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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 보관소

마왕은 용사를 죽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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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4dh
작품등록일 :
2019.11.10 06:44
최근연재일 :
2020.05.11 18:00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22,189
추천수 :
931
글자수 :
280,874

작성
20.05.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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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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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87화 - 서장은 부하에게 취조당한다

DUMMY

테이트는 루브린 시내에 있는 제법 화려한 집 앞에 도착했다.

외관만큼 부유한 집인 것인지 대문에는 신호용 공학 기도 달려있었다.


삐익-


테이트가 신호기를 울리고 잠시 기다리자 집 안에서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문이 열렸다.


"음? 테이트 구.. 경감? 자네가 이 시간에 어쩐 일인가? 보고라면 서에서 들어도 괜찮은데..."


테이트는 잠옷 차림의 오릭 서장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른 시각에 죄송합니다. 상담 드릴 게 좀 있어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오릭 서장은 자다가 깬 것인지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테이트의 굳은 얼굴 때문에 별다른 푸념도 하지 못하고 테이트를 집안으로 안내했다.


"사모님과 따님은 안 계신 모양이군요?"


테이트가 집안을 둘러보면서 말하자 오릭 서장은 소파에 기대앉으며 답했다.


"뭐 요즘 루브린이 조금 뒤숭숭하니 말이야. 테비르에 있는 친정에 보냈네. 잠잠해지면 내가 다시 데리러 갈 생각이네."


오릭 서장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테이트는 오릭 서장과 마주 보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그럼 누구를 기다리고 계셨던 겁니까?"


"음? 기.. 기다리다니?"


졸린듯한 얼굴을 하고 있던 오릭 서장은 갑작스러운 테이트의 질문에 눈을 크게 뜨며 당황한 듯 말했다. 테이트는 그런 오릭 서장을 보고 씩 미소 지으머 말했다.


"아직 동이 트려면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도 신호기 소리만 듣고 그렇게 급하게 나오신 건 기다리시는 분이 있으셨던 것 아닙니까? 잠옷 차림으로 나오신 걸로 봐선 언제 오겠다고 따로 언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만..."


"끄응... 자네 말이 맞네. 하지만 그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니 굳이 설명하진 않겠네. 그보다 자네가 나를 찾아온 이유가 궁금하네만..."


테이트는 말을 돌리는 오릭 서장이 수상했지만, 이 소심한 서장이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할 리는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더 이상 캐묻는 것을 그만두고 코트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오릭 서장에게 건넸다.


"중간에 이런저런 일이 있긴 했지만, 장비 사용을 들킨 것 같진 않습니다. 녹음장치 하나는 아직 제가 가지고 있지만 몰래 뺴내간 것으로 해두죠."


"음... 이걸 돌려주려고 이 새벽에 온 건가? 그냥 서에서 줘도 되는 걸..."


열쇠를 건네받은 오릭 서장이 소심하게 불만을 표했지만, 테이트는 그런 오릭 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몇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오릭 서장은 조금 전 누구를 기다렸냐고 물었을 때와는 달리 압박감마저 느껴지는 테이트의 모습에 침을 꿀꺽 삼켰다.


"취...취조당하는 기분이군. 내가 아는 거라면 뭐든 대답해주겠네."


"서장님은 루브린 서가 설립되던 시기부터 서장님이셨죠?"


"음? 뭐. 그렇네만."


오릭 서장은 질문의 내용이 뜻밖이었는지 고개를 갸웃하더니 바로 대답했다.


"그럼 왜 루브린에 수도에도 없는 특수장비창고가 있는 건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테이트의 질문을 들은 오릭 서장은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그거라면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네. 중앙에 높은 귀족 한 분께서 공학품을 기증받았는데 그것들을 처리할 곳이 필요하다고 하셨던 모양이야. 그래서 당시 보수 공사 중이던 루브린 서에 창고를 하나 더 만들게 된 거지."


"기증... 말입니까?"


"그래. 물건을 넘겨받아보니 그 유명한 붉은 공학자 레드럼에게 받은 공학품들이었지. 당시엔 공학품이라는 게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았지만, 처형 직전까지 갈 만큼 화제가 됐던 공학자라서 나도 알고 있었지.


자네도 봤다시피 시중에 유통하기엔 지나치게 폭력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라서 사실상 위험물 관리의 책임을 떠넘겨 받은 것이네.."


"그렇군요. 그런데 왜 테비르 서가 아니고 루브린 서였던 거죠? 중앙 귀족의 요청이었다면 테비르 서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했을 텐데요."


"뭐, 루브린 서가 보수공사 중이기도 했지만, 얼핏 듣기로 그 귀족님께서 애초에 루브린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받은 것이니 루브린에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하더군."


"음... 혹시 그 중앙 귀족이 누굽니까?"


