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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렬천사의 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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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렬천사
작품등록일 :
2013.09.13 10:45
최근연재일 :
2015.05.24 21:4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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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2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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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4)

첫번째 리메 시작합니다.




DUMMY

4.

더 오션을 시작한 유저들은 초반에 다섯 개의 기초 직업군을 선택할 수 있다.

성직자, 전사, 모험가, 생산자, 학자.

그리고 5개의 기초 직업군에서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파생.

예를 들어 전사가 되면, 비슷한 카테고리의 정식클래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특별히 검을 수련하면 소드맨, 창을 수련하면 랜서나 파이커로 바뀌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직업들은 더 높은 상위 클래스로 변화 가능하다. 이른바, 선택에 따른 전문성의 강화다.

물론 소드맨이라고 창을 쓰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검과 비교해 위력이 떨어질 뿐.

여기까지는 기초직업군 내에서의 변화다.

직업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이보다 훨씬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이는 컨퓨전 클래스라고 하며, 한 가지 절대적인 원칙이 적용된다.

[성직자, 전사, 모험가, 생산자, 학자.]로 설명되는 룰이다.

예를 들어, 성직자의 앞뒤에는 학자와 전사가 위치한다.

즉, 성직자의 직업군을 고른 사람은 학자군과, 전사군의 직업을 보조 직업으로 택하는 게 가능하다. 전사는 성직자와 모험가를, 모험가는 전사와 생산자를, 생산자는 모험가와 학자를. 그리고 학자는 모험가와 성직자를 선택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사 직업군에 속한 소드맨이 성직자군의 보조 직업을 구해 성기사 클래스가 되는 건 가능하지만, 학자군의 스킬인 마법을 배워서 마검사가 될 수는 없다.

이런 식으로 다른 직업군과의 접점을 찾은 경우, 둘의 조화로 특이한 클래스를 획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컨퓨전 클래스가 인기 있는 건 아니다.

다양성의 획득이란 측면에서는 충분히 관심을 끌었지만, 실제 성능면에서는 부적합한 직업들이 절반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컨퓨전 클래스에는 이미 공식이 세워져 있다.

어디서 레벨업을 하고, 어떤 직업을 동시에 공략해야 하는가. 거기에 걸리는 시간과 효율의 계산식까지 존재한다.

따라서 컨퓨전 클래스가 출현해도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위즈는 머리를 긁었다. 마찬가지로 컨퓨전 클래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렇게 빨리 출현했다고 놀라진 않았다. 다만, 다른 직업과의 접점이 없이도 컨퓨전 클래스가 된 점에 놀란 것이다.

“아냐, 이 방법은 나도 알고 있어. 다만 뒷감당이 힘들어 제외시킨 거야.”

위즈는 도서관 입구의 포고문을 다시 읽어 내려갔다.


§§§§§§§§§§§§§§§§§§§§§§§§§§§§§§§§§§§§§§§§§§§§§§§§§

WANTED

죄인 : 이방인-‘인육만두’

죄목 : 살인.

피해 : 총 3명.

(독거노인, 쿠키팔이 소년, 카페점원)

현상금 : 5골드

지급자 : 미노클 왕도 경비대.

§§§§§§§§§§§§§§§§§§§§§§§§§§§§§§§§§§§§§§§§§§§§§§§§§


고작 3명을 죽이고 현상금이 붙은 데다, 캐릭터 명까지 드러났다.

이는 조심성 없이 이루어진 살인의 증거.

“아니, 일부러 이름을 노출시켰어.”

그러면 은행이자처럼 악명이 늘어난다. 그리고 악명을 필요로 하는 직업은 몇 없다.

“도살자로군.”

어떤 계열이든 시작과 함께 곧장 암흑가에서 ‘열심히’활동하면 얻을 수 있는 컨퓨전 클래스.

도살자는 악명을 얻는 것만으로도 성장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하지만 쉽게 선택할 직업은 아니다. 초반에 쉬운 만큼 나중이 문제가 된다.

