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폭렬천사의 셸터

또 다른 셸터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폭렬천사
작품등록일 :
2013.09.13 10:45
최근연재일 :
2015.05.24 21:42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231,399
추천수 :
5,519
글자수 :
1,674,356

작성
14.04.25 21:08
조회
1,528
추천
29
글자
27쪽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5)

첫번째 리메 시작합니다.




DUMMY

5.

톨네스가 멋지게 성공시킨 텔레포트의 결과는, 다시 계단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즈는 렌틸에게 따졌다.

“섬에서 가장 빠른 쾌속선을 준비해두었다면서요? 그렇게 말하면 보통은 항구까지 텔레포트 시켜주는 게 정상 아닙니까? 어째서 톨네스님은 이런 어정쩡한 거리에 떨어뜨려놓은 겁니까?”

“이 어밴던드 폴리스는 레미라 섬의 지하에 위치하네. 이렇게 거대한 도시가 어떻게 지하에 들어 있는지 아나? 바로 볼가 때문이지.”

“볼가? 300년 전 항마전쟁 때 마족을 이끌던 그 볼가요?”

“잘 알고 있군. 그 볼가가 땅을 가라앉히는 기계를 박아 넣자, 세상 곳곳이 바다에 잠겨버렸지. 이 어밴던드 폴리스도 그중 하나네.”

“하지만 바다에 잠겨 있지 않잖아요.……무엇보다 하늘도 보이고 해까지 떠 있잖아요?”

더 오션의 메인 퀘스트는 이때 가라앉은 땅을 끌어올리는 것.

항마전쟁은 그것을 위한 배경설정이었다.

위즈는 항마전쟁의 내용을 곧이듣고 지금까지 바다 속에 가라앉은 땅에 대해 큰 가치를 부여하진 않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소금기에 절어 있는 땅들이 사람이 살아갈 곳으로 바뀌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아닌가.

헌데 레미라의 지하인 이곳이, 메인 퀘스트로 떠올릴 땅이라고 하니 위즈는 쉽게 믿을 수 없었다.

“여기가 지하인 것만은 분명하네. 그리고 머리 위에 떠있는 태양도 구름도 모두 진짜지.”

“저게 진짜라고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볼가가 사용한 기계는 땅을 가라앉히는 거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 땅을 임의적으로 다른 차원으로 날려버리는 거라네.”

하지만 항마전쟁 당시 전투를 치르면서 기계에 오작동이 일어난 경우도 다수 발생했다. 그런 곳은 다른 차원으로 날아가진 않았지만, 대부분이 땅속 깊은 곳에 처박혀버렸다. 외부와 격리된 채로.

이건 단순히 땅속에 파묻혀버렸다는 의미가 아니다.

도시에 박힌 볼가의 기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둥근 구 모양으로 땅과 대기마저 함께 끌려 들어가 버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 하나. 공간단절이다.

“공간단절? 그게 뭐죠?”

“마법 중에는 공간을 자르거나 비트는 게 있네. 대표적인 게 텔레포트지. 텔레포트는 공간을 접어서 왜곡시킴으로써 빠르게 이동하는 기술이지. 그런데 공간단절이 발생한 공간을 텔레포트로 넘으려 했다간 큰일이 나네. 조각조각 잘려버리는 거지. 물론 그냥 빠져나가도 마찬가지지만.”

위즈는 어밴던드 폴리스로 내려올 때를 떠올렸다. 그때 안내원은 계단을 이용하는 법을 알려주면서, 계단을 벗어나면 이렇게 된다며 가죽으로 만든 공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계단 밖으로 던져진 공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었다.

“말하자면 방 밖으로 나오는 입구에 날카로운 칼날을 잔뜩 박아놓은 것과 마찬가지네. 억지로 빠져나가면 다칠 수밖에 없지.”

이것이 세상과 고립되어 잊혀진 도시.

어밴던드 폴리스.

“그럼 우리가 오르는 계단은 어떻게 된 겁니까? 공간단절이라면 이 계단은 존재할 수가 없잖습니까?”

“갇혀 있다고 사람들이 쉽게 포기했겠나? 처음엔 땅굴을 파서 나가려고 해봤지. 그 과정에서 공간단절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발견됐지. 몇몇 지점은 공간이 이어져 있었다네.”

