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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북 님의 서재입니다.

이번 몸은 완벽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치북
작품등록일 :
2022.06.02 13:01
최근연재일 :
2022.06.23 20:5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707
추천수 :
4
글자수 :
136,322

작성
22.06.19 11:16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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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외로울 때마다 안아줄게요

DUMMY

***



손님들이 떠나고 회장은 거실에 서서 커다란 유리창으로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의 공주님은 떠나가는 내내 단 한번을 돌아보지 않았다.


회장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옆자리에 있는 차우돈을 지우고 대신 거울에 비추는 자신을 끼워맞췄다.


저 옆자리는 나의 것이어야 하는데. 웬 애송이 하나가 나타나 심기를 불편케 했다.



“ 날이 춥습니다. ”


추위를 느끼지 않는 그였지만 아내로서의 본분을 다 하려는듯 주현미가 그에 어깨에 담요를 걸쳐줬다.



“ 나를 볼 때의 너의 마음도 이러한가. ”


최 회장이 여전히 오초희가 사라진 밖을 내다보며 물었다.



“ 지금 마음이 어떠신데요? ”


“ 여기가 아리고 쓸쓸하고. 그러다 옆에 있는 저 자식을 죽여버리고도 싶고. 너도 날 볼 때마다 이렇게 원망스러운가? ”


최 회장의 가면이 부인에게로 향했다.


그는 집에서도 웬만하면 가면을 잘 벗지 않았다. 하여 그의 부인 또한 회장의 맨얼굴을 본 게 단 한 번 뿐이었다.


그 한 번의 순간에 주현미는 그에게 매혹되어 이 자리까지 따라오게 된 거다.



“ 전 단 한 번도 회장님을 원망한 적 없습니다. ”


“ 그래? 그럼 다행이고. 네가 날 원망하면 다른 여자로 바꿔버리려고 했거든. ”


최 회장의 농담 섞인 진담에 주현미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떨궜다.


회장의 마음이 어찌되었건 그를 향한 그녀의 사랑을 연기나 거짓이 아니었다.



“ 자기가 할 일이 있어. 오늘 우리 집에 온 저 자식에 대해서 알아 와줬으면 좋겠어. ”


회장은 그런 그녀에게 달콤한 말투로 심부름 하나를 시켰다.


애초에 그녀를 집으로 들인 건 일처리 솜씨가 뛰어나서였지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말처럼 외모 때문은 아니었다.


주현미는 최 회장의 아내가 되기 전에 한국 그룹 미래전략부 소속 재원이었다.


특히 그녀는 염탐과 계략에 뛰어나 최 회장이 원하는 정보는 어떻게서든 알아내 오곤 했다.


비록 그 정보를 얻기 위해 그녀가 주요 인사들에게 몸을 팔고 다닌다는 소문이 돌긴 했지만 최 회장에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다.


이 여자가 다른 남자들이랑 자건 말건 그가 함께 밤을 나누고 싶은 여자는 딱 하나였기에.



“ 네. 알겠습니다. ”


주현미가 사무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 아, 그리고 우리 공주님께서 그러시더라고. 부인한테나 잘하라고. 오늘 밤 내 침실로 와. ”


최 회장은 공주님이 내리신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주현미에게 유혼의 손길을 뻗어 그녀의 매끈한 뺨을 쓰다듬었다.


오늘은 조금 열 받은 일이 있어서 아무래도 과격한 밤이 될 거 같다.




***




회장의 차를 마다한 오초희와 차우돈은 택시를 타고 오초희네 집앞에 도착했다.


우돈은 화난 사람처럼 택시안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아 기사님을 포함한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 들어가요. ”


그는 작별인사까지도 뚱해 있었다.



“ 차 관장님. 말해봐요. 뭐가 그렇게 불만인데요. ”


참다 못한 오초희가 물었다.


도대체 무슨 억울한 일을 당했기에 그렇게 불만이 많은 얼굴일까.



“ 전혀요. ”


아무런 불만이 없다던 우돈이 고개를 휙하고 돌렸다.


그는 오늘 제대로 삐쳤다.



“ 진짜로? 지금이 아니면 평생 말할 기회 없을 텐데? ”


그의 진심을 가늠하기 위해 오초희는 얼굴을 들이밀고 집요하게 그의 눈을 쫓았다.


그녀의 얼굴이 숨 쉬면 닿을 거리로 가까워지자 우돈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래서 말이 제멋대로 튀어나왔다.



“ 나..나는 오초희 씨 이름을 모르니까요! ”


그 녀석은 알고 있는데 나는 모른다. 그게 얼마나 섭섭하고 비참한지 오초희 씨는 아마 모를 거다.



