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폭렬천사의 셸터

또 다른 셸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폭렬천사
작품등록일 :
2013.09.13 10:45
최근연재일 :
2015.05.24 21:42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231,831
추천수 :
5,519
글자수 :
1,674,356

작성
13.11.06 19:33
조회
1,138
추천
36
글자
18쪽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0)

첫번째 리메 시작합니다.




DUMMY

10.

숲을 따라 몸을 숨기며 이동하던 위즈는, 어렵지 않게 노상강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열 명이라니……너무 많은 걸?’

위즈는 이들의 숫자와 장비를 보고는, 어그로를 끌어보려던 생각을 접었다. 다른 무기는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지만 활은 무리다. 게다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전직 사냥꾼들이라는 설정 같다.

‘실제 중세시대에도 유능한 아처들은 10년 이상 사냥을 해온 자들이었지.’

지푸라기를 엮어 만든 허수아비에 헤드샷을 꽂아 넣는 모습을 보니 저들 역시 하루 이틀 쏴본 솜씨가 아니다. 위즈는 숨어서 접근하길 잘했다고 여겼다. 무턱대고 어그로를 끌어버렸다면 개죽음 당했을 것이다.

‘오늘은 이정도로 하고, 돌아가서 집중력 스탯이나 마저 채워야겠다.’

유저들이 시간을 들여 힘을 키우고, 숫자를 늘려 돌파하려는 건 확실히 현명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알면서도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오오! 이제 보인다! 검이 어디로 날아오는지 다 보인다고!”

노상강도 하나가 검집을 떨어뜨렸다. 대련이랍시고, 빈 검집을 들고 휘둘러대던 자들 중 하나였다.

“그거 한방 먹인 거 가지고 난리치지 마라!”

“하지만 실력이 더 나아졌다고!”

실력이 나아졌다? 경험치 덩어리에 불과한 노상강도가?

위즈는 무심코 넘긴 사실을 떠올렸다. 이들 역시 NPC와 마찬가지로 사람이라는 것. 이들도 머리가 달려있으니 생각이란 걸 할 수가 있다. 세상을 구하러 왔다는 이방인을 털기 위해 이들 역시 날마다 훈련을 하고 있다. 성과가 없는 게 더 이상하다.

‘환장하겠네.’

유저들이 레벨을 올리는 만큼 이들도 강해지고 있다. 이래서야 초보사냥터 졸업하고 덤비나, 준비를 더 하고 덤비나 매한가지 아닌가. 더 심각한 건 잠시 후 벌어진 일이었다.

위즈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다른 노상강도가 흰 천을 흔들며 다가왔다. 다들 훈련을 멈추고 경계하는 걸 보니 같은 편은 아닌 것 같았다.

“뭐냐?”

우두머리로 보이는 노상강도가 물었다.

“허수아비 단의 대표로 왔습니다.”

“그래서 용건은?”

“이방인을 상대로 30명은 너무 적은 것 같아, 연합을 제시합니다. 저희들은 검은 숲의 단과 함께 움직이고 싶습니다.”

“잠깐! 30명이면 우리보다 많잖아? 어째서 연합하려는 거냐?”

“용병들에게 얻은 정보로는, 이방인들이 수련을 통해 강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위즈는 헛바람을 삼켰다. 설마 이들에게 정보를 파는 자들이 있다는 건가?

‘그 용병이란 것들은 대체 뭐하는 놈들이지? NPC? 유저?’

나중에 용병들에 대해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위즈는 이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네 놈들 제정신이냐? 30명으로도 부족하다고? 아예 100명씩 떼를 지어 다니겠다는 거냐?”

“그 정도 군세를 갖추면 국왕군이 토벌령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걸 아는 놈이 이러고 있어?”

“처음부터 많은 수로 밀어버리자는 게 아닙니다. 그냥 방향을 정해서 맡은 곳의 이방인을 처리하고, 난전 중에 은근슬쩍 우리들끼리 힘을 합하는 거지요. 그리고 나머지는 단순 포위로 압박만 하자는 겁니다. 실제로 겪어보면 느슨해 보여서 우리들이 연합했다고 생각하진 못할 겁니다.”

“그래도 이방인들이 국왕에게 꼰지르면?”