완벽하지 않은 공간단절은 마치 단층과도 같은 균열을 곳곳에 만들어냈다. 이 어긋난 부분을 찾을 때마다 바깥과는 조금씩 가까워졌다.

물론 텔레포트로 단번에 빠져나가려 했다간 몸이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머리위의 하늘을 통해 빠져나가는 것 역시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저 하늘 역시 공간이 일그러져 있다.

유일하게 밖을 오갈 수 있는 길은, 여기까지 내려온 계단이다.

계단은 어긋난 공간단층의 빈틈을 이용해 만든 것이었다.

그러니 굳이 텔레포트를 하겠다면 어밴던드 폴리스의 끝부분인 이 계단 앞까지 텔레포트를 한 뒤, 계단을 올라 밖에 나와서 다시 한 번 텔레포트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내려올 때 약 25분 정도 걸렸으니, 올라갈 때 역시 마찬가지.

왕복 1시간 가까이 걸리는 계단은 위즈를 지치게 만들었다.

“아아……볼가란 자식도 밉다.”


◇◇◇◇◇◈◇◇◇◇◇◇◈◇◇◇◇◇◇◈◇◇◇◇◇


드디어 계단이 끝났다. 지상인 것이다. 무사히 레미라 요새를 빠져나왔지만, 텔레포트는 사용하지 못했다. 렌틸은 텔레포트를 사용할 줄 몰랐다. 그렇다고 다른 이에게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위즈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수락할 틈도 안주고 톨네스가 강제로 떠넘긴 퀘스트.


§§§§§§§§§§§§§§§§§§§§§§§§§§§§§§§§§§§§§§§§§§§§§

[돌발 퀘스트/ 톨네스의 사적인 부탁]

“목숨으로 갚을 수 있는 채무는 세상에 없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건 무책임한 발상이야!”

레미라 수호전쟁에서 잇페인이 활개치고 다닐 수 있었던 것에는, 렌틸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렌틸의 진심이 아니었습니다. 손녀를 끔찍이 사랑하는 마음을 이용한 잇페인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톨네스는 렌틸을 처벌하기 전, 그에게 미련을 남기지 않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톨네스 혼자만의 결정입니다. 탑의 마스터들이 용납할 리 없습니다.

이에 톨네스는 레미라의 구성원이 아닌, 이방인을 붙여 렌틸을 밖으로 내보낼 계획을 세웠습니다. 명목상 감시인인 당신은 렌틸이 일을 마친 뒤, 그를 레미라에 돌아가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난이도: C++ / 레벨제한: 40.

임무-1: 렌틸이 손녀를 치료하도록 돕습니다.

[실패 시 렌틸은 레미라에 돌아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자살하게 됩니다.]

임무-2: 일을 마친 뒤 렌틸이 레미라에 돌아가게 합니다.

[실패 시 당신은 더 오션의 모든 학자계열 NPC에게 반감을 사게 됩니다.]


보상-1: 렌틸을 통해 조제 관련스킬을 중급까지 올릴 수 있게 됩니다.

보상-2: 모든 학자계열 NPC들과 호감도가 높아지며, 무능력자라 하여도 퀘스트를 받기 수월해집니다.

보상-3: 톨네스에게 한차례 독대를 신청할 수 있게 됩니다.


[TIP ① 라르리르고를 가진 마법사는 랜덤하게 등장합니다. ]

[TIP ② 손녀-아이린은 신성왕국에 있습니다.]

[TIP ③ 10일 안에 그녀를 치료해야 합니다. ]

[TIP ④ 탑의 강경파 마법사들의 방해가 있습니다.]

§§§§§§§§§§§§§§§§§§§§§§§§§§§§§§§§§§§§§§§§§§§§§


강경파 마법사의 존재.

이것이 다른 마법사들에게 텔레포트를 부탁하지 못하는 이유였다.

레미라를 벗어나지도 못하고 방해받아, 그 자리에서 퀘스트를 실패하리라.

‘이 섬은 마법사들의 본거지나 마찬가지이니 방해도 많이 들어올 거야.’

위즈는 미니맵에 떠오른 항구를 살피며 멈칫했다. 톨네스는 분명 섬에서 가장 빠른 쾌속선을 준비했다고 했다. 강경파 마법사들이 그걸 눈치 채지 못할까.