“악명이 높아지면 결국 공적(公敵)이 되고 말아, 그저 도시에 머물기만 해도 경비대의 숫자가 늘어나버릴 텐데…….”

그 어떤 NPC에게 퀘스트도 받을 수 없고, 끊임없이 도망 다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영원한 도망자.

잡히는 순간 처형당해서 캐릭터 자체가 사라져버린다.

일반적인 유저들은, ‘더 오션’의 세계를 구하기 위해 찾아온 이방인들로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방인들은 죽어도 부활할 수 있다. 본체가 아닌 가짜 몸을 만들어 넘어왔고, ‘이 세계’가 그것을 용인했다고 NPC들은 말한다.

하지만 처형은 다르다. 이 세계가 거부하는 것. 그래서 영원한 죽음으로 처리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해당 캐릭터의 삭제로 반영되는 것이다.

“초반부터 이런 플레이라니……어지간히도 심심했나보군.”

위즈는 포고문을 뜯어냈다.


<포고문을 습득했습니다. >

<해당 사건에 한하여, 바운티 헌터의 자격을 획득합니다.>

<왕도 ‘미노클’내에서 전투가 가능해집니다.>

<범인이 잡히거나, 바운티 헌터가 사망하면 포고문이 소멸됩니다.>

<해당사건의 최신 정보가 미니맵에 표시됩니다.>


딱히 ‘인육만두’를 잡고 싶은 건 아니지만, 이대로 두면 게임 초반부터 자잘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이방인에 대한 NPC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해, 퀘스트의 보상이 하락할까 걱정이다.

“적어도 훼방은 놓을 수 있지.”

미니맵을 켜보니 초록색 점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위즈와 같은 생각으로 포고문을 뜯은 자들이 제법 있다.

“일단은 책이나 읽으러 가볼까.”

위즈는 어슬렁어슬렁 도서관으로 들어섰다. 하루해가 저물어가는 참이라, 사서를 비롯한 직원들은 퇴근하고 없다. 그럼에도 도서관을 열어둔 것은, 이곳에는 마법이 걸려 있어서 무단으로 책을 반출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예 책을 빌려갈 수 없는 게 규칙이다.

한마디로 이곳은 열람만 가능하다.

“항상 열려 있으니 어중이떠중이들이 와서 놀기에도 좋군.”

문을 열자마자 시끌벅적한 소리가 울린다.

다른 게임이라면 도서관은 한산한 분위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유저들로 북적거린다.

이들이 전부 학구적인 면모가 있어서가 아니다.

만남의 장으로 도서관만큼 좋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광장이나 시장에서 모이자니 꽉 차서 북적이고, 카페나 여관에서 모이자니 초반엔 돈을 아끼느라 염두를 못 낸다. 결국 이리저리 치인 자들이 한적한 곳에 모여 앉으면, 어떻게 알았는지 경비대가 달려온다. 그리고 무슨 반역모의라도 한 것처럼 해산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항상 열려 있고, 밤에는 NPC들도 찾지 않는 도서관에 모이는 거다.

이미 책상과 의자는 선객들로 가득 찼다. 위즈는 책 한권을 꺼내들고 서가에 기대어 앉았다. 돌로 된 바닥에서 차디찬 기운이 올라온다.

‘가상현실게임도 많이 발전했어. 이런 감각까지 재현하다니.’

별것 아닌 것에 감동하며, 위즈는 조용히 책장을 넘겼다.

자리가 불편하면 어떤가. 이미 유저들을 위한 플레이를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이 정도는 고생도 아니다.

게다가 지금 꺼낸 책에는 제법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 지루하지 않다.


------------------------------------

어디서 이만한 마법사가 나온 것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녀는 어지간한 기사보다 강한 돌파력을 가지고 있었고, 중장 보병보다 강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적들이 거는 그 어떤 저주도 파훼해냈다. 또한 어떤 마법을 쓰는지 우리가 눈치 채기도 전에 적들을 저세상으로 보내버렸다. 하지만 누구보다 당당하던 그녀는 계속 조급해했고,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부하들을 데리고 나온 ‘볼가’가 들이닥친 것이다. 나는 고기방패를 자처하며 뒤에 남기를 원했다. 볼가가 나타난 이상 함정해체는 의미가 없었다. 부상자들도 뒤에 남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녀는 거치적거린다며 우리의 등을 떠밀었다.


