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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heaven '루멘'

마법학교의 마나먹는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츤츤데레
작품등록일 :
2020.10.10 14:25
최근연재일 :
2020.11.25 19:45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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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47
추천수 :
184
글자수 :
266,132

작성
20.11.21 15:37
조회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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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DUMMY

[진명(眞明) 가넷 스태프]


-가넷의 순수한 힘을 온전히 이끌어 낸 스태프. 좋은 품질의 가넷과 인챈터의 역량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스태프이다. 사용자 ‘벨라도나’에게 맞춤 제작된 스태프를 한 차례 개량하였다. (가넷, 그로그의 발톱, 마나 회로)


마나 증폭력: SSS급, 치전·독 계열 마법 출력 50% 증가, 마법 시전 속도 40% 상승


고작 가넷 몇 덩이었다. 서판이 3만 토벌 포인트를 주고 산 물건, 그것이 카이랄 상점에 존재하는 웬만한 100만 토벌 포인트짜리 스틱보다 더 좋았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서판의 카이랄 스태프보다 좋다고 생각될 수 있었다.


‘마법 시전 속도 상승은 뭐야. 안 그래도 개 빠른데.’


6서클 시절 벨라도나의 마법 시전 속도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리고 7서클인 지금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자인이 이런 옵션의 스태프를 쓴다는 것은 그야말로 밸런스 붕괴였다. 시전 속도 상승은 서판의 카이랄 스태프에도 없는 옵션이다. 아티팩트 목록에 새로 추가된 마나 회로의 영향인 듯했다.


‘거기다가 원래 10%였던 옵션이 50%까지 치솟았네.’


가넷을 완벽하게 인챈트한 준수의 덕이었다. 이 정도로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은 가람이라도 장담못할 것이다. 서판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 스태프의 능력은 세상에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 자인을 위해서, 준수를 위해서, 그리고 서판 자신을 위해서.


‘내가 발견한 원석을 보석까지 만들어 놨는데, 누가 가로채 가면 좀 그렇지.’


준수에게는 미안한 말이었지만, 서판은 준수를 잘 써먹을 자신이 있었다. 실력도 검증됐겠다, 카이랄 상점에서 재료를 사서 준수에게 맞춤 제작할 일만 남았다고 그는 생각했다.


마나 증폭력이 SSS급이 된 것은 뒷전이었다. 이미 카이랄 스태프에서 본 탓인지도 몰랐지만, 그것 역시 지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등급이었다.


-미리 알았으면, 내 스태프 안 사도 됐잖아! 돌려내, 돌려내라고! 우리 세이린..

=에휴, 이미 사버린 걸 어떡해. 그 대신, 좀 이따 내가 둘이 대화하게 해줄게.

-뭐? 정말? 진짜로?


카이랄은 처음으로 방긋 웃었다. 세이린이 깨어나서 서판에게 텔레파시로 말을 걸 때, 카이랄이 들을 수는 있었지만, 카이랄 쪽에서 세이린에게 말을 걸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세이린은 카이랄의 존재를 서판에게서 전해들을 수밖에 없던 것이었다.


서판은 우선 스태프를 자인에게 건넸다. 자인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스태프를 받았다.


‘뭔가, 좋은 기분이 들어.’


스태프를 잡기만 해도 가넷의 기운이 자인을 감쌌다. 익숙한 기운, 그러나 더 진해져서 돌아왔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마법 하나를 써보고 싶었다.


‘으으.. 참아야 해. 뭐 하나라도 잘못 쓰면 큰일 나.’


자인은 마법학교로 돌아가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가벼운 마법 하나라도 잘못 썼다가는 작업실 전체가 휘말릴 수도 있었다. 그녀는 이미 그런 위치에 있었다.


“가, 감사합니다!”

“잘 됐나요?”


자인이 고개를 숙여서 준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준수도 따라서 고개를 숙였다. 둘이 고개를 든 후, 준수가 자인에게 물어왔다.


“잘.. 됐겠죠? 저는 모르지만, 서판이라면 잘 알 거예요.”


서판은 자인의 말에 샐쭉 웃으면서 말했다.


“잘 된 정도가 아니라, 대박인데요. 뭐.”

“정말인가요?”


대박이라는 수식어로는 조금 부족하지만, 서판은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칭찬하고 싶지는 않았다. 준수에 대한 독점욕 탓이었다.


“혹시, 괜찮다면 부탁 하나만 더 드려도 될까요?”

“네. 다행히 그렇게 힘들진 않아서 하나 정도는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준수는 가넷을 엄청난 집중력으로 인챈트한 직후였다. 피곤한 기색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하이 컨디션.”