‘쾌속선이 있는 쪽으로 가면 100% 확률로 잡힐 거야. 아니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지.’

위즈는 걸음을 멈추고 마력을 보는 눈을 사용했다.


<‘마력을 보는 눈’이 시전 되었습니다. 초당 1의 마력이 소모됩니다.>


그러자 레미라 요새 곳곳에서 마력의 파문이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렌틸의 연구소에서 보았던 조심스러운 탐지가 아니라, 대놓고 고출력으로 펑펑 써대는 탐지다. 전쟁은 이미 끝났고, 바하르칼의 항복도 받아냈다.

유저들에게 보상을 하기위해 섬 곳곳을 개방한 레미라에서 갑자기 탐지를 펼치며 무언가를 찾는 이유란 뻔했다.

위즈와 렌틸을 찾는 것이다.

“자네도 느꼈나 보군.”

렌틸이 얼굴을 굳혔다. 명색이 중급마법사이니 요새를 휘감고 퍼지는 탐지의 파문이 주는 의미를 모를 리 없다.

“이상하군요. 우리들은 어밴던드 폴리스로 내려가는 계단 근처에 있습니다. 이 창고를 포위하면 쉽게 잡을 텐데 어째서 저렇게 탐지만 날려대는 거죠?”

“마스터가 신경 써주셨을 테지.”

“무슨 방법을 쓴 건지는 몰라도 톨네스님이 저들을 교란시킨 거로군요. 레미라 요새에 뒷문은 없습니까?”

“뒷문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네.”

“쾌속선이 있다는 항구도 마찬가지이겠군요.”

“그렇겠지. 후우……자업자득이로군.”

렌틸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위즈는 퀘스트의 실패로 생길 리스크를 떠올렸다.

손녀를 구하지 못하면 렌틸은 자살하고, 이 때문에 모든 학자계열 직업들에게 반감을 살 것이다.

위즈는 인벤토리 속에서 초보자 복장을 꺼내어 렌틸에게 건네주었다. 일단은 착용제한이 없으니 NPC인 렌틸도 입을 수 있었다. 렌틸은 위즈가 무얼 하려는 건지 알아차렸다.

“변장 정도로 탐지를 피하진 못하네. 내 마력패턴은 저들이 더 잘 알고 있을 테니.”

“일단 요새를 벗어날 수 있다면 기회는 있습니다.”

“어떻게 말인가?”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은 제가 하자는 대로 따라주세요.”

렌틸은 순순히 위즈가 건넨 복장을 걸쳤다. 그러자 위즈는 렌틸이 벗은 옷을 자신이 걸쳤다. 그리고 카무플라주를 사용했다.

렌틸은 눈을 부릅떴다. 위즈의 얼굴에 주름이 파이고 검버섯이 생겨났다. 머리카락은 하얗게 새며 푸석푸석하게 변했다. 키도 자신과 똑같이 줄어들었다. 거울에서나 볼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이, 바로 코앞에서 생겨났다. 렌틸은 손을 들어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만져보았다. 일루전 같은 게 아니었다. 주름진 피부며, 검버섯 때문에 까칠까칠한 부분까지 모두 진짜 같았다.

“자네는 신기한 재주를 가지고 있군.”

“그래서 톨네스님이 동행인으로 절 지목하신 거겠지요.”

“하지만 겉모습만 바꿔서는 소용없네. 마력패턴 때문에 가짜라는 건 금방 들킬 테니까.”

“그것도 생각해둔 게 있습니다. 마법시약이랑 매직스틱 가지고 계시죠?”

“항상 가지고 다니는 물건들이지.”

“마법시약 중에 가장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종류를 사용해주세요. 그리고 마력을 불어 넣어주세요. 최대한 많이.”

“대충 무슨 생각인지 알겠군. 시간이 조금 걸리네.”

“얼마나 걸릴까요?”

“5분 정도.”

“서둘러주십시오.”

렌틸은 그 자리에 앉아 명상을 시작했다.

위즈가 주문한 일은 장비의 내구도가 깎일 만큼 마력을 불어 넣는 것.

이렇게 되면 잠시 동안은 해당 장비가 마력의 덩어리처럼 변해버린다. 이걸 가지고 있으면 일단 탐지에 걸린 순간 렌틸로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위즈가 가진 마력이다. 탐지에 걸리면 위즈의 마력도 캐치된다. 그러면 탐지를 사용한 마법사는 한사람에게서 두 종류의 마력패턴을 찾은 걸 발견하고 의심하게 될 것이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위즈가 가진 마력을 뒤덮을 만큼 많은 ‘렌틸의 마력’이 필요하다.