“ 난 또 뭐라고. ”


오초희가 뭐 별것도 아닌 걸로 그러냐는 듯 픽 웃었다.



“ 이..이게 웃겨요? 난 오초희 씨가 과거의 누구였고, 이름이 뭐였는지도 모르는데! 아, 그 변태자식이 공주님이라 부른 걸 보니깐 조선시대에 공주님이셨나 보네! ”


흥분한 우돈이 침과 함께 말을 쏟아냈다.


오초희는 차우돈이 이렇게 말이 많은 남자였단 걸 오늘 그 변태 자식 덕분에 처음 알게 됐다.


그간 우리 차 관장은 과묵한 척 무게 잡고 있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지만 나의 과거에 대해선 진실을 말해줄 수가 없었다.


공주는커녕 양반님들에게 딸려 있던 천민이었으니깐.



“ 공주는 아니고 그냥 아씨였죠.. ”


오초희는 씁쓸한 미소를 감추며 한번 더 그를 속였다.



“ 근데 왜 그 자식은 왜 오초희 씨한테 자꾸 공주님 공주님하는 겁니까! 기분 나쁘게. ”


" 나야 모르죠. 처음 볼 때부터 자기 맘대로 날 그렇게 불렀으니까요. "


사실 변태자식이 공주라 불렀을 때 싫어했던 건 진짜 싫어서가 아니라 어색하고 민망해서 싫은 척 했던 거다.


세상에 공주 대접 싫어할 여자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 웃기는 자식이네. 그럼 오초희씨 진짜 이름은 도대체 뭡니까. "


" 내 이름은 덕... ”


자신을 이름을 말하려다 그녀가 멈췄다.


내 이름 김덕삼.


오초희도 그리 마음에 드는 이름은 아니었지만 덕삼이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건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 덕 뭐요. ”


“ 그러니깐 내 이름은... 백월이요. ”


그렇게 이름에 불만이 가득한 그녀에게 청상인 하나가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며 백월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냥 나를 보면 밝은 달이 떠오른다나.


다소 기생스러운 이름이었지만 듣기에 예쁜 이름이라 덥석 그 이름을 받아들였다.



“ 백월이요? 이름 예쁘네요. 백월. ”


우돈은 그녀의 이름을 되뇌이며 머리 위에 떠있는 밝은 달을 올려다봤다.


그 달만큼이나 오초희는 하얗고 밝은 사람이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작명 센스 하나는 기가 막혔다.



“ 그래서 이제 좀 기분이 풀리셨나? ”


그녀가 달의 기운을 받아 표정이 한결 밝아진 우돈의 옆구리를 툭툭 치며 물었다.



“ 내가 삐지긴 뭘 삐졌다고 그럽니까. ”


자신이 고작 이름 하나 때문에 삐졌다는 게 민망했던 우돈은 입을 삐쭉 내밀며 웅얼거렸다.



“ 그럼 그거 질툰가? ”


“ 질투요? 내가, 오초희씨한테? ”


그럴 리 없다면서도 그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벌겋게 달아올랐다.



“ 뭘 또 그렇게 정색까지야. "


"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럽니다. 오초희씨가 말도 안 되는 말을 해서. "


" 참나. "


그 말에 빈정이 상했던 오초희가 콧방귀를 끼며 뒤돌아섰다.


사람이 살다보면 질투도 할 수 있지. 하물며 내 여자의 애완동물에게도 질투를 느끼는 세상에서 그게 왜 또 그렇게 말이 안 되는 말인지 모르겠다.



" 그럼 난 외로울 때마다 그 변태자식한테 놀러가야겠다. 가서 확 안겨버리고 와야지. ”


그 변태자식에게 제 발로 찾아가긴 자존심 상했지만 차우돈 하는 꼴을 보니 나도 오기가 발동했다.


어디 질투가 나나 안 나나 지켜보자고.



“ 다 큰 여자가 어디 외간 남자한테 안기고 그럽니까! ”


“ 외로운 걸 어쩌라고요! 아니면 차 관장이 나 안아 줄 거에요? ”


“ 미쳤어요? 내가 오초희 씨를 왜.. ”


“ 그러니깐 난 그 집으로 다시 가겠다고요! 이 쓸쓸한 몸 좀 확 녹이고 오게. ”


오초희가 정말로 가려 하자 말보다 빠른 그의 몸이 그녀를 뒤에서 안아버렸다.


저지르고 나서야 자신의 행동을 직시한 우돈은 후회와 동시에 깊은 떨림을 느꼈다.


오초희가 생각보다 작고 아담해서 마치 한 쌍의 자물쇠와 열쇠처럼 품속에 쏙 들어왔다.



