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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쏘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세력이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글쏘울
작품등록일 :
2023.05.14 20:21
최근연재일 :
2023.09.09 13:34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13,674
추천수 :
362
글자수 :
332,534

작성
23.06.1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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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추천
4
글자
9쪽

형제의 난

DUMMY

이틀간 비*산업의 나머지 물량을 처분하고 HM건설을 매수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HM건설에 대한 매수금액은 총 20억. 평균 매수가격은 8,950원.


[HM건설]

[매수가격: 8,950원]

[총매수금액: 20억 원]


라스트인베스트에서 작업 종목 비*산업에 대한 매도는 2주간 더 진행되었다.

물론 이를 떠안은 건 남대문 세력.

강희성은 아직도 허황된 꿈을 꾸며 김막수 측에서 던진 물량을 계속해서 받아먹었다. 그러는 사이 김막수 쪽은 그걸 파는 족족 HM건설을 매수했고.


드디어 때가 됐다.

김막수가 사무실에 들렀을 때 그에게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저 이제 나가도 되겠습니까?”

“네가 정 원한다면···”


그러면서 뭔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는 김막수.


“근데 정말 HM건설에서 일해 볼 생각 없는 거냐? 돈은 섭섭지 않게 챙겨줄 텐데···”

“죄송합니다.”


짧은 거절 의사에 김막수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 하지만 더 이상 설득하긴 힘들다고 판단했는지 짧게 말했다.


“알았다 괴물.”


그리고 덧붙였다.


“알다시피 나는 내게 돈을 벌어다 준 놈은 배신하지 않아. 그러니 너도 나가서 날 배신하지 마라!”


다행이었다.

혹시 또 말을 바꾸면 어쩔까 내심 걱정했는데···


라스트인베스트 건물을 빠져나오자, 오후의 봄 햇살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7개월 만이군!······.’


감옥에서 갓 출소한 것 같다.

늘 맡던 바깥 공기마저 새롭게 느껴졌다.


나올 때도 그들은 내가 들어갈 때처럼 각서를 쓰게 했다.

내용은 이곳에서 있었던 일은 절대 발설하면 안 된다는 것.

더불어 입막음용이었는지, 지난번과 같은 인센티브였는지 다시 10억 원이란 돈이 들어와 있었다.



***



그날 저녁.


그동안의 추측을 확인하기 위해 김한결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너 밥 사라. 내 덕분에 나온 거니까···.


녀석은 자기 때문에 작업이 성공했다고 믿고 있었다.


“너도 내 덕분에 강희성에게 복수해서 좋았잖아, 임마. 그건 그렇고···”


녀석에게 HM건설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김막수가 HM건설을 어떻게 차지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그러자 지분 현황을 찾아 열심히 설명하는 김한결.


-HM건설은 한명 그룹 지주회사야. 회사를 차지하려면 지분율이 높아야 하는데, HM건설의 지분 중에서 형 김한수 회장 지분은 15.52%, 김막수의 지분은 5%야. 그리고 나머지는 일부 특수관계인과 기타법인이고···


하지만, 나는 그런 복잡한 설명 따위는 필요 없었다.


“아무튼 그럼 김막수가 형 김한수보다 주식을 많이 보유하면 회사 경영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거니?”

-그야 당연하지.”

“그럼 현재 김막수와 김한수의 지분 차이가 10% 정도 나니까 그 이상만 더 사면 된다는 건가?”

-그건 힘들어.”

“뭐?”

-김한수 회장의 우호지분도 고려해야잖아. 그 사람 우호 지분까지 합하면 35% 정도 될 껄.”

“···우호지분? 그게 뭔데?”

-하, 짜식 어떻게 그것도 모르고 주식을··· 쉽게 말해서 주주총회 때 자기 편을 들 지분이란 얘기다.


