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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 보관소

마왕은 용사를 죽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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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4dh
작품등록일 :
2019.11.10 06:44
최근연재일 :
2020.05.11 18:00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22,187
추천수 :
931
글자수 :
280,874

작성
20.04.16 18:00
조회
34
추천
2
글자
7쪽

81화 - 공작은 마공작의 안위를 걱정한다

DUMMY

상현은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한숨을 내쉬었다.

북대륙에서 쫓겨나듯 넘어와 자신을 도와준 사내의 제안으로 경찰이 되긴 했지만, 동대륙의 경찰이라는 조직은 늘 기대 이하였다.


당장 지금만 해도 북대륙의 포졸들이었다면 신속하게 상황을 정리했을 것이다. 수사를 마무리하던 중 갑작스레 동료를 공격하는 경관들과 당황해서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는 경관들. 덕분에 이상 징후를 보인 경관들에게서 마물의 기운이 점점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는데도 여전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착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부하들의 대처에 실망한 상현이 한 마디 하려는 찰나, 상현은 멀리서 엄청난 투기를 느꼈다. 범상치 않은 상대라는 생각에 상현은 여전히 이렇다 할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대치중인 경관들에게 말했다.


"사살이 어렵다면 물러나라. 내가 처리하지."


"사.. 사살..입니까?"


단호한 상현의 태도에 경관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상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번 말했다.


"이미 마물의 기운을 풍기고 있다. 이 마을이 고립되어 있다곤 해도 한 두 명이라도 놓친 순간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지. 우리 손으로 그걸 막는 것이 동료의 명예를 지킬 유일한 방법이다. 틀린가?"


상현은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떨고 있는 경관을 뒤로 물리고 앞으로 나섰다.


"현 시간부로 자아를 유지하고 있는 인원은 전원 마을 외곽에 있는 교회에 집결한다! 인솔은 아이시르 공작님께서 맡을 것이다. 나는 이곳을 수습하는 대로 합류하지. 옆에 있는 동료 역시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경계하면서 이동하도록!"


상현이 큰 소리로 말하자 혼란에 빠져있던 경관들이 한 곳에 모여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에리엘은 상현의 옆에서 가슴에 주먹을 대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존명! 이렇게 하는 거였나?"


상현은 에리엘의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짓고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오. 아무래도 나는 저 자를 상대해야 할 것 같으니. 조심하시오."


상현이 마을 입구 쪽을 바라보며 말하자 에리엘은 조금 심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어차피 저 녀석은 당신이 맡을 텐데 내가 조심할 필요가 있을까? 정말이지. 공작님한테 보모 노릇을 맡기는 경정이라니! 아! 그리고 혹시라도 추가적으로 변하는 사람이 있다면..."


"맡기겠소."


단호한 상현의 대답을 들은 에리엘은 어느새 정렬해 있는 경관들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그래. 나도 꽤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보아하니 끼어들 자리가 없을 것 같네. 그럼 수고해~"


말을 마친 에리엘이 경관들을 이끌고 마을 외곽으로 멀어지자 상현은 심호흡을 한 후, 마기를 뿜어대고 있는 경관들에게 다가갔다.


"15명 중에 6명인가. 여기로 오고 있는 녀석이 원래대로 돌릴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


털썩.


상현이 다가가자 경관들은 부르르 몸을 떨더니 이윽고 땅으로 쓰러졌다. 상현은 그들을 한 곳에 모아 두고 마을 입구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은빛 장발의 청년이 천천히 상현에게 다가왔다. 청년은 상현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 기운을 느끼고도 도망가지 않다니 겁을 상실한 녀석이로구나. 동료들은 모두 해치운 모양이지?"


"일이 고된 모양인지 잠들었다오. 그나저나 도망이라... 아쉽지만 약자를 상대로 등을 돌리는 법이 좀처럼 없는 편이라오."


"약자..."


청년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잠시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그러나 상현은 인상을 구기더니 갑자기 몸을 옆으로 날렸다.


콰쾅!


상현이 서 있던 자리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곧이어 청년이 상현을 향해 몸을 날렸다.


"호오? 인간치곤 제법 잘 버티는군."


상현은 계속되는 청년의 공세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청년의 표정을 살폈지만, 청년은 여유가 가득해 보였다. 틈을 살피던 상현은 조금 크게 휘둘러진 청년의 주먹을 흘리고 청년의 복부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청년은 뒤로 살짝 뛰어 상현의 발차기를 여유롭게 흘렸지만 상현과의 거리가 조금 벌어지게 됐다. 상현은 거리가 확보되자 자세를 바로 잡고 청년에게 물었다.


"보아하니 마족인 모양인데, 싸움이 조금 길어질 것 같으니 자기소개 정도는 하고 싸우는 것이 어떨까 싶소만."


