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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북 님의 서재입니다.

이번 몸은 완벽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치북
작품등록일 :
2022.06.02 13:01
최근연재일 :
2022.06.23 20:5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704
추천수 :
4
글자수 :
136,322

작성
22.06.17 04:02
조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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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수상한 부부

DUMMY

“ 이런 건 얼마나 할까요? ”


우돈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물었다. 비록 살 수 없다지만 가격은 물어볼 수 있는 거니까.



“ 글쎄요. 한남동에 이 정도 건물이라면.. 한 200억? ”


“ 200억이요?! "


아무리 비싸봤자 50억일 거라 예상했던 우돈은 개구리처럼 입을 쩌억 벌렸다.


집 하나 사는데만 무려 200억. 아마 난 평생 벌어도 이 집에 들어있는 가구조차 사지 못할 거다.


그렇게 감탄을 아끼지 않으며 집안으로 들어갔더니 30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그들을 맞았다.



“ 다녀오셨어요. ”


여자는 서글서글한 미소로 최재철 회장의 겉옷을 받아들었다.



' 도우미 분이신가? '


하지만 도우미라 하기엔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이 예사롭지 않았다.


집에서도 모피를 입고 있는 패션 센스하며, 머리부터 말끝까지 화려함으로 풀 세팅이 되어있었다. 확실히 집안일을 하기에 편안 복장은 아니었다.



“ 내가 저번에 말했지. 내가 사랑하던 공주님이 있다고. 인사해. 이 분이 바로 그 공주님이셔. ”


우돈은 서슴럼없이 낯간지런 호칭을 남발하는 회장을 보며 꺼림칙하다기 보단 의아했다.


돈이 많아서 그런가. 60대가 넘어서도 이토록 로맨틱한 남자는 처음이었다. 듣다보니 목소리도 어딘가 다른 60대들보다 젊어보이는 거 같기도 했다


이게 다 돈이 가진 힘일 지도 모르겠다. 같은 사람이라도 돈이 많으면 좀 더 젊고 대단해 보이는 거 말이다.



"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죠? "


정작 그 호칭이 마음에 안 들었던 오초희가 회장에 귀에 대고 조용히 윽박질렀다.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하는 걸 보면 나랑 전생에 무슨 원수를 진 거 같은데.


미안하지만 난 그런 원수를 지기엔 너무나도 힘 없는 천민이었다.


맨날 당하고만 살았는데 공주는 무슨.


회장은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그저 웃기만 했다.



“ 안녕하세요. 저는 회장님 안사람 되는 주현미라고 합니다. ”


놀랍게도 우돈이 도우미라 예상했던 그녀는 최재철의 부인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최재철 회장이 자기 부인한테 자기의 옛 애인을 공주님이라고 소개한 거 맞는 거지?


저 사모님은 그 말을 듣고도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오초희씨한테 인사를 한 거고.



“ 난 위로 올라갈 테니 서재에 차랑 과일이랑 내어줘. ”


최 회장은 그런 아내를 거들떠 보이지도 않고 즉각 서재로 올라갔다.


우돈은 평소 닮고 싶었던 그에게 몹시도 실망했다.


티비에서 볼 때만 마음씨 좋은 회장이지, 집에 들어와서는 자신의 가족에게 너무도 가혹한 몹쓸 남편이었다.


그래서일까. 최 회장에게 자식이 들어서지 않아 양자를 입양했다는 사실이 이제야 이해가 됐다.


저렇게 부인을 냉대하는데 어떤 축복이 찾아오려고.



***



그의 서재는 우돈이 쓰는 관장실보다도 훨씬 넓고 고급스러웠다.


특히 회장들만 쓴다던 고급 가죽 쇼파가 이 서재를 대통령 집무실로 보이게 할 만큼 꽤나 근사했다.


여기라면 굳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회장님이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거다.



똑똑똑


쇼파에 한눈 팔려 있는 사이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 들어와. ”


곧이어 주현미가 들어와 테이블에 차와 과일을 정성들여 차린 후에 우돈에게 털로 된 담요 하나를 건넸다.



“ 추우실 텐데 덮고 계세요. ”


성격 더러운 회장과 살 때부터 알아봤지만 그녀는 마음씨도 얼굴 만큼 고운 진정한 현모양처였다.


그래서 우돈은 더욱 그녀가 안타까웠다.



“ 네. 감사합니다. ”


우돈은 담요를 받아 무릎 위에 덮었다.


아깐 워낙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서재에 들어와 앉으니 이 집도 오초희씨 집만큼이나 싸늘하고 차가웠다.