“어차피 한탕 해먹고 찢어질 사이들 아닙니까? 설마 계속 알짱거리면서 이방인들을 털어먹을 생각은 아니겠지요?”

“운이 닿아서 부하가 늘어나면 본격적으로 산적질을 해도 될 것 같은데.”

“동화책도 안 읽어보셨습니까. 산적들은 용사의 밥입니다. 밥. 그리고 이방인들은 용사가 되려 우리세계로 넘어 온 것이고요. 아무튼 연합의 건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도 이것저것 알아보고, 부하들하고도 의논은 해봐야겠다. 시간을 다오.”

“결정되는 대로 사람을 보내주십시오. 남쪽의 커다란 고목나무에 수건을 매놓겠습니다. 자정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자신들끼리 치고 박으며 싸울 것 같은 범법자들이 뭉치고 있다. 위즈는 해당 영상을 올리려 시도해보았다. 하지만 관련자가 아니라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만 뜬다.


<관련자가 아닙니다. 접근권한이 제한됩니다.>

<동영상을 추출할 수 없습니다.>


‘일단 안전지대에서 로그아웃해 확인해야겠다.’


◇◇◇◇◇◈◇◇◇◇◇◇◈◇◇◇◇◇◇◈◇◇◇◇◇


편재는 네메시스에게 동영상을 뽑아낼 수 없는 이유를 물었다.

“알고 있어?”

『다른 유저의 퀘스트 수행에 직접적인 방해를 줄 수 없게, 타인의 퀘스트와 관련된 영상은 함부로 찍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해킹을 한다면 동영상을 강제 추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마도로스 社에게 꼬리를 잡힐 걸.”

『그렇다면 동영상을 얻을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나도 관련자가 되라는 것이군.”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과 확실히 적대하여 걸림돌이 되거나, 관련된 퀘스트가 생성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정확히 어떤 내용의 퀘스트지?”

『저는 예전 데이터에 근거를 둔 답변만 할 수 있습니다. 마도로스 社가 추가한 부분에 대한 답변은 불가능합니다.』

“하…내가 건드려놓은 만큼 뒷수습하겠다고 이것저것 손댔을 테지.”

그저 눈에 보이지 않는 수준의 조율로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


다시 접속한 위즈는 멀리 도망가고 있는 곰을 따라잡아 흠씬 두들겨 패주고는, 다시 탈것(?)을 획득했다. 냄새도 고약하고 흔들림도 심했지만, 이렇게 타는 재미 쏠쏠한 탈것을 어찌 포기할까.

“달려라, 달려!”

위즈는 나무 몽둥이를 휘둘렀다. 붕붕 소리가 날 때마다 곰은 쩔쩔맸다. 이미 도망가거나, 저항하려는 의지는 꺾였다. 곰은 그저 이 악마 같은 인간이 싫증나서 자신을 내버리기만 바랐다.

“우와! 저님 좀 봐.”

“짱이다.”

사냥을 하던 유저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위즈는 정신을 차렸다.

‘너무 즐겼군.’

어느새 늑대와 토끼가 나오는 지역까지 와있었다. 그만큼 곰은 사력을 다해 달렸다. 딱히 곰을 잡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대로 성문을 돌파할 생각도 없었기에 위즈는 곰에서 내렸다.

유저들과 싸우던 짐승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유저들은 곰의 출현 때문이라고 생각했으나, 실상은 위즈 때문이었다. 막 리젠되어 뭣 모르는 토끼들만이 촐싹대며, 유저들 앞에 얼쩡거리고 있었다. 위즈는 곰을 숲으로 돌려보냈다. 곰은 유저들을 본체만체하고 후닥닥 사라져버렸다.

“야, 봤어? 저 곰 울고 있었어.”

“에이 잘못 봤겠지.”

아마 그게 맞을 겁니다. 위즈는 종종걸음을 치며 신음을 삼켰다. 되도록 튀는 짓은 삼가고 싶었는데, 애처럼 곰이랑 놀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인육만두의 패거리가 아직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으니, 사냥터에서만은 주목받지 않아야 했는데. 이거 난리 났군.’

아마도 몇몇 유저들은 발 빠르게 곰을 타고 다니는 기인에 대한 동영상을 올릴 것이다. 그걸 본 인육만두의 패거리는, 야밤에 자신들을 습격한 늑대와 멧돼지 곰을 떠올릴 것이다.

