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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쏘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세력이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글쏘울
작품등록일 :
2023.05.14 20:21
최근연재일 :
2023.09.09 13:34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13,657
추천수 :
362
글자수 :
332,534

작성
23.05.31 22:01
조회
230
추천
6
글자
11쪽

너 마술사야 뭐야?

DUMMY

- 편의점 650만 원.

- 편의점 710만 원.

- 편의점 880만 원.

- 편의점 960만 원.

···

..

.


- 40분 경과!!


시간을 알리는 중계자의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중간 결산.


- 번개 총수익 1,280만 원, 12.8% 수익 중.

- 편의점 총수익 1,200만 원. 12% 수익 중.


“얼라? 비슷해졌네?” “저눔 그렇게 핫바리는 아닌가 본데!”

“그럼 뭐하냐, 20분밖에 안 남았는데···”


초인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여 놈과의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이제 겨우 1,200만 원 수익 중이었다.

1억을 만들려면 나머지 8,800만 원을 더 벌어야 한다는 얘기다.


20분 남은 상황에서 그 돈을 번다는 건 어림없다.

그러려면 지금 가진 돈으로 80%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 한다.


아! 흑······.


나도 모르게 절망적인 신음이 토혈처럼 튀어나왔다.


이대로라면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나는 물론 혜림까지 위험해질 게 불 보듯 뻔한 현실.


‘어떻게 1억을 넘기지?······’


이제 남은 시간은 겨우 20분.

지금 운 좋게 30% 상한가를 먹는다 해도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수치 아닌가.


그 순간···


문득 뇌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그 이상한 문자!!!’


[천둥]


어젯밤 편의점을 나올 때 오랜만에 받았던 문자였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 발신번호 없는 문자에서 본 종목이 갑자기 생각이 난 것이다.


나는 얼른 그 종목을 찾아 들어갔다.


[천둥 ↓ 30% 하한가]


‘어? 뭐야. 하한가잖아! 그렇다면 혹시···’


나는 계좌에 있던 모든 돈을 이 종목에 몰빵했다.


- 매수되었습니다.


[매수종목: 천둥]

[총매수금액: 1억 1천 2백만 원]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 기다렸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어차피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었기에,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자 뒤에 있던 우락부락한 자들에게서 들려오는 소리.


“저눔 뭐하는 거야?”

“왜 가만히 있지?”

“하하, 포기했나?”


그리고 5분쯤 지났을까.


중계하던 자의 목소리가 점차 격앙되더니 말하는 속도 또한 빨라지기 시작했다.


- 편의점 1,500만 원

- 편의점 2,000만 원

- 편의점 2,500만 원

- 편의점 3,000만 원

- 편의점 4,000만 원

- 편의점 5,000만 원

..

.


“헉!”

“어라?”

“저게 뭐다냐?”


약속된 마감 시간을 15분 남겨놓고, 하한가에 머물러 있던 천둥이 급격히 상승하더니, 어느새 양봉으로 태세 전환하고 있던 것.


여러 번의 VI에 걸린 후에도 결국 쉬지 않고 계속 상승하여 극적으로 상한가를 찍어버렸다.


[천둥 ↑ 30% 상한가]

[총평가금액: 2억 7백 20만 원]


- 땡!


- 시간 종료.

- 최종결과 발표.


최종결과를 발표하는 자의 목소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상기되어 있었다.


-번개, 총수익 1천 8백만 원. 수익률 18%

-편의점, 총수익 1억 7백 20만 원, 수익률 107%


헉, 이럴 수가!······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 공간의 모든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나도 물론 이 공간에 있던 자.

나 또한 알지 못했다. 이놈이 정말 해낼 줄은······.


아까 잠시 계산한 것은 단지, 하한가에 있던 종목이 상한가를 찍으면 85%의 수익률을 준다는 거였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한참의 정적을 뚫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박수 소리.


-짝 짝 짝!···


그 소리의 주인공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 참··· 기가 막히군!”


바로 김막수였다.


“내 살다 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그가 나에게 다가왔다.


“야. 편의점.”

“······?”

“너 마술사야 뭐야?”

“······.”