5서클 회복마법이었다. 각성 작용을 하여,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주는 마법이다. 준수의 눈가에 잡힌 다크서클이 조금 옅어졌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부탁할 게 뭔가요?”


서판은 아공간에서 재난급 코어를 꺼냈다. 그리고 카이랄 상점에서 여러 속성의 정수를 샀다. 개당 1만 토벌 포인트였다.


불, 물, 바람, 흙, 빛, 어둠. 6가지의 마법 기본 속성. 그 정수들은 서로가 조합되어, 각각의 파생마법을 만들었다. 이를테면, 불과 물이 조합되어, 용암계 마법을 만들고, 물과 어둠이 조합되어 빙결 마법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속성이 조합되면..’


모든 속성의 에너지가 되는 근원, 마나를 녹인다. 분명 마법 이론서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재밌네. 무슨 생각인지 알 것 같아.


카이랄은 재밌다는 듯 두 손을 모으면서 입에 가져다 댔다. 서판은 구경만 하는 그녀가 조금 얄미웠으나, 무시하고 작업 책상에 올린 정수들에 집중했다.


“준수 형, 잘 들으세요. 제가 이 6개의 정수들을 합치는 순간에, 이 코어에 인챈트를 부탁해요.”


6개의 모든 속성이 합쳐진 정수는 서판의 마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마나를 써서 유지하려 해도, 마나는 금방 지배력을 잃어버릴 터였다. 이 작업에서는 서로의 호흡,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서판은 불, 물, 바람, 흙의 정수를 우선 전부 합쳤다. 격렬한 반응이 일어나며 폭발하려는 듯, 엄청난 팽창력이 느껴졌지만, 서판은 마나를 이용하여 강제로 정수들을 잡아들였다. 정수들이 공명하는 소리가 작업실 전체를 울렸다. 흡사, 몬스터가 죽기 직전 내뱉는 비명과도 같았다.


“으익, 시끄러워요..”

“금방, 괜찮아질 거야.”


귀를 막고 있는 연서를 자인이 감싸며 달랬다. 자인은 서판을 믿었다. 그리고 정수들을 합치는 것을 보며, 자인 또한 서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깨달았다. 조금은 분했지만, 마나 조작에 관해서는 서판이 자인보다 세 수는 위였다. 자인은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았다.


‘이제 빛과 어둠을..’


서판의 손이 떨렸다. 솔직히 지금 4개의 정수를 합친 것만으로도 버틸 수 없는 팽창력이 느껴졌다. 여기서 두 개를 더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서판의 뇌리를 스쳤다.


-오올, 한 번에 4개를 버티네? 확실히 마나 조작만 보면 세계 최고는 맞아.

=시끄러워.


서판은 카이랄의 말을 들을 겨를이 없었다. 서판의 마나 조작력은 점점 떨어져가고, 정수들의 팽창력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리고 이제는 무를 수가 없었다. 무르기에는 정수들이 너무 많이 혼합되었다. 이대로 놓치면 반경 30m 정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해..!’


시간이 지체될수록 가망은 더욱 없어진다. 서판은 일단 모든 힘을 쥐여 짜내, 정수들을 순간적으로 강하게 틀어막아 얼렸다. 긴장을 놓을 수는 없지만, 잠시 시간은 벌었다.


=아, 뭔 일이야? 정령들이 왜 다들..? 응? 저게 뭐야. 세상에..!


스태프에 잠들어 있던 세이린이 깼다. 서판이 깨우지 않았는데, 강제로 깬 것이었다.


=정령? 그게 무슨 말이야.

=야! 너 뭔 짓을 하는.. 설마, 모든 정수를 섞게? 미친 거 아니야?

=이미 저지른 일이야. 돌이킬 수가 없어. 멈출 수 있는 방법이라도 알고 있어?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 서판은 지금은 물러나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마나 조작력을 조금 더 기른 후에 시도해도 늦지 않는 일이었다.


-아니, 늦어.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잖아.


서판의 속마음을 읽은 카이랄이 말했다. 서판은 텔레파시로 자신의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서 모든 것을 해내라고 하는 거야?

-답은 이미 있어. 나는 답을 충분히 줬어.

=뭐?


카이랄은 정말로 진지한 말투였다. 그녀가 그렇게 말한다는 것은 분명 어디에선가 힌트가 있었다는 뜻, 다시 말해서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의미였다.


‘뭐지.. 도대체 뭐야..’


슬슬, 얼려놓았던 정수들이 풀리고 있었다. 서판은 빠르게 생각해내야만 했다.


‘카이랄 상점?’


아니다. 카이랄 상점에 어떤 것도 이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아이템은 없다.


‘주위..’


귀를 꼭 막고 있는 연서와 심각한 표정으로 서판을 쳐다보는 준수, 희미하게 웃고 있지만, 불안감이 조금 남아있는 자인이 있었다.