내 영혼이 마르고, 내 육신이 부서진다 하여도

난 이 자리에 서 있겠노라.

제일 앞에 서고, 가장 나중에 빠져나오는 미덕이

부서져 내리는 세상을 지탱해줄 것임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노라.


이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되었다. 우리들은 할 일이 있었다. 인간의…아니, 이 세계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위해, 빛나는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들은 그녀를 버렸다. 난 처음으로 그녀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그거면 된 거라고 말하는 듯 했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몽환적인 분위기의 여인은 자신이 내뱉은 말대로 살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런 영웅들의 값진 희생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나는 하찮은 도적에 불과했지만 그간 살아온 세월이 적지 않은바. 결코 식견이 좁지 않다고 자부한다. 어렴풋이 그녀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도적이 되어 어찌 방정맞게 입을 놀릴까. 그저 최후의 10인에 고결한 자가 있었기에, 그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될 일이라 여기며 애써 참고 참았다. 하지만 그녀의 존재는 끝끝내 언급되지 않았다.

산자의 영광이 너무나 찬란했던 것일까. 그렇게 죽은 자는 너무도 쉽게 잊히고 말았다.

내가 누린 광명 역시 여기에 일조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너무도 안타깝고 안타깝구나.


내가 아는 한 마법사의 이름에 어울리는 자는 오직하나.

그녀는 마법사 중의 마법사.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그녀를 기억하는 자는 어디에도 없으리.


그래도 남겨진 것들은 기억할 것이다. 영원불멸할 것이기에.

------------------------------------



위즈는 책표지를 확인했다.

‘항마(抗魔))전쟁의 영웅들이 말한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마족 볼가의 군세를 괴멸시킨 결사대의 생존자들이 남긴 회고록 형식의 글이었다. 그중에서도 위즈가 찾아낸 부분은 함정해체와 길 찾기를 담당했던 대도(大盜)-레이슬릭이 기술한 ‘진정한 마법사를 보았네.’였다.

“이 마법사에게는 잡캐의 느낌이 나는데?”

문제의 마법사에 대한 레이슬릭의 표현은 위즈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사보다 강한 돌파력. 중장 보병보다 강한 방어력.

거기에 쥐도 새도 모르게 적을 처리 할 만큼 강하기까지 하다.

레이슬릭이 남긴 기록만 보면, 딱 자신이 원하는 롤 모델.

“이 마법사에 대한 것도 한번 조사해봐야겠군.”

위즈는 책 내용의 일부를 메모보드를 불러와 베꼈다.

그때 유저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었다.

“인육만두가 떴다!”

“어? 지금 위치는? 잡화점? 손님을 죽였나?”

위즈도 미니맵을 띄워 인육만두에 대한 정보를 살폈다.

“이건!”


<잡화점 주인(NPC)사망.>


유저들이 웅성거렸다.

“상점 주인이 죽었다!”

“대체 얼마나 센 거야!”

“그보다 상인연합에서 가만둘까?”

위즈도 얼굴을 굳혔다. 우려가 현실이 되려한다.

상인NPC들이 일제히 태업이라도 하면, 물자를 구하지 못해 레벨업에 차질이 생긴다. 그러면 간신히 붙잡아둔 유저들이 게임을 떠날 것이다.

‘안 돼!’

위즈는 벌떡 일어섰다. 이렇게 한가하게 책이나 읽고 있을 때가 아니다.


◇◇◇◇◇◈◇◇◇◇◇◇◈◇◇◇◇◇◇◈◇◇◇◇◇


“트레이스!”

위즈의 외침에 미니맵이 투명해지며 앞에 펼쳐졌다. 맵을 확대하며 살펴본 결과 ‘인육만두’는 이번에도 경비대와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동속도가 빠르다.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고 있다.

“말을 타고 있나?”

