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바희 님의 서재입니다.

퇴물 살수는 이능으로 살아남는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사바희
작품등록일 :
2024.08.17 16:31
최근연재일 :
2024.09.15 12:1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3,823
추천수 :
537
글자수 :
235,814

작성
24.09.12 12:10
조회
229
추천
8
글자
13쪽

30화-무공종합선물세트

DUMMY



다음 날 새벽, 모두가 잠든 시간에 점로대는 나를 깨워서 객잔을 나섰다.

시종일관 입을 다물고 있던 점로대는 향곡현을 벗어나 인적 없는 관도에 접어들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구도문에는 하나의 심법과 일곱 가지의 절기가 있네.”


여기서 갑자기 무공 이야기를 꺼낸다고?


“개파조사 시절에는 하나의 심법과 검법 하나 뿐이었다고 하나, 시간이 흐르면서 역대 문주들이 자신들이 가졌던 절기를 더하게 되었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단점과 약점을 보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쉽게 바꿔왔기에 익히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걸세.”


솔직히 지금은 무공 얘기보다 동정호로 가는 이유가 더 궁금했지만, 고집스러운 점로대의 얼굴에는 ‘안 알려줌’이라고 써 있는 것 같았다.

일단은 무공 얘기를 귀 기울여 듣는 수밖에 없었다.


“모든 무공의 근본이 되는 심법은 각심공(覺心功)이라고 부르네.”


유구한 역사와 함께한 심법치고는 생각보다 단순한 이름이었다.


“문자 그대로 각심. 즉 마음의 깨달음을 얻기 위한 심법이라는 뜻일세. 이 심법의 시작은 호흡을 통해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함이었다고 하지.”


현대에도 복식 호흡과 명상은 정신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고 여겨지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마음의 깨달음이라······. 점로대의 말과는 다르게 시작부터 난해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 단계는 활심(活心)일세. 마음에 활기를 불어 넣음과 동시에 삼라만상에 대한 관심,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게 되는 단계일세.”


내 예상이 맞았다. 이건 무공 심법이라기 보다는 뭔가 철학 수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단계는 살심(殺心)일세.”


활심 다음에 바로 살심이라니.

점로대는 걸음을 늦추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갔다.


“살심은 죽음, 그리고 타인을 향한 살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단계라네. 이 단계에서는 자칫하면 심마(心魔)에 빠져들게 될 수도 있지. 하지만 크게 걱정하진 말게. 자네라면 잘 헤쳐 나올 수 있을 걸세.”


네? 심마라면 주화입마와 거의 동의어에 가까운 말이다.

깨진 단전 때문에 언제 주화입마가 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인데, 이번에는 심마라고?

밑도 끝도 없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또 무슨 소린가?

불안감이 엄습하는 와중에 점로대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삼 단계는 평심(平心). 마음의 굴곡이 사라진, 그야말로 평정심을 이룬 단계라고 할 수 있네.”


활심과 살심을 지나 평정심이라는 궁극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각심공의 요체인 것 같았다.


“평심을 지나면 사 단계인 무심(無心)에 이르게 되네.”


음. 아니었나 보네.


“무심은 내 마음의 동요가 없는 상태. 또한 행동에 거리낌이 없는 상태를 말하지. 역대 문주들은 대부분 이 무심의 단계를 이루었네.”


각심공은 사 단계로 이루어진 심법이었다.


“무심의 다음 단계, 각심공의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는 자심(自心)이라네.”


아니었다. 오 단계가 마지막이었다.


“과거에도 자심까지 오른 문주는 거의 없었네. 몇몇 기록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자심에 이르게 되면 내 마음과 나 자신이 완벽하게 하나가 된다고 하더군. 짐작컨대 강호인들이 말하는 심검(心劍)의 단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네.”


심검. 마음 먹는 것만으로 상대가 누구건 간에 죽일 수 있는 궁극의 경지이자 최강의 무공.

수많은 무협지에서 심검의 경지는 깨달음을 얻어야만 이룰 수 있는 단계로 묘사하고 있다. 즉, 비급이나 구결 만으로는 다다를 수 없다는 뜻이었다.

