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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타자기 님의 서재입니다.

엘도라도:용의대륙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중고타자기
작품등록일 :
2018.05.11 18:34
최근연재일 :
2018.05.28 00:11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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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
글자수 :
156,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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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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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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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호위 1

DUMMY

다음날 오니는 오전에 일찍 서둘러 일어났다. 수송단의 호위 임무가 있기도 하지만 율리아와 조사단이 중앙캠프로 출발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오니는 세수를 하고 깨끗한 옷을 차려입었다. 오늘 헤어지면 다시 만나는 날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깔끔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오두막을 나온 오니는 깔끔한 차림의 가벼운 발걸음으로 율리아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똑똑’ 노크를 하고 섰다. 그러나 안에서 인기척이 없었다. 다시 한 번 노크를 했지만 역시 아무소리도 나지 않았다. 오니는 문을 살짝 밀어보았다. 그런데 문이 삐그덕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율리아의 오두막은 이미 깨끗이 정리된 채 텅 비어있었다. 오니는 멍하니 서있었다.


“율리아라면 일찍 조사단과 함께 떠났다.”


뒤에서 말해준 것은 주방장 이었다. 큰 덩치에 고양이 눈을 닮은 묘한 얼굴의 주방장이 사람 좋게 웃으며 이야기 했다.


“내가 아침 일찍 식사는 챙겨서 보냈으니까 씩씩하게 가고 있을 거야”


주방장은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 실없이 웃으며 야외 식당쪽으로 사라졌다. ‘인사도 없이 가버리다니...’ 그 순간 어제 율리아와 나눈 인사가 떠올랐다. ‘그래 너도 조심하고..’ 율리아의 얼굴과 목소리가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돌았다. 헤어지면서 나눈 인사는 아니지만 어제 분명히 인사를 하긴 했다.


“그래, 인사는 했어...했고말고...”


오니는 기분이 좋아졌다. 대수롭지 않은 인사지만 얼굴을 마주보며 나눈 그 마지막 대화가 계속 떠오를 것 같았다. 오니는 기분 좋게 식당으로 향했다.

이제 메뉴판의 메뉴들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니는 어제 시승을 하고 돌아와 짐을 싸면서 아무래도 짐이 될 것 같아 불필요한 소재들을 모두 팔고 돈을 받았기 때문이다. 보호구와 활집을 만들 재료와 활시위로 쓸 힘줄등을 남기고 모두 캠프에 처분했는데 가격이 상당했다. 헌터들 사이에선 ‘드래곤을 수렵하면 금덩이를 발견한 것과 같다.’ 라는 말이 있다. 오니는 정말 꽤 많은 돈을 받았다. 주머니가 두둑하니 정작 평소보다 배가 덜 고팠다. 그래도 먹어 둬야겠다고 생각 하고 일단 여러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오늘 이곳을 떠나면 언제 다시 이 고양이 같이 생긴 주방장의 음식을 먹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다 못 먹으면 싸가면 된다고 생각하니 오니는 마음이 편해졌다. 주방장은 오니의 주문을 받고 너무 놀랐다. ‘누가 또 올 예정인가?’ 라고 질문을 했지만 그냥 배가 고프다고 했다.


한상 가득 주방장의 음식에 심취해 있는데 누군가 자연스럽게 옆에 와서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당연히 미치라고 생각하고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의외로 엘레나였다.


“뭐가 많네... 같이 먹어도 되지?”

“응 그래 뭐 어차피 넉넉히 시킨 거니까 같이 먹자”


오니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엘레나와 오니 옆에 미치와 엘렌이 와서 자리를 잡고 앉으며 말했다.


“그래!”


그리곤 가증스럽게 웃는 것이 아닌가. 네 사람은 즐겁게 아침식사를 함께 했다.


