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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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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1,435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22 19:32
조회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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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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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DUMMY

“으아아악..!”


서판은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의 영혼석이 완전히 부서졌다. 당연히 정신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것이었다. 서판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숨을 쉬기도 괴로워 보였다.


“후후, 참 멍청한 인간이라니까. 단순히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 형상으로 간단히 속고, 그렇게 믿고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이는 더 이상 자인이 아니었다. 껍데기만이 자인의 형상을 띠었지, 속은 몬스터였다. 재앙급 몬스터, 네로피스는 상대의 정신을 공격하는 몬스터였다.


그녀가 진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의 레이스 달린 란제리, 가터벨트와 미니스커트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영락없는 서큐버스였다.


네로피스는 영혼석이 깨져 상당한 충격을 입었을 서판에게 다가갔다. 마무리를 짓기 위함이었다. 네로피스가 중얼거렸다.


“오스뮬님이 생포하라고 하셨지만.. 아무래도 정신 정도는 죽여놔도 괜찮겠지.”


그녀는 쓰러져있는 서판의 몸에 손을 댔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오히려 방심한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고.


네로피스가 쥔 검에서 찌릿한 전기가 올라왔다. 반사적으로 그녀는 검을 놓았으나, 이미 순간 몸이 마비된 후였다. 서판이 미소를 지으며 빈틈을 대놓고 보이는 그녀를 향해 완드를 댔다.


“인탱글, 캡티비티.”


서판은 쓰러지지 않았다. 네로피스에게 마법을 연속으로 쓸 최적의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다. 속박 마법 두 개가 네로피스를 감았다. 그리고 서판은 연거푸 미리 메모라이즈해 뒀던 마법들을 꺼냈다.


“감히..!”

“라이징 블래스트.”


치솟는 불길이 네로피스를 감쌌다. 재앙급 몬스터인 그녀를 죽일 정도의 출력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고통스러웠다.


“흐으으윽..! 흐아앗..”


서큐버스의 비명은 교성과도 같았다. 서판에게 듣기 싫은, 그러나 자극적인 음성이 숲속에 울렸다.


“어떻게.. 변장 마법을 간파한 거지..!”


네로피스가 물었다. 서판은 그 말에 굳이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속으로 생각할 뿐이었다.


‘티가 나도 너무 나서 그렇지.’


물론, 네로피스가 자인으로 변장한 모습은 확실히 서판의 기억 속의 자인과 매우 흡사했다.


그러나 네로피스는 한 가지 실수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서판이 기억하는 자인의 모습이라는 것이었다.


‘그 스태프, 확실히 진명 가넷 스태프는 아니었어.’


자인은 준수를 통해 한 차례 스태프의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그리고 가넷의 강화로 인해 연보랏빛이였던 자인의 스태프는 진보랏빛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서판은 자인이 업그레이드를 거친 스태프로 전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내 기억 속에 자인이 그 스태프로 전투한 적은 없었으니까.’


그랬다. 네로피스는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것을 간과했다. 서판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자인의 모습을 생각 없이 꺼낸 것이 그녀의 실수였다.


‘그리고 이 녀석은 자인을 해석하는 방식이 잘못됐어.’


아무리 네로피스가 자인의 연기를 했다고 해도 사람의 내면까지 재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었다. 자인은 서판의 말 하나하나에 감정 변화가 느껴지는 타입이다.


그러나 자인으로 변장한 네로피스에게서는 그러한 감정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촉수에 의해 노출되었을 때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렇게 자인으로 변장한 네로피스를 눈치챈 서판은 한 가지 보험을 들어놓았다. 바로 서판의 영혼석이다.


‘물론 나를 직접 공격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서판도 일단은 7서클 마법사이다. 재앙급 몬스터에게서 승리하는 것은 어려워도 일격에 죽을 수준의 마법사는 아니었다. 네로피스는 자신 나름의 깔끔하고 확실한 수를 쓴 것이었다.


서판은 자인, 아니 네로피스가 몬스터와의 전투를 치르는 사이, 마나를 모으며 두 가지 마법을 사용했다.


그것은 일루전 미믹과 트랜스페렌트. 각각 환영 마법과 투명 마법이었다. 일루전 미믹으로 서판의 영혼석과 아주 닮은 붉은 수정을 바로 옆에 하나 만들어냈다. 그리고 진짜 영혼석은 트랜스페렌트로 감추어버렸다.


인비저빌리티의 상위호환 마법인 트랜스페렌트는 대상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해줄 뿐만 아니라, 시전자가 마법을 해제할 때까지 그 물질에 대해 간섭하지 못하게 한다. 물론, 이 마법은 무생물에게만 쓸 수 있는 마법이었다.


마지막으로 서판은 일루전 미믹으로 만들어낸 가짜 영혼석에 한 가지 마법을 심어놓았다. 알세닉, 윤대진이 즐겨 사용하는 마법인 라이트닝 페럴라이즈였다.


전격 마비 마법으로 마법에 당한 대상은 몇 초간 자신의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시전 준비 동작이 큰 탓에 맞추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서판의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발동 조건을 충격이 가해졌을 때로 정했으니까.’


