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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 보관소

마왕은 용사를 죽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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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4dh
작품등록일 :
2019.11.10 06:44
최근연재일 :
2020.05.11 18:00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22,190
추천수 :
931
글자수 :
280,874

작성
20.03.12 10:00
조회
160
추천
3
글자
7쪽

65화 - 배신자는 애써 외면했다

DUMMY

"그... 하쉬르단 씨라고요?"


자신의 이름을 들은 뒤로 잔뜩 경계를 하고 있는 유디를 보며 하쉬는 살짝 미소 지었다.


"네. 반응을 보아하니 제가 누군지 알고 계신 듯한데, 지금은 테이트 씨와 동료니까 그렇게 경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쉬는 소란을 원하지 않은 헤이나르가 바이올렛과 슬릭을 호출해준 덕분에 어렵지 않게 유디와 만날 수 있었지만, 본인의 경계태세를 풀게 만드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었다.


하쉬는 자신이 마왕 토벌 이전부터 루브린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지금은 테이트의 수사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디의 반응은 시큰둥했고, 결국 하쉬는 테이트의 인상착의와 말버릇. 그리고 그가 유디를 찾기 위해 했던 조사 내용들을 최대한 쥐어짜 내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테이트 씨에게 뭐라도 받아올 걸 그랬네요.'


하쉬가 슬슬 그런 후회를 하고 있을 때 여전히 경계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하쉬를 바라보던 유디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하쉬에게 물어왔다.


"좋아요. 하쉬르단 씨가 경감님의 동료라면 제가 여기서 나가는 것도 도와주실 거죠?"


조금 전 경계하던 태도와는 달리 어느새 기대에 가득 찬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디를 보며 하쉬는 어째서 헤이나르가 데려가라고 했는지 짐작이 가 웃음이 나왔지만, 그녀의 그대와는 달리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뭐, 집주인도 그걸 바라고 있는 모양이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그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유시드 양 당신이 여기에 있게 된 건 당신이 서쪽 평원에 있었던 이유와 일맥상통하니까요."


하쉬의 말에 자신의 처지를 다시 깨달은 것인지 유디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네요. 그럼 어째서 저를...?"


"사정이 있어서 저도 용사 일행을 죽인 범인을 찾는 중이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테이트 씨와도 그것 때문에 협력 중이고요. 유시드 양이 어째서 쫓기게 된 것인지, 그리고 달리 알아내신 게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유디는 하쉬에게 자신이 수도에서 브론드가 보낸 편지의 흔적을 발견했던 일과 추적자들이 붙었던 일. 그리고 서쪽 평원에 들어와 슬릭에게 납치된 이야기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렇군요. 확실히 그 편지의 흔적은 일부러 방치해뒀을 확률이 높겠네요. 테이트 씨도 저도 제국 쪽을 수상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니 예상된 결과라곤 생각하지만... 조금 이상하군요."


"이상하다니... 어떤 점이요?"


"유시드 양이 그 여관에 찾아간 것은 우연이었죠? 아마 그 흔적을 방치해둔 세력. 정황상 제국이겠군요. 제국이 그 흔적을 보여주고 싶은 누군가가 있었다는 게 되지 않을까요?"


유디는 하쉬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경황이 없어서 그런 식으로는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하지만 그럼 원래 그 흔적을 발견하게 되는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음... 일단 그건 제가 천천히 알아보겠습니다. 그 외에 또 다른 정보는 없으신가요?"


"그것 말곤 용사 일행에 대한 정보는 없어요. 단지 여기 잡혀와서 마왕이 원래는 인간이라거나 마왕을 죽인 사람이 마왕을 만든 사람이라거나 하는 이야기를 들긴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어서 답답했던 참이에요. 혹시 하쉬르단 씨는 뭔가 알고 계신 게 있나요?"


유디의 말을 들은 하쉬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하다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 헤이나르 그 녀석이 그렇게 말하던가요?"


"네! 그러고 보니 하쉬르단 씨가 모를 리가 없겠군요. 그 유명한 4대 후작 중 한 분이시니까요."


어째서인지 모르게 들뜬 유디와는 달리 하쉬의 표정은 어두워졌지만, 유디가 눈치챌 새도 없이 하쉬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왕님이 원래 인간이셨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인간인 그 분이 마왕이 된 것인지까지는 듣지 못했지만... 헤이나르는 알고 있는 모양이군요. 그 녀석이야 더 이상 눈치 볼 상대가 없으니 마음대로 이야기하는 것이었겠지만, 굳이 떠들고 다닐만한 이야기는 아니니 유시드 양도 앞으로도 주의해주시면 감사하겠군요."


유디는 웃는 얼굴과는 달리 차가운 기운을 풍기는 하쉬를 보고 굳은 미소를 지었다.


"네. 네! 물론이에요. 하하."


하쉬는 그런 유디를 잠시 바라보더니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저는 마왕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국으로 떠났기 때문에 마왕님의 죽음에 관한 것은 잘 모릅니다. 정확히는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해야겠지만요."


