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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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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1,467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21 15:39
조회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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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DUMMY

서판은 준수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자인의 스태프를 강화할 수 있었고, 자신이 흡수하게 될 재난급 코어의 마나도 잘 녹여냈다. 이제 남은 것은 코어를 흡수하는 것이었다.


준수와 인사를 하고 헤어진 후, 서판과 자인은 마법학교로 다시 돌아갔다. 마법학교 정문에 들어서기 직전, 자인은 서판을 붙잡았다.


“텔레포트!”

“으어어..”


서판은 자인과 함께 의문의 장소로 텔레포트했다. 잠깐의 어지러움을 참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귀여운 스티커가 붙어있는 컴퓨터 모니터, 베개가 여럿 놓여있는 침대, 바닥에 어지러이 놓여있는 마법서 같은 것들이 서판의 눈에 보였다.


서판은 뒤돌아서 자인을 바라보았다. 헤헤거리는 자인이 보였다. 마나를 생각보다 많이 썼는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막상 오니까 어때?”


서판은 지금 자인의 기숙사 방에 있었다. 자인의 기숙사도 원래 2인 1실이었으나, 자인과 방을 쓰던 친구는 학교를 떠나고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아무튼 걸리면 단순히 징계로 안 끝나지.’


이미 지난번에 자인이 서판의 기숙사 실에서 걸려서 둘 다 1스택이 누적되어 있었다. 거기에다가 이번에 또 걸린다면? 거의 퇴학 확정이었다.


“으음.. 뭔가 좋은 냄새나.”

“뭐야, 그 반응은.. 변태 같아.”



서판의 말에 자인은 장난스레 대답했다. 서판은 목소리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조심히 말했다.


기숙사 내에서 마법의 사용은 건물에 손상을 주지 않는 한에서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예외가 있는 마법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사일런스와 인밸리디티(무효화), 인비저빌리티(투명화)였다.


‘사일런스는 자살이나 강력 범죄를 막기 위함이고, 무효화는 기숙사 내에 걸려있는 보호 마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지. 투명화는 말할 것도 없고.’


아무튼, 서판이 자인의 기숙사 실로 끌려 들어온 이유는 자인이 재난급 코어를 흡수하는 것을 참관하기 위함인 것 같았다. 서판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재난급 코어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이 정도면 마나에 민감한 마법사라면 무조건 눈치챌 거야.’


재해급 코어까지는 이 정도의 영향력이 아니었다. 아공간에서 꺼내자마자, 주위의 마나 밀도가 조금 높아지는 것을 서판은 느꼈다. 자잘하게 퍼져나가는 마나가 그 정도 수준이었다.


“그래서 내가 여기로 데려온 거지~!”


아닌데요. 그냥 제 방에서 저 혼자 잘 흡수해 내면 마나가 흘러나가든 뭐 하든 신경 안 써도 되는데요. 라고 서판은 자인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기껏 하이 텐션인 그녀의 기운을 꺾고 싶지는 않았다.


‘될 대로 되라지, 뭐.’


자칫하면 마법사 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도 있는 범죄 행위였지만, 서판은 한숨을 쉬며 코어 마나 흡수 준비를 시작했다. 그 동안 자인은 마나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결계를 치고 있었다.


“아니, 결계 마법도 사용할 수 있었어?”

“응! 방전 계열 마법이라 완성도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이 정도 일상적인 수준의 마나를 막는 것쯤은.”


진짜 재능충은 따로 있었다. 공전, 방전 계열 마법을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치전 7서클 마법사라니. 자인은 완성도가 높지 않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웬만한 방전 마법사보다 더 튼튼한 장막 결계였다.


서판은 결계 안에서 코어를 향해 다가갔다. 코어의 마나가 서판을 보고 반가워했다.


‘재난급 수준의 코어 마나는 강제력 수준이 아니라, 의지가 있구나.’


레벨이 높아질수록 마나의 자아가 생기는 것 같았다. 코어 마나는 한 시라도 서판의 몸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지, 서판의 마나와 공명하며 요동쳤다.


“뭐야..? 마나 움직임이 이상한데?”


결계 밖에서 안을 확인하던 자인이 서판에게 물어왔다.


“나보고 반갑다는데? 내가 마나를 녹여내서 자유의 몸이 됐다는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자인은 어이없다는 웃음을 내비치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서판이라면 그럴 수 있다. 그렇게 믿는 눈치였다.