꼬리는 이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잡히는 법.

변장한 모습에 한계를 가진 지금의 상태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카무플라주 스킬로 변한 모습은 무조건 뚱보의 모습이다. 이 많은 유저들 중 뚱보만 찾아 걸러내면 결국 위즈의 존재가 노출되는 건 시간문제.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된 거, 빨리 미노클을 떠야겠어.’

위즈가 여기서 미적거리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도서관 때문이다. 위즈는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카무플라주로 모습을 바꾸고 어쩌고 할 여유가 없다.

“오늘밤까지 집중력 스탯을 100까지 올린다.”


◇◇◇◇◇◈◇◇◇◇◇◇◈◇◇◇◇◇◇◈◇◇◇◇◇


스쳐지나가는 소맷자락에 잉크가 번질까 조심조심하며 13권 째의 필사를 마친 순간 위즈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깜빡거렸다.

위즈는 모든 게 자신의 계획대로 되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더 오션 최초로 Lv.10이전에 무직업으로 집중력 스탯 100을 달성하셨습니다. [현재 101로 초과달성]>

<칭호 ‘the fool’을 획득했습니다.>

<유니크 스킬 ‘카피캣’이 생성됩니다.>


====================================

[유니크 스킬]/[패시브]

====================================

[카피캣 : MX-LV.1] [LV.1-숙련도 Mastered]

뛰어난 눈썰미로 인해 타인의 기술을 따라할 수 있게 됩니다.

9회 이상 해당 기술을 관찰하고, 9회 이상 따라하십시오.

일정확률로 상대의 스킬을 카피해 습득하실 수 있습니다. 참 쉽죠?

[레전드 스킬 카피확률 0.01%, 유니크 스킬 카피확률 0.03%, 오리지널 스킬 카피확률 0.1%, 조합스킬 카피확률 1%, 노멀 스킬 카피확률 10%]


① 물리공격스킬 카피 가능 [칭호 ‘the fool’ 획득]

- 방어하지 않고 9회 버티면 100%확률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

② 보조스킬 카피 불가능. [‘마음속 성전(聖殿)’ 필요]

③ 마법계열 스킬 카피 불가능. [‘마력을 보는 눈’ 필요]


(카피캣으로 획득한 기술은 오리지널에 비해 낮은 효과와 명중률이 적용됩니다. [10% 적용])

(????????)

(자주 사용하시면 효과와 명중률을 최고 80%까지 올리실 수 있습니다.)

(얻을 수 있는 스킬의 개수에 한계는 없습니다.)

(성직자, 전사, 모험가, 생산자, 학자 카테고리의 직업을 얻으면 카피캣 스킬은 사라집니다.)

(카피캣 스킬이 사라지면, 모방된 스킬도 함께 소멸합니다.)

====================================


보기만 해도 타인의 스킬을 훔쳐 배울 수 있다.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유니크 스킬마저도 카피캣의 대상이다.

“물론 확률이 낮으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게 현명하겠지만,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게 더 중요하지.”

위즈는 필사했던 책들을 모두 모아 책장에 손수 꽂아주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무리는 직접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수련장에 가서 땀을 흘렸다면, 자신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남들이 사냥터로 가서 레벨업을 하는 동안, 자신은 도서관에서 필사만 죽어라 했다. 사냥터에서 동물들과 술래잡기하는 일은, 하루 한 시간씩 바람이나 쐬는 기분으로 한 것이다. 그러니 위즈에겐 이 도서관이 곧 수련장이었다.

“며칠 새에 정이 든 건가.”

익숙해진 책장의 도서목록들을 훑으며 위즈는 탄식을 흘렸다. 처음에는 책만 읽는 걸 지루하게 여겨 포기할까 걱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더 오션의 책들은 확실히 재미있다. “네메시스가 구형단말기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낸 내용이라 확실히 달라.”

그래서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중에…더 오션의 가라앉은 땅이 모두 떠오르면……그땐 재미를 위해 게임을 하자. 더 오션의 모든 책을 읽으러 여행하는 것도 괜찮겠군.’

위즈는 마지막으로 필사본을 사서에게 넘겨주었다. 사서는 필사본을 훑어보더니 도장을 찍었다.

“이제 안 올 겁니까?”

“그렇게 보입니까?”

