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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렬천사의 셸터

또 다른 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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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렬천사
작품등록일 :
2013.09.13 10:45
최근연재일 :
2015.05.2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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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1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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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1쪽

120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31)

첫번째 리메 시작합니다.




DUMMY

31.

아이린을 노리는 자들의 면면을 보면, 하급 암살자부터 네크로맨서까지 다양했다.

모두가 3년간 치밀하게 계획된 암살을 성공시키기 위한 장기 말로 선택된 자들이다.

엔틸리움에서는 던컨 일행이 끼어든 게 변수로 작용해, 암살 시도를 무위로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레미라로 돌아가는 여정에서는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없었다.

이 앞에는 어떤 함정이 기다리고 있고, 얼마나 많은 자들이 아이린과 렌틸을 노릴지 모른다.

‘3년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 이쪽에서는 파격과 변칙으로 맞서야 한다.’

그래서 위즈는 일행을 셋으로 나누었다.

먼저 아이린과 렌틸을 함께 붙여서, 오늘아침 엔틸리움의 근처 숲에서 만난 ‘녀석’을 이용해 이동시킨다. 암살자들의 첫 공격으로 말을 잃었기에,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었다.

이렇게 생겨난 A그룹은 오로지 도주와 은신에만 신경 쓰게 되었다.

그리고 위즈 한사람으로 이루어진 B그룹은, A그룹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는 미끼가 되었다.

‘여기까진 성공했다.’

위즈는 레미라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아 허수아비에 아이린의 모습을 일루전으로 덧씌웠다. 아이린의 옷가지를 입혀 놓았기에, 라이칸스로프의 후각마저 속일 수 있었다. 위즈 자신은 카무플라주를 사용해 렌틸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리고 가짜 렌틸과 가짜 아이린은 일부러 일행들과 떨어져, 암살자들의 공격을 유도했다. 위즈의 예상대로 암살자들은 미끼를 물었다.

암살자들은 라이칸스로프의 자폭이라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사용했다.

이는 중요한 정보였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네크로맨서가 이런 식으로 개입할 수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레미라 마법사들은 미리 마력을 불어넣은 뒤 멀리서 원격으로 터뜨린 거라고 했다. 시체폭발을 응용한 주문.

‘이건 분명 암살자들의 비장의 무기였을 것이다.’

이제 라이칸스로프는 더 이상 단순한 하급마물이 아니다.

언제든지 자폭하여 모두를 죽음으로 밀어 넣을 위험한 존재가 되었다.

마법사들은 직접 맞붙는 것만은 피하기로 했다. 그래서 드문드문 늪을 소환해, 라이칸스로프의 발목을 잡으며 이동했다. 여기에 더해 빌헬름텔은 맹독을 늪에 뿌려, 라이칸스로프들을 약화시켰다. 이번 여정의 최우선 목적을 생각해보면 좋은 판단이었다.

아이린과 렌틸을 무사히 레미라까지 데려가는 게 중요하지, 추격하는 암살자들을 물리치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래서 위즈는 레미라 마법사들이 속한 C그룹에 빌헬름텔을 남겨둔 것이다.

전직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샤프슈터나 마찬가지인 빌헬름텔은 충분한 전력이 된다. 철궁을 사용할 경우엔, 사실상 샤프 슈터의 공격력까지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유저인 빌헬름텔을 다른 그룹에 집어넣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또 있었다.

유저들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1:1 쪽지나 파티창을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즉, 유저들 스스로가 무전기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즈와 빌헬름텔은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라이칸스로프가 자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한 방법도 파티채팅이었다. 덕분에 레미라 마법사들은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었다.

“이쯤에서 한 번 더 혼란시켜줘야겠군.”

위즈는 인벤토리에서 곱게 접은 이불 같은 것을 꺼냈다. 여관에서 가져온 침대 시트였다. 오랫동안 누워 지낸 아이린의 침대에 있던 것으로서, 시트엔 아이린의 냄새가 잔뜩 배어 있었다.

“섀도 런!”

위즈의 모습이 수백 미터나 벗어난 곳에서 나타났다. 마력을 왕창 사용한 덕분이다. 이 어두컴컴한 숲이야 말로 위즈의 놀이터였다.

