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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희 님의 서재입니다.

퇴물 살수는 이능으로 살아남는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사바희
작품등록일 :
2024.08.17 16:31
최근연재일 :
2024.09.1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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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814

작성
24.08.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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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6화-귀동(歸洞)

DUMMY



삼백이십팔 호와 나는 반나절을 더 걸었다. 절대 가볍지 않은 부상을 입은 상태로 하루를 꼬박 걸었더니 내 몸 상태는 걸레나 다름없었다.

틈틈이 휴식을 취할 때마다 삼백이십팔 호가 구해온 칡과 도토리가 없었다면 분명 낙오하고 말았을 것이다. 삼백이십팔 호는 십 대의 체력이란 이런 것이라고 자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쉬지 않고 움직였다. 건전지 광고에 나오던 백만돌이를 보는 느낌이었다. 백만돌이는 내 말을 잘 듣는 정도를 넘어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해가 서쪽으로 꽤 기울었을 무렵, 우리는 까마득히 높은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 아래에 서 있었다.


-콰아아!


살면서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폭포보다도 큰 물줄기에 나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졌지만, 백만돌이는 이미 용소(龍沼)에 얼굴을 담그고 있던 참이라 내 얼굴을 볼 순 없었다.


“푸하.”


용소에서 얼굴을 빼낸 백만돌이가 생기를 되찾은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슬슬 방전이 가까워진 느낌이었는데, 젊음이 이래서 좋은 거다.

내가 저만할 때는 새벽에 학교 가서 1교시에 도시락 다 까먹고 점심시간 내내 축구하고 수업 끝나고 농구하고 밤 11시까지 야자하는 삶을 살았다. 그래도 체력이 달린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맞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


“선배님도 얼굴 한번 담가 보시죠. 엄청 시원합니다.”


백만돌이의 권유에도 나는 고개를 빳빳이 세운 채로 용소 물을 몇 번 떠먹고 손을 닦았다.

수면에 비친 흉터 가득한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한 행동이었는데, 물을 마시다 보니 목덜미가 간질간질한 이질적인 감각이 느껴졌다. 나는 인상을 슬쩍 찡그린 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 시선이 멈춘 곳은 성인 남자의 키보다 조금 더 큰 바위. 목덜미를 간지럽히던 이질감이 가장 커진 곳이었다.

내가 심각한 얼굴로 말없이 바위를 응시하고 있자, 백만돌이가 허둥대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아이고. 제가 깜빡했었네요.”

“······.”


당황하는 목소리에도 나는 대꾸 없이 바위만 노려보고 있었다. 분명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괜히 무슨 일이냐고 묻는 것보다 무게를 잡고 있는 게 상책이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고개를 꾸벅 숙인 백만돌이가 앞으로 한 걸음 나가더니 부동자세를 취했다.


“적묘(赤卯) 작전에 나갔던 십일 호, 삼백이십팔 호, 귀동(歸洞)하였습니다! 밀마(密嗎)는 술에 취한 불꽃처럼!”


기합이 깃든 백만돌이의 목소리가 폭포 소리와 뒤섞여 퍼져나갔다. 녀석이 외친 밀마가 왠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였다.


-스스슷!


시커먼 인영 하나가 바위 위에서 귀신처럼 나타났다.

우와. 저건 어떻게 하는 거야?

저것이 바로 무협 소설에서 수백 번 읽었던 은신술인가? 언젠가 기회가 되어 꼭 배워 둔다면 여러모로 쓸모가 있을 것 같았다.


여하튼, 눈을 제외한 전신에 시커먼 판초우의를 덮어쓴 인영은 말없이 우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저자의 복장이 무림 세계의 로브이자 망토로 불리는 피풍의라는 걸 깨달았다.

그거 보면 볼수록 판초우의처럼 생겼네.

속으로 엉뚱한 탄성을 터트리고 있는 와중에 쥐어짠 듯한 억눌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홍대하진(弘大何進).”


응? 넓고 크게 어찌 간다? 이것도 밀마인가?

뜻 모를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꼬이려는데, 백만돌이가 씩씩하게 받아쳤다.


“신고쾌남(新袴快男).”


뭐? 새 바지의 쾌남? 새 바지······ 시원한 남자······ 아까는 넓고 크게······ 홍대······ 아니 잠깐만, 에이. 설마 아니지?


둘이서 주고 받은 문장은 뜻도 통하지 않고, 앞뒤도 전혀 맞지 않는 문장. 이중으로 만들어진 암구호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도 정도가 있지. 뭐라고?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왼팔을 뻗고 오른팔을 머리 위에서 저으며 춤을 출 뻔했다.

황당함을 초월한 어이 없음에 정신이 혼미해지려 했다.

여긴 도대체 어떻게 된 세계관인 거지?