***


캠프는 일찍부터 분주했다. 사람들이 창고에 부려둔 금과 에메랄드 원석들을 사슴수레에 싣고 있었다. 사슴에 비해 수레는 작았는데 무거운 원석들을 운송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섯 대의 수레가 줄지어 출발 준비를 마쳤다. 앞에 넷은 각 왕국을 상징하는 깃발을 걸고 있었다. 아이루 왕국의 구름, 우테르 왕국의 파도, 피레 왕국의 불꽃, 에르스 왕국의 나무와대지를 표시한 깃발들이었다. 네명의 운반자들이 사슴에 올라타고 있었고 맨 뒤에는 헌터들의 짐과 소재를 실은 수레를 엘레나의 사슴이 우선 끌기로 하였다. 출발 준비를 마쳤을 때 폴 대장이 다가와 오니에게 주머니 두 개를 건네며 인사했다.


“조심히 가게, 말 한대로 두 개로 나누어담았네”

“감사합니다. 대장님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그래 몸조심 하시게”


대장에게 인사를 마친 오니는 수레 건너편에 출발 준비를 하고 있는 미치에게 주머니 하나를 던졌다. 미치가 받아서 안을 보니 금화가 들어있었다. 오니가 미치에게 말했다.


“10골드야 내 재산의 절반”


오니는 미치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오니가 징계를 받고 미치 본인만 보상을 받게 되면 절반을 나누겠다는 말, 오니는 미치의 위로가 너무 고마워 똑같이 친구를 대해주었다. 미치는 금방 오니의 뜻을 알아챘다. 웃으며 기꺼이 주머니를 받아 집어넣었다.


엘렌이 출발의 뿔 나팔을 크게 불자 남캠프의 문이 열렸다. 엘렌이 탄 사슴을 필두로 다섯 대의 사슴수레와 좌우의 오니와 미치가 탄 사슴들이 천천히 캠프를 빠져나왔다. 행렬은 오솔길을 따라 금세 생명의 숲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운송은 순조로웠다. 거대한 나무숲 사이로 남캠프와 새벽의 요새를 잇는 작은 길을 따라 하루를 걸었다. 엘렌은 행렬을 아주 느리게 리드했다. 수레를 끄는 사슴들이 지치면 상당한 시간을 쉬어야 하므로 지치지 않는 선에서 속도를 유지해야만 했다. 하지만 사슴의 몸집이 큰 덕에 보폭이 커서 따지고 보면 그렇게 나쁜 속도는 아니였다. 하루 동안 꽤 먼거리를 이동해 왔다. 해가 저물어 가자 행렬은 바위산 인근에 멈춰서 야영을 진행했다. 여덟명의 일행은 모닥불을 피우고 식사를 했다. 식사시간의 화재는 주로 자신들이 만난 몬스터들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 이었다. 오니는 빨리 식사를 마치고 율리아에게 받은 책을 보고 싶었는데 식사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저녁 늦은 시간 헌터와 운반자가 한조가 되어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오니는 책을 보고 싶은 마음에 제일 처음으로 지원을 했고 운반자 중에서는 50대쯤 되는 에르스 왕국의 운반자가 처음에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모닥불 옆에 자리를 펴고 책을 펼쳐든 오니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행은 몇 분 지나지 않아 잠들었고 운반자와 오니만이 조용히 불침번을 서고 있었다. 운반자가 말을 건네왔다.


“에르스에서 온 톰 이라고 하네”


오니는 웃으며 화답했다.


“오니 빈센트입니다. 아이루 출신이구요”

“아이루는 숲이 멋진 곳이지 그렇지 않나?”

“네 멋진 곳이죠, 이곳만 하지는 않지만 나름 괜찮은 숲들이 많습니다.”

“내가 젊었을 때 그러니까 엘도라도에 오기전에는 배를 타고 이곳저곳을 많이 다녔지 아이루와 피레왕국까지 전쟁이 끝나고 무역이 활발해져서 참 많이 다녔던거 같아.”