살인을 저지른 녀석이니, 말을 훔쳐 타는 정도는 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데도 말 달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런! 지나쳤다.”

위즈는 골목을 되돌아 나왔다. 인육만두는 광장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곳은 유저들로 북적이는 장소. 아마 뒤섞여버리면 못 찾게 될 걸 알고 그리 도망치는 것일 거다. 그리되면 그곳의 유저들이 모두 잠재범 취급을 받게 된다.

이 역시 이방인의 인식을 최악으로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다.

“으으으!”

위즈는 분노로 붉으락푸르락 했다. 게임과 연결시켜서 폐쇄구역을 여는 것 자체는 쉬운 일로 여겼었다. 게임의 인기를 반영하듯이, 미어터지는 광장이며 시장을 보며 불가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가능성에 처음부터 초를 치는 녀석이 나타났다.

“용서 못해!”

위즈는 쓰레기통을 밟고 담벼락에 올라섰다. 무장한 경비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목표물은 그들 앞에서 달리는 갈색 로브를 뒤집어 쓴 자.

“저 놈이 인육만두!”

허리춤의 나무 몽둥이를 풀어든 위즈는 그것의 가운데를 쥐었다. 묵직한 나무를 길게 깎아 만든 거라 휘두를 때보다도 투척했을 때의 데미지가 더 높았다. 위즈는 이걸로 곰까지 잡아보았다. 남들이 토끼나 잡고 있을 때 말이다.

스킬과 스탯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한 무술과 눈썰미만으로 이루어낸 일이었다.

그렇기에 도살자를 상대로도 통할 거라 여겼다. 거리도 아직 20미터에 불과하다.

“흐랴아압!”

위즈는 나무 몽둥이를 쏘아냈다. 그리고 나무 몽둥이는 목표물을 조금 지나쳐 바닥에 한차례 부딪친 뒤, 거칠게 튀어 올랐다. 그리고 도주하던 갈색로브는 튀어 오른 몽둥이에 다리를 얻어맞고 바닥에 굴렀다. 경비대들은 신속히 인육만두의 신병을 구속했다.

“죄인 인육만두! 4건의 살인으로 치안을 어지럽힌 죄,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

“난 아니에요!”

“뭐?”

경비대들은 허둥거리며 갈색로브의 몸을 수색했다. 경비대의 고유 권한이었다. 그런데 어디에서도 살인에 사용된 물건이 없다.

“짬돌이 데려와!”

경비대원이 개를 한 마리 끌고 왔다. 개는 갈색로브에 코를 박고 킁킁 거리더니 고개를 돌려버렸다. 경비대원은 당황하며 개를 닦달했다.

“임마! 축농증 걸렸냐? 다시 맡아봐!”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 개는 하품을 쩍쩍 해댔다. 훈련받는 개가 분명한데 저런 태도를 보인다면, 범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허탕이라고?”

“그럼 어째서 도망쳤나?”

갈색로브가 소리쳤다.

“누가 도망을 쳐요! 나도 인육만두를 쫒고 있었다고요!”

나무 몽둥이를 회수하러 온 위즈도 그 말을 들었다. 위즈는 갈색로브의 말을 듣고 현상수배 시스템의 맹점을 깨달았다.

“나무를 숨기려면 숲으로 간다.”

인육만두는 굳이 광장까지 갈 이유가 없었다. 포고문을 소지한 자들 속에 섞여들면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악명이 그리 높지 않으니, 경비대조차 잡지 않으면 구별할 방법이 없다.

신원조회를 마친 갈색로브는 투덜거리며 사라졌고, 경비대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이방인들 때문에 돌아버리겠어.”

“크흠!”

태연히 그들을 지나쳐 몽둥이를 회수하기가 어색하다. 벌써부터 경비대들의 눈초리가 안 좋다. 특히나 편재의 실제 신장을 반영한 위즈 역시 덩치가 커서, 잠재적인 범죄자를 보는 듯하다.

부하들이 위즈를 보는 눈초리를 느꼈음인가, 청동메달을 걸고 있는 자가 주머니를 뒤져 은화 한 닢을 꺼냈다.

