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군자행 님의 서재입니다.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군자행
작품등록일 :
2021.05.12 21:11
최근연재일 :
2022.03.20 00:50
연재수 :
149 회
조회수 :
1,083,004
추천수 :
16,739
글자수 :
714,085

작성
21.05.12 21:19
조회
31,701
추천
286
글자
4쪽

프롤로그

DUMMY

푸른 하늘 아래 빨간 지붕을 얻은 고즈넉한 저택의 2층에서 사이좋은 두 남녀가 꼭 붙어 선 채로 정원에서 쪼그리고 앉아 가만히 땅바닥을 바라보고 있는 소년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었다.


“벌써 7일이 지나도록 저렇게 말도 없이 땅에 그림만 그리고 있어요. 혹시...”


남자는 걱정에 목소리가 떨려오는 말을 중간에 잘랐다.


“어제 저녁에 내가 직접 방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하지만 본인 말로는 무언가 오래동안 생각을 정리해야 할 일이 생겼다고 의젓하게 이야기하면서 믿어달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 믿어봅시다.”


맑은 하늘과는 달리 흐린 얼굴을 한 두 남녀는 정원에 소년을 그저 말없이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저택의 정원 한쪽에 나무 그늘 아래 쪼그리고 앉아 부러진 나뭇가지로 땅 바닥에 알 수 없는 모양의 선을 어지럽게 긋는 소년은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고 하늘을 보고 한숨을 쉰 후 다시 쪼그리고 앉아 중얼거리다가 땅에 낙서를 하는 것을 반복하기를 벌써 일주일.


그리고 소년의 입에서 나온 말 한 마디.


“시발...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폭망각인데...”




***


그 날은 정말 기분이 좋은 날이었지. 무엇보다 공작이신 아버지께서도 이제 내가 곧 성인이 되니 검을 잡고 제대로 수련을 해도 된다고 말씀하셨고, 아직도 아름다우신 우리 어머니께서도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한다며 미소를 지어주셨다니까.


뭐가 좀 이상하지 않냐고?

그래. 이상하지. 무려 공작가의 아들이 성인이 되는 생일이 다가오는데 파티같은 이야기는 없고 그저 검을 배우라고 하다니...


사실 그 날 저녁까지도 난 뭐가 이상한지 정말 몰랐어. 그냥 검을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고, 항상 걱정스러운 얼굴로 있던 어머니가 웃어주셨다는 것이 좋았을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날 밤 정말 푹 잤더랬어.

얼마나 푹 잤냐고 하면... 대충 33년 쯤?


개소리 하지 말라고? 나도 그냥 개소리면 좋겠는데... 하아...


그러니까 들어 봐.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훈련장으로 들고 나갈 검을 고르고 얼굴에 물을 묻힌 다음 침대에 쏙 들어가 한참을 검을 바라보며 설레어 하다가 하늘의 별을 82개까지 세고 잠이 들었어. 그리고 꿈을 꾸었는데...


- 우리 상태는 커서 뭐가 될까요?

- 야! 내가 여기서 놀지 말랬지!

- 어머! 우리 상태가 이번에도 전교 1등을 했어요.

- 엄마! 학교에서 눗데월드로 소풍간데!

- 그래! 아들 놈이 아이큐가 글쎄 140이 넘었다고 하더라고! 그럼! 당연히 한잔... 아? 여보?

- 카이스트? 정말? 그런데가 그냥 맘먹으면 합격할 수 있는 곳이었어? 재수없는 새끼...

- 남자라면 그 정도는 도전해볼만 하지! 특전사? 그래 해봐라!

- 상태씨. 또 훈련이야? 우리 그럼 언제 만나?

- 글쎄 여기가 의외로 체질에 맞는 거 같더라구. 그냥 생각없이 말뚝 박는 거 아냐.

- 이중사님 그냥 가십시오! 전 틀렸습니다.

- 지랄! 내가 내 새끼 하나라도 버리고 갈 놈이야?

- 우악! 이중사님!

- 그래도 시발... 죽은 새끼는 ...없지?


뭐 이런 말들이 머리에 쏙쏙 박혀있네. 와... 정말 놀랍지? 이 말 이 세상에는 없는 말이라고... 아... 그런데 나 지금 누구랑 얘기하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9 피곤 때문이라고 해두지 +3 22.03.20 529 18 11쪽
148 그럼 돌아가지 뭐 +3 22.03.17 456 15 13쪽
147 아주 좋은 생각이야 +3 22.03.17 427 16 11쪽
146 그 역시 행하지 않았으면 한다 +3 22.03.14 498 18 10쪽
145 전쟁은 돈지랄이야 +3 22.03.12 561 16 15쪽
144 남기면 평생을 먹게 될지도 몰라 +3 22.03.09 587 18 11쪽
143 초대를 거절했다고 이 지랄을 하는 거야 +3 22.03.09 526 15 10쪽
142 증명해 봐 +3 22.03.09 557 16 11쪽
141 깨끗이 금방 씻고 올라갈게 +3 22.02.01 905 26 12쪽
140 그 놈 머리 좀 가져와 +4 22.01.29 842 26 11쪽
139 제이크는 왜 +3 22.01.23 1,017 30 11쪽
138 어딜 가 +4 22.01.15 994 34 12쪽
137 그냥 여기다 묻고 갈까 +4 22.01.11 1,018 30 13쪽
136 니들... 미쳤냐 +3 22.01.09 1,039 32 11쪽
135 이제부터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야 +3 22.01.09 1,012 29 10쪽
134 해주시겠어요 +3 22.01.04 1,134 33 9쪽
133 땀이 조금 나기는 하지 +3 21.12.31 1,136 34 12쪽
132 마음이 약하신 것 같단 말이야 +3 21.12.29 1,231 31 10쪽
131 그거 다 필요한 거라니까 +2 21.12.27 1,328 33 11쪽
130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죽음으로 +2 21.12.25 1,346 36 11쪽
129 저게 왜 저기에 있는건데 +3 21.12.25 1,292 33 15쪽
128 병신인가 보죠 +4 21.12.12 1,517 35 13쪽
127 저 너머는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3 21.12.05 1,586 35 12쪽
126 그럴 듯 하군 +3 21.12.04 1,505 30 9쪽
125 우리의 기회는 끝났지 +3 21.12.01 1,639 38 10쪽
124 깜빡하고 말하는 것을 잊었네요 +3 21.11.28 1,688 41 10쪽
123 이 전쟁은 우리의 승리다 +3 21.11.28 1,610 36 11쪽
122 적을 더 피로하게 만들어라 +4 21.11.22 1,703 40 8쪽
121 저들은 절대 꿈을 꿀 수 없다 +3 21.11.20 1,755 40 10쪽
120 확실히 정상은 아닌 것이 맞는 것 같다 +3 21.11.20 1,682 34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