놈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갑자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너 내 밑에서 일해 볼래?”

“······.”

“돈은 원하는 대로 줄게.”

“저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그리고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당연히 이런 놈들과 일하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놈의 구애는 끈질겼다.


“너 오해하지 마라. 난 강희성같은 양아치들과는 달라.”

“······.”

“내가 아무리 또라이래도, 누구를 써먹고 버린다거나, 배신 때리는 놈은 아니라고, 알아?”


나는 겉보기에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놈의 행동이 우스웠다.

놈도 자신이 또라이라는 걸 아는 거 같았다. 그리고 불과 1시간 전에 비해 사뭇 달라진 놈의 말투에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나는 하루빨리 여기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낯빛이 어두워지는 김막수.

놈도 그게 거절의 의미인지 아는 눈치였다. 뭔가 생각하더니 멀리 떨어진 이혜림 쪽을 바라보았다.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걸까?


그러고 보니 1시간 내내 실신한 듯 쓰러져있던 혜림이는 이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가끔 내 쪽을 보고 있었다.


“너 저 빠걸이 무슨 정보 안 주대?”

“···네? 그런 거 없었습니다.”

“네 여자는 VIP들이 다니는 바에서 일하고, 너는 주식을 아주 잘하고···그럼 그게 뭘 의미할까?”

“······.”

“내가 확인하면 다 나와.”


문득 혜림이가 최근에 보내왔던 문자들이 생각났다. 주식에 도움이 될 거라며 보내왔던 문자들.


하지만, 이미 말한 대로 그리 문제가 될만한 특별한 정보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떳떳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놈이 말했다.


“그럼, 니들 폰 한번 확인해 볼까?”


나와 헤림이 폰은 이미 덩치들이 압수한 상태였기에 김막수가 그 폰들을 가져오게 했다.


“자, 열어봐!”


내가 폰을 열자마자, 문자와 카톡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하는 김막수.


[오빠, 앞으로 정부가 친환경 쪽에 많이 투자를 한데. 그러니까······]


“봐라, 봐. 이래도 모른 척 할래?”

“그건, 그냥 일반적인 내용입니다.”


그쯤은 놈도 알고 있었다. 다만, 이놈은 뭔가 구실을 찾는 거 같았다. 내가 억지로라도 자신을 돕도록 만들 구실을.


“네가 미션을 달성하고 내 돈을 불려줬으니까, 약속한 대로 네 잘못은 용서해 줄게. 하지만, 이건 네 여자친구 문제야. 그러니까···”

“······.”

“가려면 네 여자는 두고 가라.”

“······.”

“어떡할래. 빨리 결정해!”


더럽고 치사한 자식!

하지만, 나는 고민할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

***



그날 오후 3시.

나는 결국 혜림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왔다.


다행히 녀석은 괜찮은 듯 보였지만, 장시간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기 때문인지 헤어지지 않고 나와 함께 있길 원했다. 물론 내게 물어보고 싶은 거도 많았을 것이다.


누군가를 누추한 집에 데려온 건 처음이었지만, 초췌해진 녀석을 보니 부탁을 쉬 뿌리칠 수 없었다.


녀석을 씻게 한 후, 나는 HTS를 열어서 솔수바이오 종목을 다시 확인했다. 늘 보던 종목인데 오늘은 느낌이 달랐다.


‘내가 이 종목에 들어온 세력들에게 납치됐다 올 줄이야!’


[솔수바이오]

[현재가: 11,200원]

[총평가금액: 0 원]


이렇게 해서 그동안 내 씨드머니를 키워준 6번째 종목과의 이별을 고한 셈인가?


사실 나는 이 종목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전량 매도했다.

모바일 거래를 통해서였다. 워낙 정신이 없었던 터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매도했다.


그래서 계좌를 재차 확인해 보는 거다.


[예수금: 1억 8백만 원]


다행이었다.


전의 그 남대문 트라우마 때문에 그동안 힘들게 번 돈이 다시 하한가 몇 방에 날아가는 줄 알고 식겁했었다.


헤어지기 전 마지막 인사처럼 이놈의 차트를 다시 확인했다.