김막수가 왜 라스트인베스트라는 법인 명의로 주식을 사려는 지 알 것 같았다. 이 회사가 그의 우호지분을 늘려주는 기타법인이 되는 것이다.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1% 이상 추가 지분을 취득하면 반드시 공지를 통해 알려야 할 의무가 있어.


그래서 김막수가 법인과 직원들 이름으로 몰래 사는 거였다.


“그럼 나중에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거니?”

-네 말대로 동생이 형 회사 차지하려고 지분싸움 하는 거라면···


녀석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형제의 난이네!

“···형제의 난?”

-재벌가 경영권 분쟁이 지분싸움으로 이어지는 거면 대부분 주가가 상승하지. 특히 지들끼리 졸라 치고받을수록 더 졸라 상승하고···, 그러다가 이게 밖으로 알려지면 시장에서는 또 이걸 특급 재료로 받아들이고 졸라 매수하니까, 더 크게 졸라 졸라 상승한다고 우진아.


따발총처럼 연신 졸라, 졸라를 외쳐대는 김한결.


“그렇군!···”


녀석의 말을 들으니, 8번째로 온 그 이상한 문자가 이번엔 왜 이 종목이었는지 알 거 같았다.


“네 말은 결국··· 졸라 상승한다는 얘기네?”

-응.


그러더니 녀석도 관심을 피력했다.


-야, 정우진. 너 뭔가 아는 거 같은데, 그럼 나도 HM건설 좀 담가봐야겠다.


물론 100% 신뢰하지는 않았다. 자신보다 주식을 모르는 놈의 추측에 불과한 말이니.


-근데, 잘못되면 네가 책임져라!

“웃긴 녀석이네. 난 사라고 말한 적 없다. 그리고 너 어디서 이런 얘기하면 큰일 나.”


마음 같아서는 확실하니 사두라고 하고 싶지만, 그랬다가 녀석은 동네방네 소문낼 게 뻔했다.


김막수의 최대 목표는 그의 형, 김한수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HM건설을 차지하는 거였다.


한명그룹 총수인 아버지가 재산은 물려주되 회사는 물려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던 김막수.

그는 아버지가 형들만 편애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자존심이 상한 그는 조만간 자신의 능력을 짠! 하고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특히 자신을 가장 무시하는 큰형에게 복수하는 그림으로···.


목표가 생기면 보기보다 치밀한 놈이었다.

놈은 아버지 김한명 명예회장을 찾아가 말했다.


“아버님. 저도 이제 독립을 해보겠습니다.”


그동안 회사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밖으로만 나돌던 자였다. 싸이코같은 행동으로 말썽만 일으키던 자.

그런데 갑자기 스스로 독립해보겠다며 손을 벌리자, 아버지 김한명은 달라진 막내아들의 모습을 보고 반겼다.


“정말이냐? 그게 사실이라면 네가 이제야 정신을 차렸나보구나! 허허허.”


죽기 전 막내아들이 정신 차리는 걸 보고 싶은 게 꿈이었던 80세의 재벌총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그에게 망나니 자식놈이 이제야 새사람이 되겠다는데 그깟 돈이 대수겠는가!


그는 김막수에게 초기 사업자금으로 쓰라며 100억 원을 선뜻 빌려주었다.

그러자 김막수는 그 뒤 몇 번이나 더 아버지를 찾아가 온갖 그럴싸한 구실로 돈을 빌렸다.


아버지 김한명은 몰랐을 것이다. 그 돈이 결국 훗날 형제의 난을 일으킬 자금 밑천으로 쓰이게 될 줄은······.


김막수는 그러는 사이 HM건설의 주식을 야금야금 사 모았다.

그 자금 안에는 물려받은 재산을 몰래 처분한 돈과 HM건설에서 빼돌린 자금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HM건설의 직원 횡령 사건!


그것도 실은 김막수의 짓이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회유한 직원을 시켜 여러 차례 자금을 빼돌렸고, 결국은 그게 감사 시즌에 터질 줄 미리 알고 있었다. 단지 일찍 적발되는 바람에 시기만 좀 더 당겨졌을 뿐.


