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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북 님의 서재입니다.

이번 몸은 완벽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치북
작품등록일 :
2022.06.02 13:01
최근연재일 :
2022.06.23 20:5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682
추천수 :
4
글자수 :
136,322

작성
22.06.0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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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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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다른 여자의 흑기사

DUMMY

“ 지연아... ”


둘은 칠월 칠석에만 만날 수 있는 견우와 직녀라도 된냥 서로를 향해 애틋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옆에 나를 두고.



‘ 또야. 또 여자야. ’


이쯤되면 사랑의 연적이 등장할 때다 싶었는데 이번에도 예외없이 등장하셨다.


지금까지 내 남자들 옆에 여자가 없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조선시대 도련님들도 하나같이 정혼자니 정인인지 두루 갖추고 계셨고, 일제 감정기로 넘어왔더니 현모양처처럼 그를 다방면으로 보필하는 좋은 신부감이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있었다.


언제쯤이면 나는 나만을 기다려주는 그를 만날 수 있는 걸까.



“ 너랑 밥 먹으려고 왔는데... 누구? ”


여자가 나에게 탐탁지 않을 눈길을 보내며 물었다.


그런 너 님은 누구?



“ 아, 내 제자. ”


차우돈이 사심이라곤 일도 안 들어가 있는 말투로 나를 간단히 소개했다.


이번에도 난 그냥 아는 여자 사람이었다.



“ 아... 그럼 다음에 올게... ”


대충 상황 파악이 됐는지 여자가 알아서 떨어져주려 했다.



' 그래. 좋게 말할 때 가라. 우린 지금 삼겹살을 먹으러 가야 하니까! '


오늘의 저녁 메뉴는 무려 삼겹살이었다.


삼겹살을 냉대했다간 전국민을 적으로 돌리게 될지어니 방해 말고 얼른 가라.



“ 아냐! 지금 막 수업 끝나서 집에 가려던 길이었어! ”


이 새끼가.


함께 먹기로 한 밥이 있는데 차우돈이 앙큼하게 기도 안 찰 거짓말을 했다.


난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눈을 부릅 뜨고 그에게 항의했다.



“ 아닌데. 밥 먹기.. ”


그때 차우돈이 아까 나를 내치지 못한 한을 풀려는지 두꺼운 다리로 내 다리를 툭툭 건드렸다.


뭐. 어쩌라고.



“ 회원님. 오늘은 힘드실 텐데 내일 다시 하기로 하죠. 아셨죠? ”


그러니까 지금 저 여자랑 밥 먹으러 가야 하니깐 나를 바람 맞추시겠다?


자존심도 상했지만 여자 하나 때문에 인성 파탄자가 되길 자처한 그에게 몹시도 실망했다.



“ 그래요. 그럼 둘이 맛있게 처먹으세요. ”


나도 다른 여자에게 빠진 사람과는 밥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네가 날 안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그렇다고 우리 둘 사이에서 네가 갑이고 내가 을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내 인생의 갑은 언제나 나였다.


그러니까 밥도 저 여자랑 먹으시고요. 유도 챔피언도 저 여자랑 같이 준비하세요. 전 오늘부로 빠져줄 테니깐.




***



아끼는 제자를 버리고 지연과 밥을 먹으러 온 우돈은 언제 고단했나 싶게 얼굴에 화색이 돋았다.


제자님과는 삼겹살집에 갈 예정이었지만 지연이와는 그런 누추한 곳에 갈 수 없었다. 급한 대로 분위기 좋은 이탈리아 음식점을 찾아 향했다.


비록 자금은 딸렸지만 그녀를 맛있게 먹일 수만 있다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 근데 그 여자 누구야? ”


아까부터 신경쓰였는지 지연이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 아, 미래의 유도 챔피언. 내가 요즘 공들이고 있는 제자야. ”


꿈에 심취한 우돈이 신이 나서 말했다.



“ 그 여자가? ”


지연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반문했다.


분명 엄청 여리여리해 보였는데. 그런 사람이 유도 챔피언을 준비한다고?



