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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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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49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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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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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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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DUMMY

재난급 몬스터 게이트를 막아내고, 서판은 결국 세간에 정보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3서클 마법사, 두 달 만에 6서클 마스터 되다!

-이명 없는 마법사가 재난급 몬스터 토벌의 최고 기여자!


그것은 국내 언론뿐만이 아니라 해외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한국 최초의 7서클이 된 벨라도나의 기사가 더 많았지만, 외국에서는 재난급 게이트를 아주 성공적으로 물리쳐 낸 한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크게 기여한 서판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오~ 정장도 좀 잘 어울리는데?”

“괜찮아?”


서판은 전신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이미 단정되어 있는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포브의 교복과는 다른 격식이 있는 검은색 정장, 넥타이를 맨 모습은 영락없는 신입 사원의 모습이었다. 자인은 뒷꿈치를 들어 서판의 머리를 겨우 쓰다듬었다.


“오늘 이명도 받는다는 것 같은데. 재난급 코어 관련 배분이랑 함께.”

“하긴, 6서클인데 이명도 안 받는 게 이상하긴 하지. 음.. 뭘까나.”


지부장인 상훈이 서판에게 전날, 마법 협회에서 이명을 수여하고 재난급 코어에 대한 지분을 협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4서클 이상의 마법사만이 마법 협회에 소속될 권한을 가졌다. 그렇기에 공식적으로 3서클인 서판은 엄밀히 말해서 지금도 마법 협회 소속은 아니었다. 상훈의 배려로, 간소화된 절차를 거쳐 어제 가등록을 한 게 전부였다.


‘이 카드를 받게 될 줄은 몰랐네.’


마법 협회의 구성원이라는 증거이자, 한국에 있는 거의 모든 매장에서 쓸 수 있는 협회 카드. 죽을 위험이 높음에도 여전히 토벌 마법사가 되고 싶은 이들이 많은 이유였다.


‘4서클은 20%, 5서클은 30%, 6서클은 50% 할인이라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차액은 마법 협회가 전액 부담하고 있었다. 새삼 마법 협회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서판은 실감했다.


“나, 나도 오랜만에 정장인데, 어때?”


자인이 서판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지쳤는지 다시 뒷꿈치를 바닥에 붙이고 서판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그것은 서판, 아니 모든 남자들에게 있어 치명적인 구도였다.


‘안 예쁠 리가 있겠냐고.’


사랑스러웠다. 누군가에게는 17살의 풋사랑이라고 여겨지겠지만, 서로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투를 했고, 서로를 지켰다. 그 둘의 유대감은 어느 성인의 농밀한 사랑보다 더 깊다고 할 수 있었다.


서판은 자인의 앞머리가 헝클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자인의 머리를 안았다.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복도에 있는 포브 학생들이 힐끗 쳐다보긴 했지만, 이제 둘이 사귄다는 소문은 너무 공공연해서, 별달리 관심을 주지는 않았다.


‘솔로 천국, 커플 지옥.’


어제 막 정식으로 6서클이 된 알세닉이 자신의 노란 머리를 만지작거리면서 솔로의 설움을, 남자의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


마법 협회에서 서판은 이명 수여식을 받았다. 그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이름은 ‘스페스’였다. 라틴어로 희망을 뜻하는 이름이었다. 이제부터는 언론에서도 공식적으로 김서판이라는 이름 대신 스페스로 나타내야만 하는 것이었다.


‘희망이라니, 그 이름을 내가 받아도 되는 걸까.’


이명은 주로 동물이나 식물 종의 학명, 원소 기호, 본국의 언어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벨라도나의 경우, 식물의 이름이었고, 알세닉은 원소 기호였지만, 서판이 받은 스페스는 라틴어이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전 세계의 마법계가 서판을 주시하고 있고, 앞으로도 주시하겠다는 의미와 같았다.


이후에는 바로 자인과 서판이 재난급 코어 지분 조정에 들어갔다. 가치가 1000억에 달하는 재난급 코어는 그 가치를 우선 경매로 인정받고, 지분이 가장 큰 사람이나 단체가 코어를 가져간 후, 나머지 부분만큼을 돈으로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서 재난급 코어가 1000억에 낙찰되었고 서판의 지분이 80%라면, 서판이 코어를 가져간 후, 20%에 해당하는 금액인 200억을 지불하면 되는 것이었다.


