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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 보관소

마왕은 용사를 죽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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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4dh
작품등록일 :
2019.11.10 06:44
최근연재일 :
2020.05.11 18:00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22,197
추천수 :
931
글자수 :
280,874

작성
20.03.11 10:00
조회
64
추천
3
글자
8쪽

64화 - 용병단의 아지트는 2층 가정집이다

DUMMY

"그래. 우리 대장을 만나러 오셨다고?"


테비르 외곽에 있는 돌고래 용병단의 아지트는 테이트의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일반 가정집보다 조금 큰 정도의 건물에 도착했을 때는 과연 이곳이 대륙 최강 용병단의 아지트일지 반신반의 했지만, 단장실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용병에게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그런 의심을 모두 날려줬다.


단장실까지 올 때는 테이트에게 별 관심이 없어보이던 다른 용병들 역시 조금 멀리서 테이트를 경계하고 있었다. 용병단이 뿜어내는 압박감을 흘러 넘기며 테이트는 자신을 향해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있는 문지기 용병에게 정중하게 답했다.


"네. 루브린 서 테이트 경감입니다. 에르가 씨와 잠시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요."


용병은 테이트의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테이트를 슥 훑어보더니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크흠... 루브린 서 형사님이 여긴 어쩐 일로?"


"죄송하지만 기밀이라서 여기서 말씀드리긴 어렵군요."


"이유를 말하지 않으면 들여보내는 것은 어렵..."


용병이 축객령을 내리려던 그 순간, 단장실의 문이 열리며 작은 꼬마 여자아이가 나왔다.


"버크! 대장이 형사님 모시고 오래."


"헤시! 내가 말하는 중이잖아."


"그치만 대장이 모시고 오라고 했는 걸?"


"끄응... 알겠다. 형사님. 일단 들어오십쇼."


"감사합니다."


테이트는 버크라고 불린 문지기 용병의 뒤를 따라 단장실로 들어갔고, 멀리서 테이트를 지켜보던 용병 몇 명도 단장실에 따라 들어왔다.


테이트는 뒤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들을 애써 외면한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회색 머리의 사내가 내민 손을 잡았다.


"반갑습니다. 제가 돌고래 용병단의 단장. 에르가입니다."


"루브린 서 소속 테이트 경감입니다."


테이트는 생각보다 어려보이는 에르가의 모습에 내심 놀랐지만, 티를 내지 않고 천천히 에르가를 살피다 감탄했다.


'용병 형씨랑은 정반대로군. 마나가 몸 안에 넘치도록 흐르고 있어. 역시나 대륙 최강 용병단의 단장이시구만.'


그런 테이트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에르가는 악수를 하던 손을 놓고 겸연쩍은 듯 손가락으로 얼굴을 긁적였다.


"나름대로 법을 잘 지키고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경감님께서 직접 찾아오시다니... 혹시 무슨 일인지 설명을 좀 들을 수 있을까요?"


테이트는 에르가의 말을 듣고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지만, 여전히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들에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 전에 사람들을 좀 물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만..."


"음... 꽤 심각한 이야기인가보군요. 알겠습니다. 모두. 나가보도록 해."


"하지만 대장!"


에르가의 말을 들은 버크가 굳은 표정으로 소리치며 앞으로 나섰다.


"버크."


에르가는 그런 버크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나지막이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버크는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가자."


버크가 단원들을 데리고 나가자 에르가는 테이트를 보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군요,"


테이트는 방금 전까지 엄청난 기세를 뿜어대던 에르가의 태도가 급변하자 조금 당황했지만, 이내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아뇨. 왜 최강의 용병단이라고 불리는 지 알겠군요. 저 정도 되는 사람이 말 한마디에 복종하다니..."


테이트의 말에 에르가는 쓴웃음을 지었다.


"복종이라기보단 양보라고 해두죠. 그나저나 이제 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테이트는 에르가에게 자신이 용사일행의 죽음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하고, 세 사람을 한 자리에서 살해할 수 있는 실력자들을 탐문 중이라고 밝혔다.


"흠... 그렇군요. 용사일행을 죽일만한 사람인가요... 저는 용사일행에게 별다른 원한이 없는데 말이죠."


"어디까지나 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가능 하십니까?"


"에이. 설마요. 그들은 전설의 용사들이라고요?"


에르가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지만, 그를 바라보는 테이트의 눈빛은 덤덤했다.


"그들이 명성만큼 대단하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함께 마왕 토벌에 가셨던 에르가 씨도 이미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에르가는 테이트의 말에 '곤란하네...'라고 중얼거린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미 죽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어떨까 싶지만... 뭐, 좋습니다. 한 사람이라면 굉장히 쉽겠군요. 두 사람이면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르겠고, 세 사람이라면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죠."


덤덤하게 말하는 에르가를 보고 테이트는 새삼 자신의 눈앞에 있는 청년의 강함을 실감하는 한 편, 기대했던 것보다 용사 일행에 대한 평가가 후하다고 생각했다.


"세 사람이면 에르가 씨도 힘들다니... 용사일행이 제 생각보단 강한 모양이군요."