오릭 서장은 궁금하다는 듯 물어보는 테이트를 보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후후. 중앙 귀족 중에 붉은 공학자와 친분이 있다고 하면 바로 눈치를 채야지. 테이트 군은 가만 보면 이런 기본적인 상식들을 가십으로 취급해서..."


"누굽니까?"


오릭 서장은 냉랭한 테이트의 모습에 풀 죽은 모습으로 대답했다.


"끄응... 아이시르 공작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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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쉬가 다녀간 뒤로 유디의 일과는 단조로움 그 자체였다.

헤이나르 성에 있는 서재에서도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고, 자신의 처지를 다시 한번 파악한 이상 무리한 탈출 시도 같은 걸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피곤해진 것은 슬릭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 휘광이라는 이색적인 기운이야말로 진정한 용사의 징표라고 알려져 있어요. 이 휘광이라는 것에 대한 학설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눈에 보일 정도로 찬란한 빛이 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어디까지나 은유적인 표현일 뿐 실제로 빛이 나지는 않는다는 의견도 있어요.


당대의 용사가 싸우는 모습에서 휘광으로 보이는 빛이 보이지 않았으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후자 쪽에 조금 더 힘이 실렸지만, 가짜라는 걸 알고 나니 진짜 용사님은 찬란하게 빛이 날 거라는 생각이 들 더라고요. 영롱한 빛에 휩싸인 용사님이라니 멋지지 않아요?"


"용사... 위험."


"응? 아! 그러고 보니 슬릭 씨 입장에선 휘광에 휩싸인 용사님 같은 건 보고 싶지 않겠네요. 마족과 용사는 천적이니까요. 그러고 보니 마왕과 용사의 평행선 이론이란 것도 있는데요...."


슬릭은 겨우 대화 주제가 하나 끝났나 싶었더니 금세 다음 대화를 이어가는 유디를 보고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그때 그 카쉬르라는 놈에게 넘겼어야 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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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47 Brav
    작성일
    20.05.07 11:34
    No. 1

    저렇게 좋은 사람까지 한숨 쉬게 만드는 유디는 얼마나 수다스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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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은 용사를 죽이지 않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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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화 - 그녀는 인질로서 가치가 없다 20.05.11 69 1 6쪽
» 87화 - 서장은 부하에게 취조당한다 +1 20.05.06 48 1 7쪽
86 86화 - 용병은 신속하게 과자를 먹는다 20.05.01 46 1 6쪽
85 85화 -대장장이는 뜻밖의 손님을 맞이한다 20.04.30 56 1 5쪽
84 84화 - 시종은 영웅에 대해 이야기한다 20.04.21 51 1 6쪽
83 83화 - 마공작은 동료의 패퇴에 미소짓는다 +1 20.04.20 53 2 6쪽
82 82화 - 여관주인은 잠을 설친다 20.04.18 60 1 8쪽
81 81화 - 공작은 마공작의 안위를 걱정한다 20.04.16 35 2 7쪽
80 80화 - 용병은 뒤늦게 알아차린다 20.04.14 44 1 7쪽
79 79화 - 마족의 기준은 조금 다르다 20.04.13 43 2 7쪽
78 78화 - 가명은 대개 유치한 것들이 많다 +1 20.04.11 46 2 6쪽
77 77화 - 경찰은 수사자료를 넘긴다 20.04.08 52 2 5쪽
76 76화 - 그는 나지막이 말한다 +1 20.04.07 68 1 8쪽
75 75화 - 대장장이는 버릇처럼 수사한다 20.03.31 69 2 7쪽
74 74화 -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다 20.03.30 61 2 7쪽
73 73화 - 그들은 역 앞에서 우연히 만난다 20.03.27 63 1 7쪽
72 72화 - 용병은 마왕을 떠올리며 전율한다 +1 20.03.24 63 2 7쪽
71 71화 - 철마는 어둠을 뚫고 달린다 20.03.23 126 2 7쪽
70 70화 - 공학자는 간단한 사실에 감탄한다 20.03.20 61 2 8쪽
69 69화 - 용병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1 20.03.18 78 2 6쪽
68 68화 - 용의자는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았다 20.03.17 75 3 7쪽
67 67화 - 마족은 일그러진 미소를 짓는다 20.03.16 69 5 7쪽
66 66화 - 여관주인의 방 문은 거칠게 열린다 +1 20.03.13 86 2 8쪽
65 65화 - 배신자는 애써 외면했다 20.03.12 160 3 7쪽
64 64화 - 용병단의 아지트는 2층 가정집이다 20.03.11 64 3 8쪽
63 63화 - 여관주인은 옛 지인과 조우한다 +1 20.03.09 101 4 8쪽
62 62화 - 마녀는 인간적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2 20.03.06 84 3 8쪽
61 61화 - 소식지는 대개 진실과 거짓이 적당히 섞여있다 20.03.05 86 3 8쪽
60 60화 - 범죄자는 최신 기술에 감탄한다 +1 20.03.03 8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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