“얼굴에 씌어있군요.”

“이제 더 멀리 나가려 합니다.”

“처음엔 마법사 지망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수련장 근처에는 가지도 않으시더군요.”

그렇게 생각할 법도 하다. 마법사는 학자 카테고리에 들어 있는 직업. 일단 도서관에 와서 책부터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수련장으로 보내져 본격적인 수련을 하게 된다. 하지만 위즈는 끝까지 도서관에 남았다.

“그 어떤 직업도 선택할 생각이 없습니다.”

카피캣 스킬이 아니더라도, 위즈는 직업을 고를 생각이 없었다. 서포트에 특화된 잡캐를 만들기 위해, 직업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지 오래.

“그런 말을 하시니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되는군요. 단순히 특이한 것을 좆는 거라면 별말은 않겠습니다만, 너무 큰 이상을 염두에 두고 벌이는 일이라면 충고를 하지 않을 수 없겠군요.”

사서는 자신이 읽고 있던 책을 들어 보여주었다.

“항마(抗魔))전쟁의 영웅들이 말한다. 이미 읽은 책입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요. 레이슬릭의 ‘진정한 마법사를 보았네’를 읽고, 그 길을 가고자 하는 거라면 포기하는 게 빠를 겁니다. 레이슬릭이 기술한 인물에 대한 정보는, 여러 국가의 합의로 파기시켰습니다. 계승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딱히 그걸 염두에 두고 플레이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즈는 호기심이 생겨났다. 언젠가 한번 알아보고는 싶다고 생각한 이야기. 그것을 사서가 시작하고 있다.

“같은 마법사의 정보이니 ‘마법사의 탑’ 같은 곳에는 있지 않겠습니까?”

“마법사들은 강제적으로 그 존재의 이야기를 할 수 없도록, 침묵의 맹약을 합니다. 문서로도 유출시킬 수는 없습니다.”

여기까지 듣자 위즈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상대는 안 된다고만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다. 이건 흡사 부추기는 것 같지 않은가?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저는 그 책의 내용에 딱히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셔도, 제 기억에서 사라졌을 겁니다. 하지만 사서님은 굳이 그 존재를 들먹였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요? 반어법으로 받아들이는 제가 지나치게 삐딱한 것일까요?”

“아니라면 다행입니다. 그 존재를 캐고 다니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게 알려지는 즉시 목숨이 위험해질 겁니다.”

이렇게 보면 단순히 걱정되어 하는 충고 같기도 하다.

“충고 감사합니다. 용건은 그게 다입니까?”

“하나 더 남았습니다.”

사서는 품속에서 20㎝정도 되어 보이는 막대를 꺼내들었다. 매직스틱. 스태프와 달리 주문의 발동시간이 빠르고, 비교적 가격에 부담도 적어서 마법사 지망생들이 이용하는 무기다.

“이방인들의 것은 나무 조각처럼 보이던데, 이건 꽤 훌륭해 보이는군요.”

“커스텀 제작된 물건입니다. 조잡한 양산품과는 다르지요.”

“그래서 이걸 꺼내신 의도는?”

“가족이 신세를 졌더군요. 늦었지만 보답을 하려합니다.”

가족? 보답?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멀뚱거리는 위즈에게 사서는 웃어보였다.

“저는 3급 마법사-라미즈 큘라스. 크로델 보육원 출신입니다.”


◇◇◇◇◇◈◇◇◇◇◇◇◈◇◇◇◇◇◇◈◇◇◇◇◇


위즈는 라미즈를 따라 마법 수련장으로 향했다. 라미즈는 여느 마법사보다도 더 외골수였기에 소식을 뒤늦게 접했다고 한다.

“가족들의 무덤에는 참배했으면서도, 사건을 해결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뒤늦게 접하고 말았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걸로 면목은 세울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라미즈는 수련장의 지하관문을 열었다.

“미리 말씀드렸다시피, 이곳은 과격한 방법으로 수련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다 하여 적이 봐주지 않는 법이니, 부득이하게 당신께 이런 수련을 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기대되는군요.”

라미즈는 위즈의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며 웃어주었다. 비웃는다기보다는 걱정이 가득 담긴 미소다.

“특별히 궁수의 공격에 대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방패를 착용하는 게 더 나을 겁니다.”