위즈는 침대 시트를 조금 뜯어내어 나무에 묶었다. 그리고 다시 섀도 런을 써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침대 시트를 들고 움직인 탓에 숲 여기저기에 아이린의 냄새가 뱄다.

지금까지 위즈는 이런 식으로 라이칸스로프들을 교란시켜왔다.

하지만 계속 아이린의 흔적만 남기자 라이칸스로프들이 무시하고 지나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니 때때로 다른 사람의 냄새도 함께 남겨줘야 했다. 그럴 때면 라이칸스로프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모든 일행이 합류한 것이라 여기고는 신이 나서 달려왔다.

그렇게 라이칸스로프들이 헛다리짚고 있는 동안, 아이린이 속한 A그룹은 점점 더 멀어졌다.

‘그래그래. 계속 그렇게 낚여만다오.’

멀리서 허탕을 친 라이칸스로프들이 컹컹대는 소리를 들으며, 위즈는 마력 포션을 입에 물었다. 장거리 이동을 하다 보니 마력소모가 너무 컸다. A그룹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려면, 앞으로도 5분 이상 시간을 끌어줘야 했다.

그때였다. 숲속이 소란스러워진 것은.

위즈는 반사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사방에 뻗은 나뭇가지에 풍성하게 매달린 나뭇가지 때문에 숲속은 어두웠다. 그렇다고 빛 한 점이 들어오지 못하는 건 아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비춰진 햇빛이, 드문드문 땅에 밝은 빛의 얼룩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전부 사라졌다.

하늘은 먹구름이 끼기라도 한 것처럼 어둡다. 하얗고 까만 비까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세상에나. 하야면 하얗고, 까마면 까맣지. 하얗고 까만 건 뭐란 말인가.

잠시 후 위즈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늘에서부터 떨어져 내리고 있는 건, 형형색색의 깃털들이었다.

“그렇다면 저 먹구름은?”

위즈는 즉시 길가로 이동했다. 길에는 나무가 덜 자라고 있어, 하늘의 모습이 훨씬 잘 보였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하늘은 혼란 그 자체였다.

위즈가 먹구름이라고 생각한 것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새떼들이었다.

지금도 하늘을 나는 새떼는 점점 숫자가 늘어나고 있었다. 새들은 전부 숲에서 뛰쳐나온 녀석들이었다.

위즈는 기가 질렸다. 이 많은 새들이 어떻게 숲속에 전부 숨어 있었나 싶었다.

“날개 달린 놈들 중에, 하늘을 날 수 있는 녀석들은 전부 뛰쳐나온 건가?”

위즈는 당연한 의문을 떠올렸다.

어째서?

의문은 떠올리자마자 해소되었다. 낮은 괴성이 공기를 찢으며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크워어어어어! 위즈는 뒤를 돌아보았다. 새들은 하나같이 앞을 향해 날고 있다. 뒤쪽으로 날아다니는 놈은 한 마리도 없다. 그리고 문제의 울음소리도 뒤쪽에서 났다.

위즈는 다른 걸 생각하지 못했다.

“네크로맨서가 새로운 마물을 뽑아낸 건가?”

간헐적으로 울음소리가 울렸지만, 아직 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나 혼자 가봐야 새로 불러낸 마물과 네크로맨서에게 협공당하겠지.”

일단 위즈는 파티채팅창을 열어 빌헬름텔에게 새로운 마물의 등장을 알렸다. 하지만 빌헬름텔은 그보다 더한 상황에 빠져 있었다.

- 놈들이 석회암지대를 무너뜨려 길을 봉쇄했습니다. 아무래도 놈들과 싸울 수밖에 없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레미라 마법사들이 속한 C그룹은 더 이상, 아이린이 속한 A그룹을 보호하지 못한다. C그룹은 A그룹을 치러 가려면 반드시 만나게끔 간격을 유지하는 게 그 역할. 단순히 교란만하는 위즈만으로는 A그룹을 지켜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마물이 소환되자 위즈는 계획이 틀어짐을 깨달았다.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위즈는 소환수 관리창을 열어 ‘곰곰’이라는 항목을 열고 명령을 내렸다.

