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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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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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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29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1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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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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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재난급 게이트 출현(4)

DUMMY

한바탕 격전이 끝나고, 동료 몬스터가 죽어나가는 것에 겁을 먹은 3급 몬스터들이 마법사 대열을 피해 멀리 달아나기 시작했다. 폐허가 된 게이트 외곽 김해 본 영역은 한산하고 음침했다.


“잠시, 휴식하겠습니다.”


한국 마법 협회 지부장인 김상훈이 말했다. 그는 지부장인 동시에, 한국의 6서클 마법사이기도 했다. 그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서 생기는 업무적 공백보다, 우선 게이트를 막아내는 것이 상훈에게는 더 중요했다.


게이트에 입장하기에 앞서 지급된 개인 호출기가 휴식 메시지를 띄웠다. 외곽의 마법사들만이 사주경계를 담당하고, 나머지 마법사들은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아무리 한숨 돌렸다고는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돼.’


벨라도나가 7서클 마법사가 되었다고는 해도, 막 7서클이 된 것이었다. 백린이나, 이지스보다는 격이 떨어질 것은 분명했다. 더군다나, 둘은 전투에 직접적인 공전, 방전 마법사인데 반해, 벨라도나는 치전 마법사였다. 물론 6서클 때도 독 마법만큼은 웬만한 공전 마법사 버금가는 출력이긴 했으나, 그것만을 믿기에는 불확실했다. 아직은 17살의 적은 나이인 것도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그럴수록, 6서클 마법사가 더 단단해져야지.’


벨라도나와 더불어, 마나 재측정을 요구한 자가 한 명 더 있었다. 벨라도나와 같은 포브 마법학교의 남학생이었다. 측정을 해보니, 6서클 익스퍼트의 마법사였다. 공전 마법사지만, 치전 마법도 꽤 잘 구현한다는 평가가 있었다. 자인의 빈자리를 대신할 것이라 생각하고, 6서클 대열에 합류시켰다. 그렇게 6서클 열셋, 7서클 하나의 대(對) 재난급 팀이 만들어졌다.


‘그러고 보니, 이명이 없지 않았나.’


그 남학생은 자신을 김서판이라고 소개했다. 보통 5서클 마법사가 되면 마법 협회로부터 그동안의 토벌 공로나, 업적에 따라 이명을 지정해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6서클 마법사가 된 사람이 이명이 없다? 이것은 무언가 착오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나중에 알아보자. 지금은 몬스터에 집중하고.’


“잠깐! 다들 멈춰보세요!”


벨라도나의 말이 대열 전체에 울려퍼졌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상훈은 벨라도나가 있는 대열 중앙을 바라보았다. 모든 마법사들이 그녀의 말에 주목했다.


“게이트 내부 마나에 독이 있어요! 잘못 흡수하다가는 치명적일 수 있는 부식독이, 미량이지만 섞여 있어요.”


아직 마나가 충분하기에 게이트 마나를 끌어들일 생각을 하지 않은 상훈이었다. 그러나, 게이트에서 공기 중의 마나를 흡수하는 것은 장기전을 치르는 마법사들에게 기본적인 상식이었다. 오죽하면 토벌 격언 중 하나가 ‘틈만 나면 마나를 채워라.’겠는가. 벨라도나가 독에 관해서는 빠삭해서 망정이지, 자칫하면 마법사 대부분이 피해를 입을 뻔했다.


“뉴트럴!”


5서클 치전 마법인 중화 마법이 전 마법사를 감쌌다. 부가적인 효과로, 긴장해서 속이 더부룩해져있던 상훈이 상쾌함을 느꼈다.


“마나를 최대한 아껴야하니까, 자신이 마나를 많이 흡수한 것 같은 사람만 앞으로 나오세요. 솔직하게 나오세요. 여기서 나오라고 했는데 안 나왔다가 죽으면 책임 안 져요.”


벨라도나가 말했다. 그 말에 마법사들이 하나 둘씩 대열 중앙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서판이 준 마나 포션이 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을 거야.’


전 마법사에게 중화 마법을 걸어주느라, 벌써, 벨라는 마나의 1/3을 썼다. 그러나 포션이 있으니, 조금은 무리해서 안전하게 가도 괜찮을 듯했다.


“다 모인 거죠? 또 안 써드릴 거예요.”


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벨라는 안심하고 해독 마법을 시전했다.


“디톡스!”


40여 명에 마법사에게 해독 마법을 전부 걸었다. 6서클 해독 마법을 이렇게 다수에게 거는 것은 7서클에 오른 그녀라도 약간의 무리는 있었다.