오니는 엘도라도에 오기 전까지는 배를 타고 여행을 해 본적이 없어 호기심이 일었다. 그래서 책을 덮고 대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피레왕국은 어떤 곳 인가요?”

“음 피레왕국은 덥고 척박한 땅이지 아마 영토의 3분의 1은 사막일 거야. 나같이 북부에서 살던 사람들은 며칠도 못 견디고 떠나고 싶어지지, 하지만 아가씨들이 아주 예쁜 왕국이라네 자네도 기회가 있으면 한번 가보시게, 정말 미인들이 많아.”


오니는 호기심이 일었지만 그 순간 율리아가 생각나서 흥미를 잃어버렸다. 그리곤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미스릴 왕국에도 가보셨나요?”

“가봤지 사람들은 미스릴 왕국이 산속에만 있는지 알지만 산이 전부가 아니라네 고산지대에 넓은 평원과 호수도 있는 아주 살기 좋은 곳이야,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에르스와 피레보단 백번 나은 환경이지”

“아...전쟁이 끝나고 아주 풍요롭고 행복한 왕국이라 들었어요.”

“음...외부에서 보기엔 그렇긴 하지, 라울왕은 충분히 위대한 왕인 것은 분명해 하지만 그 70 넘은 노인네가 무엇을 하려는지 나는 대충 짐작이 가”

“무슨 짓을요?”


톰은 잠시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뜸을 들이며 말을 이어갔다. 아마 뭔가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자네, 신대륙 원정 연합에 왜 미스릴 왕국이 빠졌는지 아는가?”

“그야 신대륙을 개척하지 않아도 충분히 풍요로워서 그런 거 아닌가요?”

“아니야, 라울왕은 4개 왕국과 섞이는 게 싫었던 거야, 그는 미스릴왕국이 다른 어떤 왕국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거든, 마음만 먹으면 전쟁을 일으켜서 한 두개 왕국쯤은 금방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그런데 함께 신대륙을 개척하는 협정을 체결해 버리면 적대관계가 무너지고 그냥 그렇게 신대륙도 나눠 먹게 될게 뻔 하거든 라울왕은 그걸 참을 수 없었을 거야”

“그럼 미스릴왕국이 다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건가요?”

“그렇지 하지만 그 전쟁터는 미스그란드가 아니라 이땅 엘도라도에서 벌어질 거라 생각하네”

“아니 오지도 않고 어떻게 전쟁을...”

“미스릴왕국이 신대륙에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나?”


오니는 본인이 아는 머릿속의 지식을 다 뒤져 보았다. 분명 미스릴왕국은 새벽의요새 연합에 끼어있지 않다. 그리고 한 번도 신대륙에 미스릴 원정대가 왔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없다. 오니는 단도 직입적으로 물어봤다.


“그들도 이곳에 왔나요?”

“분명히 왔어, 아무리 말해도 새벽의 요새에선 내 얘기를 믿어주지 않지만 나는 분명히 봤네 엔드오션을 줄지어 넘어가는 그들의 범선을 말이야, 한 두척이 아니었어. 라울왕은 분명 암흑산맥 너머의 북쪽에 도시를 만들어 놓고 힘을 키우고 있는게 분명해”

“암흑산맥 너머...”

“뭐 믿지 않는다 해도 괜찮아, 이제 아주 익숙하니까...”


뭔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50년 동안 새벽의 요새 연합이 한번도 개척하지 못한 그곳에 어쩌면 미스릴 왕국이 있을지도 모른다니. 교대시간이 다가와 오니는 미치를 깨우고 잠자리에 누웠다. 하지만 한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북쪽의 암흑산맥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오니는 너무나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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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사냥의 전리품 2 18.05.15 462 20 7쪽
16 사냥의 전리품 1 18.05.15 389 21 8쪽
15 첫번째 임무 5 18.05.15 414 21 7쪽
14 첫번째 임무 4 18.05.14 405 2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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