그게 터지면 HM건설 주가가 떨어질 거란 걸 알고, 대량 매집할 계획으로 지금껏 자금을 마련하게 한 것. 결국 1석2조의 전략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왜 2,500억이었을까?

보나 마나, 그 돈이 결국 HM건설을 김막수가 차지하기 위한 지분의 부족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우호 지분이 되어줄 이 라스트인베스트라는 기타법인 명의로 그 부족분을 채우려던 거였고.


불쌍한 건 그의 지시를 받고 돈을 횡령한 직원.

그는 김막수의 죄를 대신 덮어쓰고 스위스 어딘가에서 행방불명 된 후로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



내가 김막수 소굴에서 벗어난 걸 축하한다며 혜림이가 마련한 자리.


“오빠 축하해!”


내가 녀석의 집에 오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녀석은 한결 밝아진 얼굴로 자기가 직접 준비한 음식까지 내놓으며 나를 격하게 반겼다.


“그래, 고맙다. 근데 무슨 케익까지···.”


밖에서 만날 까도 생각했지만, 녀석이 극구 나를 집까지 초대했고 나 또한 혹시 모를 김막수 패거리들의 감시가 걱정되었다.

그 안에 있었을 때는 못 느꼈지만, 나오니까 왠지 모를 트라우마가 느껴진 것.


“오빠, 혹시 세력이 적성에 맞는 거 아냐?”


녀석이 농담처럼 웃으며 불쑥 건넨 말이었다.


“왜?”

“그렇잖아. 전에는 21개나 되는 일반 회사를 3개월도 못 채우고 나왔다면서, 지난번 강희성한테는 4개월, 이번 김막수한테는 7개월이나 있었잖아. 그것도 더 일하라고 하는 걸 제 발로 나온 거고.”


듣고 보니 정말 그랬다.

내가 그 많은 일반 회사를 다니면서도 그곳에선 정규직 한번 못해보고 1~3개월 계약직이 고작이었으니···.


“정말 네 말을 들으니 이게 내 운명인가 보다.”

“······.”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회사를 돌아다닌 것도 그렇고. 그 회사들이 결국 내 주식에 도움이 된 것도 그렇고···.”


그건 그 이상한 추천 문자를 포함해서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였다. 하지만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는 화제를 돌려 한동안 궁금했던 남대문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아참, 남대문 애들은 어떻게 됐니?”


그러자 혜림이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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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세력 잡는 세력 +1 23.06.16 214 4 9쪽
» 형제의 난 +2 23.06.15 218 4 9쪽
37 오랜만에 온 문자 23.06.14 215 5 10쪽
36 세력이 세력에게 작업을 걸다 +1 23.06.13 219 5 11쪽
35 제게 방법이 있습니다 +3 23.06.12 219 5 11쪽
34 저 친구가 누군지 아십니까? 23.06.11 221 6 9쪽
33 설계자의 투자자 유치 23.06.10 220 5 11쪽
32 내 서버가 되어줘 +1 23.06.09 22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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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세력과의 한판 승부! 23.06.03 22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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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23.06.02 238 5 10쪽
24 두 번째 세력으로 살아가기 23.06.02 226 5 11쪽
23 재벌 망나니가 세력이라 23.06.01 228 6 9쪽
22 너 마술사야 뭐야? 23.05.31 231 6 11쪽
21 불가능한 미션 +2 23.05.30 231 6 11쪽
20 댓글 보고 연락드립니다 +2 23.05.29 232 6 11쪽
19 개미들을 구하라! +2 23.05.28 231 5 10쪽
18 오늘 들어간 놈들 다 호구다 23.05.28 230 6 11쪽
17 나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23.05.27 231 6 12쪽
16 스캘퍼의 현란한 손놀림 +2 23.05.27 236 6 11쪽
15 세력을 알아내는 특별한 방법 23.05.26 234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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