서판이 당장 가진 돈은 50억 정도였다. 전부 재난급을 제외한 코어의 가치를 정산받아서 모은 돈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 마나로 흡수해버리고 싶었지만, 협회 측에서 일괄적으로 정산해버렸다.


‘뭐, 재난급만 가져오면 됐어.’


당시에 힐끗 본 재난급 코어는 서판의 상상을 초월했다. 엄청난 마나가 코어 안에 아주 농밀한 농도로 녹아있었다. 흡수하고 싶다. 서판의 몸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재난급 몬스터 최고 기여자인 서판과 제2(보조) 기여자인 자인이 참관하는 아래, 모든 나라의 마법 협회 지부장이 참석한 재난급 코어 경매가 시작되었다.


“800억.”


일본 측 대표가 가장 먼저 코어 가격을 제시했다. 사실 이번 토벌은 참가국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을 조율하는데 그렇게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850억.”


한국 대표인 김상훈이 말을 했고, 경매는 그것으로 끝이 났다. 아무도 한국이 코어를 가져가는데 이견을 둘 사람이 없었다. 애초에 수치상으로 본 서판과 자인의 기여도 합이 90%에 육박해서, 재난급 게이트 참가국들은 6서클 마법사들에게 줄 수당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여도 조정. % 상의 기여도 리스트가 마법사 별로 스크린에 나열되었다. 가장 위는 스페스, 그 바로 밑은 벨라도나였다. 각각 55%와 37%로 압도적인 막대의 길이가 보였고 그 밑은 러시아의 실피드가 1.4%, 일본의 트리가 1.0%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일본 측, 기여도 이견 없습니다.”

“브라질도 이견 없습니다.”


이어서 러시아와 인도 또한 기여도에 관해 이견 없음을 표명했다. 지난 10건이 넘는 회의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의견의 차이 없이 분위기는 한국에 몰려있었다. 발언권이 전혀 없는 미국과 중국 대표는 시종일관 떫은 표정으로 회의의 양상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기여도가 혼자서 50%가 넘는 서판은 자인에게 37%에 해당하는 314억 5천만원을 지불하고, 그 나머지인 8%에 해당하는 68억을 협회에 지불하여 코어의 습득 권한을 양도받을 수 있었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모자라네.’


37%인 자인은 고사하고, 8%인 68억조차 없는 서판이었다. 어떻게든 방법을 만들어야만 했다.


“후, 예상은 했지만, 역시 좋게 끝났네요. 수고했어요. 벨라도나 씨, 스페스 씨.”


공식적인 자리여서 그런지 상훈은 서판과 자인을 부르는 호칭을 달리했다. 그리고 서판에게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스페스 씨가 지불해야하는 코어 지분의 8%는 이번에 한해 특별히 마법 협회 측에서 지불하는 것으로 했어요. 스페스 씨는 벨라도나 씨에게 37%만 잘 변제하면 됩니다.”


그리고 상훈은 조용한 목소리로 자인과 서판만이 들을 수 있도록 농담을 던졌다.


“둘 사이가 아무리 좋아도, 300억이 넘는 돈을 날림으로 해결하면 안 돼요? 알았죠?”


둘은 멋쩍게 웃으면서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판은 지금 당장 300억이라는 돈은 없었지만, 그것보다 더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카이랄 상점이 있었다.


자인과 서판은 1층에 있는 협회 식당으로 내려가 밥을 먹었다.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반 마법식 식당이 아닌, 완전 마법식 식당. 인건비가 많이 들어 국내에는 몇 존재하지 않았다.


“우아.”


중식 코너에서 한 마법사가 마법을 이용해 불쇼를 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좋은 장소에 있어, 노린 퍼포먼스 같았다.


‘비실용적인 마법도 이렇게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군.’


어쩌면 서판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면, 지금 중식 코너 주방에 있는 사람은 저 사람이 아닌 서판일 수도 있었다.


