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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쏘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세력이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글쏘울
작품등록일 :
2023.05.14 20:21
최근연재일 :
2023.09.09 13:34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13,667
추천수 :
362
글자수 :
332,534

작성
23.06.03 19:46
조회
221
추천
5
글자
11쪽

세력과의 한판 승부!

DUMMY

잠시 한차례의 교전 끝에 다시 위로 솟구치는 주가.


[**시큐리티 ↑ 24%]

[**시큐리티 ↑ 25%]

[**시큐리티 ↑ 26%]


놈들에게는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죽은 개미들의 잔해를 밟고 잘도 올라간다.


[**시큐리티 ↑ 27%]

[**시큐리티 ↑ 28%]

[**시큐리티 ↑ 29%]


드디어 놈들이 고지를 밟았다.


[**시큐리티 ↑ 30% 상한가]


폭탄을 누를까?


하지만 잠시 상황을 지켜봤다. 최대한 놈들이 많이 입성해야 타격을 크게 입힐 수 있기 때문.


준비한 폭탄을 점검.


[매도수량 100만 주] [매도금액 70억 원]


어떤 개미가 100만 주나 되는 물량을 이런 일개 코스닥 종목에서 한꺼번에 매도한단 말인가!


수익을 위해서는 분할매도가 나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게는 이미 계획이 있었다.


잠시 후,

놈들이 어느새 상한가를 방어하려 철옹성을 쌓고 있다. 상한가에 80만 주를 매수걸어놓은 것. 돈으로 치면 56억이다.


'하하하 그까짓거 같고 방어가 되겠냐?'


매도 폭탄을 눌렀다.


- 매도되었습니다.


[**시큐리티]

[매도가격: 시장가]

[매도수량 100만 주]

[매도금액: 70억]


한방에 철옹성인 줄 알았던 상한가가 무참히 깨지고 있다.


[**시큐리티 28%]

[**시큐리티 26%]

[**시큐리티 25%]

..


적들의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한번 터진 댐은 멈출 줄 모르고 많은 물량을 토해내며 놈들을 더욱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있다.


[**시큐리티 24%]

[**시큐리티 23%]

[**시큐리티 22%]


놀란 적장 강희성.

그의 외마디 목소리가 모니터를 뚫고 들려왔다.


“어? 어어···”


[**시큐리티 21%]

[**시큐리티 20%]

..


강희성에게 오늘 같은 경우는 처음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대비할 수조차 없다.

좀처럼 드러내지 않던 놈의 표정이 사색이 되어 하얗게 질려갔다.


이미 많은 개미들을 털고 올렸기에 위에 있던 건 대부분 남대문 세력의 물량.

그런데 그게 지금 누군가의 대량 매도로 인해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제 매도하자니 손해를 보고, 매수하자니 부담이 되는 상황.

하지만, 아까 외인부대를 동원해 무조건 상을 보내라고 이미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가.

그러니 이 순간에도 총알이 남아있는 놈의 병사들 중 일부는 아래서 나머지 총알을 쏘아대며 매수를 하고있었다.


하지만, 나는...


- 매수되었습니다.

- 매수되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아래에서 미리 걸어놓았던 매수가 체결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20억이 다시 매수된 것.


그리고 다시 오르는 주가.


[**시큐리티 ↑ 18%]

[**시큐리티 ↑ 19%]

[**시큐리티 ↑ 20%]


- 매도되었습니다.

- 매도되었습니다.


그렇게 놈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서 나는 매수, 매도를 반복하며 단타로서 수익을 극대화했다.


그리고 또 하나.

사실 이 전투에는 나의 든든한 지원군도 끼어 있다.


그건 다름 아닌, 단타 전문 장수 와우개미.


아까 놈들을 좀 더 박살 내기 위해서 긴급 투입한 거였다.

세력들에겐 정보를 미리 알고 들어온 단타병보다 무서운 게 없다.


아까 강희성이 외인부대에 지원을 요청하는 사이 나는 와우개미와 통화했었다.


“형님, 이번에는 가능한 많이 들어가셔서 상한가에 파셔요. 그 후에는 형님 특기대로 단타로 드시면 됩니다.”


그는 기꺼이 감사해하며 전투에 참여했다.

그의 총알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그도 분명 잘 싸우고, 아니 잘 먹고 있을 것이다.