“은신은 포기하고 전력으로 도망칠 것.”

그리고 ‘가혹한 조련’ 옵션에 체크한 뒤, 보상 란에 야생벌집을 올렸다.

야생벌집은 숲을 쏘다니다가 우연히 손에 넣은 것이었다. 그냥 팔아도 되지만, 이런 식으로 펫을 격려하는데 사용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당신의 소환수 ‘곰곰’의 의욕이 상승했습니다.>

<‘윤기 흐르는 털가죽’의 완충 작용이 향상됩니다. 데미지 500 → 850)

<‘아드레날린 부스터’ 효과 발생.>

<이동속도 증가. (R)초당 10m → 초당 17m>

<도약력 증가. (J)2m → 5m>

<이동 중에도 스태미나 회복. (초당 5)>

<‘가혹한 조련’의 효과로 ‘곰곰’의 모든 스탯이 일시적으로 10% 상승합니다. 그 대신 20%의 피해를 더 받습니다.>


“이제 녀석의 운을 믿는 수밖에.”

위즈는 ‘곰곰’에게 가장 높은 스탯이 행운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


오늘 아침 일찍. 엔틸리움 주변을 순찰하는 내내, 위즈는 신경이 잔뜩 곤두서 있었다.

암살자들이 숨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만 같은데, 막상 뒤져보면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허투루 넘어갔다간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

‘이래가지고선 출발하기 전에 전부 살피는 건 불가능해.’

수색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위즈는 불쾌한 기분이 아니었다.

오히려 살짝 들뜨기까지 했었다. 섀도 런을 이용한 기동력을 살리면, 보다 먼 거리까지 살필 수 있다. 그러면 숨어 있는 암살자들을 모조리 찾아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비록 탐지를 깨우치진 못했지만, 숨바꼭질-공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하지만 이 많은 숲을 숨바꼭질-공으로 훑어보니, 곧 이 스킬의 허점이 드러났다.

숨바꼭질-공은 은신한 존재를 곧바로 찾아내는 스킬이 아니다.

이 스킬의 효과는 은신의 효과를 50% 깎는 것.

더 오션에서는 은신의 효과가 50%대가 되면, 은신상태가 풀려 모습이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러니 숨바꼭질-공을 사용하면, 일정 범위의 숨어 있는 적들을 찾아내기 쉽다.

‘그래. 찾아내기 쉬워지는 거지, 반드시 찾을 수 있게 되는 건 아냐.’

이 사실을 알아차린 건, 사람의 기척을 피해 숨은 짐승들 때문이었다.

위즈는 풀숲을 뒤지기 전이면 반드시 숨바꼭질-공을 사용했다. 혹시라도 숨어 있을지 모르는 적에게 섣불리 다가갔다가 피해를 입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숨바꼭질-공이라는 스킬에 따로 소모치가 없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이때 위즈는 풀숲에 얹어진 채 꾸물거리는 초록색 끈을 발견했다.

숨바꼭질-공을 쓰기 전에는 없었던 물체였다.

“이건?”

근처의 나뭇가지를 꺾어 내밀어보니, 초록색 끈이 나뭇가지를 피해 사라졌다.


<아이비 스네이크를 발견하셨습니다.>

<보호색을 가진 생물이라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뱀?”

아이비 스네이크의 존재를 확인한 위즈는, 숨바꼭질-공이 반드시 사람에게만 통하는 게 아님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조금씩 더 주의를 기울이자, 평소 때라면 못보고 지나쳤을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보호색으로 몸을 감춘 도마뱀과 곤충들.

잡아봐야 경험치도 들어오지 않는 ‘배경’에 지나지 않을 것들에 관심을 가질 유저는 어디에도 없다. 아니 ‘요리개발’을 배운 위즈 같은 사람이나, 이 엽기적인 식재료에 관심을 가질지 모른다.

짐승이 드나드는 오솔길과, 풀과 진흙으로 덮어 위장된 작은 구멍들.

오솔길은 들쥐 같은 작은 생물들이 지나는 길이라, 사람이 다니기엔 적합지 않다. 이 길을 따라 움직이다간, 풀숲을 기고 나무밑동의 작은 틈을 파고들어야 한다.