위즈가 가진 마력보다 더욱 많이. 그리고 농밀하게.

이를 위해 렌틸은 명상까지 해가며 준비하는 것이다.

그동안 위즈는 구석에 쭈그려 앉아 핏스톤을 불렀다.

『갑자기 사라져서 걱정했다. 어딜 갔다 온 것인가?』

“어밴던드 폴리스를 다녀왔어. 그게 뭐냐면…….”

『알고 있다. 그나저나 놀랍군. 레미라에도 그게 있었을 줄은.』

“다녀온 적이라도 있는 것 같네?”

『어밴던드 폴리스 한 곳에 마스터와 함께 갔었다. 볼가가 막 등장했을 때였지.』

“그렇구나.”

『그런데 이렇게 부른 건 따로 용무가 있어서가 아닌가?』

“아, 맞다. 네가 해줄 일이 있어. 저기 앉아서 명상중인 마법사 보이지?”

『보인다.』

“저 사람을 이 요새 바깥으로 빠져나가게 해줬으면 좋겠어.”

『통로를 만들어주면 되겠나?』

“그것만으론 부족해.”

『뭐가 더 필요하지?』

“네 마력으로 저 마법사를 감싸줬으면 좋겠어. 예를 들면 저 초보자 복장이나 신발 같은 것에다가…….”

『위즈. 그대는 내가 마력을 먹는 생물이란 점을 잊은 건가? 어째서 자꾸만 먹은 걸 뱉어내라고만 하나? 시에니투스에서는 땅을 팠고, 레미라에 와서는 잇페인의 골렘까지 움직여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저 마법사에게 마력을 퍼부으라고?』

“미, 미안……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이야. 저 사람 사정이 딱하더라고. 잇페인에게 속아서 손녀까지 위험하게 되고…….”

위즈는 잇페인이 어떤 방법으로 렌틸을 농락했는지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러자 핏스톤의 태도가 누그러졌다. 렌틸의 처지를 동정하는 것 같았다.

『……알겠다. 나중에 마물이나 사냥해 와라.』

“고마워. 일단 기다려주겠어? 우리들도 준비할게 있으니까.”

『알겠다.』

다음으로 위즈가 한 일은 메신저 창을 열어 빌헬름텔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 빌헬름텔님. 저 퀘스트 때문에 레미라를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제한까지 걸려 있어서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 퀘스트요? 그럼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 아니요. 이번엔 혼자 가겠습니다. 저와 붙어 다니면서 레벨업도 제대로 못했잖아요. 지금은 힘을 키울 때입니다. 레미라의 던전은 1주일 동안안만 유저들에게 공개됩니다. 반면 퀘스트는 10일이나 걸립니다. 빌헬름텔님까지 손해 보실 필요는 없어요. 게다가 이거 실패할 때 패널티가 좀 세거든요.

- 무슨 내용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 신성왕국에 가서 마법사가 손녀를 치료하는 걸 돕는 겁니다. 실패하면 더 오션의 모든 학자군 직업의 NPC들이 절 잡아먹으려 들 겁니다.

-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요.

- 그러니 빌헬름텔님은 여기서 레벨 업 하고 계세요.

- 알겠습니다.

위즈는 일어서서 시간을 확인했다. 렌틸을 구하려고 중급해독제를 만들 때, 효과를 확인하려고 나키투스의 독액을 조금 섭취했었다. 그때 채집과 분석 스킬의 효과로 인해 1시간동안은 독성이 억제되었었다. 계단을 올라오느라 50분 가까이 시간이 흘렀고, 렌틸과 핏스톤과 이야기하다보니 남은 10분도 거의 써버렸다. 이제 와서 해독제를 조제해도 제때 먹지는 못한다. 나키투스의 독성이 발작을 일으키면 위즈라는 캐릭터는 죽을 수밖에 없다.

그건 위즈가 바라는 바였다.


<1시간이 지나 억누른 독성이 작용합니다.>

<나키투스의 독이 발작합니다.>

<5000의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헉!”