“ 그 자식한테 절대 가지마요. 외로울 때마다 이렇게 안아줄 테니까요. ”


그 순간만큼은 우돈은 지연의 존재에 대해 싸그리 잊게 됐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도 쭉 그녀의 존재는 예전만치 크게 느껴지지 않을 거 같았다.



***



다음 날 최재철 회장은 주현미에게서 차우돈에 대한 정보를 보고받았다.


그의 나이에서부터 그의 직업까지.


그리고 그가 오래도록 한 여자에게 헌신해왔다는 기막힌 소식까지도.



“ 이 여자는 지금 어디 있다고? "


회장이 박지연의 사진을 가리키며 물었다.



" 최근에 몸이 안 좋아져서 강원도에 있는 성당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합니다. “


" 갑자기 몸이 안 좋아졌다? ”


최재철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가벼운 폭소를 터트렸다.


과연 우리 공주님이시다. 공주님께서 자신이 마음에 품은 사내에게 달라붙은 여자를 가만히 나둘 리가 없었다.



“ 당장 차 준비시켜줘. 오랜만에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좀 만나고 오게. ”


“ 예. 먼저 먼저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


" 그래. 난 잠시 창고에 좀 다녀올게. "


최재철은 집에서 나가기 전에 창고에 들려 봉인하다시피 방치해 놓은 그것을 품속에 챙겨 넣었다.


이 녀석이 엄청난 요물이라 본 사람들이 정신이 나가곤 해서 여기에 숨겨 둘 수밖에 없었는데. 왠지 오늘 이 요물의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은 예감이 든다.



***



“ 박지연 자매님은 저기 저 방에 있습니다. ”


최재철 회장은 수녀님께 박지연이 묵고 있다던 방을 안내받았다.


아직 방문을 열기 전인데도 사악한 기운이 미세한 틈을 비집고 복도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리 공주님의 한이 얼마나 강하기에.


내가 부재했던 그녀의 시간에 거센 풍파가 잦았던 모양이다.



“ 자기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


최재철은 부인을 문밖에 세워두고 혼자만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의 공기는 복도의 공기보다 더 소름 돋게 그악했다. 이 힘을 이겨내지 못한 여자는 침대에 죽은 듯 잠들어 있었다.


최재철은 그녀의 전신을 훑으며 문제의 원흉을 찾아나섰고, 그녀의 손에서 작고 반짝이는 다이아를 본 순간 알수 없는 탐욕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거다. 이게 바로 우리 공주님의 물건이다.


이 여자가 이렇게 된 건 공주님의 물건을 함부로 훔쳐서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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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몸은 완벽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사고 유발자 22.06.23 9 0 10쪽
29 나 지금 뜨거워요 22.06.22 24 0 9쪽
28 이제 나 별로에요? 22.06.21 16 0 9쪽
27 좀 더 적극적으로 22.06.21 13 0 10쪽
26 진귀한 보물 22.06.20 10 0 11쪽
» 외로울 때마다 안아줄게요 22.06.19 14 0 10쪽
24 이번엔 도망 못 가 22.06.18 14 0 10쪽
23 수상한 부부 22.06.17 13 0 10쪽
22 공주님이라 부르는 변태자식 22.06.16 15 0 10쪽
21 가면을 쓰고 다니는 남자 22.06.15 14 0 10쪽
20 지켜주고 싶고 그러네 22.06.14 13 0 10쪽
19 눈물이 펑펑 22.06.14 11 0 10쪽
18 당신이 울었으면 좋겠어 22.06.13 14 0 9쪽
17 모두 다 거짓이었다 22.06.13 16 0 11쪽
16 더는 못 기다려! 22.06.12 15 0 11쪽
15 가져선 안 될 22.06.12 16 0 11쪽
14 3대 기독교 집안 22.06.11 15 0 10쪽
13 약해 빠진 인간이여, 아니 남자여 22.06.10 16 0 11쪽
12 술 취한 남녀의 술게임 22.06.09 21 0 10쪽
11 우리 집에 갈래? 22.06.09 20 0 11쪽
10 거친 남자가 좋아 22.06.08 26 0 10쪽
9 몸과 마음으로 갚는다 22.06.07 26 0 10쪽
8 돈 필요하세요? 22.06.06 20 0 10쪽
7 다른 여자의 흑기사 22.06.05 20 0 9쪽
6 치명적인 거래 22.06.04 28 0 10쪽
5 자꾸 뭘 하재! 22.06.03 35 0 10쪽
4 찾았다 내 사람 22.06.03 40 0 11쪽
3 이래도 버틸래? 22.06.03 48 1 11쪽
2 저 남자 꼬시러 왔는데요 22.06.02 66 1 10쪽
1 이번 몸은 완벽해 22.06.02 10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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