구도문의 심법에도 심검과 비슷한 경지가 있을지언정, 그 경지까지 오른 역대 문주가 거의 없었다는 건, 결국 자심도 심검처럼 깨달음을 통해야만 이룰 수 있다는 말이리라.


“각 단계를 돌파하는 데에 시간은 얼마 정도 걸리는 겁니까?”


나는 점로대의 뒤통수를 향해 물었다.

그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깨를 으쓱하는 건 보였다.


“그건 정확히 알 수 없네. 사람마다 가진 기질과 오성이 다르기 때문이지. 빠르면 몇 달 만에 활심과 살심, 평심까지 도달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느리다면 몇 년이 지나도 활심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을 걸세.”


그때 그때 달라요는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다.


“천살지체들의 평균은 어떻습니까?”

“살심에 이르기까지 삼 년, 평심까지는 다시 오 년 정도 걸렸고, 무심에 올라선 것은 천살지체 중에서도 십 년 안에 이룬 사람은 없었네.”

“넉넉 잡아 이십 년은 걸린다는 말입니까?”

“이십 년이면 빠른 축에 속할 걸세.”

“어르신은 얼마나 걸리셨습니까?”

“살심까지 일 년, 평심까지 삼 년, 무심까지 십 년하고도 아홉 달이 걸렸지.”

“엄청 빠르셨군요.”

“역대 문주들 중에서 열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지.”


왠지 점로대의 어깨가 살짝 위로 올라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진짜 어느 세월에 그때까지 기다립니까? 제 나이가 이미 불혹을 넘겼는데, 이십 년이면 제가 이미 환갑을 넘겼을 나이거든요.”


내 말에 점로대가 걸음을 멈추더니 나를 돌아봤다.


“혹시 말일세.”

“네?”

“자네의 단전을 접쇠처럼 겹쳐서 담금질 하는 건 가능할까?”


점로대가 두 손바닥을 겹쳐 보이며 물었다.


“접쇠요? 쇠를 이렇게 겹쳐 붙이는 걸 말씀하시는 거죠?”

“맞네.”

“음······.”


이건 또 무슨 소릴까?

쇠를 겹쳐서 담금질 하는 건, 다마스커스강(鋼)처럼 강도가 높은 칼을 단조로 만들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런 게 단전에도 적용 가능한 거였나?


“나는 각심공으로 자네의 단전을 접쇠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볼 생각이네.”


점로대가 굳은 의지가 담긴 얼굴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등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뒤따라 걸었다.


*


우리는 이틀을 더 걸은 후에 산악지대로 접어들었다. 점로대는 이곳이 중원과 사천 사이에 놓인 진령(秦嶺)의 남쪽이라고 했다.


지난 이틀 동안 이동하면서 점로대는 낮에는 일곱 가지의 무공 구결을 전수했고, 노숙지에서 잠들기 전에는 각심공의 구결을 전수했다.

그는 나에게 일단 구결을 모두 암기하도록 했다. 심법과 무공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도문의 무공이 실전되지 않도록 다음 대의 문주에게 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이유에서 였다.


각심공을 제외한 일곱 개의 무공은 검법과 권법, 장법, 지법과 금나수, 비도술과 신법이었다.

전생한 나에게는 각종 무공을 단번에 배울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기회였지만, 문제는 각 무공의 이름이었다.

검법은 참수검(斬首劍), 권법은 발골권, 장법은 연육장(軟肉掌)에 지법은 추혈지(抽血指), 금나수는 박피수(剝皮手)였다.

이건 문자 그대로, 목을 베고 뼈를 발라내고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고 피를 뽑고 가죽을 벗겨내는 개 도축의 과정을 그대로 무공 이름에 갖다 쓴 것이었다.

