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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쏘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세력이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글쏘울
작품등록일 :
2023.05.14 20:21
최근연재일 :
2023.09.09 13:34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13,678
추천수 :
362
글자수 :
332,534

작성
23.06.01 22:05
조회
228
추천
6
글자
9쪽

재벌 망나니가 세력이라

DUMMY

해당 종목은 남북 관련 테마주였다.


당시 한참 관심이 고조된 상태에서 생중계된 북미 정상회담과 얽혀 하루 만에 그토록 큰 변동성을 가졌던 것.

다시 몇 분만에 폭락했지만, 다행히 나는 이미 팔고 나온 뒤였다.


어쨌든 그 종목이 아니었다면, 나는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혜림이도 그걸 알고 있었다.


“나는 김막수란 놈을 잘 알아. 오빠가 미션에 실패했으면 진짜 없앴을 거라고. 나도 어디 팔려갔거나···. 아, 끔찍해!”


부르르 몸서리 치는 이혜림.

그러더니 뜬금없이 나를 보고 물었다.


“근데 오빠!"

"...?"

"놈들이 나를 오빠 여자친구로 보니까 어땠어?”

“하, 너는 그 상황에서 무슨...?”

“그래도 궁금하잖아.”

“너는 어땠는데?”

“나는··· 솔직히 좋았어. 호호.”


어이없었다. 어떻게 하면 그 위험한 상황을 모면할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던 나로서는.

하지만, 지금은 녀석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어야겠지.


“나도 그래 임마.”


역시 만족스러운듯 하얀 이를 드러내는 녀석.


“오빠 고마워.”


애초에 내 부질없는 오지랖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닌가.

오히려 나 때문에 죄 없는 놈이 다칠 뻔했으니 내가 더 미안하지.


“하, 당연한 거를···.”


결국 그날 혜림이를 구하기 위해 나는 어쩔 수 없이 김막수란 놈 밑으로 들어갔다.

전에는 남대문 양아치 세력이었다면 이번에는 재벌 망나니 세력인 셈인가?


아무튼, 이놈 밑에서는 과거 남대문에서처럼 호락호락 당할 내가 아니다.


“근데, 오빠 어떻게 한 거야?”

“뭘?”

“아까 말야. 어떻게 1시간 만에 그렇게 할 수 있어?”

“···몰라. 그냥 운이 좋았어.”

“운도 실력이래. 오빠 너무 대단한 거 아냐?”


그러더니 가까이 다가오는 이혜림.

녀석의 샴푸향이 물씬 풍겼다.

분명 내가 쓰던 샴푸일 텐데···, 왜 이 녀석에게서는 다른 향으로 느껴지는 거지?


나도 모르게 몸을 뒤로 물러섰다.


“뭐야? 왜 자꾸 멀리 떨어져?”

“······으, 응?”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사실 방이 너무 비좁기도 했다.

줄곧 침대 위에 걸터앉아 있었는데 녀석이 너무 가까이 붙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몸을 옆으로 피했던 거다.


재빨리 화제를 돌리는 수밖에.


“그 근데, 그놈 말이야. 너 아는 놈이라고 했지?”

“말도 마, 걔 완전 싸이코야!······”


그리하여 그날 저녁 혜림이를 통해 김막수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놈은 한명그룹의 총수, 김한명 명예회장의 막내아들이었다.

아버지 김한명은 아들만 3형제를 두고 있는데, 첫째가 김한수, 둘째가 김두수 그리고 셋째가 바로 김막수였다.


늦둥이라서 애지중지 자란 김막수. 원래 막내라서 김막수라고 지었다는데, 나중에는 ‘막 사는 놈, 김막수’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어려서부터 망나니처럼 행동했다고.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이 자라온 놈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에게 돈을 주며 자신의 소변과 인분을 먹이는 등의 기행을 저질렀고, 커서는 돈으로 사랑도 사고 마약도 샀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는 법.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돈으로 마음을 살 수 없게 되자, 마약과 주색에 빠져 닥치는 대로 여자들을 성희롱했다.


그렇게 망나니처럼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문제만 일으키는 그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회사와 가족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 반복되자, 친인척과 형제들은 물론, 어릴 적 그를 애지중지하던 아버지 역시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결국 김한명 명예회장은 김막수에게 어떠한 계열사 후계자 자리도 물려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다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불만을 다소나마 잠재우고자, 그리고 자식에 대한 마지막 애틋한 마음으로 자리 하나는 내주기로 했다.


그게 바로 HM건설 부회장 자리다. 물론 허울뿐인 자리였지만···.


“뭐 HM건설?”


내가 혜림이의 말을 듣다가 놀란 이유가 있었다.


“헐, 그럼 그놈이 HM건설 부회장이었어?”

“왜? 아는 회사야?”

“응, 내가 예전에 다녔던 회사인데···”


내가 다니던 21개의 기업 중 하나였다. 들어간 지 한 달 만에 나와서 존재감이 별로 없던 회사.

그러고 보니 HM건설은 한명그룹의 계열사였고, HM은 한명의 약자다.