텔레파시는 아니였지만, 마나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전까지의 마나와는 다르게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서판은 손을 뻗어 재난급 코어와 접촉했다.


빠른 속도로, 그러나 서판의 마나 회로에 손상을 입지 않도록 부드럽게 마나가 흘러 들어갔다. 코어 마나 자체가 서판을 배려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잠깐..! 힘이..!

=무슨 일 있어?


카이랄이 갑작스레 말을 걸었다. 서판은 상쾌한 느낌에 몸을 맡기다가 황급히 마나를 멈추고 카이랄의 대답을 기다렸다.


-설마.. 이제 깨달았어. 빌어먹을 디프로 놈들..


디프로? 서판에게는 모르는 말이었다. 서판은 궁금증이 일어 그녀에게 질문했으나, 스크린 속의 카이랄은 생전 처음으로 손톱을 깨물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미안해. 그대로 계속해줘.


미심쩍었지만, 서판은 계속해서 마나를 흡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7번째 서클의 통로가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5, 6서클 때와는 다르게 조급할 필요는 없었다. 마나는 충분했다.


7서클이 완전히 만들어졌다. 그와 동시에 마나가 물밀 듯이 들어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서판은 피로감을 극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육체적인 피로가 아니었다.


[과도한 정보의 주입으로 정신적 피로도가 극에 달합니다.]

[원인을 제거하십시오.]

[원인을 제거하십시오.]


서판의 스크린에서는 무섭도록 원인을 제거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 즉시 서판은 코어에서 손을 떼었다. 그리고, 서판은 이미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판이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기억들이 생생하게 뇌에 주입되었다. 분명한 것은 이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아니었다. 서판이 코어에서 손을 뗀 지금도 정보는 계속 생성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정보가 뭉치고, 그것은 곧 사념이 되었다. 사념은 서판의 정신을 완전히 지배할 정도로 장악력이 강했다. 서판은 계속해서 풀어지는 정보에 머리를 부여잡았다.


-결국, 일 났네..


“왜 그래! 서판아!”


자인은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서판을 걱정했다. 자인은 잠시 마나 거부반응이 일어난 것인가 생각했지만, 서판은 마나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길 수가 없어..’


서판은 마치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순간, 서판의 육체와 정신은 끊어졌다.


-털썩.


정신을 잃은 서판의 육체가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자인은 결계 마법을 깨트린 후, 서판에게로 다가갔다.


‘숨은 쉬고 있는데.. 의식이 없어.’


일시적으로 정신적인 피로가 누적된 것일 수도 있었다. 자인은 심호흡을 한 후, 자신의 침대에 서판을 눕혀 놓았다. 그러나 불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니..’


지금은 물어볼 수도 없으니 너무 답답했다. 그저 서판이 무사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


육체로부터 빼앗긴 서판의 정신은 몬스터의 세계인 ‘디프로’로 향했다.


[사념에 의한 초대권으로 ‘디프로’에 도착하셨습니다.]

[디프로에서의 정신의 죽음은 현실의 죽음과 같습니다. 부디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이곳의 언어는 룬어입니다. 사용자의 언어인 한국어가 룬어로, 룬어가 한국어로 자동 번역됩니다.]


서판은 눈을 떴다. 눈을 뜬 서판의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서판이 쓰던 카이랄 스태프도, 아공간 주머니도, 심지어 반지나 목걸이도 전부 없어졌다.


‘디프로라고..?’


의식이 끊기기 전, 분명히 카이랄이 말했던 단어였다. 아무래도 누군가를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장소를 의미하는 듯했다.


‘서클의 상태는 다행히도 그대로야.’


그러나 몸뚱이만 7서클이고, 지금 서판에게는 스태프조차 없었다. 제대로 된 힘을 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지구의 인간이라..”


아주 감미로우면서도 낮은 목소리. 남성의 것이었다. 그러나 인간의 목소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서판은 목소리의 진원지를 찾으려 했으나,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나를 찾으려고 하지 말 것. 어쨌든 여기 들어와 있다는 건, 우리 동료를 먹어치운 녀석이라는 거군.”


이번에는 매서운 위압감이 느껴졌다. 먹어치워? 마나를 의미하는 것인가, 서판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잠깐만. 이 마나는..?”