생각했던 것보다 강력한 독성이었다. 단번에 5000의 데미지가 들어오자 위즈의 몸이 뿌옇게 변하더니, 몸이 세 갈래로 나뉘어졌다.


<세 갈래 운명의 길이 발동 되었습니다.>

<셋으로 나윈 육체는 체력, 마력, 스태미나가 1/3인 상태입니다.>

<셋으로 나윈 육체는 모든 스탯이 20으로 고정됩니다.>

<셋으로 나윈 육체는 이동속도가 초당 5m로 고정됩니다.>


“독성이 나타나자마자 죽음이라니. 완전 극독이잖아?”

“독성이 나타나자마자 죽음이라니. 완전 극독이잖아?”

“독성이 나타나자마자 죽음이라니. 완전 극독이잖아?”

입을 연 위즈는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세 갈래 운명의 길이 발동되면, 분신들이 같은 말을 반복해서 시끄럽게 들린다. 위즈는 정신을 집중해서 분신 두 개를 움직였다. 그것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빠져나갔다.

위즈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서로 다른 두 개의 화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분신들의 눈으로 보는 풍경이었다.

위즈는 일부러 그들이 요새의 앞과 뒤로 빠져나가게 만들었다. 보란 듯이.

렌틸의 모습을 한 자가 뛰어가자, 한 무리의 마법사들이 뒤를 쫓았다. 달리던 마법사들이 멈춰 서서 탐지를 시도했지만, 분신의 달리는 속도가 빨라 탐지범위를 쏙 빠져나가버렸다. 마법사들은 놓칠까봐 앞뒤 안 재고 뛰어갔다. 적어도 겉보기로는 가짜인지 눈치 챈 자는 없었다.

‘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양동작전이라고 생각은 할 거야.’

레미라는 마법사들의 섬. 그리고 마법사는 학자군 직업의 일종.

위즈는 저들이 이정도로 속아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마력을 넣겠네.”

명상을 마친 렌틸이 매직스틱에 시약을 붓고 다시 눈을 감았다. 세 갈래 운명의 길이 발동되면서 마력을 보는 눈이 해제되었기에, 렌틸의 마력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상태에서도 느껴질 만큼, 렌틸의 매직스틱에서는 농밀한 마력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기세는 점점 강해져 바람도 없는데 렌틸의 옷자락이 펄럭거리고, 은색의 매직스틱은 짙은 갈색으로 물들어갔다.

“이제 됐네.”

위즈는 매직스틱을 건네받자마자 외쳤다.

“지금이야!”

그러자 땅과 동화된 상태의 핏스톤이 창고의 바닥을 움직여 렌틸을 감쌌다.

“이건 뭔가?”

“밖에서 뵙죠. 저는 사람들을 따돌리고 오겠습니다.”

위즈는 곧장 뒷문을 향해 튀어나갔다. 조금 전 요새를 빠져나간 분신들과 달리, 이번에는 많은 마법사들이 위즈를 노리고 주문을 사용했다. 얼음족쇄며 슬로우가 날아드는 걸 보며 위즈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인했다.

앞서 내보낸 분신들은 카무플라주로 모습만 바꾼 가짜였지만, 지금 빠져나가는 분신은 렌틸의 마력을 풀풀 흘리고 있었다.

레미라의 마법사들은 이 분신을 진짜 렌틸이라 여기고 있었다.

‘후후후. 하지만 셋 모두 가짜지롱.’

하지만 남을 속이는 게 꼭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다.

세 개의 화면을 통해, 분신들을 조종하는 건 눈이 핑핑 도는 일이었다.


◇◇◇◇◇◈◇◇◇◇◇◇◈◇◇◇◇◇◇◈◇◇◇◇◇


레미라는 사면이 바다인 섬이며 규모가 제법 크다.

따라서 항구는 여러 곳을 운용하고 있었다.

그만큼 레미라 마법사들이 수색해야 할 곳도 늘어났다. 항구마다 탐지를 사용하는 마법사들이 바글거렸다. 인근의 작은 섬들을 돌아보고 온 유저들은 갑자기 강화된 경비에 당황했다.

“NPC들이 이렇게 탐지를 펑펑 써대는 건 처음 보는데? 무슨 일이지?”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해주던 걸.”