‘..아니야.’


서판은 자신의 스태프를 강하게 쥐였다. 아직, 카이랄 스태프에서 써 보지 못한 기능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세이린의 각성, 서판은 최대한 이 능력을 아껴두고 싶었다. 특히 자인의 앞에서만큼은 말이다.


‘후, 어쩔 수가 없잖아.’


가만히 놔두면 모두 죽게 생겼다. 찬밥 더운밥 가릴 여지가 아니었다.


=세이린, 각성.

=그래, 이걸 원했다고~!


세이린은 밝은 표정으로 서판의 마나를 받아들였다. 서판의 몸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가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서판은 급하게 최상급 마나 포션을 하나 마셔, 빠져나간 마나를 보충했다.


그리고, 세이린은 본래의 스태프의 외형에서 벗어나, 인간의 외형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서판은 풀려가는 정수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씩 팽창력에 밀려 정수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에헤이, 우리 주인님, 마나 조작이 아직도 미숙하시네. 이런 건 마나를 넓게 펴서 그물처럼!”


완전히 인간의 모습을 갖춘 세이린이 서판의 손을 잡았다. 지쳐 있던 서판은 저항할 수 없었다.


순식간에 마나가 넓게 펴져, 그물 같은 장막을 이루었다. 촘촘하면서도, 탄력 있는 마나 장막이었다.


‘미친..’


그것은 서판이라도 지금은 할 수 없었다. 범위도 범위였지만, 그 세밀함에 있었다.


‘저렇게 넓은 범위를 하자 없이 완벽하게 에워싼다고?’


서판도 알고는 있다. 이 방법이라면 폭주하는 정수들을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실천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 그것을 스태프에 불과한 세이린이 완벽히 성공해냈다.


=끄아악.. 세이린! 우리한테 왜 이래. 나 샐리야! 네가 아끼던 샐리!

=아파.. 아프단 말이야. 나는 샐리가 싫은데 자꾸 내 몸에 달라 붙어!


세이린이 각성하면서 서판에게도 정령들의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정수에 깃들어 있는 정령들이 강제로 붙으면서 내는 소리인 것 같았다.


‘미안해지네..’


서판은 정령의 존재를 몰랐다. 이렇게 끔찍하고 어려운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시도를 미루거나 하지 않았을 터였다.


“주인님, 빛이랑 어둠도 줘봐. 지금이라면 할 수 있어. 봐봐?”


서판에 손에 있는 두 개의 정수를 빼앗듯이 들고 간 세이린이 그대로 마나 장막 안에 던졌다. 그렇게 비명 둘이 추가 되었다.


=세이린..! 너..! 흐으으윽..


저항력이 더 거세졌다. 그래도 세이린이 보조해주는 덕분에 어떻게든 견딜 수 있었다. 이제는 압축, 그리고 인챈트였다. 성공이 머지않은 것이었다. 서판은 세이린의 기술을 머릿속으로 잠시 생각한 뒤, 따라해 냈다.


‘비슷한 좌표가 많으니까, 어느 정도는 암산해서..!’


서판은 무식하게 많은 자신의 마나량을 이용했다. 급한 대로 세이린의 허리를 붙잡고 마법을 시전했다. 급박한 상황이라 아무도 태클 걸지는 않았지만, 둘의 자세는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오~ 배움이 빠른데? 실력은 부족해도 응용력만큼은 인정! 카이랄 언니가 인정할 만해.”


세이린이 서판의 마나 조작을 칭찬했다.


완벽하게 할 수 없으면, 여러 개를 만들어 덧씌우면 되었다. 그것이 서판이 택한 방법이었다. 여러 개의 마나 장막이 추가적으로 정수들을 압축했다. 불안정하던 정수들이 순간적으로 저항을 멈추고, 하나의 정수가 되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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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샤브케 지하감옥 20.11.23 13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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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3) 20.11.22 131 3 9쪽
43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2) 20.11.22 155 4 12쪽
42 몬스터의 본진, 디프로 +1 20.11.21 146 5 12쪽
41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4) 20.11.21 159 4 11쪽
»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3) 20.11.21 160 4 12쪽
39 재난급 몬스터 토벌, 그 이후의 이야기(2) +1 20.11.20 167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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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재난급 게이트 출현(2) 20.11.17 160 3 12쪽
30 재난급 게이트 출현 20.11.17 186 3 12쪽
29 코어 도둑(6) +1 20.11.16 185 4 11쪽
28 코어 도둑(5) 20.11.16 174 3 9쪽
27 코어 도둑(4) 20.11.16 199 3 10쪽
26 코어 도둑(3) 20.11.13 214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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