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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1,453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20 20:12
조회
148
추천
5
글자
12쪽

재난급 게이트 출현(8)

DUMMY

[김해 재난급 게이트를 성공적으로 닫았습니다. 5000 토벌 포인트가 추가됩니다.]

[재난급 몬스터를 가장 높은 기여도로 처치하셨습니다. 15625 토벌 포인트가 추가됩니다.]

[2,139건의 미정산 토벌 포인트가 있습니다. 카이랄의 권능을 가지고 있는 ‘김서판’이 대리 수령합니다. 83,304 토벌 포인트가 추가됩니다.]

[경험을 쌓아 마법 등급이 변화합니다. ‘6서클 익스퍼트’ -> ‘6서클 마스터’]


전부 합해서 10만 포인트가 약간 넘었다. 카이랄 상점을 사용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마도 서판 혼자였기 때문에, 토벌에 참가한 다른 마법사들의 포인트도 서판이 대신 수령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재난급이 10만 포인트 정도인가.’


10년간 밀린 포인트를 정산받았을 때, 500만 포인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재난급 1회 토벌에 10만 포인트면 굉장히 높은 포인트였다.


‘남아있는 포인트는 260만 정도군.’


250만 포인트는 이미 스틱과 목걸이, 반지, 아공간 주머니와 포션을 사는 데 썼다. 나머지 반은 미리 쓰지 않고 혹시 몰라 남겨둔 것이었다.


‘확실히 강해졌어.’


자만일 수도 있겠지만, 이대로 서판이 7서클에 오른다면 자신의 아이템과 특수한 능력을 합쳐서 명실공히 세계 최강이라 할 수 있었다. 이미 그의 4서클 화염 마법은 다른 마법사들의 6서클 마법에 조금 못 미치는 출력이 나왔다.


‘이것으로 한국은 재앙급을 제외하고서는 모든 몬스터 게이트에 대처할 수 있는 국가가 됐네.’


현재 단 세 명만 존재하는 7서클 보유국 타이틀 뿐만이 아니라, 순전히 자국의 7서클만으로 재난급 게이트를 극복한 첫 번째 국가였다.


‘중국이나 미국은 저번 몬스터 웨이브 때 두 당국에서 서로 협력해서 7서클 마법사 둘로 상대했으니.’


현재 마법 협회에서의 발언권은 중국과 미국 두 나라가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거기에 한국이 고개를 빼꼼 내민 상황이었다. 거기에 이번 토벌에서 피해도 적으니, 중국과 미국 같은 마법 초강국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뭐, 정치니, 외교니 그런 거에 관심은 없지만.’


몬스터에게 모든 가족을 잃어버린 서판에게 있어서 권력이나 명예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적어도 자신이 속한 울타리. 포브 마법학교나 자인 정도를 지키고 싶을 뿐이었다.


게이트가 닫히고, 김해 시는 다시 본연의 영토를 회복했다. 그리고 김해 시청 인근의 남산 공원에서 몬스터 게이트와 지구를 잇는 통로가 생겼다.


“다들, 끝까지 긴장합시다.”


상훈이 말했다. 아직은 완전히 긴장을 놓을 때가 아니었다. 재난급 몬스터를 격파해, 게이트가 열렸다는 의미지, 게이트 내에 있는 모든 몬스터를 토벌했다는 의미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마법사 대열이 빠져나가는 틈을 이용해 공격하는 몬스터도 적지 않았다.

말이 나오기 무섭게 몬스터가 튀어나왔다.


-키이익!


지네처럼 생긴 2급 몬스터 센티고 여럿이 일제히 마법사 대열로 돌격했다. 상훈의 지휘를 따른 마법사들이 침착하게 마법을 시전했다.


“파이어 스톰!”

“그래비티!”


파이어 스톰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고기 굽는 냄새가 나는 센티고의 사체만이 놓여있었다. 센티고의 마지막 공격 이후로, 모든 마법사들이 게이트 밖으로 나갈 때까지 공격은 없었다. 게이트에서 나오자 새벽녘이 밝아 왔다. 꼬박 18시간 가까이 잠 없이 토벌한 것이었다.


‘긴장이 풀리니까 슬슬 피곤하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오늘은 마나를 너무 썼다. 그리고 많이 걸었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피로했다.


‘침대가 필요해.’


서판은 단순히 쉬고 싶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투철한 기자 정신을 가진 이들은 서판을 포함한 6서클 마법사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았다.


“게이트 발생 18시간 만에 재난급 게이트를 닫으셨는데요. 그 주역으로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급조된 토벌 공격대로 단 15명의 사상자만을 내셨는데요. 김상훈 지부장의 리더십 덕분인가요?”