남대문 세력들은 여전히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 보였다.

올리자니, 총알이 부족한 데다 누군가 자꾸 위에서 매도하고, 매도하면 누군가 다시 사서 올리고···.


그렇게 주가는 내 의도대로 위아래로 들썩이며 하향곡선을 그렸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여유롭게 전투를 관람하던 자들의 댓글을 구경했다.


- 역시 이방은 아닌가 보다.

- 사기도 정도껏 쳐야지.

- 아, 회비 아까워.

- 대표님, 손모가지 안 자르시나요?

..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게 놈이 애써 준비한 2부 쇼마저 내가 무참히 망가트린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적장 강희성.

놈은 한 달간 야심 차게 준비한 쇼가 이렇게 허무하게 망가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잠시 후 드디어 놈이 모습을 드러냈다.

약간 떨리는 듯한 놈의 목소리.


“아따, 어떤 세력 형님인지 참 징허네요!”


하!ㄹ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 세력 형님이 바로 나다 임마!


“하지만, 오늘만 날입니까? 내일도 있고 모래도 있는 것이니까. 아직 실망하긴 이릅니다. 여러분.”


그러자, 바로 이에 동조하는 댓글이 하나 올라왔다.


- 맞습니다. 저는 장기 회원인데, 우리 강 대표님은 결코 우리를 손해 보게 하는 분이 아닙니다.


보나 마나, 망가진 분위기를 수습하려고 급하게 들어간 내부자일 것이다.


나도 방을 나오기 전 댓글 하나를 남겼다.


- 정말 조만간 다시 올라갈까요? 그 정도 능력이면 저도 12개월 장기 회원 할게요.


이 종목을 저점에서 다시 매수한 뒤였다.


*


오후 4시.

라스트인베스트 옥상.


어디선가 불어오는 초겨울 바람이 제법 세차게 콧속을 뚫고 들어왔다.

춥기는커녕 오히려 가슴 속이 뻥 뚫리는 듯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느껴진다.


“아 시원해!”


방금 전 나는 세력이 되어 놈들을 응징했다.

오늘만큼은 내가 놈들의 세력이 된 것이다.


결국 놈들은 뒤에 팔려고 준비한 3, 4번 종목은 아예 손도 못 댄 체 쓸쓸히 장을 마감했다.

사람들이 물밀듯 리딩방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아무리 팔려고 해도 제값에 팔리지 않을 거라는 걸 놈들도 알고 있다.


계좌를 확인했다.

전투에서 승리한 자의 계좌였다.


[실현손익: 48억 원]


1주일 동안 100억 원으로 48억을 벌었으니, 48%의 수익률. 내게 주어진 목표치의 거의 절반을 이룬 셈.


생각지 못한 성과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걸 어떻게 달성할지 걱정했었던 내가 아닌가!

역시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 내가 놈에 대해 몰랐다면 이렇게 큰 자금을 선뜻 움직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아까 막판에 1, 2번 종목을 저점에서 각각 20억씩 더 매집했다.


오늘 주가는 상한가 대비 20%나 하락 마감한 상태다.

놈들이 오늘 들어간 물량을 결코 손해 보고 팔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올릴 자금이 부족하다는 것.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바로 찌라시를 돌리는 것이다. 그래서 조만간 놈들이 이 종목에 찌라시를 돌리며 들어 올리면 나는 그때 팔고 나오면 된다.


위이이이잉~


들고 있던 핸드폰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발신자를 보니 와우개미.


“네 형님.”

- 우진 아우 고마워!


그도 방금 벌어진 전투에서 전리품을 꽤나 수확한 모양이다. 평소보다 밝은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전해졌다.


“어떻게 이번에도 많이 드셨어요?”

- 먹다마다, 대박이었지! 아니 근데 어떻게 안거야? 그게 상한가 갈 거란 걸.”

“지난번에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세력들하고 같이 일했었다고···.”

- 아니 그럼 오늘 들어온 자들이 그놈들인 거야?”

“네.”

- 그래도 그렇지, 놈들 습성을 어떻게 그리 잘 알아? 아무튼 동생 말 듣고 들어가길 잘했네.


원래 와우개미는 남의 말을 듣고 들어가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문득 궁금했다.


“형님 얼마나 들어가셨어요?”

- 열 장.

