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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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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1,457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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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3 17:48
조회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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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샤브케 지하감옥(3)

DUMMY

‘천사..?’


적어도 지구에서는 저런 모습을 천사라고 불렀다. 두 날개가 있고, 하얀 옷을 입고 있는 자태, 성스러움과 고결한 기운이 느껴지는 천사였다.


“잉? 어쩌라는 거야. 이렇게 그냥 생겨 먹은 거지, 천사고 뭐고 아니야. 빛 속성 마법이라면 좀 쓰지만.”


그녀가 처음으로 입을 열어 말을 했다. 천사가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가벼웠지만, 그녀의 말마따나 외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어쨌든 몬스터..’


“그래, 몬스터다. 몬스터! 널 아주 잡아 먹어 줄게. 응? 응?”


그녀 딴에는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서판은 순간 긴장하면서 완드를 그녀에게 겨누었다. 그 모습을 보고 샤브케가 깔깔거렸다.


“나는 신에서 몬스터가 된 케이스라,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어. 그러니까 살아 있는 게 하나도 없는 이곳에서 계속 갇혀 있는 거지.”

“갇혀.. 있다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신이 아니라 몬스터니까. 이제는 말이지.”


샤브케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는 말은, 몬스터 위에 신이 있다는 말이었다. 서판은 헛웃음이 나왔다. 신? 재앙급 몬스터가 끝인 줄 알았더니, 그 위에 절멸급이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아득히 위에 있을 신.


“저기, 태생이 몬스터인 애들하고 나하고 비교하지 말아줘. 나는 걔네들이 하는 짓거리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이곳을 책임지고 있을 뿐이니까.”


그녀는 서판의 생각을 읽고 따지듯이 말했다.


‘신은 몬스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른다고?’


“아니, 정확히는 알고 싶지 않다는 거야. 지금의 나야 몬스터지만, 원래는 몬스터니 인간이니, 하는 거에 관심도 없었단 말야.”

“정말? 그런 것 치고, 내 과거 얘기는 꽤 재밌게 보던데.”

“그거야, 네가 진부한 인간이 아니라서 그렇지.”


샤브케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아, 참. 여기에는 무슨 목적으로 온 거지? 너무 재밌게 노느라고 안 물어봤네.”


정신이 없어서 서판도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이었다. 카이랄, 그녀의 육체를 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었다.


“카이랄의 몸을 찾기 위해 왔어.”

“카이랄?”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좋은 표정도, 싫은 표정도 아닌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카이랄은 왜?”

“몬스터를 막아내기 위해서.”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고요함을 깬 것은 그녀의 새침한 웃음소리였다.


“히히.. 몬스터에 반하는 행동을 몬스터인 나한테 하라는 거야?”

“네가 먼저 몬스터 자체를 부정했으니까 하는 말이야. 원래는 신이었다며.”

“그거야 그렇지만, 지금은 몬스터인 걸?”


-으음..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렸다. 잠꼬대인지 신음인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주변에서 들렸다. 서판은 소리의 진원지를 찾았다.


“네로피스..”

“쳇,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소리를 내다니.”


그녀가 짐짓 아쉬워했다. 나는 네로피스의 상태를 살폈다. 네로피스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 그럼 이렇게 하자. 네가 네로피스가 겪고 있는 과거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서 멋지게 구해내는 거야. 어때? 그렇게 하면 카이랄의 몸도 줄게.”

“마법 서약.”


서판이 짧게 말했다.


“에헤이, 한 때 신이었는데.. 이제는 아무도 날 안 믿어 주는구나.”


툴툴거리면서도 그녀는 서약 마법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서약 마법 영창의 전문(全文)을 알고 있는 서판이 보기에 그녀가 잘 모르는 부분은 마음대로 채워 넣었다. 뭐, 그래도 그녀의 마법 실력이라면 별문제는 없을 것이었다.


“···어야~ 그 뭐냐, 마법의 신에게 서약하는 바로다.”