“벨라도나님! 재난급 몬스터 토벌 소감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가며 사진을 찍는 기자들이 있었다. 길을 대놓고 막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통행에 방해가 되는 귀찮음이었다. 서판은 알세닉을 부축한 채로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자인을 향해 살짝 미소지었다.


‘파이팅!’


자인은 애써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판에게 묻혔다고는 하나, 자인은 7서클 마법사로서 할 일은 충분히 다 해주었다.


재난급 몬스터에게 당한 마법사들은 어쩔 수 없어도, 이외의 몬스터에게 당한 상처는 자인이 다 치료하였다. 그리고 토벌 초반부의 부식독의 존재를 발견한 것도 자인이었다.


그러나, 서판의 앞을 가로막는 기자가 있었다. 서판은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이번 토벌의 최대 기여자가 벨라도나가 아니라 김서판 씨라는 얘기가 마법사들 사이에서 돌던데, 이에 관련해서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죄송한데, 이 친구 환자라서요. 먼저 지나갈게요.”

“앗..!”


부축한 알세닉을 이용해 서판은 기자를 따돌리고 유유히 빠져나갔다. 마이크를 잡은 기자의 손이 갈 곳 없이 허공에 멈춰있었다. 알세닉은 치료된 지 오래였다. 지금은 회복하기 위해 잠시 기절해 있는 것뿐이었다.


‘다시 포브로 돌아오면 기숙사에 떨궈 놔야겠군.’


곧 워프홀을 타고 다시 포브로 돌아갈 터였다. 서판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남산 공원의 공기를 음미했다. 어디를 둘러봐도 마법사와 기자밖에 없는 인파 덩어리였지만, 새벽 공기만큼은 맑아서 좋았다.


“그 김서판이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3서클이었다고? 그게 말이 돼?”

“아니, 공식 기록에 있다니까? 이명 없는 것만 생각해도 충분히 말 되잖아.”

“하긴 그건 그래. 5서클이면 이명도 있을 거고, 분명 마법계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면 알 텐데.”


끝말잇기 대신에 ‘마법사 이명 대기 놀이’가 있는 세상이었다. 세상에는 5서클 마법사를 거의 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도 높았고, 영웅 취급을 받았다.


“무슨 짓을 했길래 그 단기간에 6서클이 된 거지? 이런 사례 있었어?”

“몰라. 대만에 어떤 사람은 1서클에서 4서클까지 2주 만에 간 사례가 있긴 했는데. 그거랑 이거랑은 다르지? 아무래도.”

“아무튼 토벌 마법사들이 하나 같이 하는 얘기가 김서판, 김서판인데, 과거 정보가 너무 없으니 도저히 뭘로 기사를 내야할 지 모르겠다.”


서판은 얼굴을 가렸다. 지금 상황에서 괜히 얼굴을 드러내 봐야 좋을 건 없었다. 서판은 알세닉을 방패로 하여 지나가는 토벌 마법사 A 행세를 하며 지나갔다.


“어!? 저 사람 알세닉 아니야? 포브 다니고 있는.”

“뭐야? 부상인가? 부축하는 학생, 인터뷰 좀 잠깐 도와주시겠어요?”


그것은 서판의 실수였다. 알세닉도 한국에서는 나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마법사라는 걸 망각한 서판이었다. 그렇게 서판이 곤란해 할 때 쯤, 어디선가 자인이 튀어나와 서판의 손을 잡고 달렸다.


“뛰자!”


앞에 포브의 문양이 찍혀있는 버스가 보였다. 저기까지만 뛰면 기자들이 쉽사리 쳐들어오지는 못할 터였다. 그리고 기자들은 우리의 방향을 읽고, 쫒아가면서 크게 소리쳤다.


“잡아! 잡으면 단독이다!”


그렇게 토벌 마법사 학생들과 기자들의 배부른 달리기 싸움이 시작됐다.


**


“...이와 같이 포브의 학생들은 뛰어난 단결력과 정신력을 발휘하여, 단 한 명의 사상자 없이, 전원이 복귀한 것에 크게 칭찬합니다.”


그 후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재난급 몬스터 게이트가 터지면서 몬스터 웨이브는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아직은 본격적으로 게이트가 생성되는 단계는 아니었다. 오늘은 김해시에서 죽은 시민, 마법사들을 추모하고, 동원된 포브의 마법사들을 치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한국 마법 협회 지부장인 김상훈이 상장문을 읽고, 전교생 대표로 자인이 앞에 나서서 받았다. 비록 1학년이지만 7서클인 그녀가 이 상을 대표로 수여하는 것에 대해 아무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알세닉은 오늘 조금 더 깊은 감정을 느꼈다. 포브에서야 아무도 안 죽었지만, 다른 마법학교인 수겐에서는 그의 절친인 조희준이 죽었다.