“궁금해 죽겠네. 누구 아는 사람 없어?”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대부분의 유저들은 더 싸우고 싶어 했다. 만약 마법사들이 인상착의를 알려주며 협조를 구했다면, 위즈와 렌틸은 빠져나가기 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탑의 방침은 렌틸의 배신을 내분으로 규정, 오직 레미라의 마법사만으로 잡게 했다.

그러한 완고함이 위즈와 렌틸을 살렸다.

항구 근처의 잡화점에서 식료품이며 포션, 그리고 화장품을 구입하던 아처가 투덜거렸다.

“죄도 안 지었는데 사람 불쾌하게 만드네.”

물건을 챙긴 아처가 홱 돌아서자, 종아리까지 닿는 긴 머리카락이 활짝 펼쳐졌다. 그 머리카락에 얼굴을 맞은 유저들이 목청을 높였다.

“푸헥! 이봐요 아가씨! 머리가 너무 길어서 얼굴을 때리잖아! 차라리 묶고 다니라고!”

“여고생의 머리카락에 맞았으면 고맙다고 하진 못할망정 어디서 타박이야 타박이?”

“뭐야? 이 여자가! 나랑 함 붙어볼까?”

주변의 유저들이 싸움을 말렸다.

“야…그냥 가자. 항구에 NPC깔린 거 안보이냐?”

“맞아요. 사고 쳐서 좋을 게 없어 보이네요.”

“끄응!”

아처는 그들을 무시하고 지나쳐 항구 쪽으로 사라졌다.

“운 좋은 줄 알아! 이 옥떨메야!”

아처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총총걸음으로 멀어져갔다.


◇◇◇◇◇◈◇◇◇◇◇◇◈◇◇◇◇◇◇◈◇◇◇◇◇


아처는 항구를 지나쳐 작은 언덕에 올랐다. 주변을 둘러보던 아처가 입을 열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다면 들여보내줘.”

언덕에 구멍이 뻥 뚫리며 아처의 모습을 삼켰다. 언덕의 내부는 텅 비어 있는 게 마치 바가지를 엎어놓은 것만 같았다.

사방이 꽉 막힌 곳이지만 마법으로 일으킨 빛 덩어리가 둥둥 떠 있어서 어둡진 않았다.

그 빛 아래에서 하얗게 머리가 샌 노인이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놓고 있었다. 아처를 본 노인이 손을 탁탁 털었다.

“일단은 시키는 대로 조합해보았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건 염색약 같은데?”

“맞아요. 조금이라도 모습을 고쳐야 하니까요.”

“이건 회색이지 않나? 기왕이면 검정이나 갈색이 낫지 않은가?”

“얼굴로 드러나는 나이 때문에 그런 색은 오히려 역효과에요.”

“수염 같은 건 안 붙이나?”

“그것도 역효과. 그 대신 피부색을 바꿀 거예요.”

노인이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염색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발진이 일어날 것 같은데…….”

“그거랑은 달라요.”

“그래도 염색약을 피부에 발랐다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왜 염색약을 피부에 발라요?”

“그럼 어떻게 피부색을 바꾼다는 건가?”

“당연히 술이죠. 술에 진탕 취하는 거예요. 그러면 얼굴이 붉어질 거 아닌가요.”

“그러다가 내가 실수라도 하면…….”

“아……진짜.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요. 레미라 요새를 빠져나온 게 누구 덕이죠?”

“그야 위즈 자네 덕이지.”

“그러니까 렌틸님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저한테 맡겨주시면 되는 거예요.”

아처로 모습을 바꾼 위즈는 잡화점에서 사온 화장품을 꺼내놓았다. 뱃사람들이 바르는 크림에 손가락을 푹 찍어 퍼 올린 위즈는 그것을 렌틸의 얼굴에 발라주었다. 그리고 납작한 나뭇조각을 이용해 머리를 염색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에 물이 드는 대로 우린 항구로 가는 거예요. 마침 레이스 단의 프로미넌스 한척이 출항을 준비 중이더군요. 곧장 신성왕국으로 향하진 않지만, 가까운 곳에 내려준다고 했으니 걱정할 거 없어요.”

“해적들인데 믿을 수 있는가?”

“제가 친분이 좀 있어요. 걱정할 거 없어요.”