‘8서클..’


서판은 마나의 파동으로 샤브케의 서클을 읽었다. 카이랄보다는 1서클 적었지만, 충분히 대단한 경지였다. 괜히 절멸급 몬스터인 게 아니었다.


서약 마법이 발동되면서 마나가 서판과 샤브케의 몸을 감쌌다. 그와 동시에 서판의 스크린에 알림이 떴다.


[절멸급 몬스터, 샤브케와 마법 서약을 합니다.]


서판이 무사히 네로피스의 과거 속에서 그녀를 구하고 돌아온다면 성공, 그렇지 못하면 실패였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더 붙어있었다.


‘24시간 이내?’


“아~ 24시간이면 충분하잖아? 믿지 못하겠지만, 너랑 쟤가 들어온 지 아직 6시간도 안 됐어.”


그것은 사실이었다. 카이랄 시스템에 표시된 시간은 오전 3시. 이곳에 들어오기 전 체크한 시간이 오후 10시였다. 지난 시간은 5시간 정도.


“하겠어.”

“정말? 그럼 다시 한 번 확인 할게. 24시간 안에 네로피스와 함께 과거 기억 속에서 돌아온다면 내가 카이랄의 몸을 너에게 양도하고, 만약에 실패하면, 나랑 같이 이곳에서 500년만 있자? 너라면 분명 재밌을테니까.”


500년이라, 죽어도 싫었다. 애초에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세월이 아니었다. 사실상 실패한다면 죽는 것과 마찬가지. 그러나 서판은 이미 결심했다.


“뭐,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돼. 알았어. 보내줄게. 꽉 잡아.”


서판은 그녀의 마지막 말에 의문을 품었다. 꽉 잡으라고? 무엇을.


그리고 서판이 다시 눈을 떴을 때야 그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얼굴에 화끈함이 느껴졌다. 서판이 눈을 떴다. 그의 왼손에는 누군가의 손이, 오른손에는 완드가 있었다. 양쪽 다 얼마나 꽉 잡고 있었는지, 힘을 풀자 근육에 경련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서판의 앞에 있는 집이 불타고 있었다. 화끈함의 정체는 그것이었다. 서판이 몸을 일으켜 집 상태를 확인하려고 하자, 무언가가 날아왔다.


-화륵.


서판의 얼굴 바로 옆을 불화살이 스쳐 지나갔다. 마나에 의한 공격이 아니라 서판은 대비할 새도 없이 당할 뻔했다. 화살은 서판의 뒤에 꽂혀 잠깐 불길을 내뱉다 사라졌다.


‘하마터면 골로 갈뻔했네.’


마법사의 단점이었다. 기습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 그것은 7서클인 서판이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서판은 몸을 낮춘 후, 왼손에 잡혀있는 자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네로피스의 어린 시절 모습이겠군.’


중학생, 잘 쳐줘야 고등학생 정도의 모습인 소녀가 서판의 손을 꼭 붙들고 있었다. 의식이 없는 모양이었지만, 상처는 없어서 서판은 네로피스를 깨우기로 결심했다.


“일어나.”

“으음..”


눈을 부스스 비비면서 네로피스는 일어났다. 그리고 서판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김, 김서판..!?”


다행히 그녀는 서판과 마찬가지로 기억을 가진 채 과거로 돌아온 것이었다. 성숙한 네로피스와는 다르게, 동글동글하고 귀여웠다.


“저기다!”


누군가가 네로피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모습을 보아하니 병사인 것 같았다. 네로피스가 그것을 보았다. 오만한 성격을 가진 네로피스가 겁에 질려 손을 벌벌 떨었다. 서판은 네로피스의 손을 꽉 쥐며 물었다.


“왜 그래?”

“도, 도망가야 해..!”


이미 그녀는 눈에 초점이 없었다. 서판의 물음에 그녀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고, 도망가야 한다는 말만을 반복했다. 서판은 우선 시간을 벌기 위해 네로피스의 말 대로 후퇴했다.