자인이 상을 받고 뒤돌아보며 전교생들에게 인사할 때까지, 알세닉은 희준과 나누었던 메시지들을 하염없이 거슬러서 보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눈물이 났다.


5서클 마법사? 전혀 대단하지 않다. 언제든지 죽어도 이상할 존재가 아니다. 자신도 언젠가는 희준과 같은 길을 걷게 될지도 몰랐다. 허무했다. 그 정도로 알세닉에게는 희준이 가벼운 존재가 아니었다.


‘김서판..’


그가 처음에는 싫었다. 4서클인 희준도 못 들어온 포브라는 마법학교에서, 녀석은 3서클 주제에 마법학교에 들어올 생각을 했다. 그래서 서판이 희준의 자리를 뺏었다고, 그렇게 알세닉은 생각했다.


그러나 서판은 달랐다. 그를 무시한 자신을 먼저 용서했다. 그리고 자신의 공로도 동시에 인정했다.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세닉은 알고 있었다. 서판은 3서클 시절부터 자신보다 한참 앞서 있었던 것이다.


‘젠장..!’


따라잡혔다. 5서클 마스터인 자신은 어느 순간 현실에 안주했다. 친구들이 물어오면 언제나 ‘곧 6서클이지!’하고 자신 있게 내뱉던 자신이 떠올랐다.


서판이 어떻게 강해졌는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알세닉은 희준을 잃고 나서야 자신이 사는 목적을 깨닫게 되었다.


‘반복하면.. 안 돼.’


실수는 반복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 소중한 것을 지킬 힘이 필요하다. 김서판처럼 인류 모두를 지키려는 거대한 목표가 아니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 가족이 되었든 친구가 되었든 연인이 되었든, 그 정도면 되었다.


“김서판.”


알세닉은 생각을 마치고 입을 열었다. 서판은 곁눈질로 알세닉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다.


“윤대진이야, 내 이름.”


알세닉, 아니 대진이 말했다. 정말 오랜만에 자신의 입으로 말한 이름이었다. 이제는 알세닉이라는 이명이 본명보다 편했다. 서판도 알세닉의 본명이야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그럼 이제 대진이라고 부르면 돼?”


서판이 마법사 선서를 하는 틈을 타, 대진에게 말했다. 대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은 좋네~ 인재들이 많아.

=그게 무슨 소린데?


갑자기 서판에게 카이랄이 말을 걸어왔다. 일주일간 말을 안 걸어오기에 봉인이라도 당한 줄 안 서판이었다.


-대진이라는 친구, 곧 6서클 되겠는데? 네 눈으로 봐봐. 서클 움직임이 수상하지 않아?

=확실히.. 그렇네. 귀띔이라도 해줘야겠어.

-맘대로.


선서가 끝나고, 해산 구령이 떨어졌을 때, 서판은 대진에게 말했다.


“6서클 축하해.”

“..뭐? 그게 무슨 소리.. 응?”


심장에 모여있던 마나가 단전까지의 길을 미리 터놓았다. 6서클은 대진도 모르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에게 부족했던 것은 마나도, 경험도 아니었다. 마나를 가지고 사용하는 자의 태도, 그것이 만족되어 알세닉은 6서클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공식적으로 한국에 8번째 6서클 마법사가 탄생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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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샤브케 지하감옥(5) 20.11.25 137 2 11쪽
49 샤브케 지하감옥(4) 20.11.25 109 2 11쪽
48 샤브케 지하감옥(3) +1 20.11.23 134 2 10쪽
47 샤브케 지하감옥(2) 20.11.23 138 2 11쪽
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45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4) +2 20.11.22 148 5 11쪽
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5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9 4 11쪽
40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60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38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 20.11.20 155 5 12쪽
» 재난급 게이트 출현(8) 20.11.20 149 5 12쪽
36 재난급 게이트 출현(7) +2 20.11.19 162 4 9쪽
35 재난급 게이트 출현(6) +1 20.11.18 166 5 11쪽
34 재난급 게이트 출현(5) 20.11.18 149 4 11쪽
33 재난급 게이트 출현(4) 20.11.18 163 3 13쪽
32 재난급 게이트 출현(3) +2 20.11.17 168 3 11쪽
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5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9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25 코어 도둑(2) +1 20.11.11 195 4 14쪽
24 코어 도둑 +2 20.11.10 202 4 14쪽
23 첫키스? +2 20.11.07 223 5 12쪽
22 어두운 과거 20.11.07 20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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