이질적인 기운이 서판의 몸을 감쌌다. 서판은 순간적으로 몸을 피했지만, 뒤따르는 기운은 빠르게 서판을 잠식시켰다. 숨이 막히는 고통이 엄습했다.


“크악..”

“푸하하하..! 그래? 그랬던 거였나? 카이랄, 그 재수 없는 년이 남기고 간 씨앗이었다는 말이지.”


서판은 왜 녀석에 입에서 카이랄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 곱게 죽일 수는 없지. 멍청하게도 네 녀석은 동료가 심어놓은 폭탄에 걸린 것 같으니까.”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러나 서판은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았다. 이 녀석은 서판이 만반의 준비를 갖추더라도 꺾을 수 없는 상대였다.


서판은 마나를 한 점으로 집중했다. 그리고 한순간에 놓았다. 압축되어 있던 서판의 마나가 팽창되면서 녀석의 이질적인 기운을 밀어냈다. 온몸에 가해지던 고통이 그쳤다. 서판은 엉망이 된 몸을 추슬렀다.


“꼴에 귀여운 잔재주는 가지고 있군.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절멸급 몬스터 오스뮬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절멸급? 룬어에 대한 한국어의 해석은 그러했다. 서판이 스크린을 빤히 쳐다보자, 영어로 extinction이 떴다. 멸종, 절멸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그랬다. 아마도 재앙급을 뛰어넘는 수준의 몬스터, 지구에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몬스터인 듯 했다.


‘카이랄이 말한 게 이거였나.’


제 5차 몬스터 웨이브는 총공격이라는 카이랄의 말이 떠올랐다. 서판이 재앙급을 제외한 몬스터라면 어떻게든 물리칠 수 있다고 말했을 때, 카이랄이 냉소적으로 반응했던 이유를 깨달았다.


오스뮬은 안개와 함께 등장했다. 그리고 조금씩 오스뮬을 감싸는 안개가 걷혀갔다. 그의 모습은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귀가 조금 특이하고, 콧날이 매우 날카롭다는 것을 제외하면 평범한 인간의 모습과 같았다.


-팍!


서판의 발밑에 무언가가 날아와 꽂혔다. 그것은 스틱, 그 중에서도 완드 류였다. 서판은 조심스레 그것을 집어들었다.


[푸레 완드]


디프로에서 자라는 푸레 나무로 만든 완드. 별도의 가공처리는 없다.


마나 증폭력: A+급


양산형보다는 좋았지만, 카이랄 스태프에 비해서는 보잘 것 없는 스틱이었다. 그러나 서판은 녀석에게 대항할 수 있는 스틱이 생긴 것에 만족했다.


“너무나도 약해. 내가 직접 상대할 필요는 없겠군.”


오스뮬은 고개를 돌렸다. 서판은 적을 눈앞에 두고 한눈을 파는 녀석을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블랙 아웃, 레인포스, 앱솔루트 그래비티.”


칠흑 같은 암흑을 만든 후, 강화된 중력장을 만들었다. 서판은 마나를 통해 녀석의 위치를 읽을 수 있었다.


“블랙홀, 일루전 임팩트, 페네트레잇 블래스트.”


서판은 6서클 마법을 연달아 3개를 시전 했다. 녀석의 마나가 있는 곳을 향해 주위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을 전개한 후, 시야를 방해하기 위해 일루전 임팩트, 그리고 모든 것을 관통하는 폭발을 블랙홀 안으로 던졌다.


‘완벽하게 성공했어.’


6서클 마법 세 개를 거의 5초 안에 트리플 캐스팅을 한 것이었다. 7서클이 되면서 마나 조작력 또한 늘은 것이 체감이 갔다.


“이레이즈.”


5서클 마법으로 블랙 아웃의 부작용인 강제 수면을 지웠다. 오스뮬의 마나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방금 전 서판의 공격으로 꽤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 미약했다.


그리고 블랙 아웃이 걷혔다. 서판은 눈으로 오스뮬을 확인하려 했다. 그리고 서판의 시선이 향한 곳에 오스뮬은 없었다. 푸르게 빛나는 마나 구슬만이 그곳에 놓여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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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샤브케 지하감옥(3) +1 20.11.23 135 2 10쪽
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9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8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5 4 12쪽
»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9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60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5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9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2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6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9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1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6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9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2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3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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