“도망간다! 잡아!”


서판은 살짝 뒤를 돌아 상황을 확인했다. 어림잡아 100명은 족히 넘었다. 그들이 네로피스를 쫓고 있었다. 모두, 서판과 같은 인간이었다.


“파이어 필드.”


서판은 뒤로 물러나면서 적당한 곳에 불의 영역을 전개했다. 그러자, 절반 정도 되는 병사들이 불의 영역에 갇혀 끔찍한 신음을 내고 있었다.


“으아아악! 마녀다! 마녀의 소행이다..!”

“무슨 희생이 있더라도 잡아라! 우리 대에서 녀석들의 씨를 근절해야 한다!”


병사들은 타들어가는 화염 속에서도 네로피스를 잡기 위해 계속 나아갔다. 서판은 그 모습에 약간 충격을 받았다. 도망치던 서판의 발에 무언가가 걸렸다. 서판은 바닥을 살폈다.


‘시체..’


네로피스와 닮은 종족이었다. 지금 다가오고 있는 병사들은 서큐버스라는 종족을 멸망시키기 위해 이곳을 학살하는 것이었다.


“..반복되고 있어.”

“이 상황이?”


서판이 물어보자 네로피스는 고개를 연거푸 끄덕였다. 6시간 사이에 그녀는 자신이 죽어나가는 상황을 수도 없이 겪었던 것..


이었다고?


‘아니야. 여기서 죽었다면 네로피스가 지금까지 살아남았을 수가 없어.’


그녀는 여기서 과거에 죽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네로피스가 있는 것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녀가 과거에 겪었던 것은 무엇일까.


‘설마..!?’


서큐버스에게 가장 불명예스러운 것, 한 여자에게 있어서도 끔찍한 과거를 새기는 것, 서판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그런 걸 몇 번이고..’


이 상황을 샤브케는 재밌게 보고 있었을까. 그녀의 악취미에 욕지기가 나올 지경이었다.


“이제 당하는 것은 진절머리가 나. 여기서 벗어나려고 혀를 깨물어보기도 하고, 시체 속에 숨어보기도 하고, 과거와 똑같은 길을 걸어도, 항상 불타오르는 우리 집 앞에서 시작했어.”


그녀가 다가오는 병사를 곁눈질로 보면서 작게 속삭였다. 수풀에 몸을 가려 숨어있지만, 들키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적인 나를 구하러 오다니, 상상도 못했어. 하지만 나서지는 마. 내 기억이 맞다면, 지금 있는 인간들 중에는 분명..”


그녀가 자세를 고치려고 하다가 나뭇가지가 살짝 흔들렸다. 미세한 움직임을 눈치챈 병사가 소리쳤다.


“저기다!”

“소드 오러!”


초승달 모양의 검기가 서판과 네로피스에게 날아왔다. 서판은 네로피스를 안고 나무 뒤로 물러섰다. 검기는 나무를 반쯤 가르다 막혔다. 서판은 빠르게 마법을 준비했다.


“인페르노 브레스.”


7서클 화염 마법. 화룡의 숨결을 빌린 마법이 과분할 정도의 출력으로 병사들을 쓸었다.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도망가기 시작했으나, 그들이 쥔 창과 함께 한 줄기 재가 되었다.


“헉... 헉...”


마나를 거의 다 썼다. 인페르노 브레스는 서판이 지금 낼 수 있는 최고 출력의 마법이었다. 그에 맞게, 수풀이 우거진 마을 인근 초목들이 완전히 불탔다. 그리고 서판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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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샤브케 지하감옥(5) 20.11.25 137 2 11쪽
49 샤브케 지하감옥(4) 20.11.25 109 2 11쪽
» 샤브케 지하감옥(3) +1 20.11.23 135 2 10쪽
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8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8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5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9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60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5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9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2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6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9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6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9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2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3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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