"마왕과 사이가 안 좋으셨나요?"


"글쎄요. 나쁜 사이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어찌 됐든 저는 마왕님을 뒤로하고 인간의 편에 섰으니 좋다고 보기도 어렵겠군요.


마왕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굳이 조사를 하지 않았던 것도, 헤이나르에게 자세한 사정을 묻지 않았던 것도 그분의 곁을 떠난 제가 이제 와서 그런 것을 캐묻고 다니는 것도 웃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니까요."


유디는 쓸쓸한 분위기의 하쉬를 보고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말이 없어서 방안에는 한동안 침묵이 감돌았다. 계속되는 침묵에 다리를 떨면서 손톱을 물어뜯던 유디가 결국 입을 열었다.


"음... 뭔가 먼 길 찾아오셨는데 별다른 성과가 없으신 것 같아 죄송하네요."


"아닙니다. 테이트 씨에게 유시드 양이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성과는 충분하니까요."


하쉬가 웃으면서 말하자 유디는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겁에 질린 표정으로 하쉬에게 말했다.


"그... 경감님께는 제가 굉장히 고생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시겠어요? 가뜩이나 보고도 안 하고 사라져서 혼날 텐데 잘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해버리시면..."


"하하. 알겠습니다. 꿋꿋하게 버티고 계신다고 말씀드리죠."


"감사합니다. 아! 보답이라기엔 뭐하지만 아까 미처 말씀 못 드린 정보를 하나 더 드릴게요. 제국으로 돌아가시면 '대죄의 마왕들'이라는 책을 한 번 찾아보세요.


마왕의 탄생을 다룬 책이었는데 여기 서재에도 없고, 저도 읽은 지 오래된 책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헤이나르 씨가 마왕의 죽음이 마왕의 탄생과 관련이 있다고 했으니 조사해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슬릭과 바이올렛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저는 이만 가봐야겠군요. 근처에 게이트를 열어뒀으니 혹시 뭔가 알아낸다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네. 조심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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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화 - 그녀는 인질로서 가치가 없다 20.05.11 69 1 6쪽
87 87화 - 서장은 부하에게 취조당한다 +1 20.05.06 48 1 7쪽
86 86화 - 용병은 신속하게 과자를 먹는다 20.05.01 46 1 6쪽
85 85화 -대장장이는 뜻밖의 손님을 맞이한다 20.04.30 56 1 5쪽
84 84화 - 시종은 영웅에 대해 이야기한다 20.04.21 51 1 6쪽
83 83화 - 마공작은 동료의 패퇴에 미소짓는다 +1 20.04.20 53 2 6쪽
82 82화 - 여관주인은 잠을 설친다 20.04.18 60 1 8쪽
81 81화 - 공작은 마공작의 안위를 걱정한다 20.04.16 35 2 7쪽
80 80화 - 용병은 뒤늦게 알아차린다 20.04.14 44 1 7쪽
79 79화 - 마족의 기준은 조금 다르다 20.04.13 43 2 7쪽
78 78화 - 가명은 대개 유치한 것들이 많다 +1 20.04.11 46 2 6쪽
77 77화 - 경찰은 수사자료를 넘긴다 20.04.08 52 2 5쪽
76 76화 - 그는 나지막이 말한다 +1 20.04.07 68 1 8쪽
75 75화 - 대장장이는 버릇처럼 수사한다 20.03.31 69 2 7쪽
74 74화 -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다 20.03.30 61 2 7쪽
73 73화 - 그들은 역 앞에서 우연히 만난다 20.03.27 63 1 7쪽
72 72화 - 용병은 마왕을 떠올리며 전율한다 +1 20.03.24 63 2 7쪽
71 71화 - 철마는 어둠을 뚫고 달린다 20.03.23 126 2 7쪽
70 70화 - 공학자는 간단한 사실에 감탄한다 20.03.20 61 2 8쪽
69 69화 - 용병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1 20.03.18 78 2 6쪽
68 68화 - 용의자는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았다 20.03.17 75 3 7쪽
67 67화 - 마족은 일그러진 미소를 짓는다 20.03.16 69 5 7쪽
66 66화 - 여관주인의 방 문은 거칠게 열린다 +1 20.03.13 86 2 8쪽
» 65화 - 배신자는 애써 외면했다 20.03.12 161 3 7쪽
64 64화 - 용병단의 아지트는 2층 가정집이다 20.03.11 64 3 8쪽
63 63화 - 여관주인은 옛 지인과 조우한다 +1 20.03.09 101 4 8쪽
62 62화 - 마녀는 인간적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2 20.03.06 84 3 8쪽
61 61화 - 소식지는 대개 진실과 거짓이 적당히 섞여있다 20.03.05 86 3 8쪽
60 60화 - 범죄자는 최신 기술에 감탄한다 +1 20.03.03 8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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