인간을 만만하게 생각하면서 여유를 부리던 네로피스의 완벽한 패배였다. 만약 네로피스가 서판에게 절망감을 안겨줄 생각 없이 그대로 서판을 몰아붙였다면, 지금 네로피스가 있는 자리에 서판이 있을 것이었다.


“포이즌 익스플로전.”


맹독이 가미된 폭발이 네로피스의 상반신을 강타했다. 역시 재앙급 몬스터답게 이번에도 네로피스는 견뎠다. 보랏빛으로 물든 네로피스의 얼굴에서 아직도 서판을 향한 증오심이 내비쳐졌다.


“죽여.. 죽여버릴테다..! 네놈의 정기를 사정없이 뽑아서, 남은 육체는 내 애완동물의 먹이로 주고, 정신은 내 곁에 머무르게 해 영원히 고통받게 해주겠어..!”


[오스뮬의 시험에 통과하셨습니다. 마법 서약 내용에 따라, 김서판(스페스)은 카이랄에 대한 모든 정보를 오스뮬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오스뮬이 카이랄의 대한 정보를 은폐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김서판(스페스)에게 해를 가할 시, 마법 신의 이름으로 오스뮬의 모든 마법 능력을 박탈합니다.]


스크린에 알림이 올라왔다. 서판으로서는 다행이었다. 오스뮬이 카이랄의 정보를 주지 않고 서판을 그대로 죽이려 든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타이밍 좋게 오스뮬이 나타났다. 그리고 예상 외의 결과에 적잖이 언짢은 듯, 표정이 굳어있었다.


“젠장할.. 네로피스, 네년을 믿고 맡겼는데 고작 재미를 보려다가 이 사단을 만들어?”


수풀 속에서 나타난 오스뮬이 속박 마법에 온몸이 묶여있는 네로피스를 손가락질하면서 말했다.


“아닙니다. 오스뮬님..! 저는 어디까지나 오스뮬님을 위해서..!”

“저 녀석을 처리할 기회가 몇 번이고 있었는데, 지금 나를 희롱하는 거냐?”


네로피스는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갖은 서판의 마법 공격에도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던 네로피스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묶여 있는 서큐버스가 울면서 애원하는 모습은 보는 누구라도 매혹시키기에 충분한 성적 매력이 있었다.


“한 번만 저를 구해주시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디프로에서 가장 밑바닥 자리라도 좋습니다. 그러니 제발..”


네로피스는 감정에 호소했다. 지금의 그녀로서는 자존심을 모두 내던지며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오스뮬이 입을 열었다.


“마법 서약에 의해 나는 김서판을 공격할 수가 없다. 그 자체가 카이랄에 대한 정보를 은폐하는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지.”

“그, 그런..! 어째서 그런 버러지 같은 년 하나 때문에..!”

“애석하지만, 어쩔 수 없구나.”


그러나 오스뮬은 웃고 있었다. 소름끼치도록 재밌다는 듯이 서판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서판은 오스뮬이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서판은 이 상황에서 무언가를 건져내고 싶었다. 지금까지 몬스터는 지성이 낮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그러나 디프로에 와서 본 상위 몬스터들은 충분히 지성이 있었다. 오스뮬과 네로피스가 그 예였다. 물론 그 둘만을 보고서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있다는 것 자체는 증명된 셈이었다.


“지금 죽고 싶다면,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강한 마법을 사용해서 고통 없이 죽여줄게. 하지만, 더럽게라도, 구차하게라도 살고 싶다면, 고개를 끄덕여. 시간은 5초 줄게.”


서판은 결정했다. 그녀에게 선택권을 줬다. 이후의 몫은 네로피스에게 달려 있었다.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서판에게 해는 없었다.


그녀를 죽인다면, 앞으로 인류를 위협하게 될 재앙급 몬스터 하나를 없애는 셈이 되는 것이었고, 그녀를 살린다면, 서판이 잘 부려먹을 자신이 있었다.


“..둘, 하나.”


카운트 다운이 끝났다. 서판은 마나배열을 하기 시작했다. 화룡의 브레스. 7서클 화염 마법의 정수를 그녀에게 보여주려는 참이었다. 네로피스가 고개를 미친 듯이 끄덕였다.


‘결국, 뭐 이렇게 됐나.’


서판은 마나를 거두었다. 이렇게 디프로에서의 배신자는 하나 더 늘은 셈이 되었다. 서판이 오스뮬을 향해서 미소를 짓자, 오스뮬은 차가운 무표정으로 응수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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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출격, 포브 마법학교 +2 20.11.25 146 2 11쪽
50 샤브케 지하감옥(5) 20.11.25 136 2 11쪽
49 샤브케 지하감옥(4) 20.11.25 108 2 11쪽
48 샤브케 지하감옥(3) +1 20.11.23 134 2 10쪽
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8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7 5 11쪽
»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4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8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59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4 5 12쪽
37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8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1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5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8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5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5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3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8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3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1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2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0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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