그래서 사모님께서도 집안에서 모피코트를 입고 계셨던 거다.



“ 다 됐으면 이제 그만 나가봐. ”


최 회장은 그녀를 방에서 아예 내쫓아버렸다.


우돈은 상처 받았을 그녀를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살폈지만 그녀는 여전히 태연한 얼굴을 하고선 조용히 방을 나섰다.



' 내가 괜한 걱정을 했나.. '


본인이 괜찮다는데 괜히 내가 오지랖을 부린 거 같아 우돈은 민망했다.


그래서 더한 오지랖을 부리지 않도록 조용히 입을 다물고 오초희 씨의 보디가드 역할을 수행했다.



“ 결혼도 하신 분께서 저를 왜 찾으셨을까. ”


사모님이 나간 걸 확인하고 오초희가 비꽈 물었다.



“ 쇼윈도 부부라고 들어는 보셨겠죠? 딱 우리가 그런 사이입니다. ”


부인에게는 난공불략의 성을 쌓으며 차가운 거리감을 유지했던 최 회장은 오초희에겐 말투 하나하나에서 꿀이 넘쳐흘렀다.


우돈은 그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는 부인이 아닌 오초희일 거라 확신했다.


사모님은 어쩜 그저 대중들에게 보이기 위한 쇼윈도 역할일지도 모르겠다.



“ 부인이 불쌍하지도 않아? 당신을 진짜 사랑하는 걸지도 모르잖아. ”


같은 여자로서 오초희는 부인의 심정을 대변하고 싶었다.



“ 그에 상응하는 쾌락을 주고 있으니깐 그 여자도 만족할 겁니다. ”


최 회장의 끈적한 말에 우돈은 놀랐다.


회장의 음흉한 목소리로 보건데 그에 상응하는 쾌락이란 것이 응당 재물만은 아닌 거 같아서.


그렇다면 남자가 여자에게 줄 수 있는 쾌락은 자신이 생각하기엔 딱 하나였다.


부부로서의 의무.


헌데 60세가 넘은 회장이 아직도 팔팔하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뭐 정력에 좋은 특효약이라도 있는 걸까.


그런 것이 있다면 같은 남자로서 탐나긴 했다.



“ 하여간 못하는 소리가 없어..! ”


그런 말이 부끄럽긴 오초희도 마찬가지였다.


이 남자는 처음 만날 때부터 이렇게 음흉하고 거침이 없었다.


나를 볼때마다 잡아먹을 듯이 바라보는데 그 눈빛이 어찌나 강렬하고 아찔하던지 하마터면 나 잡아먹으십쇼 하고 넘어갈 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이 남자와 같이 있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놈에게 넘어가기엔 내 사랑은 너무도 지고지순하기에.



“ 설마 우리 공주님.. 아직도 사내 경험이 없는 건 아니지요? ”


최 회장의 목소리는 어딘지 즐거워 보였다.


분명 그의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웃음소리였는데 묘하게 그와 잘 어울리는 웃음소리였다.



“ 아니! 나도 엄청 많은데! ”


다른 여인이 했으면 분명 문란하게 느껴졌을 그 대사가 오초희의 입에서 나오니 굉장히 순박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우돈은 직감했다.


오초희 씨가 아직 남자를 제대로 만나본 적이 없는 거구나.


그래서 날 보자마자 매일반에 등록하며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던 거구나. 라고.



“ 뭐 좋습니다. 난 서툰 그대든 능숙한 그대든 뭐든 좋으니까요. ”


우돈은 저런 말을 내뱉는 최 회장이 생각보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 저 발언은 분명 성희롱적 발언이었다. 직장내에서 저 발언을 했다면 분명 신문 1면에 실렸을 거다.


근데 왜 오초희씨는 저 발언을 듣고도 뺨을 갈기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회장이 걸어온 장난에 같이 놀아나주고 있냐고. 기분 나쁘게.



“ 그만 하시죠. 오초희씨가 싫어하는 거 같은데. ”


결국 보다 못한 우돈이 회장을 저지했다.


그러자 오초희를 향하고 있던 회장의 촉촉한 눈빛이 우돈을 향해 날카롭게 빛났다.



“ 그러고보니 여기 손님이 하나 더 있었네요. 그쪽은 누구? ”


회장은 우돈을 귀찮은 떨거지보듯 하며 물었다.



“ 전... 오초희 씨 유도 스승인데요. ”


자신을 소개할 말이 그것뿐이라 우돈은 마음이 답답했다.