작은 구멍들 역시 무가치 하다. 잘해봐야 토끼나 드나들 크기다.

하지만 하찮은 것들이라 해도,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것들이 아니었다. 안력을 돋워 주의 깊게 살펴야만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숨바꼭질-공을 썼음에도 쉽게 보이지 않는 게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하나다.

마이너스 50%가 되었음에도, 남은 은신율이 50%를 훌쩍 넘는다는 뜻이다.

‘100%에서 50%를 빼면 50%잖아? 그러면 쉽게 모습이 드러나야지 왜 이러는 건데?’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숨바꼭질-공을 사용하고도 남아있는 은신율이 50%를 넘긴다면, 은신한 암살자를 찾아내는 건 힘들어진다. 매번 눈에 힘을 주고 살펴야 한다는 뜻인데, 그건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다 잠시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지게 되면, 오히려 역습을 받을 수도 있다 결국 새도 런으로 빠르게 왔다 갔다만 할뿐, 사실상 숨어 있는 적은 찾아내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이런 식으로는 암살자를 찾지 못해!’

위즈는 원초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아무리 암살자가 은신을 사용해도, 직접 몸에 손을 대버리면 은신이 풀린다. 그래서 위즈는 나뭇가지를 꺾어 급조한 막대기로 풀숲을 헤집고, 그늘 진 곳에 자라는 나무엔 마구 칼질을 해댔다.

평소보다 더욱 신경 써 주위를 살피게 되면서, 위즈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여기가 게임 속이란 것에만 신경 쓴 나머지, 환경적인 요소를 간과해버렸구나.’

게임이 아닌 현실이라면, 백주 대낮에 길 한가운데에서 위장포를 둘러쓰고 있으면 누구나 흘긋거리며 지나간다. 이건 숨은 게 아니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은신상태가 된다. 게임시스템이 그렇게 판정을 내리니까.

그렇다고 게임 속에서 엄폐가 전혀 무용하진 않다.

유저들은 눈으로 보고 공격을 하기 때문이다. 빌헬름텔이 아무리 활을 잘 쏴도, 적이 어디 있는지 모르면 소용없다.

위즈가 간과한 게 이러한 점이다.

지형지물에 따른 엄폐율.

엄폐율은 은신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원래 엄폐율은 장거리 공격으로부터 노출되지 않는 정도를 나타낸다. 참호에 숨거나 나무나 바위를 등지고 서는 행위는, 엄폐율을 높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상대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사각에 숨어드는 것이 엄폐의 요점이다.

그러니 은신할 때 이런 행동을 곁들이면, 은신율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이다.

보통 그늘진 곳에 납작하게 엎드려 있으면, 엄폐율이 20%정도 적용된다. 이 상태에서 완벽하게 은신하게 되면, 실제 은신율은 120%가 된다. 여기에 대고 은신율을 50% 깎아봐야, 남은 은신율은 70%. 당연히 은신상태가 풀리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명색이 암살자들이니, 은신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니까 찾기 힘들었지.’

어떻게 된 일인지를 알자마자 위즈는, 탐지를 쓰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탐지’는 마법사들이라면 누구나 써대는 스킬.

당연히 마법사가 아닌 위즈는 탐지를 쓰지 못해야 한다.

하지만 위즈는 운이 좋았다. 마법사로 전직하지 않고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까진 탐지를 쓰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지.’

탐지는 자신의 마력을 아무런 매개물 없이 멀리 발산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그것도 그냥 발산하기만 해선 안 된다. 발산하면서도 그 마력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발산된 마력의 파동에 걸린 대상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위즈는 한 번도 이걸 성공시키지 못했다.

한번 발산한 마력은 위즈의 손을 떠나 멀리 날아 가버렸을 뿐, 한 가닥 끈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위즈에겐 너무 어려웠다.

그동안 위즈를 가르친 렌틸은 이렇게 말했다.

탐지는 배리어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배리어는 마법사의 주변에 보호막을 만드는 주문.

기본적으로 반구의 형태로 마법사를 덮는다. 아무런 매개체 없이.

그리고 마법사와 배리어는 가느다란 끈 형태의 마력으로 연결된다.