"저를 꽤 높게 봐주셨나보군요. 이거 감사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용사일행을 한 사람이 죽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개개인이라면 모를까 파티로서의 구성은 꽤 까다로운 편이니까요."


"그렇군요. 혹시...돌고래 용병단을 동원한다면 어떻습니까?"


테이트의 질문을 들은 에르가의 몸에서 방금 전 버크를 부를 때와 비슷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지만, 테이트는 헤이나르 때를 생각하며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했다. 잠시 후, 감정이 가라앉았는지 기세를 누그러뜨린 에르가가 말했다.


"... 방금 전에 보신 버크와 헤시만 데리고 가도 충분합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그럼 혹시 용사일행이 마왕을 없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음... 크게 신경 쓰진 않았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니까요."


"당연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시진 않았습니까? 에르가 씨는 까다롭다고 표현하셨지만, 마왕을 이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뭐, 확실히. 그들이 마왕을 죽였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그 말씀은?"


"마왕은 십중팔구 플람이 죽였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자유 용병 플람 말입니까?"


"네. 성격이야 어떻든 당시 마왕 토벌군 중에선 그 녀석이 제일 강했으니까요. 그 뒤로 자취를 감춘 것도 그렇고, 제국 쪽에서 플람의 공을 가로채 용사일행에게 몰아 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하진 않으셨습니까?"


"뭐, 우리는 용병이니까요. 당한 놈이 멍청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테이트는 사람 좋아보이는 에르가가 딱 잘라 이렇게 말할 정도면 자유 용병 플람은 실력이 좋을 지언정 인덕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실력적으로 용사 일행을 단신으로 처리할 만한 사람이 달리 있을까요?"


"방금 전 말한 플람 정도라면 가능하겠군요. 여각 태자님이나 아이시르 공작님도 조건에 따라서는 가능할 것 같고요. 위상현 경정님도 세간의 소문이 사실이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소문이니 단언할 수는 없군요."


"강자들의 순위가 피아르의 순위와는 꽤 다른 모양이군요? 뭐, 용사일행이 1,2위를 다투고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겠지만..."


"하하. 그걸 보고 절 찾아오신 거였군요? 제 평가가 높은 이유는 어디까지나 돌고래 용병단의 무력 때문입니다. 개인의 무력으로만 본다면 저는 약한 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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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은 용사를 죽이지 않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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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화 - 그녀는 인질로서 가치가 없다 20.05.11 69 1 6쪽
87 87화 - 서장은 부하에게 취조당한다 +1 20.05.06 48 1 7쪽
86 86화 - 용병은 신속하게 과자를 먹는다 20.05.01 46 1 6쪽
85 85화 -대장장이는 뜻밖의 손님을 맞이한다 20.04.30 56 1 5쪽
84 84화 - 시종은 영웅에 대해 이야기한다 20.04.21 51 1 6쪽
83 83화 - 마공작은 동료의 패퇴에 미소짓는다 +1 20.04.20 53 2 6쪽
82 82화 - 여관주인은 잠을 설친다 20.04.18 60 1 8쪽
81 81화 - 공작은 마공작의 안위를 걱정한다 20.04.16 35 2 7쪽
80 80화 - 용병은 뒤늦게 알아차린다 20.04.14 44 1 7쪽
79 79화 - 마족의 기준은 조금 다르다 20.04.13 43 2 7쪽
78 78화 - 가명은 대개 유치한 것들이 많다 +1 20.04.11 46 2 6쪽
77 77화 - 경찰은 수사자료를 넘긴다 20.04.08 52 2 5쪽
76 76화 - 그는 나지막이 말한다 +1 20.04.07 69 1 8쪽
75 75화 - 대장장이는 버릇처럼 수사한다 20.03.31 70 2 7쪽
74 74화 -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다 20.03.30 61 2 7쪽
73 73화 - 그들은 역 앞에서 우연히 만난다 20.03.27 64 1 7쪽
72 72화 - 용병은 마왕을 떠올리며 전율한다 +1 20.03.24 63 2 7쪽
71 71화 - 철마는 어둠을 뚫고 달린다 20.03.23 126 2 7쪽
70 70화 - 공학자는 간단한 사실에 감탄한다 20.03.20 61 2 8쪽
69 69화 - 용병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1 20.03.18 78 2 6쪽
68 68화 - 용의자는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았다 20.03.17 75 3 7쪽
67 67화 - 마족은 일그러진 미소를 짓는다 20.03.16 69 5 7쪽
66 66화 - 여관주인의 방 문은 거칠게 열린다 +1 20.03.13 86 2 8쪽
65 65화 - 배신자는 애써 외면했다 20.03.12 161 3 7쪽
» 64화 - 용병단의 아지트는 2층 가정집이다 20.03.11 65 3 8쪽
63 63화 - 여관주인은 옛 지인과 조우한다 +1 20.03.09 102 4 8쪽
62 62화 - 마녀는 인간적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2 20.03.06 85 3 8쪽
61 61화 - 소식지는 대개 진실과 거짓이 적당히 섞여있다 20.03.05 86 3 8쪽
60 60화 - 범죄자는 최신 기술에 감탄한다 +1 20.03.03 81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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