렌틸의 머리카락에 염색약을 다 바른 위즈는 다시 카무플라주를 사용해 모습을 바꿨다. 이번엔 키를 더 작게 줄이고 머리카락의 길이도 짧게 만들었다. 그래도 머리카락은 허리높이까지 찰랑거렸다. 위즈는 행운의 올가미를 꺼내 머리카락을 올려 묶었다.

성별은 여전히 여자. 그리고 아처의 모습인 것도 똑같다.

하지만 키와 머리카락을 바꾼 것만으로도 인상이 다르게 보였다. 조금 전 잡화점에서 만난 유저들이라 해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위즈는 렌틸의 신발을 살피더니, 잡화점에서 사온 부드러운 가죽을 잘라 밑창에 여러 겹 깔았다. 렌틸의 키를 조금이라도 커보이게 하기위해서이다.

“이제 머리를 감기로 하죠.”

핏 스톤이 알아서 지하수를 퍼 올려 주었기 때문에 염색은 무사히 끝났다.

새하얀 백발이 칙칙한 잿빛이 되자, 눈부심이 줄어들었다. 애초에 위즈가 염색을 하려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백발은 빛을 받으면 환하게 반짝거린다. 그건 도망자의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눈에 띄는 요소다. 그렇다고 나이에 걸맞지 않은 색으로 염색하면 튀어 보인다. 그래서 선택한 게 회색.

거울을 본 렌틸은 바뀐 머리색이 마음이 드는 눈치다.

“진즉 염색할 걸 그랬군.”

눈썹까지 신경 써서 회색으로 염색했으니 위화감은 적다. 이걸로 일단 준비는 완료.

위즈는 인벤토리에서 석궁을 꺼냈다. 크레센토 왕국에서 노상강도들을 잡아 얻은 것으로, 활보다 쓰기 편해 흔히 사용되는 무기다.

“이걸 걸쳐요.”

“난 활 같은 건 쏠 줄 모른다네.”

“적어도 마법사가 아닌 것처럼은 보여야죠. 이 커틀라스도 허리에 차요.”

위즈의 계획은 일단 뱃사람처럼 꾸며서 해적선에 승선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니 마법사 같은 행색은 절대 곤란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술에 취한 늙은 해적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한 밑밥으로 프로미넌스에서 내린 일단의 해적들이 곳곳에서 농땡이를 치며 술을 퍼마시는 중이다.

위즈는 시간을 확인했다. 이제 슬슬 해적들이 술에 취해 헬렐레 걸어 다닐 때다.

“일단 럼주부터 마셔요. 헤비 럼이라 술기운이 확 올라올 거예요.”

위즈는 병뚜껑을 열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달짝지근한 술내가 훅 끼쳐왔다.

마법사들을 따돌리기 위해 매직스틱에 마력을 있는 힘껏 불어 넣은 렌틸은 그야말로 마력이 텅 비어버린 상태. 여기에 술까지 들어가면 마력의 회복 속도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

‘탐지를 걸어봐야 알아보긴 힘들 거야.’


◇◇◇◇◇◈◇◇◇◇◇◇◈◇◇◇◇◇◇◈◇◇◇◇◇


레미라의 마법사의 탑에는 12마스터와 조율자가 있다.

그 조율자인 톨네스가, 독단으로 배신자 렌틸을 선처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레미라의 강경파 마법사들은 서둘러 렌틸을 사로잡으려 움직였다. 렌틸로 변장한 자들을 뒤쫓은 게 그 시작이었다.

협조자 역시 붙잡아 심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협조자도 렌틸도 잡지 못했다.

렌틸의 마력을 쫓아 진짜를 잡기 직전, 렌틸은 손에 든 매직 스틱을 버리더니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가짜를 쫓던 자들 역시 같은 일을 경험했다. 모습이 훅 꺼졌다는 보고도 있었으며, 숲속에 뛰어들자마자 기척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강경파계열 마스터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레미라는 섬이다. 이곳을 빠져나가려면 배를 타지 않을 수 없다.

도망자들은 반드시 항구에 나타난다.

그래서 마법사들을 풀어 노골적으로 탐지를 걸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찾아냈다는 보고는 올라오지 않았다.

강경파 마스터 중 하나인 아라톨은 자신이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 다른 마스터들은 실험이니 뭐니 바쁘다며 핑계대기 바빴다. 아라톨은 그들이 렌틸을 동정하여 그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멍청이들 같으니. 그런 온정주의가 조직을 와해시키는 것을 왜 모른단 말인가!”