물론 단순한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이 만약 소설이나 게임 속이라면, 작가나 총감독의 정신상태가 궁금할 정도의 충격에 나는 눈만 끔뻑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판초우의 안쪽에서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동을 허락한다.”


짤막한 말을 던진 판초우의는 나타났을 때처럼 연기처럼 모습이 사라졌다.

와. 진짜 저게 암구호였어?


“가시죠. 선배님.”


나를 돌아본 백만돌이가 폭포 쪽으로 손을 뻗었다.

나도 일단은 어처구니 없는 암구호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턱짓으로 먼저 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살짝 고개를 갸웃거린 녀석이 폭포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나는 시선을 내려 백만돌이의 보폭과 발이 닿는 위치를 슬쩍 내려다봤다.


이런 오지에 있는 살수 조직의 본단은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각종 기관 진식이 설치된 경우가 일반적인 무협의 룰.

아무 생각 없이 걸음을 내디뎠다가는 독을 바른 화살이나 암기가 소나기처럼 날아와 고슴도치가 되거나, 이상한 진법에 같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본단에 도착했다고 팔자 좋게 정신을 놓고 있기에는 주변에 위험이 너무나도 많다.


백만돌이의 걸음을 잠시 지켜보던 나는 속으로 헛웃음을 흘리며 녀석의 등 뒤로 따라붙었다. 뭔가를 조심한다고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백만돌이의 씩씩하고 거침없는 걸음을 보니, 아무래도 내 생각이 틀렸던 모양이다.


하긴 수많은 무협지에서 기관 진식이나 기문진 같은 진법을 만들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다고 했으니, 개나 소나 다 그런 걸 갖고 있을 리는 없겠지.

모르긴 몰라도 사람을 죽이는 일로 돈을 벌어 빠듯하게 조직을 유지해야 하는 살수 단체라면 기관이나 진법을 설치하는 것보다 조금 전처럼 정신 나간 암구호를 쓰는 게 가장 효율적인 경계와 보안 수단일 터였다.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적 사례라고나 할까.


현실 세계에서도 수십 수백 억이 들어가는 IT시스템 같은 건 잘 나가는 대기업이나 운용할 수 있지, 중소기업은 사내 문서나 관리를 엑셀이나 워드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때워야 하는 운명이니까.

현실이나 무협이나 결국 문제는 자금이라는 건 만고 불변의 이치였던 건가? 아무리 그래도 아까 그 암구호는 마음에 안들었다. 그런 암구호를 쓰면 안 되는 거다. 아무튼 그렇다.


-콰아아아!


백만돌이를 따라 폭포 쪽으로 걸어가자, 옆 사람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폭포 소리가 커졌다. 용소에 내리꽂히는 물줄기가 사방으로 피어오르며 물안개가 되어 몸을 적셨다. 본의 아니게 미스트 샤워를 하자 정신이 번쩍 들면서 둔해졌던 통증도 하나둘 고개를 쳐들었다.

나도 모르게 미간이 슬쩍 찌푸려졌을 때, 백만돌이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눈을 가늘게 뜨고 전방을 살폈더니, 폭포와 절벽 사이에 만들어진 좁은 틈이 보였다.

그래. 살수 조직의 본단이라면 폭포 뒤쪽 정도에는 있어야 무협이지.

뜬금 없는 클리셰에 쓰게 웃은 나는 물기와 고통에 흠뻑 젖은 몸을 이끌고 폭포 뒤로 몸을 날렸다.


폭포의 뒤편에는 긴 동굴이 뚫려 있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동굴이라기에는 입구 주변이 너무 잘 정돈되어 있었고, 인간이 직접 팠다고 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컸다. 아무래도 원래 있던 자연 동굴을 사람의 손으로 보수한 것 같았다.


왠지 명부동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백만돌이를 따라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도 꽤 잘 정리되어 있었다. 횃불은 보이지 않았지만, 군데군데 걸려 있는 작은 등롱이 그나마 시야를 확보해 주고 있었다. 하긴 이런 밀폐된 공간에서 횃불을 걸어놓았다가는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하기 딱 좋을 테니 나름 타협한 조명의 규모였다.

이들에게도 그 정도 머리는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쩐지 음침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누가 사람 죽여서 먹고 사는 집단이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안쪽으로 이어지는 동굴의 양쪽에는 곳곳에 사람 키만 한 높이의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었는데, 건장한 사내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리며 뭔가를 옮기고 있었다. 그들은 흑의가 아닌 회색 의복을 걸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살수는 아닌 것 같았다. 그들은 나와 백만돌이가 나타난 것을 보고는 잠시 멈춰서서 목례를 하고는 자기 일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일꾼들처럼 보였다.