무공이 강하기만 하면 됐지, 이름이 뭐가 중요하냐는 점로대의 말이 있었지만, 전생한 나로써는 창궁무애검법이나 항룡십팔장 같은 어디 내놔도 절세 신공 느낌이 나는 이름을 기대했었으니, 솔직히 실망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신법과 비도술은 형가를 기리기 위해 각각 풍소수한(風蕭水漢)과 상절탄(霜切彈)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풍소수한은 형가가 역수를 건너며 불렀다는 노래에서 따왔고, 상절탄은 형가가 진시황을 죽이기 위해 던졌던 비수, 상절에서 따왔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 나름 암기 과목에는 자신이 있었던 나였기에 구결을 외우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이 구결을 어떻게 해석해서 내 것으로 만드느냐가 숙제로 남은 상황.

나는 이동하는 와중에 점로대에게 이해가 가지 않거나 앞뒤가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을 던졌다.

어차피 구도문주로 살기로 결심했으니, 최대한 빨리 그 소임을 다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생각이었다.


질문과 답변이 끊임 없이 이어지기를 일주일. 우리의 산행은 종착지에 다다랐다.

우리는 산과 산 사이에 만들어진 거대한 협곡 위에 서 있었다.


“여깁니까?”


내 물음에 점로대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좀 남았네.”

“더 올라갈 데가 없는 것 같은데요.”

“이제는 올라가지 않고 내려갈 걸세.”

“어디를요?”


점로대는 턱으로 협곡을 가리켰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시커먼 것이 바닥조차 보이지 않았다.

와. 진짜 절벽 기연이었나? 이건 클리셰라도 너무 클리셰잖아.


“우리는 저 천애곡(天崖谷)을 내려갈 걸세.”

“밧줄도 안 가져왔는데 무사히 내려갈 수 있겠습니까?”

“풍소수한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걸세.”

“네?”


구결만 가르쳐 준 심법을 잘 기억하고만 있다면 저걸 내려갈 수 있다고?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 싶었다.

황당한 얼굴로 노려보자, 점로대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농담일세.”


와. 이 영감님 진짜.

점로대는 등에 매고 있던 봇짐에서 사람 키 정도 되는 길이의 밧줄을 꺼냈다.


“그 정도 길이로 저 협곡을 내려가기에는 한참 모자랄 것 같은데요.”

“자네를 묶기만 하면 되니까 괜찮네.”

“저를 묶는다고요?”

“아. 자네와 나를 묶는다는게 말이 헛나왔군.”

“그 밧줄로 어르신과 저를 하나로 묶고 저기를 내려가겠다는 겁니까?”

“그렇네만.”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이보게.”


점로대가 점잖은 목소리로 나를 부르더니 말했다.


“나 구도문주일세.”

“그래서요.”

“자네를 업고 저 밑에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것 정도는 눈 감고도 너끈히 할 수 있네.”

“눈은 안 감으면 안 될까요?”

“그러지.”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은 후, 나는 점로대의 등에 업혔다.

밧줄로 나를 단단히 고정한 점로대가 말했다.


“무섭다고 지리면 안 되네.”

“아무리 협곡이 무서워도 제 얼굴보다야 더하겠습니까?”

“인정.”

“너무하십니다.”


열흘이 넘도록 함께 걸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협곡을 앞에 두고 긴장해서일까? 왠지 점로대와의 사이가 가까워 진 것 같았다. 점로대도 예전보다 더 나를 스스럼없이 대하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나이가 많은 노인이라도 남자의 등에 업혀 있으니 기분이 딱히 좋지만은 않았지만, 저 협곡을 내려가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였다.”


“헛!”


점로대가 천애곡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절벽을 잡고 아래로 내려가는 그의 움직임은 나를 업고 있음에도 생각보다 빨랐다.

협곡에 불어오는 칼날 같은 바람에 목을 움츠리는 와중에 나는 점로대의 신법이 풍소수한임을 알아 보았다.

절정의 경지에 오른 풍소수한은 장한을 업은 노인이 깃털처럼 가볍게 절벽을 내려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있었다.

구도문의 무공이 생각보다 더 대단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였다.

갑자기 점로대와 내가 아래로 뚝 떨어져 내렸다.


“으어어!”


중력이 사라진 상태가 되자 나도 모르게 입에서 괴성이 흘러 나왔다.