“제가 장비하기엔 무거워서 말입니다.”

“하긴……책만 읽으셨으니 힘들겠군요. 알겠습니다. 궁수에 대한 시험도 준비하겠습니다.”

“하나 더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십시오.”

위즈는 노상강도들이 나누던 대화의 내용을 들려주며, 이들에게 정보를 판 용병의 정체를 물었다. 크로델 보육원 출신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유능한 정보원이다. 이번 인육만두 사건에서, 납치범의 위치를 알아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라미즈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용병에 대해 캐는 건, 민감한 사항입니다. 해당 용병조직에 대한 시비로 간주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크지요. 하지만 알아보겠습니다. 단, 이쪽에서도 신중을 기해야 하니 시간이 걸릴 지도 모릅니다.”

“일주일 정도면 되겠습니까?”

“그 정도라면 가능할 겁니다. 이제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위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미즈는 자신의 매직스틱을 벽의 구멍에 꽂고는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지하로 들어가는 통로가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주의사항은 숙지하셨겠지요.”

“하나, 돌파가 목적이지 싸움이 목적이 아니다. 둘, 기관의 파괴를 시도하면 죽는다. 셋, 위험해질 것 같으면 큰 소리로 기권을 외친다. 이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무운을 빕니다.”

라미즈는 길을 열어주었다. 위즈는 조심스레 걸음을 내디뎠다. 체중이 실리는 순간 계단을 이루는 돌조각이 어긋나며 발이 쑥 빠졌다. 위즈는 허리의 탄력을 이용해 앞으로 굴러 빠져나왔다. 그 큰 동작에 가는 와이어가 걸렸다. 철컥 소리가 나며 통로의 양쪽 벽이 활짝 열렸다. 화살이 빽빽이 채워져 있는 함정. 비록 촉이 없는 뭉툭한 화살이지만, 기관으로 발사되는 만큼 부상은 피할 수 없다. 위즈는 구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데굴데굴 굴러지나간 곳으로 화살들이 어지러이 날았다.

“첫 함정부터 걸리다니……아직 수양이 부족하군요. 멈추지 못하면 곧 파국일 텐데.”

라미즈는 멀어지는 위즈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에...급하게 써갈겨서 분량이 이따구입니다.

더 써야 하는데......나중에 추가해서 올리렵니다.


이제부터는 이렇게 나중에 추가하거나 고칠 예정인 글에,

을 붙이겠습니다. 완료되면 은 지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또 다른 셸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3.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4) +2 13.11.30 1,023 23 27쪽
33 3.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3) +2 13.11.29 1,151 30 21쪽
32 3.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2) +3 13.11.28 1,049 25 20쪽
31 3.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1) +4 13.11.23 1,521 20 19쪽
30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ED) +1 13.11.22 1,147 22 15쪽
29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8) +1 13.11.19 1,217 24 34쪽
28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7) +1 13.11.16 1,514 29 24쪽
27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6) 13.11.15 1,556 28 23쪽
26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5) +1 13.11.13 1,751 28 21쪽
25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4) +1 13.11.12 1,143 25 14쪽
24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3) 13.11.11 1,134 31 21쪽
23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2) +2 13.11.08 1,562 39 18쪽
22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1) +1 13.11.07 2,192 36 23쪽
»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0) 13.11.06 1,139 36 18쪽
20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9) +1 13.11.05 1,531 31 22쪽
19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8) +3 13.11.02 1,113 23 20쪽
18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7) 13.11.01 1,203 32 23쪽
17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6) 13.10.29 1,151 31 23쪽
16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5) 13.10.28 1,143 27 14쪽
15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4) 13.10.26 1,476 36 17쪽
14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3) +1 13.10.25 1,585 36 16쪽
13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2) +1 13.10.24 2,419 40 21쪽
12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 13.10.22 2,117 32 15쪽
11 1. 계절이 바뀌는 때 (ED) +1 13.10.19 2,871 138 19쪽
10 1. (9) +1 13.10.16 1,911 42 23쪽
9 1. (8) 13.10.14 1,703 29 23쪽
8 1. (7) +1 13.10.05 3,286 60 25쪽
7 1. (6) 13.10.04 2,228 42 22쪽
6 1. (5) 13.10.02 2,266 39 17쪽
5 1. (4) 13.09.29 2,359 42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