“그럼 10억요?”

- 응.


그 돈이면 그가 평소 거래하는 금액보다 열 배나 큰돈이었다.

들어간 단타 꾼들이 많을수록 상이 풀리면 더욱 많이 떨어진다. 놈들이 입은 피해가 좀 더 컸을 수 있다.


- 내가 원래 다른 사람 말은 잘 안 믿는데, 지난번 솔수바이오도 종목도 그렇고 동생 말은 믿을만하더라고, 그래서···.

“저를 믿어주셨다니 고맙네요. 잘하셨어요.”

- 하하, 뭐 내가 고맙지. 근데 어떡하지? 매번 신세만 져서.

“뭘요. 형님이 제 단타 스승님인데.”

- 스승은 무슨.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은 거 같은데. 내가 밥이라도 한번 살게.

“그럼 저야 고맙죠.”


*


옥상에서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번개와 마주쳤다.


“야 편의점! 어디 다녀와?”

“옥상에 바람 좀 쐬러요.”

“뭐 좋은 일 있냐?”

“아뇨. 좋은 일은···”

“근데 뭘 그리 실실 쪼개고 다녀?”

“······.”


맘에 안 드는 표정으로 어디론가 사라지는 번개.

놈은 여전히 나만 보면 늘 감정이 있는 듯 죽상이었다.

하기야 자신이 최고인 줄 알던 놈이 김막수와 동료들 앞에서 일개 편의점 알바에게 졌으니 오죽할까.


자리에 돌아와 주위를 둘러보았다.


장이 끝난 후라 그런지 아까보다 한결 한산해진 사무실.

특히 방금까지 트레이딩에 여념이 없던 매매팀원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늘 이 시간이면 그렇듯, 대부분 담배를 피우러 나갔거나 1층 로비로 커피를 마시러 갔을 것이다.


멀리 창가 쪽을 보았다.

설계자는 원형 테이블에 앉아있고, 팀장들은 그 주변에 둘러앉아 뭔가에 대해 상의하는 듯 보였다.


‘오늘 내 실적을 알면 설계사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나는 회사가 지정한 계좌로 매매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접속하지 못하고 여기서만 거래할 수 있는 계좌였다.

그리고 설계자와 매매팀장은 언제든 그 계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무 말도 없이 1주일이 지난 걸 보면 내게 아예 관심이 없거나 기대감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


결국 그동안 내가 이 개인 트레이딩룸에서 고독하게 나만의 미션을 수행하는 사이, 그들은 늘 하던 대로 서로 협력해 가며 그들만의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만 외톨이인 셈이군! 남대문에서는 한결이라도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이게 오히려 내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이자들과 자주 엮일 필요가 없으니까.


그런데 이들의 미션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지난주 여기서 작업 중인 종목을 내 개인 계좌로 매집해놓은 이후, 나는 매일 남몰래 그걸 확인하고 있었다.


오늘도 주변에 보는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핸드폰 어플을 열었다.

1주일이 지난 현재 5,500원이던 비*산업의 주가는 7,000원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덕분에 불어난 내 계좌.


[비*산업]

[현재가: 7,000원]

[총매수금액: 1억 원]

[총평가금액: 1억 2천 727만 원]

[평가손익: + 2천 727만 원]

[수익률: 27%]


참 아이러니하다.


내가 현재 이 회사를 위해 돈을 버는 사이, 결과적으로 내 돈은 이들이 불려주고 있는 셈이 아닌가!


그때였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목소리.


“일은 잘되고 있냐?”


그 소리에 흠칫 놀라 보던 핸드폰을 급히 닫고 뒤를 돌아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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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놈들의 최후 +1 23.06.17 211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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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아부지 저 약속 지켰어요 23.06.16 21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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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형제의 난 +2 23.06.15 217 4 9쪽
37 오랜만에 온 문자 23.06.14 215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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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제게 방법이 있습니다 +3 23.06.12 21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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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력과의 한판 승부! 23.06.03 22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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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너 마술사야 뭐야? 23.05.31 231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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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댓글 보고 연락드립니다 +2 23.05.29 232 6 11쪽
19 개미들을 구하라! +2 23.05.28 231 5 10쪽
18 오늘 들어간 놈들 다 호구다 23.05.28 230 6 11쪽
17 나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23.05.27 23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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