‘이게 또 이렇게 인연이 되는구나!’


“HM건설 회장은 장남 김한수야. 부회장은 3명이나 되고. 김막수에게 부회장 자리 하나를 준 건 큰형 밑에서 관리나 받으라는 의미였지, 경영에 참여하란 의미는 아니었나 봐.”


하지만, 가뜩이나 형도 믿지 못할 동생 아니던가.

형 김한수 회장은 모든 결재를 동생 김막수를 거치지 않고 직접 본인에게 올리도록 지시했다.


그 후로 부회장이라고 해봐야 행사 때나 얼굴 한 번 비치는 게 다인 형식적인 자리가 되어버렸고, 이에 불만을 품은 김막수는 결국 어느 날부터인가 회사에는 출근하지 않은 채 밖으로만 나돌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세간이 이미 알려진 내용이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내용은 내가 김막수 밑에서 일하면서 자연히 알게 되었다.



***



처음엔 김막수 세력이 남대문투자클럽의 강희성 세력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막수 회사는 겉으로 보기에 제법 회사다운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내가 일할 곳은 서울 근교의 깔끔한 4층짜리 건물 하나.

‘라스트인베스트’ 라는 투자회사가 통째로 사용하는 건물이었다.


HM건설 부회장이란 자가 왜 이런 회사를 차렸을까 의아했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걸 보면 분명 명의는 다른 사람일 것이다.


회사가 주로 하는 일은 주로 대부업과 부동산 및 주식투자.

그래서 1층은 응접실, 2층은 부동산, 3층은 대부업, 4층은 주식팀이 사용했다.


그리고 경험해 보니 놈이 그냥 목적 없는 싸이코는 아니었다.


놈에게는 어떤 갈급한 목적이 있어 보였다.

꽤나 쓸모 있는 인재들을 여럿 영입해서 자신의 자본을 하루빨리 키우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처음에는 사람을 시켜서 나를 태워 오게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나에게 출퇴근할 때 쓰라며 제법 괜찮은 자동차까지 제공한 김막수.


웃긴 게, 내가 납치되던 날 놈의 미션을 수행해서 벌어다 준 돈으로 산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나는 강희성 놈과는 달라.”


그는 그렇게 수시로 나를 안심시켰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놈이 누군지 아니? 바로 나를 돈 벌게 해주는 놈이야. 나는 절대 나를 돈 벌게 해준 놈은 배신하진 않아.”


그러나 나는 그 말이 더 무서웠다.

그게 마치 돈을 못 벌어다 주면 더 큰 화를 입는다는 협박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놈과 일하다가 갑자기 사라진 자들도 여럿 있다고 들었다.


나는 나중에 어떻게 복수를 하든 일단 그의 신임을 얻고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네 열심히 일해 보겠습니다.”


그는 최근에 주가조작으로 돈을 버는 것이 부동산보다 더 빨리 자본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큰돈을 들여 전문적인 주가 조작꾼들을 고용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은 그들과 함께 김막수에게 주식으로 돈을 벌어다 주는 일.


첫날 그가 나를 직접 소개했다.


“이놈 잘 써먹어봐라! 괴물 같은 감각을 가진 놈이라 도움이 될 거야.”


내가 불가능한 미션을 통과하고 살아온 놈이라는 소문이 퍼진 걸까? 그들은 나를 괴물 보듯 쳐다봤다.


나도 그자들을 둘러봤다.

보이는 건 김막수에게 쓰임 받은 대략 20여 명이 인간들.


‘주가조작’의 세계에서 인간의 쓰임새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주가조작 기업을 선정하고 전반적인 계획을 짜는 자. 그리고 다른 하나는 계획대로 그 주식을 거래하는 자.


계획을 짜는 자를 설계자라 부르고, 계획대로 주식을 트레이딩하는 자를 기술자라 부른다.


아, 그리고 이들을 각자 쓰임새대로 쓰고 움직이는 건 바로 돈.


물론 이들이 굴릴 돈이 필요해서 직접 모아오기도 하지만, 현재 이들을 불러 모은 건 바로 김막수의 돈이다.


그래서 돈의 주인 전주(錢主)는 현재 이들이 회장님이라 부르는 자, 김막수.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자가 나를 보며 짧게 인사했다.


“잘해봅시다!”


검정색 뿔테에 눈매는 날카로운 40대 후반의 사내. 그는 김막수에게 고용된 노련한 주가조작의 설계자 윤재량이었다.


반년 만에 무려 4,000% 뻥튀기라는 전설적인 주가조작을 하다가 감방까지 다녀온 자.

금융감독원 감시가 까다로워진 요즘은 말도 안 되는 수치다.


김막수가 가고 나니 몇몇이 수군댔다.


“야, 웬일이냐? 회장님이 직접 소개까지 다 시키고.”

“괴물이라잖아, 편의점 괴물. 크크.”


실실 쪼개는 놈들의 미소를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이자들과의 적응이 쉽지 않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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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댓글 보고 연락드립니다 +2 23.05.29 232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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