하긴 살수 집단이라고 해서 살수로만 조직을 꾸릴 수는 없을 터였다. 살수도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똥을 쌀 테니까. 사람을 죽여서 먹고 사는 놈들에게 밥도 지어주고, 잠자리도 마련해 주고, 피 묻은 흑의도 빨아줘야 하고, 배설물도 치워줘야 할 사람들이 필요할 터였다.

문득 이자들의 식량 조달과 배변 처리에 방법에 대한 궁금증이 떠올랐지만, 나는 머리를 짧게 흔들며 잡생각을 털어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떻게 머릿속에 박혀 있는 고독을 제거하고 이곳을 빠져나가느냐는 것이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인기척은 점점 줄어들었다.

동굴 벽면에 난 구멍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기에 분명 사람이 기거하고 있을 터였지만, 다들 박쥐처럼 낮에는 자고 있는 건지, 기분 나쁜 을씨년스러움만이 공동을 떠다녔다.

뭔가 구역을 나누는 기준이 있는 것 같았지만,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으니, 지금은 말없이 걷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백만돌이의 걸음이 멈춘 것은 동굴이 끝나는 지점 앞에 만들어진 작은 광장에서였다.

막힌 벽면의 아래쪽과 아파트 이 층 정도 높이에 뚫린 구멍 주변에는 등롱보다 더 밝고 초록빛이 감도는 주먹만 한 구슬이 박혀 있었다.

등롱과는 또 다른 묘한 조명 탓에 분위기는 더욱 기괴했지만, 내 예상이 틀리지 않는다면, 저건 바로 무협 세상에서 은자 수백만 냥과 맞먹는다는 야명주였다.


내가 올려다보고 있는 저 벽면이 바로 명부동의 동주와 수뇌부가 머무는 장소가 분명할 터였다.


지난 반나절 동안 산을 타면서 나는 백만돌이를 통해 명부동에 관한 꽤 많은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나를 완전히 신뢰하게 되어서인지, 백만돌이는 이야기를 하지 못해 한이 맺힌 사람처럼 쉴 새 없이 입을 놀렸다.


자신이 얼마나 힘들게 살수 훈련을 받았는지, 첫 실전에서 느낀 공포가 어땠는지, 어떻게 하면 나처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지, 살수로 성공하면 뭘 하고 싶은지 등등. 녀석이 쏟아내는 이야기에는 이제 막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젊은이의 꿈과 치기가 함께 담겨 있었다.

나는 단답형으로 짧은 대답만 하는 형태의 대화였지만, 덕분에 나는 내가 처한 상황을 좀 더 선명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일단 우두머리인 동주는 창립자인 전대 동주의 아들이라고 했다.

전대 동주가 처음 명부동이라는 살수 단체를 조직했을 때, 우리 같은 평살수는 서른 명도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말인즉슨, 나도 명부동 창립 멤버 중의 하나라는 소리였다.

흉터 때문에 분간이 쉽지는 않았지만, 웅덩이에 비친 내 얼굴은 분명 현실에서의 나와 비슷하거나 더 나이가 많은, 중년의 것이었다. 창설 이후, 평살수들이 얼마나 빨리 죽어 나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십일 호인 내가 백만돌이 만한 나이부터 살수를 시작했다면, 적어도 이십 년은 족히 이어온 단체라는 뜻이었다.


동주 아래에는 네 명의 수뇌부가 있었다.

백무상(白無常)과 흑무상(黑無常), 그리고 우두(牛頭)와 마면(馬面).

백만돌이는 이들 모두가 이 세계의 토속 신앙과 민간 설화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역할을 하는 자들, 즉, 우리 식으로 부르면 저승사자를 뜻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 연원이 어쨌든 명부동이라는 조직명에 걸맞은 칭호를 가진 그들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은 사대사자(四大使者).

갈대밭에서 중년인을 죽였던 매부리코는 사대사자 중 하나인 백무상이었다. 그의 허여멀건 한 면상을 떠올려보니 과연 저승사자 뺨치게 재수 없는 얼굴이었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벽면의 아래쪽, 아파트로 치면 일 층에 해당하는 곳에는 구멍이 네 개 뚫려 있었다. 사대사자가 기거하는 곳이리라.

문득 백무상 이외의 다른 셋은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특히나 우두와 마면, 소대가리와 말 면상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들이 살수 단체에서 간부 자리를 꿰차고 있는 이유가 설마 특이한 얼굴 때문일까?

얼굴 생각을 하다 보니 웅덩이에 비쳤던 이 몸의 얼굴이 떠올라 급격하게 우울해졌다. 빌어먹을.

흉터투성이 얼굴에 머릿속에는 고독이라니.

새삼 내가 처한 답 안 나오는 현실이 암담해 한숨이 나오려는 찰나, 백만돌이가 갑자기 부동자세를 취하더니 소리쳤다.