이것을 더욱 넓게 확장시킬 수 있다면, 탐지를 사용하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배리어와 탐지 모두 마력의 컨트롤과 관련이 있었는데, 위즈는 장비에 마력을 둘러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머리로는 납득하고 있지만, 수상한 곳들을 직접 뒤지는 동안 위즈는 짜증이 솟았다.

자연히 손에 든 나무 막대기는 바위며 고목을 후려치게 되었다. 그때 인기척이 느껴졌다.

바스락거리며 풀이 밟히는 소리.

풀숲도 아니고, 그늘진 바위 뒤도 아니며, 무성하게 우거진 나무군락과는 아예 거리가 멀다.

숲속에 거목이 쓰러져 생겨난 작은 공터.

아무것도 없는 그 빈 공간에서, 아무도 없어야 할 그 곳에서 소리가 났다.

“인비저빌리티?”

위즈는 빈 공간을 향해 들고 있던 막대기를 던졌다. 나무막대기에는 투창이 쏘아져 나가듯, 강맹한 기세가 실렸다. 게임 초반에 사용하던 무기가 나무 몽둥이였기에, 이런 식으로 던져서 상대를 제압하는 건 위즈에게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역시!”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 맞은 나무막대기가 튕겨져 나오는 걸 본 위즈는,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내들어 베어 들어갔다.


<0의 데미지를 입히셨습니다.>


“뭐?”

위즈는 다시 한 번 보이지 않는 상대를 공격했다. 역시나 같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타격감도 이상했다. 보송보송한 감촉이 마치 털가죽 같다.

“사람이 아니야?”

이렇게나 공격을 퍼부었는데도 완벽하게 유지되는 은신.

아무리 찔러도 들어가는 데미지는 0.

길을 잘못 들어 고레벨 사냥터로 들어온 게 아닌가 싶어 위즈는 주춤거렸다.

그때 위즈의 머리위로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비가 오나 싶어 하늘을 올려다보았지만, 하늘은 구름하나 없이 맑음이다.

“그럼 이슬?”

하지만 이슬이라고 보기엔 짭조름하다. 위즈는 미간을 찡그렸다.

“눈물?”

위즈의 말이 끝나자마자 완벽한 은신으로 몸을 감춘 상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갈색 털을 가진 불곰. 초보자 사냥터에 널리고 널린 산짐승이다.

그런데 지금 위즈 앞의 곰은 그 덩치가 예사롭지 않다. 일어선 상태에서 3미터는 족히 넘어 보인다. 잘하면 4미터도 될 것 같다.

그 곰이 인사를 하듯 깍듯이 허리를 굽히고 있다. 앞발은 공손하게 아랫배 어림을 감싸고 있다.

여행자들의 안전 확보를 명목으로 곰의 씨를 말려버린 신성왕국이다. 곰은 물론, 사람을 먼저 공격하는 산짐승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신성왕국의 대도시 중 하나인, 엔틸리움 근처에서 곰을 만난 건 충분히 신기한 일이다. 헌데 그 곰이 예의바르게 인사까지 한다?

위즈는 녀석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액체에 주목했다.

“네 녀석. 곰곰이냐?”

곰은 몸을 부르르 떨며 끄응 소리를 냈다. 위즈는 사람이 아닌 짐승의 표정을 알아볼 재주가 없다. 하지만 왠지 곰이 괴로워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곰이 가볍게 제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그런데 앞발은 여전히 아랫배를 감싸고 있다.

“뭐야?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어리둥절하게 곰을 지켜보던 위즈는, 어떤 상황을 떠올리고는 머쓱해졌다.

곰은 인사를 하고 있던 게 아니라, 아랫배 쪽을 감싸느라 허리를 굽힌 것이었다. 그리고 곰의 짧은 앞발로 감싸고 있던 곳은 아랫배가 아니라, 사타구니 쪽이었다.

곰곰은 수컷이었다.

“내가 그런 거냐?”

곰이 짧게 끄응 소리를 냈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조금 전 단검으로 찌르고 벤 부분.

수컷으로써 중요한 부분이었다. 데미지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통은 느껴지는 부분이었으니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미, 미안하다. 내가 알고 그랬나.”