유도 스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만 그래도 이 상황에선 왠지 ‘내 여자다’ 같은 멋들어진 말을 해야할 거 같았다.



“ 그 유도 스승께서 여기까진 왜 따라오셨을까? ”


“ 제자 보호 차원에서요. 오초희씨가 제가 키우는 제자들 중에 가장 유망주거든요. 괜한 일을 당하지 않을까 해서 따라왔습니다. ”


우돈의 말투가 다소 삐딱하게 나가자 회장이 재미있다는 듯 피식 웃었다.


가면을 쓰고 있어서 그의 입술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분명 나를 깔보며 웃고 있었다.



“ 아, 내가 깜빡했네. 내가 공주님께 선물할 옷들을 좀 준비해뒀는데... 가서 구경하실래요? ”


회장이 너스레를 떨며 오초희에게 물었다.


우돈이 생각에 그녀의 답변은 당연 ‘됐어요’였다.


우리 오초희씨는 그런 뇌물에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여자다.


옷 몇벌에 흔들릴 여자로 봤다면 큰 오산이다.



“ 진짜요? ”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긍정적이었다.



“ 그럼요. 나가시면 제 부인이 안내해 줄 겁니다. 가서 마음 껏 구경하고 오세요. "


회장이 그녀를 내보내려는 듯 손을 뻗어 문을 가리켰다.



‘ 설마 진짜 나가려고.. 설마.. “


우돈이 그녀가 방문을 나가기까지 현실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오초희씨가 돈도 많은데 설마 저런 선물 공세에 넘어가겠어.


게다가 저런 변태가 주는 선물인데?


하지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버선발로 서재를 빠져나갔고, 결국 서로가 달갑지 않은 남자 둘만이 어색하게 서재에 남겨졌다.



“ 그럼 저도.. ”


회장과 단 둘이 있기 싫었던 우돈은 그녀를 따라 나가려 했다.



“ 앉으세요. 할 말이 있으니까. ”


허나 회장이 그를 불러 앉혔다.


애초에 그녀를 홀로 내보낸 것도 차우돈과 긴히 나눌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녀의 옆을 지키고 있던 모든 남자들이 거쳐가야할 통과의례와도 같았다.


거기에 겁을 먹고 그녀를 포기하던가 아니면 끝까지 버티다가 죽어나가던가, 둘 중 하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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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몸은 완벽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사고 유발자 22.06.23 9 0 10쪽
29 나 지금 뜨거워요 22.06.22 24 0 9쪽
28 이제 나 별로에요? 22.06.21 16 0 9쪽
27 좀 더 적극적으로 22.06.21 13 0 10쪽
26 진귀한 보물 22.06.20 10 0 11쪽
25 외로울 때마다 안아줄게요 22.06.19 13 0 10쪽
24 이번엔 도망 못 가 22.06.18 14 0 10쪽
» 수상한 부부 22.06.17 13 0 10쪽
22 공주님이라 부르는 변태자식 22.06.16 15 0 10쪽
21 가면을 쓰고 다니는 남자 22.06.15 14 0 10쪽
20 지켜주고 싶고 그러네 22.06.14 13 0 10쪽
19 눈물이 펑펑 22.06.14 11 0 10쪽
18 당신이 울었으면 좋겠어 22.06.13 14 0 9쪽
17 모두 다 거짓이었다 22.06.13 15 0 11쪽
16 더는 못 기다려! 22.06.12 15 0 11쪽
15 가져선 안 될 22.06.12 16 0 11쪽
14 3대 기독교 집안 22.06.11 15 0 10쪽
13 약해 빠진 인간이여, 아니 남자여 22.06.10 16 0 11쪽
12 술 취한 남녀의 술게임 22.06.09 21 0 10쪽
11 우리 집에 갈래? 22.06.09 20 0 11쪽
10 거친 남자가 좋아 22.06.08 26 0 10쪽
9 몸과 마음으로 갚는다 22.06.07 26 0 10쪽
8 돈 필요하세요? 22.06.06 20 0 10쪽
7 다른 여자의 흑기사 22.06.05 20 0 9쪽
6 치명적인 거래 22.06.04 28 0 10쪽
5 자꾸 뭘 하재! 22.06.03 35 0 10쪽
4 찾았다 내 사람 22.06.03 40 0 11쪽
3 이래도 버틸래? 22.06.03 48 1 11쪽
2 저 남자 꼬시러 왔는데요 22.06.02 66 1 10쪽
1 이번 몸은 완벽해 22.06.02 9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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