청년은 상처 하나 없이 자신의 공격을 받아낸 상현에게 만족한 것인지 흡족한 표정으로 답했다.


"나름 믿는 구석이 있었던 모양이군. 이 몸은 이오스다. 말버릇만 조금 고치면 부하로 거둬줄 의향도 있는데. 어때?"


이오스의 대답을 들은 상현은 그럼 그렇지 라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삼 공작인가. 본인은 위상현이라고 하오. 아쉽게도 현재는 제국 경찰 소속이라 다른 조직에는 별로 흥미가 없소."


이오스는 상현의 대답을 듣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군. 그럼 아쉽지만 부하가 될 생각도 없는 인간의 무례를 용서할 이유는 없겠지."


이오스의 몸에서 조금 전과는 달리 엄청난 투기가 뿜어져 나왔지만, 상현은 위축된 기색 하나 없이 말을 받았다.


"사실을 말한 것뿐이니 사과는 하지 않겠소."


상현의 말을 기점으로 이오스를 감싼 투기가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겅방진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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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구궁!


에리엘은 마을 쪽에서 들리기 시작한 굉음에도 태연한 모습으로 경관들의 이동을 진행했다. 그런 에리엘과는 달리 경관들은 자신들도 갑자기 변해버린 동료들처럼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상현이 패배하면 자신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다.


에리엘은 그런 경관들의 불안감을 속으로 비웃었지만, 불안이 커질 경우 통제가 안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한숨을 내쉬고 입을 열었다.


"자신들의 상관이 어떤 괴물인지 자각이 부족한 경관님들이네요. 걱정하지 않아도 위상현 경정은 지지 않을 거예요. 마왕이라도 나타나지 않는다면 말이죠... 음? 그렇네요."


에리엘의 말을 들은 경관들은 그제야 조금 긴장을 푸는 듯했지만, 에리엘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조금 당황한 듯했다.


'조종당하는 경관들의 상태로 봐선 아까 그 투기는 이오스 공작인 것 같은데, 여기서 이오스 공작이 죽어버려도 괜찮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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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화 - 그녀는 인질로서 가치가 없다 20.05.11 69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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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화 - 용병은 신속하게 과자를 먹는다 20.05.01 46 1 6쪽
85 85화 -대장장이는 뜻밖의 손님을 맞이한다 20.04.30 56 1 5쪽
84 84화 - 시종은 영웅에 대해 이야기한다 20.04.21 51 1 6쪽
83 83화 - 마공작은 동료의 패퇴에 미소짓는다 +1 20.04.20 53 2 6쪽
82 82화 - 여관주인은 잠을 설친다 20.04.18 60 1 8쪽
» 81화 - 공작은 마공작의 안위를 걱정한다 20.04.16 35 2 7쪽
80 80화 - 용병은 뒤늦게 알아차린다 20.04.14 44 1 7쪽
79 79화 - 마족의 기준은 조금 다르다 20.04.13 43 2 7쪽
78 78화 - 가명은 대개 유치한 것들이 많다 +1 20.04.11 46 2 6쪽
77 77화 - 경찰은 수사자료를 넘긴다 20.04.08 52 2 5쪽
76 76화 - 그는 나지막이 말한다 +1 20.04.07 68 1 8쪽
75 75화 - 대장장이는 버릇처럼 수사한다 20.03.31 69 2 7쪽
74 74화 -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다 20.03.30 60 2 7쪽
73 73화 - 그들은 역 앞에서 우연히 만난다 20.03.27 63 1 7쪽
72 72화 - 용병은 마왕을 떠올리며 전율한다 +1 20.03.24 63 2 7쪽
71 71화 - 철마는 어둠을 뚫고 달린다 20.03.23 126 2 7쪽
70 70화 - 공학자는 간단한 사실에 감탄한다 20.03.20 61 2 8쪽
69 69화 - 용병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1 20.03.18 78 2 6쪽
68 68화 - 용의자는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았다 20.03.17 75 3 7쪽
67 67화 - 마족은 일그러진 미소를 짓는다 20.03.16 69 5 7쪽
66 66화 - 여관주인의 방 문은 거칠게 열린다 +1 20.03.13 86 2 8쪽
65 65화 - 배신자는 애써 외면했다 20.03.12 160 3 7쪽
64 64화 - 용병단의 아지트는 2층 가정집이다 20.03.11 64 3 8쪽
63 63화 - 여관주인은 옛 지인과 조우한다 +1 20.03.09 101 4 8쪽
62 62화 - 마녀는 인간적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2 20.03.06 84 3 8쪽
61 61화 - 소식지는 대개 진실과 거짓이 적당히 섞여있다 20.03.05 86 3 8쪽
60 60화 - 범죄자는 최신 기술에 감탄한다 +1 20.03.03 8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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