“후.. 하..”


자칫하면 마나 부족 현상이 올 정도로 마나를 끌어썼다. 그래도 벨라는 뿌듯했다. 6서클의 자신이었다면 10명도 제대로 해독시키지 못했을 터였다. 강해졌다. 그런 느낌이 새삼 실감났다.


벨라는 주머니에서 상급 마나 포션 하나를 꺼내, 남김없이 마셨다. 마나가 절반 이상 회복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본 마법사들이 당황한 눈빛을 보내왔다.


‘카이랄 상점을 이용할 수 있다면, 7서클 마법서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녀가 문득 든 생각이었다. 물론 지금도 손 한 편에는 협회에서 부랴부랴 만든 7서클 마법서가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은 조악했다. 한 글귀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야 이해가 가능할 정도로, 너무 많은 내용이 누락되고, 사람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있었다. 그녀는 텔레파시를 통해 서판에게 물었다.


=서판아, 혹시 7서클 마법서 상점에서 사줄 수 있어?

=자.


3초도 안 되어 들려온 대답이었다. 벨라는 그가 잘못 알아들었거나 장난을 치는 줄 알고 되물었다.


=너 손에 있어.

=핏, 거짓말.


피식 웃으며 확인한 자인의 손에는 정말 7서클 마법서가 손에 들려 있었다. 조악했던 마법서 대신, 카이랄 시대에 있던 정확히 동일한 그 문체가 벨라의 눈에 들어왔다.


=고, 고마워.

=고마워할 필요 없어. 내가 아니라, 인류가 사준 거야.


벨라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지만, 그녀는 대충 수긍했다. 그녀가 알아듣기에는 인류를 위해 자신을 돕는다는 의미인 것 같았다. 자신이 인류를 지키는 최전선에 있다고 생각하자, 책임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상훈이 호출 메시지를 다시 올렸다. 그렇게 많이 걸었는데도, 아직 본 영역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본 영역을 벗어나, 게이트 영역으로 나아가면 지옥도가 펼쳐질 것을 상훈은 직감했다.


아까의 무력이 몬스터들 사이에도 퍼진 모양인지, 몬스터들이 마법사 대열에 가까이 접근만 하고 제대로 덤벼들지 못했다. 물론, 위협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접근한 몬스터들에게는 가차 없이 마법 세례가 쏟아졌다.


본 영역 중앙, 이곳부터는 2급 몬스터들이 간간히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시에, 외곽에 있는 4서클 마법사들이 지쳐가는 것이 눈에 상훈의 눈에 띄었다. 그는 호출 메시지를 통하여 외곽에 있는 마법사와 내부에 있는 마법사들을 교대시켰다. 그리고, 몬스터는 교대 직후의 어수선한 틈을 노렸다.


-크오오오!


주변에 알짱거리면서 간을 보던 2급 몬스터들이 일제히 돌격했다. 대열이 흐트러진 탓에, 마법 병단의 마나탄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테스트해볼 시간인가.’


카이랄 스태프, 그 위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왔다고 서판은 생각했다. 6서클 마법사 회의 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최대한 마나를 아끼라고 했으나, 지금이 바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파이어 버스트.”


서판이 시전한 5서클 화염 마법이 돌격하는 2급 몬스터에 직격했다. 그리고, 모두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팡!


폭탄이 터진 것 같은 엄청난 굉음과 진동이 마법사 대열을 감쌌다. 폭발에 영향권에 직접적으로 닿아있던 몬스터들은 그대로 흔적 없이 사라졌고, 간접적으로 있던 몬스터들은 그대로 구워졌다. 시커먼 연기와 탄 냄새가 전장에 진동했다.


“방금 뭐야..?”

“미친..”


그것은 5서클 마법이 낼 수 있는 출력이 결코 아니었다. 6서클 중에서도 위력이 높은 화염 마법과 비슷했다. 단 하나의 마법으로, 서판은 마법사 모두의 시선을 받았다.


“파이어 버스트가 저런 출력이 나온다고..?”

“휴, 어쨌든 살았다.”


술렁이는 분위기가 일었지만, 마법사들은 아직 남아있는 적들을 경계했다. 한 번의 마법으로, 40마리가 넘는 몬스터가 죽어나갔지만, 여전히 그 뒤에는 남아있는 몬스터들이 있었다.


-크아아!


동료의 죽음을 슬퍼하듯, 한 몬스터가 돌격하자, 다른 몬스터도 덩달아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행히도, 이미 마법사들의 진형은 잘 구축되어 있었다.