“ 응. 근성 하나는 끝판왕이야. 오죽하면 나까지... ”


나까지 질 뻤했잖아, 라고 말하려다 자존심상 입을 다물었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잠시 주춤했을 뿐이지 내일 정상으로 돌아오면 결과는 백퍼센트 달라질 거다.


테이블 아래 놓인 우돈의 주먹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 뭐야. ”


원래 유도 얘기에 관심도 없던 지연이 싱겁다는 듯 웃었다.



“ 근데 갑자기 웬 일이야? "


우돈이 다시 눈에 생기를 가득 띠고 물었다.



“ 우돈아. ”


지연이 괜히 심각한 얼굴로 우돈의 이름을 불렀다.



“ 왜. 또 무슨 일인데. ”


그녀의 슬픈 표정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은 우돈은 심각해졌다.



“ 나 룸에 나갈까봐. ”


“ 또 그 소리! 내가 안 된다고 했지. ”


그녀에겐 늘 웃는상이었던 우돈이 인상을 굳히며 버럭 소리쳤다.



“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지금도 빚쟁이들이 연락하고 난리도 아니야. 더는 못 버티겠어. ”


“ 내가..내가 알아서 할게. 그러니깐 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음악이나 해. ”


우돈은 언제나 그랬듯 자신이 그 짐을 짊어지기로 자처했다.


지금도 월급의 일부를 그녀의 빚을 갚는데 쓰고 있지만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그 정도는 당연 해줘도 된다고 생각했다.


지연이가 힘든 건 보단 내가 힘든 게 차라리 나으니깐.



“ 미안해서 내가 어떻게 그래. ”


지연이 미안한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 미안하면 꼭 성공해. 알았지? 밥 먹자. 배고프다. ”


우돈이 애써 밝게 웃으며 지연이 먹기 좋게 스테이크를 잘게 썰어줬다.


하지만 그는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만 있었다.


지연이를 위해선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하는데. 도장 일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어디 돈 나올 곳 없을까.



***



그날 저녁 지연과 헤어지고 우돈은 주유소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만 지연에게 하루 빨리 자유를 선물해주려면 이것마저도 절실했다.


게다가 부자들만 온다는 강남에 있는 주유소라 그런지 시급이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높았다.


우돈은 지연의 행복에 자신의 육체를 내던지면서도 행복하기만 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늦지 않게 도장으로 출근했다.


초등부를 거쳐 중등부까지 간신히 치러내고 드디어 애제자가 있는 4시 수업이 다가왔다.


잠을 못자 피곤했지만 그래도 해온 운동이 있어서 그런지 나름 버틸만 했다.



“ 우선 10분 동안 각자 몸푸는 시간을 가질게요. "


잠깐이라도 휴식을 가지기 위해 우돈은 창가에 서서 수강생들이 몸을 꺾고 늘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러다 미래의 챔피언과 잠깐 눈이 마주쳤는데, 그녀가 쌩하니 고개를 돌려버렸다.



‘ 설마 어제 삐졌나? ’


제자님은 어차피 내일도 만날 거니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약속을 파기시켰는데...


그녀는 단단히 삐진 듯 수업이 끝날 때까지 시선 한 번을 주지 않았다.


그녀의 눈치를 살피느라 우돈은 그나마 없던 진도 다 빠져버렸다.



‘ 진짜 화난 거 같은데. 끝나고 진짜 맛있는 거 사줘야겠다. ’


그렇게 수업이 끝나기 만을 기다렸는데 미래의 챔피언이 본인의 집보다 더한 냉기를 풍기며 탈의실로 들어가려고 했다.


끝나고 훈련해야 하는데!



“ 저기요. 오초희 회원님. ”


우돈이 다급히 그녀를 불러세웠다.



“ 왜요. ”


“ 훈련.. 하셔야죠? ”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기에 우돈이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 허? 이 사람 봐라. 내가 왜요! ”


“ 어제는 내가 미안해요. 진짜 중요한 일이라.. ”


“ 아, 그 중요한 일이 여자친구랑 밥 먹는 거였구나? 그럼 가서 여자친구랑 밥 많이 드세요. 나도 다른 남자랑 삼겹살 먹으러 갈 거니깐! ”


절대로 삼겹살이 아까워서 그런 게 아니었다. 보시다시피 이 몸엔 식탐이란 게 있을 수가 없었다.