아라톨은 자신의 마력을 넓게 퍼뜨렸다. 피처럼 검붉은 마력이 땅을 검게 물들이며 쭉쭉 뻗어나갔다. 그의 끈끈한 마력은 그 자체로 탐지스킬보다 더 정확하게 목표를 찾아내는 특징이 있었다. 아라톨은 그 상태에서 항구까지 걸음을 옮겼다.

항구에는 이방인들이 들락거리며 활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들이 레미라를 지키기 위해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를 떠올린 아라톨은 화를 누그러뜨렸다.

강경파라고는 하나 그도 고마움을 아는 사람이다.

“무고한 이들까지 죄인 취급하는 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들을 지나친 아라톨은 시끄럽게 노래를 부르며 비틀대는 무리를 발견했다.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술 냄새가 훅 끼쳐온다.

“대낮부터 저게 뭐하는 짓이람.”

아라톨은 팔자가 늘어졌다며 혀를 찼다. 한창 일할 시간에 술을 마시는 건 건실한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아니지……레미라가 더 이상 위험하지 않으니 저럴 수도 있는 거야.”

전쟁이 끝난 직후라 긴장이 풀려 저럴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한낮의 술꾼은 일상의 존재다. 아라톨은 이 작은 평화를 놓치지 않겠다며 다짐했다.

“그러자면 일단 배신자를 처단해야 한다.”

하지만 아라톨의 표정은 금세 찌푸려졌다. 술에 취한 자들의 행색을 보니 전부 해적들이었다.

“이제 보니 무법자들이었군. 쯧.”

톨네스는 혹시나 싶어 자신의 마력을 뻗어 그들을 만져보았다. 렌틸의 마력과 일치하는 패턴은 없었다. 아라톨은 저들 중에 렌틸이 숨어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마력을 완전히 지울 만큼 대단한 아이템이 없는 한 불가능한 일이지.”

그리고 아라톨이 헛다리를 짚는 동안 위즈는 고주망태가 된 렌틸을 부축하며 프로미넌스에 오르고 있었다.

“으허허허! 내가 말이야! 소싯적엔 말이지!”

“네네. 잘생겼다고요. 알았으니까 어서 들어가자고요.”

위즈는 이 늙은 마법사에게 절대 술을 먹여선 안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작가의말

2014.11.08 수정

[12,551 => 12,549]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또 다른 셸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4 121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32) +3 14.06.26 695 24 30쪽
123 120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31) +2 14.06.17 1,105 20 31쪽
122 119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30) +2 14.06.14 682 18 26쪽
121 118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9) +2 14.06.09 1,602 91 28쪽
120 117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8) +2 14.06.05 974 31 23쪽
119 116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7) +2 14.05.31 1,615 96 23쪽
118 115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6) +1 14.05.30 970 22 25쪽
117 114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5) +3 14.05.29 2,017 39 31쪽
116 113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4) +2 14.05.28 1,235 32 29쪽
115 112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3) +8 14.05.27 1,909 59 30쪽
114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2) +3 14.05.26 810 23 23쪽
113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1) +2 14.05.24 1,954 40 25쪽
112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20) +4 14.05.23 1,837 33 23쪽
111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19) +3 14.05.22 1,720 44 24쪽
110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18) +5 14.05.21 1,659 60 22쪽
109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17) +4 14.05.20 2,273 40 24쪽
108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16) +5 14.05.19 1,633 50 25쪽
107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15) +6 14.05.17 1,088 32 30쪽
106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14) +2 14.05.16 1,785 33 25쪽
105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13) +2 14.05.15 2,361 130 26쪽
104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12) +2 14.05.14 1,059 23 25쪽
103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11) +2 14.05.13 927 28 25쪽
102 99화...5.혼돈을 비추는 거울 (10) +2 14.05.12 1,548 34 29쪽
101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9) +3 14.05.07 1,749 106 19쪽
100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8) * +2 14.05.03 1,527 34 34쪽
99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7) +4 14.05.01 1,135 22 25쪽
98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6) +2 14.04.29 1,002 30 23쪽
»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5) +2 14.04.25 1,529 29 27쪽
96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4) +1 14.04.24 1,213 22 25쪽
95 5. 혼돈을 비추는 거울 (3) +2 14.04.21 1,135 34 2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