“아이스 랜스!”

“블리자드!”


빙결 마법이 몰아치며, 몬스터들은 아무것도 못하고, 갇힌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빛 속성 마법이 지나가며 몬스터들을 갈랐다.


그렇게, 본 영역의 대부분의 몬스터들이 토벌되었다.


“우, 우욱..!”

“왜 그래?”


곳곳에는 사람이었던 육편들과 혈흔이 낭자했다. 저항도 못하고 죽어간 사람들, 마법으로 저항하다가 결국 죽은 사람들, 무너진 건물에 깔려죽은 사람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세상이었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운이 있어야 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지지리도 운이 없었던 것이었다. 마법 협회 지부장 김상훈은 그렇게 생각했다.


“살려주세요!”


다행히도, 생존자는 있었다. 한 사람이 마법사 대열을 보고 소리치자, 곳곳에 숨어있던 다른 생존자들도 나와 소리쳤다. 마법사들은 2인 1조로 생존자에게 다가가 확인하고 마법사 대열 내부로 끌어들였다.


스무 명 정도의 생존자가 모였다. 그들의 몸 상태는 아주 멀쩡한 사람부터, 중상을 입은 사람까지 다양했지만, 그들의 눈빛은 한결같은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진짜는 지금부터였다. 그들은 세상에서 제일 잔인한 두 가지 선택을 해야했다.


‘본래라면, 인간이 할 짓이 아니지.’


그러나 지금 상황은 특수하다. 마법사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또 생존자들을 위해서 그들에게 두 가지 선택을 강요해야만 했다.


첫 번째는 지금 바로 뒤도 바라보지 않고 게이트 바깥으로 뛰어나가는 것.


이 방법은 가장 빠르게 게이트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위험부담이 존재했다. 아무리 큰 대열을 갖추어 몬스터를 토벌하고 왔더라도 남아있는 몬스터는 있을 수 있었다. 물론 개개인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서 헤이스트 마법을 걸어주지만, 위험한 것은 동일했다.


두 번째는 마법사 대열에 합류하는 것.


이 방법이 언뜻 보기에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선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들이 겪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이 죽었고, 연인이 죽었고, 친한 친구가 죽었다. 또 그것을 자신의 눈으로 본 사람들이었다. 그런 끔찍한 몬스터를 기약 없는 일정으로 봐야만 한다. 마법사들이 재난급 몬스터를 토벌할 때까지 말이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생존자들은 기겁을 하며, 다른 방법은 없는지 되물었다.


“붙여주시는 마법사는 없는 건가요!? 제발.. 그러면 혼자서 탈출하는 것하고 다를 게 뭔가요..!”

“시, 싫어. 몬스터는 보고 싶지 않은데..”


잔인하다. 그러나 상훈은 냉정한 마음을 먹어야 했다. 마법사 하나하나는 전력이고, 그들도 생명이다. 생존자 20명보다 마법사 한 명이 지금은 더 소중한 생명인 것이다. 과거의 생명은 모두 평등하다는 논리는 이론적으로만 존재하고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럼, 대열에 남으실 분만 손들어 보시겠어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상훈은 착잡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4서클 마법사들이 앞으로 나와 생존자들에게 마법을 걸어주려 했을 때였다.


“제가 마법을 걸겠습니다.”


서판은 자신이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생존자들에게 마법을 걸어주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법은 출력이 높다. 같은 마법을 걸어도, 6서클에 카이랄 스태프를 지니고 있는 마법의 출력이 높은 것은 명확했다.


“헤이스트, 컨디션, 힐, 하드니스.”


힐을 제외하고는 모두 2서클 마법이었기에, 동시에 4가지 마법을 전부 영창할 수 있었다. 컨디션의 영향 덕분인지, 생존자들은 정신적 압박 속에서 조금은 벗어난 표정을 지었다.


“사, 상처가 낫고 있어.”


출력이 높은 덕에 중상을 입은 생존자도 상처가 거의 다 아물어갔다.


“몸이 가볍고, 뭔가 좀 속이 편해졌어.”


생존자들은 용기를 냈다. 과거의 사례를 미루어보아, 살 가능성은 약 50% 정도. 하지만 상훈은 그 결과를 굳이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다만 그들을 마음속에서 응원했다. 생존자들이 용기를 내어 하나둘씩 마법사 대열이 지나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모든 생존자가 떠나고, 상훈은 박수를 쳐 주위를 환기시켰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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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8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29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7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0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4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8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59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6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4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8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1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5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8 4 11쪽
»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8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5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5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3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8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3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4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1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2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0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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