자세히 보니 오전에 거의 상한가 근처까지 갔다가 내려온 분봉 차트.


납치만 당하지 않았어도 몇천만 원은 더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놈들이 패대기를 치지 않은 걸로 만족해야 했다.


예상과 달리 크게 떨구지 않은 걸 보면, 남은 물량을 서서히 매도할 모양이다. 아니면, 내가 올린 게시판 글들 때문에 전략을 수정했을 수도 있고···.


떠나보낸 종목에 대해 잠시 회상에 잠겼다.

이 종목은 단타에 특화된 종목이었다. 마치 나에게 단타 연습 좀 하라고 던져준 종목처럼 느껴질 정도로.


개미들은 어지러워 다 떨어져 나갈 듯한 롤러코스터 운전 솜씨. 기특한 것은 그렇게 큰 파동을 그리면서도 꾸준히 올라 줬다는 것.


그래서 나는 단타임에도 4개월이나 먹을 수 있었고, 단기간에 내 씨드머니를 억대로 늘렸다.


무심코 핸드폰을 내려다보았다.


화면 위로는 아직 읽지 않은 문자 하나가 보였다.

오전에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문자.


[우진 아우 고마워. 아우님 덕분에 솔수로 잘 먹고 있어. ^^]


와우개미였다. 나도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와우개미 형님. 이제 그 종목 수명 다한 거 같아요. 물론 형님은 알아서 하시겠지만···ㅎㅎ]


*


등 뒤에서 들려오는 여유를 되찾은 듯한 혜림이의 목소리.


“아, 개운해! 이제 좀 살 거 같네.”


화장실에서 한참 만에야 나온 걸 보면 샤워까지 마친 모양이었다.


“야, 넌···”


녀석 대충 씻을 줄 알았는데···. 나는 약간 당황스러워서 뒤도 돌아보지 못한 채 있었다.


남자 혼자 사는 집에서 샤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배짱이 좋은 걸까, 아니면 나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는 걸까.


녀석이 잠시 후 옷을 다 입었는지, 내 옆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오빠 도대체 그놈들이 왜 납치한 거야? 오빠가 올린 게시글 얘기하던데 그럼 놈들이···?”


혜림이도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단지 그게 자기가 알고 있는 김막수라는 놈이란 게 신기했다.


“그러니까, 김막수가 그 종목 세력이었던 거야?”

“응. 놈들이 나를 납치할 정도로 예민해져 있던 거 같애. 그것만 봐도 이제 이 종목 끝물이 맞았어.”


놈들이 그동안 작업한 과실을 따 먹어야 하는데 내가 망쳐놓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 오늘 왜 폭락 안 한 거야?”

“확인해 보니까, 임상 2상 결과는 앞으로 한 두 달 더 기다려야 나온대. 그래서 놈들이 기대감이 살아있는 개미들에게 야금야금 팔아넘길 시간은 충분할 거야.”

“······.”

“하지만 오늘이 고점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기대감 말고는 더 이상 올릴만한 재료가 없거든.”

“그럼 오늘 들어간 개미들은 피해가 크겠네.”

“그렇지. 그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팔아야 해. 임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진짜 지옥이 뭔지 맛보게 될 테니까.”

“아이고, 불쌍해라!”


불쌍한 개미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들을 살릴 만한 힘이 없다.

방금도 그들을 살리려다 오히려 내가 죽을뻔하지 않았는가!

아직도 그 말 같지도 않은 미션을 달성하고 살아 돌아온 게 꿈처럼 느껴질 뿐이다.


“솔직히 나는 오빠가 성공할지 몰랐어. 그놈이 제시한 그 말도 안 되는 미션을 말야.”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하한가에 있던 종목이 갑자기 상한가를 갈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결국 이게 그놈과의 인연이 되었다. 내 씨드머니를 크게 키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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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마술사야 뭐야? 23.05.31 231 6 11쪽
21 불가능한 미션 +2 23.05.30 230 6 11쪽
20 댓글 보고 연락드립니다 +2 23.05.29 231 6 11쪽
19 개미들을 구하라! +2 23.05.28 231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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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나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23.05.27 23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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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세력을 알아내는 특별한 방법 23.05.26 234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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