-턱!


한 없이 떨어져 내리던 몸이 갑자기 덜컥 멈춰 섰다.

고개를 들어보니 튀어나온 바위를 잡은 점로대의 앙상한 손이 보였다.


“괜찮나?”

“······네”

“속도를 높여보려고 한 건데······ 지리진 않았지?”


멀미가 나는 상황이었지만, 점로대의 농담 정도 받아칠 정신은 있었다.


“살짝 나온 것 같기도 합니다.”

“허허허허허!”


협곡 아래에 점로대의 웃음이 메아리치며 맴돌았다.

점로대 수십 명이 시간차를 두고 웃음을 터트리는 것 같은 소리를 들으며 나는 점로대와 함께 줄기차게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는 저 웃음 소리를 그만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즈음.


-탁.


한참이나 아래로 내려가던 몸이 멈춰 섰다. 발바닥을 타고 바닥의 느낌이 전해졌다.

드디어 천애곡의 바닥에 닿은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제대로 빛이 제대로 닿지 않아서인지 전체적으로 어두컴컴했고, 우거진 나무 때문인지 공기는 습했다.

점로대가 밧줄을 풀어내자, 나는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어 있는 목덜미를 주물렀다.


“여깁니까?”


점로대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조금만 더 가면 목적지가 나올 걸세.”


나는 점로대를 따라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걸었다. 길 자체가 없는 곳이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지만, 점로대는 용케도 앞으로 나아갈 공간을 찾아내고 있었다.

예전에 이곳에 와 본 경험 없이는 불가능한 움직임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다 왔네.”


우리는 저승으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생긴 시커먼 동굴 앞에 서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퇴물 살수는 이능으로 살아남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를 중단하고자 합니다 +1 24.09.16 34 0 -
34 33화-담금질 24.09.15 169 7 12쪽
33 32화-절벽 기연 24.09.14 206 10 14쪽
32 31화-개백정 훈련소 24.09.13 215 9 13쪽
» 30화-무공종합선물세트 24.09.12 230 8 13쪽
30 29화-영약이 있다면 24.09.11 240 10 18쪽
29 28화-협객과 자객 +2 24.09.10 270 13 16쪽
28 27화-협객도 아니고 대협도 아니다 +1 24.09.09 287 14 16쪽
27 26화-밤새도록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1 24.09.08 308 11 14쪽
26 25화-그 잡놈이 대체 누굽니까? 24.09.07 351 12 17쪽
25 24화-당황과 분노, 그리고 공포 24.09.06 359 15 14쪽
24 23화-이름 하나는 기막히게 지었네요 24.09.05 379 15 17쪽
23 22화-하늘을 죽인다 24.09.04 412 15 16쪽
22 21화-호의를 베풀어 주신 이유 24.09.03 414 14 16쪽
21 20화-뭐라고요? 24.09.02 447 15 13쪽
20 19화-삼계탕 24.09.01 493 13 14쪽
19 18화-점로대 24.08.31 536 16 20쪽
18 17화-개고기 잘하는 집 24.08.30 589 16 14쪽
17 16화-믿어라. 염라대왕 24.08.29 623 17 18쪽
16 15화-강해질 거다 24.08.28 672 19 14쪽
15 14화-비싼 거로 사 주십시오 24.08.27 695 19 14쪽
14 13화-코끝이 시큰해졌다 24.08.26 716 17 17쪽
13 12화-혼란의 도가니탕 +1 24.08.25 729 17 15쪽
12 11화-운기조식 +1 24.08.24 760 18 16쪽
11 10화-이번 작전명은 +1 24.08.24 813 15 18쪽
10 9화-이제는 이유를 알 것 같아 +1 24.08.23 909 17 20쪽
9 8화-과거의 기억 +1 24.08.22 1,000 17 17쪽
8 7화-구했다. 나도. +2 24.08.21 1,120 19 16쪽
7 6화-귀동(歸洞) +1 24.08.20 1,149 20 16쪽
6 5화-빨리 죽어 +2 24.08.19 1,184 18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