적당히 메뉴를 골라 식사를 하면서 서판은 자인의 스태프를 확인했다. 자인이 입학식 때부터 쓰던 살짝 보랏빛이 감도는 스태프였다.


[가넷 스태프]

-가넷의 힘을 미약하게 품은 스태프이다. 가넷의 힘은 극단적이어서, 누군가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약이 되는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사용자 ‘벨라도나’에게 맞춤 제작된 스태프이다. (가넷, 그로그의 발톱)


마나 증폭력: SS급, 치전·독 계열 마법 출력 10% 증가


서판이 가진 카이랄 스태프에 비하면 조촐하다고 말할 수 있는 옵션이었지만, 지금 현존하는 지구의 장비를 생각해봤을 때, 가히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스태프는 이 정도면 바꾸는 것보다는..’


서판의 눈에는 가넷이 눈에 띄였다. 설명에는 미약하게 가넷의 힘을 띄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있는 가넷의 힘을 증폭시킨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터였다.


‘그러면 다시 인챈트를 해야한다는 소린데.’


서판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랬다. 이럴 때 부려먹으려고 생각해 둔 공짜 인력이 한 명 있었다.


‘가람이한테 연락해 봐야겠어.’


서판은 자인이 보는 앞에서 수첩을 꺼내 가람에게 메시지를 넣었다.


“뭐해? 누구랑 연락해?”

“남자야. 가람이.”


자인은 헛웃음을 지으며 경계를 풀었다. 서판은 가람과 재난급 몬스터 토벌 후에 버스에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그 아저씨, 가람이 말로는 말도 안 되는 재능이었다는데.’


토벌 후에 가람에게서 들려온 이야기로는 첫 작품으로 양산형 제품의 인챈트를 맡았는데, 100개 중 A급이 3개, B급이 20개가 나왔다고 했다. 본래의 도면이 C급 예상도면인데, 그것을 아득히 뛰어넘은 작품들이 탄생한 것이었다.


인챈트의 대가인 가람마저도 C급 도면과 그 재료가지고는 100개 중 A급이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했다.


‘아직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정도 역량이 되는지는 의문이지만.’


서판은 준수의 뛰어난 재능이 극복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띠링.


타이밍 좋게 문자가 도착했다. 공교롭게도 준수로부터 온 메시지였다. 같은 메시지가 자인에게도 왔다.


둘은 서로의 수첩을 쳐다보며 씨익 웃고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거기에는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머리가 길어져 단발이 된 연서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다행이다. 무사한가 보네.’


가람에게서 듣기로는 범죄 조직과 연루되어 있는 고리가 있다고 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잘 해결되었는지, 준수는 메시지에서도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이제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p.s. 가람 씨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봉급 받으면서 연서도 잘 치료받고 있고, 이번에 김서판 씨랑 벨라도나 씨 소식도 들었습니다. 언제 한 번 뵙도록 해요.


추신은 그렇게 쓰여 있었다. 그러나 서판은 ‘언제 한 번 뵙도록 해요.’를 당장 내일로 만들기 위해 준수의 번호를 저장하고,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


-뭐든지 하겠다는 부탁, 이용하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괜찮을까요?


서판이 메시지를 보낸 지 1분도 안 되어, 답장이 날아왔다.


-내일 언제든지 괜찮습니다. 오늘이라도 괜찮습니다. 장소랑 시간만 정해주세요.


서판은 자인과 이야기 후에 준수와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자인은 서판의 속내가 궁금했지만, 서판은 시종일관 비밀이라며 자신의 손을 입술에 댔다. 자인은 7서클 정신 마법 마인드 리딩을 쓰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뭐, 그 귀여운 연서 볼 생각하면 용건이 없어도 좋지만. 헤헤.’


이미 연서의 귀여움에 푹 빠져버린 그녀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살짝 쉬어가는 파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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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샤브케 지하감옥(4) 20.11.25 108 2 11쪽
48 샤브케 지하감옥(3) +1 20.11.23 134 2 10쪽
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8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7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5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9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60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5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8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2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6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8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5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9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2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3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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