위즈는 조용히 주먹을 쥐어 곰의 엉덩이 골을 두들겨 주었다. 이렇게 해주면 기분이 아주 조금이나마 괜찮아진다.

“이제 괜찮지?”

곰은 아랫배에서 앞발을 치우고는 네발로 섰다. 그리고 위즈 앞에 엎드려 코만 벌름거렸다. 곰은 도망가지도 않고 그저 위즈의 처분만 기다렸다.

“자꾸 나랑 엮이는 걸 보면, 이게 인연인가도 싶다. 너 내 소환수 할래?”

슬그머니 눈치를 보던 곰이 위즈의 겨드랑이로 파고들었다. 위즈는 가만히 손을 뻗어 곰의 목덜미를 어루만져주었다.


<엘리트 불곰 (LV.32)에게 ‘곰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곰곰’이 당신의 소환수가 되길 희망합니다.>


“좋아. 곰곰아. 이제부터 넌 내 소환수다.”


<엘리트 불곰 (LV.32) ‘곰곰’이 소환수가 되었습니다.>

<소환수가 되면, 원래의 종족 특성을 초월하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겉보기로는 그냥 곰인데?”

위즈는 시스템 창을 열었다. 소환수 목록이 새로 생겨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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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곰곰 / 종족: 소환수

LV.32 / 경 험 치 : 58230 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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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력 9300 / 9300 (초당 1 회복)

스테미너 15000 / 15000 (초당 1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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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욕 32 / 100

충성심 15 / 100

--------------------------------------

상 태 : 당신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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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속도 : (W)초당 2m / (R)초당 10m / (B)초당 5m/

도 약 력 : (J) 2m

공격속도 : 앞발 4초당 1회 /

캐 스 팅 : -

물리공격 : 85

마법공격 : 0

명 중 률 : (선공) 100% / (피격시) 53%

물리방어 : 130

마법방어 : 50

회 피 율 : 15.50%발동

치 명 타 : 0.05%발동 / 0.5배 추가.

드 롭 율 : 0.5%

--------------------------------------

☞ 퍼센트(%)로 표시되는 능력은 최대수치 30을 넘겨 적용되지 않습니다.

[아이템으로 인한 퍼센트(%) 가산은 예외]

☞ 체감상의 능력과 퍼센트(%)표시되는 수치는 실제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소환수나 펫의 스탯은 자동분배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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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 97

민 첩 : 75

지 능 : 35

집중력 : 56

행 운 : 275

근 성 :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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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놈의 행운이 200을 넘겨?”

위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근성만큼이나 올리기 힘든 스탯이 행운이다. 그게 이렇게나 높다면, 사실상 노상강도 두목 수준의 회피율과 크리티컬을 기대해도 좋았다.

“어쨌든 이놈 물건이네.”

괜히 엘리트 몬스터가 아니라며 위즈는 스크롤을 아래로 내렸다.

“스킬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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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흐르는 털가죽:MX-LV.100] [LV.14-숙련도 73.50/100%]

곰곰의 윤기 흐르는 털가죽은, 모든 물리적인 공격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 500 이하의 데미지는 무시합니다.

- 500을 넘기는 데미지가 들어오면, 500을 뺀 나머지만 피해를 받습니다.

- 주인의 칭찬을 받으면 털가죽의 윤기가 한결 강해집니다.

(칭찬 받을 때마다 최소 50의 추가 데미지를 무효화. / 상한선: 데미지 1,000)

- 주인에게 꾸중을 들으면, 털가죽이 푸석푸석해집니다.

(꾸중을 들을 때마다 100의 데미지를 더 받습니다.)

- 아무 때나 하는 칭찬은, 이 스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칭찬을 해야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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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레날린 부스터:MX-LV.100] [LV.5-숙련도 36.25/100%]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거나, 전투에 휘말렸을 때. 격렬한 광기가 곰곰의 피를 뜨겁게 달굽니다.

드물게는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에도 이 같은 생태가 됩니다.

곰곰이 좋아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낸다면, 당신은 이 스킬을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동속도 증가.

