 찾았던 그 남학생. 코어 전속 계약을 하기 위해서 나를 보냈었다. 분명이 이름이, 김서판이었다.


“저 언니, 지인짜아 이쁘다.”


8살 아이가 먹기에는 꽤 큰 와퍼를 먹고도, 감자튀김을 마저 먹고 있는 연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준수는 살짝 웃으면서 연서의 손가락을 자신의 볼에 댔다.


“에이, 사람한테 손가락질 하면 안 돼지.”

“아, 깜빡했어요. 아빠. 헤헤. 볼에 기름 묻었다.”


마법사들은 예민한 존재다. 물론 그들도, 마법사법에 의해 마음대로 행동할 수는 없지만, 굳이 신경쓰일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연서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준수는 빠르게 생각했다.


‘여자는 벨라도나, 치전 6서클 마법사. 연서를 충분히 치료해줄 역량이 있는 마법사다.’


준수는 과거 유성에서, 마법학교 포브의 인적 서류를 몇 번이고 되새겨 낸 결과 기억해낼 수 있었다. 남은 것은 접촉, 그리고 협상이었다.


‘가능하다면, 정말 좋겠는데.’


“아빠, 잠깐만 저기서 이야기 하고 올게. 아빠 것까지 먹고 있어.”

“네!”


연서는 감자튀김에 시선을 뺏겼다. 준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벨라도나에게 다가갔다. 셔츠 안쪽 주머니에서 스틱을 살짝 쥐였다.


“블라인드, 사일런스.”


메모라이즈된 2개의 3서클 마법이 벨라도나, 김서판이 앉은 테이블을 감쌌다. 갑작스러운 마법에 그들은 반사적으로 스틱을 꺼내며 준수의 반응을 살폈다.


“뭐죠?”


벨라도나였다. 거기에는 당황스러운 눈빛이 반, 불쾌하다는 눈빛이 반씩 섞여있었다. 그리고 준수는 둘이 보기에 의외의 행동을 했다.


“제 딸을, 살려주십시오. 뭐든지 하겠습니다.”


준수는 무릎을 꿇었다. 자존심 따위, 이미 오래 전에 버린 지 오래였다. 비록, 지금 내 앞에 있는 게 10살은 어린 꼬마들이라도 준수는 부끄럽지 않았다.


“이, 이게 무슨..”


벨라도나는 당황했다. 자리에서 일어서 준수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제발 일어나 달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러나 준수는 계속해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니, 무슨 상황인데요? 딸이 많이 다쳤나요?”

“백혈병입니다.”

“..그렇군요.”


벨라도나는 잠시 침묵했다. 준수는 눈을 감고 그녀에게서 제발 승낙의 의사가 나오길 바랬다.


“사정은 딱하지만, 아무리 저라고 해서 일반인에게 치료마법을 남발할 수는 없어요. 이건, 제 의지가 아니라, 마법사법으로 정해진 규칙이니까요. 부디 이해해주시길 바라요.”


그랬다. 벨라도나가 말한 것은 지금 세계에 통하는 정론이다. 그러나 준수는 당연히 그런 종류의 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돈은 원하는 만큼 줄 테니까..! 제발.. 부탁이야.”


준수는 무릎을 꿇은 그 상태에서 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아까와 같이 동요하던 벨라도나는 없고, 차가운 표정의 그녀가 있었다.


“원하는 만큼의 돈..?”


잘 못 건드린 걸까. 그러나 이미 주워담은 말을 도로 담을 수는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 와서, 다른 테이블에 시각, 청각을 차단시키고, 딸을 치료해 달라,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 라는 말은.”


준수는 마음이 찔리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봐도 범죄를 저지른 수상한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네요. 더군다나 급해보이고. 그럼, 마인드 컨트롤.”


준수의 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움직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먼지를 털고, 자신이 시전한 마법을 캔슬했다.


“마법관리국에 따로 말하지는 않겠어요. 사정이 딱하긴 하니까.”


블라인드가 걷히고, 종업원, 손님 할 것 없이 웅성이는 소리가 들렸다. 준수는 비참한 심정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연서의 곁으로 한 걸음씩 내딛고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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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샤브케 지하감옥(3) +1 20.11.23 134 2 10쪽
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8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7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5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9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59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4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8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1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6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8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5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 코어 도둑(4) 20.11.16 199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2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3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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