“더운데 맥주나 한잔씩 하러 가세. 내 특별히 눈감아 주지.”

경비대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대장님이 사주는 겁니까?”

“그래. 딱 한잔만이다.”

은화를 넘겨주자 경비대들은 콧노래를 부르며 우르르 몰려나갔다.

경비대장은 바닥의 몽둥이를 주워 위즈에게 내밀었다.

“형씨 거요?”

“네. 그렇습니다.”

“부하들의 무례를 사과하오. 인육만두 때문에 잠까지 설쳐 날이 선 것 뿐이오.”

“괜찮습니다.”

“아까 도움은 감사했소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일격이었소.”

위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전에도 퀘스트를 하면서 NPC와 대화를 나눌 기회는 있었지만, 그것은 모두 위즈가 먼저 말을 걸면 답을 한 것에 불과했다. 도서관의 직원들과 상점 주인들과의 대화는 정해진 수순대로 이야기가 흘러갔을 뿐이었다.

그런데 경비대장은 위즈의 무기를 주워 건네며, 할 필요도 없는 사과를 청해온다. 그것도 자신의 부하들이 보낸 눈빛이 기분 나빴을 거라면서. 그런 것까지 감안하여 먼저 대화를 요청한다면, AI가 탑재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당연히 실현 가능성은 낮다.

‘돈이 엄청 깨질 테니까.’

하지만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진짜 경비대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은 어찌 설명할 것인가? 혹시나 퀘스트를 주려고 이러나 싶어, 대화를 이어갔지만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것도 네메시스의 작업 결과인가?’

NPC에 불과한 경비대장의 풍부한 감정표현을 보며 위즈는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게임에 몰입하게 해주는 요소라고 생각하면 편한 일 아닌가.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경비대장님의 귀한 시간을 빼앗아버렸군요.”

“아니, 저야말로 미래의 영웅님의 시간을 빼앗은 것 같습니다. 살펴 가시길.”

“안녕히.”

경비대장과 헤어져 돌아서려던 그때, 얼굴이 붉어진 경비대원 하나가 뛰어오는 게 보였다.

“허허. 술값이 부족했나?”

그의 넉넉한 웃음은 경비대원의 외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인육만두가 경비대원을 죽였습니다!”


작가의말

평소에 글은 엉덩이로 엉덩엉덩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자연스레 이어지게 할 생각에,

끊고 스다보면 어느덧 1만자가 되어있습니다.

어느덧 몸에 밴 습관이로군요.


그런데 오늘은 6200자입니다.

엉덩엉덩하지 못한 겁니다.

네...이번주는 전체적으로 조금 무리해서 분량을 뽑았습니다.

주말에 일이 좀 생겨서......

나중에 보충해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다들 좋은 주말 보내시길.



PS) 예전과 달리, 리메이크 하게 되면서 비축분이 없습니다.

      연재가 더욱 들쭉날쭉해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주일에 평균 2회 연재를 적정선으로 여기고....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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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ED) +1 13.11.22 1,147 22 15쪽
29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8) +1 13.11.19 1,216 24 34쪽
28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7) +1 13.11.16 1,513 29 24쪽
27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6) 13.11.15 1,555 28 23쪽
26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5) +1 13.11.13 1,750 28 21쪽
25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4) +1 13.11.12 1,142 25 14쪽
24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3) 13.11.11 1,134 31 21쪽
23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2) +2 13.11.08 1,561 39 18쪽
22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1) +1 13.11.07 2,191 36 23쪽
21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0) 13.11.06 1,138 36 18쪽
20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9) +1 13.11.05 1,530 31 22쪽
19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8) +3 13.11.02 1,113 23 20쪽
18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7) 13.11.01 1,203 32 23쪽
17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6) 13.10.29 1,150 31 23쪽
16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5) 13.10.28 1,143 27 14쪽
»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4) 13.10.26 1,476 36 17쪽
14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3) +1 13.10.25 1,585 3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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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 제3법칙 - 작용/반작용 (1) 13.10.22 2,117 3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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