(W)초당 2m → 초당 3.5m / (R)초당 10m → 초당 17m / (B)초당 5m → 9m

- 도약력 증가. (J)점프 2m → 5m

- 이동 중에도 스태미나 회복. (초당 1 → 5)

- 20% 확률로 앞발공격을 할 때, 검은 질풍 효과 적용.

[검은 질풍 : 손톱에서 바람이 새어나와 전방 부채꼴 2m범위의 적에게 100의 고정 데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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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조련:MX-LV.100] [LV.1-숙련도 00.05/100%]

이제까지 당신은 곰곰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퍼부었습니다.

우연히 엘리트 불곰으로 진화하고 나서도, 곰곰의 마음속에 도사린 공포는 당신과 싸우길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첫 만남부터 시작해서 계약을 맺는 순간까지, 당신과 관련된 기억은 곰곰에게 끔찍할 뿐입니다. 당신에게 순종하지 않으면 고통스럽게 되리라는 것을, 곰곰은 본능적으로 깨달았습니다.


- 새로운 기술을 익힐 때 체벌을 가하면, 스킬획득의 확률이 60%가 됩니다.

- 너무 자주 사용하면 충성심이 떨어져, 말을 듣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이 옵션에 체크하면, 모든 스탯이 일시적으로 10% 상승합니다. 그 대신 20%의 피해를 더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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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태:MX-LV.100] [LV.52-숙련도 86.05/100%]

당신에게 호되게 당한 곰곰은, 극도로 사람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의 사냥감에 불과한 불곰이 도망쳐봐야 곧 따라잡힐 뿐입니다.

곰곰은 사냥꾼을 피해 도망치다가, 초급마법사의 던전에 소환되었습니다.

모험가들을 해치운 곰곰은, 초급마법사가 남긴 비약을 마시고 이 스킬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 움직이지 않고 5분간 멈춰 있으면, 주변의 환경과 동화됩니다.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보다는, 사물이 가득 들어찬 복잡한 환경에서 빛을 발합니다.

- 이동 중에 곰곰이 위협을 느끼면, 인위적으로 의태를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때는 모습이 지워지지 않고, 냄새가 사라집니다.

- 의태 중에는 방어력이 2배가 되며, 상처의 치유속도가 빨라집니다.


[혼신의 일격]

의태 중에 공격을 하면, [(힘+집중력+물리공격) / 적의 누적레벨)]×(행운+곰곰의 레벨)]의 고정 데미지를 입힙니다.

이 공격에 맞은 적은, 100초간 데미지만큼의 물리방어력이 감소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은 조금씩 방어력을 회복합니다.

- 만약 상대가 공중에 띄워진 상태라면, 넉백 효과가 적용되어 멀리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 넉백으로 밀어낸 상대가 장애물에 부딪치면, 추가로 혼신의 일격을 먹일 수 있습니다.

- 추가로 먹인 혼신의 일격은, 앞서 입힌 데미지의 2배의 위력입니다. (물리방어력 감소 타이머가 다시 초기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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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는 맨 마지막에 표시된, ‘혼신의 일격’ 데미지 계산식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스탯이랑 레벨들을 대입해보면. 음……만약 레벨100인 적을 상대한다면, [(97+58+85)/100]×(275+32)]니까. 736.8? 고정 데미지는 그렇다고 치고, 700넘게 방어력을 홀랑 깎아버린다고?”

방어력을 깎거나 저하시키는 기술이야 참 많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약화시키는 수준이지, 방어력을 0으로 만드는 게 아니다.

“그런 기술에 당해도 저레벨 때나 0이 되지, 고렙 때는 디버프일 뿐이야. 그런데 이 녀석의 기술은 그런 거 무시하고 홀라당 깎아버리는군.”

혼신의 일격을 먹이기 위해서 5분이나 같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 큰 패널티지만, 그걸 감안해도 꽤나 효용성이 높은 스킬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이 녀석을 데리고 싸울 때는 아니니까.”

위즈는 녀석의 의태와, 아드레날린 부스터에 주목했다.

말만큼이나 빠른 속도에, 스스로 흔적을 지우는 능력.

“여차하면 아이린을 태우고 이동시키면 좋겠군.”