“동주님! 사대 사자님! 적묘 사냥에 나갔던 십일 호, 삼백이십팔 호가 임무를 마치고 복귀했음을 보고드립니다!”


보고······ 보고······ 드립니다······ 드립니다······


고요했던 동굴 벽면에 부딪힌 백만돌이의 우렁찬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을 때, 내가 마주 보는 방향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구멍에서 그림자가 일렁였다.

누굴까?

백무상일까? 아니면 다른 셋 중 하나일까?

나보다 더 이상하게 생겼을까?

묘한 기대를 담은 시선에 잡힌 것은 백발노인이었다.

하관에 매달린 듬성듬성한 수염과 눈썹까지 하얗게 센 노인은 깡마른 체구의 노인은 얼굴을 가득 덮은 주름 빼고는 딱히 특이한 구석이 없었다. 무협 소설에 나오는 전형적인 노고수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외모를 가진 노인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둘밖에 돌아오지 못했군요······.”


노인의 정중한 말투에서 짙은 안타까움이 묻어 나왔다.

백만돌이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


“네. 총관님······, 면목 없습니다.”


음. 총관도 있었나? 하긴 살수들 뒤치다꺼리를 하려면 살림을 살아 줄 누군가가 필요하겠지.

백만돌이를 쳐다보던 노인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탁한 눈동자.


“고생하셨습니다.”


입가의 주름을 더욱 짙게 만들며 지어준 씁쓸한 미소의 의미가 무엇인지 나로서는 알 방법이 없었지만, 왠지 가슴 한구석이 뜨듯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음침했던 주변 분위기도 조금은 훈훈해진 것 같았다.

이건 뭘까. 왜 갑자기 마음이 편해지는 걸까.


“인제 그만 돌아가 쉬시지요. 동주님께는 제가 보고드리겠습니다.”


총관은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우리가 걸어온 방향으로 손을 뻗으며 말했다.

총관을 만난 후, 느껴지는 특이한 변화 때문에라도 그와 좀 더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일단을 휴식을 취하는 편이 나을 거 같았다.

솔직히 당장에라도 바닥에 몸을 눕히고 싶을 만큼 나는 지쳐 있었다.

짧은 고갯짓으로 인사를 대신한 나는 동굴 입구 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때였다.

나는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졌음을 느꼈다.

그건 내게 드리워진 커다란 그림자 때문이었다.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이리도 큰 그림자가 만들어진다고?

잠시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던 나는 내 앞을 막고 있는 거대한 그림자를 올려다 보았다.


“······!”


소대가리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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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화-담금질 24.09.15 170 7 12쪽
33 32화-절벽 기연 24.09.14 206 10 14쪽
32 31화-개백정 훈련소 24.09.13 215 9 13쪽
31 30화-무공종합선물세트 24.09.12 230 8 13쪽
30 29화-영약이 있다면 24.09.11 240 10 18쪽
29 28화-협객과 자객 +2 24.09.10 270 13 16쪽
28 27화-협객도 아니고 대협도 아니다 +1 24.09.09 287 14 16쪽
27 26화-밤새도록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1 24.09.08 308 11 14쪽
26 25화-그 잡놈이 대체 누굽니까? 24.09.07 352 12 17쪽
25 24화-당황과 분노, 그리고 공포 24.09.06 359 15 14쪽
24 23화-이름 하나는 기막히게 지었네요 24.09.05 379 15 17쪽
23 22화-하늘을 죽인다 24.09.04 412 15 16쪽
22 21화-호의를 베풀어 주신 이유 24.09.03 414 14 16쪽
21 20화-뭐라고요? 24.09.02 447 15 13쪽
20 19화-삼계탕 24.09.01 493 13 14쪽
19 18화-점로대 24.08.31 536 16 20쪽
18 17화-개고기 잘하는 집 24.08.30 590 16 14쪽
17 16화-믿어라. 염라대왕 24.08.29 623 17 18쪽
16 15화-강해질 거다 24.08.28 672 19 14쪽
15 14화-비싼 거로 사 주십시오 24.08.27 695 19 14쪽
14 13화-코끝이 시큰해졌다 24.08.26 716 17 17쪽
13 12화-혼란의 도가니탕 +1 24.08.25 729 17 15쪽
12 11화-운기조식 +1 24.08.24 761 18 16쪽
11 10화-이번 작전명은 +1 24.08.24 813 15 18쪽
10 9화-이제는 이유를 알 것 같아 +1 24.08.23 909 17 20쪽
9 8화-과거의 기억 +1 24.08.22 1,001 17 17쪽
8 7화-구했다. 나도. +2 24.08.21 1,120 19 16쪽
» 6화-귀동(歸洞) +1 24.08.20 1,150 20 16쪽
6 5화-빨리 죽어 +2 24.08.19 1,184 1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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