그냥 그 불여시 같은 여자에게 차례를 뺏긴 게 억울해서 그러는 거다.



“ 대신 내가 오늘 맛있는 거 사줄게요! ”


부인하지 않는 걸 보니 여자친구는 맞는 모양이었다.



“ 됐어요. 내가 무슨 식충인가. 아무튼 당분간은 훈련이고 나발이고 쉴 테니까 훈련도 여자친구 분이랑 많이 하세요. ”


난 차우돈에게 대충 손바닥을 펴보이며 인사한 뒤에 발거음을 옮겼다.


그까짓 삼겹살은 나 혼자 사먹고 만다.


굳이 남자가 안 사줘도 사먹을 능력이 있으니깐. 쳇.



“ 여자친구 아니에요. ”


그녀의 뒤통수에 대고 우돈이 나지막히 말했다.



“ 그래서 뭐요. ”


뒤돌아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그녀의 입꼬리가 경련이 일듯 씰룩였다.


여자친구가 아니면 짝사랑?


어제 하는 꼴로 보건데대 분명 혼자 좋아하는 쪽은 차우돈일 거다.


그것도 기분 나빴지만 커플인 것보단 나았다.



“ 그냥 그렇다고요. ”


순간 우돈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이 제자님은 제자가 되기 전에 내 스토커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 마음을 간직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감정을 잘만 이용한다면 그녀의 호의를 얻어내는 데 유리할 거다.



“ 그래요. 그럼 내일 봬요. ”


오초희는 기쁜 얼굴을 숨기며 도도하게 돌아섰다.


미안하지만 어제 분한 마음에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놔서 처리해야 할 쓰레기들이 거실에 한 가득 널려 있었다.


오늘은 이만 여기서 헤어지고 내일 다시 보는 걸로.


내가 만나고 싶다고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쉬운 여자가 아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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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몸은 완벽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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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사고 유발자 22.06.23 8 0 10쪽
29 나 지금 뜨거워요 22.06.22 23 0 9쪽
28 이제 나 별로에요? 22.06.21 15 0 9쪽
27 좀 더 적극적으로 22.06.21 12 0 10쪽
26 진귀한 보물 22.06.20 10 0 11쪽
25 외로울 때마다 안아줄게요 22.06.19 13 0 10쪽
24 이번엔 도망 못 가 22.06.18 13 0 10쪽
23 수상한 부부 22.06.17 12 0 10쪽
22 공주님이라 부르는 변태자식 22.06.16 15 0 10쪽
21 가면을 쓰고 다니는 남자 22.06.15 13 0 10쪽
20 지켜주고 싶고 그러네 22.06.14 12 0 10쪽
19 눈물이 펑펑 22.06.14 10 0 10쪽
18 당신이 울었으면 좋겠어 22.06.13 14 0 9쪽
17 모두 다 거짓이었다 22.06.13 15 0 11쪽
16 더는 못 기다려! 22.06.12 14 0 11쪽
15 가져선 안 될 22.06.12 15 0 11쪽
14 3대 기독교 집안 22.06.11 14 0 10쪽
13 약해 빠진 인간이여, 아니 남자여 22.06.10 15 0 11쪽
12 술 취한 남녀의 술게임 22.06.09 20 0 10쪽
11 우리 집에 갈래? 22.06.09 19 0 11쪽
10 거친 남자가 좋아 22.06.08 25 0 10쪽
9 몸과 마음으로 갚는다 22.06.07 25 0 10쪽
8 돈 필요하세요? 22.06.06 19 0 10쪽
» 다른 여자의 흑기사 22.06.05 20 0 9쪽
6 치명적인 거래 22.06.04 28 0 10쪽
5 자꾸 뭘 하재! 22.06.03 34 0 10쪽
4 찾았다 내 사람 22.06.03 39 0 11쪽
3 이래도 버틸래? 22.06.03 47 1 11쪽
2 저 남자 꼬시러 왔는데요 22.06.02 66 1 10쪽
1 이번 몸은 완벽해 22.06.02 9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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