◇◇◇◇◇◈◇◇◇◇◇◇◈◇◇◇◇◇◇◈◇◇◇◇◇


아침에 겪은 일을 떠올린 위즈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어.”

암살자들은 일행들의 말을 노렸고, 라이칸스로프라는 귀찮은 사냥개들까지 동원했다.

하지만 아이린과 렌틸은 바꿔치기 한 뒤부터 쭉, 일행의 선두에 있었다.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는 건 곰곰의 특기였다.

“곰곰 녀석과 빌헬름텔님을 믿자. 다들 자기 몫만 해줘도, 이번일은 무사히 끝난다.”

위즈는 이제까지 달리던 방향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혼자서라도 막아내야 할 적이 뒤에서부터 다가오고 있다.

이제 숲속의 새들은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새들을 놀라게 한 존재는 여전히 뒤에 남아 있다.

거리가 제법 가까워지는지, 이젠 울음소리만 큰 게 아니라 땅까지 울린다.

“덩치가 크면 때릴 곳도 많겠지.”

위즈는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

하지만 잠시 후, 숲의 한 귀퉁이를 무너뜨리며 튀어나온 존재를 본 위즈는 때릴 곳이 너무 많아 걱정이 되었다.

그것은 거대한 늑대의 머리통이었다.

녀석의 노란 눈동자가 위즈를 향해 휘릭 돌아갔다. 어른 주먹만 한 노란 덩어리 가운데, 타원형의 검은 홍채가 방추형으로 가늘어졌다.

녀석의 몸을 뒤덮은 검은 기운이 갑자기 기세를 키웠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벼운 살랑거림이었지만, 지금은 거세게 일렁이는 모닥불이다.

거대한 늑대의 머리통이 들어 올려졌다.

대략 3층 건물 높이에서 멈춘 늑대의 머리가 입을 벌렸다. 무슨 바게트 빵을 박아놓은 것 같은 뾰족뾰족한 이빨이 보랏빛 불꽃에 휩싸여 있다. 불길을 머금고 있는 아가리를 본 위즈는 설마 하면서도, 재빨리 녀석이 드리운 그림자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 판단이 위즈를 살렸다.

위즈가 피함과 동시에, 주변은 불바다가 되었다. 화염돌격을 발동시켰음에도, 20%의 화염데미지가 들어온다. 평범한 불이 아니다.

“늑대면 늑대답게 물어뜯고 발톱으로 할퀼 것이지, 다짜고짜 화염방사기냐!”

녀석은 자신의 발밑에 위즈가 숨어 있다는 걸 알고는, 발을 놀려 위즈를 압사시키려 했다. 그러나 섀도 런으로 피하는 속도가 더 빨라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자 녀석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울부짖었다.

아우우우우!

늑대의 앞발에서 손가락이 길게 자라났고, 등줄기에서 뼈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녀석을 뒤덮고 있는 검은 기운은 목덜미로 모여들어 길게 늘어뜨려졌다.

녀석이 몸을 일으켰다. 머리는 여전히 늑대의 것이지만, 몸뚱이는 인간형으로 바뀌었다. 라이칸스로프와 똑같았다. 하지만 녀석의 목덜미로부터 뻗어 나온 검은 기운이 머리카락처럼 길게 늘어져, 라이칸스로프보다는 고대 이집트에서 모시던 아누비스에 더 가깝게 보였다.

“이놈. 엘리트 라이칸스로프나, 뭐 그런 건가?”

둥둥.


<‘혼돈의 짐승’이 2차 각성 했습니다.>


늑대의 머리를 단 거인이, 손을 늘어뜨렸다. 그러자 놈의 손아귀에 시커먼 기운이 몰려들어 바닥에 흘러내렸다. 녀석이 손에 모인 기운을 한차례 크게 휘저었다. 보랏빛 궤적이 휘젓고 간 땅이 터지면서, 나무며 바위가 통째로 튀어 올랐다.

“채찍?”

무형의 기운을 무기처럼 다루는 모습을 본 위즈는 골치가 아팠다.

“아무리 봐도, 이거……지금 레벨로 상대할 놈이 아닌데?”


작가의말

2014.11.08 수정

[14,433 =>1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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