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군자행 님의 서재입니다.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군자행
작품등록일 :
2021.05.12 21:11
최근연재일 :
2022.03.20 00:50
연재수 :
149 회
조회수 :
1,083,025
추천수 :
16,739
글자수 :
714,085

작성
21.11.20 00:10
조회
1,755
추천
40
글자
10쪽

저들은 절대 꿈을 꿀 수 없다

DUMMY

“공자님. 어째서 저들이 공자님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겁니까?”

“그게 바로 전략이라는 거야.”


제이크의 질문에 가볍게 대답해주는 헤리오스.


“솔직히 그거 속임수 아닙니까?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누가 들어도 공자님이 반쯤 미친 철부지라고 생각할 겁니다.”

“오호! 제이크는 내가 철부지로 보인다는 거야?”


까맣게 물들어 잘 보이지 않는 밤이 되어 헤리오스가 이끄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말을 타고 천천히 나가고 있었다. 저 멀리에는 이미 야습에 대비하고 있는 귀족 연합군의 천막들과 환하게 밝혀진 횃불. 그리고 많은 병력들이 헤리오스가 오는 방향을 향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잘 들어. 전쟁이라는 것은 바로 속임수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지. 하지만 저들은 우리를 몰라. 게다가 우리는 강하지...”


어느 정도에 이르자 헤리오스가 멈춰서고 그 뒤로 말을 타고 있는 병력들이 멈춘다.


“자! 저기 먹이가 있다. 오늘 우리가 할 일은 저들을 사과 껍질을 깎아내듯 한겹 씩 벗겨내는 거다. 알겠나?”

“예!”

“이제 가는 거다! 그리고 훈련한 대로 한다. 모두 달려!”

“우와아아아!”


한편 귀족연합군의 천막에서 야습에 대비하고 있던 귀족들의 귀에 헤리오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자! 저기 먹이가 있다...


“적들이 공격하려 한다! 방패병들 앞에 서! 창병들은 뭐하나!”


기사들이 휘하에 이끄는 병사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공격에 대비하게 했고,


“정말 이렇게 야습을 나올 줄은...”

“하! 전쟁이 장난인 줄 아는 멍청이가...!”


귀족들의 짜증과 욕설이 폭발했다.


“빨리 끝내고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이렇게 철저히 준비를 했으니 그냥 물러나지 않을까요?”


여유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귀족들의 귀에 멀리서부터 가까워지는 말발굽소리가 들려왔다.


- 전원 사격 개시!


그리고 들리는 공격 명령과 곧이어 들리는 병사들의 비명소리.


“으아악!”

“컥!”

“크아아아악!”


병사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기사들이 다급히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방패! 방패 들어!”


갑자기 다급하게 외치는 기사들의 고함소리가 귀족들의 귀에 들어갔고, 뒤이어 다시 들리기 시작하는 비명소리.


“으악!”

“이런 시바알!”

“컥!”

“으아아악! 내 눈! 으아아악!”


병사들의 비명소리와 고통에 찬 외침과 함께 여전히 들리는 말들의 발굽소리.


“이게 무슨...?”

“언제 기병들과 부딪히는 거지?”


하지만 검이 부딪히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후작님. 적들이... 말을 타고 활을 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도 쏘면 되지 않나? 그걸 보고라고 하는 거냐?”


쟈이네크 후작의 기사가 급히 보고를 하러 천막으로 들어왔다가 역정을 내는 후작에게 혼이나는 동안 또 다른 기사가 들어와 슬로안 후작 앞에 갔다.


“적들이 화살로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거리가 우리의 화살이 닿지 않는 곳입니다.”

“뭐?”

“접근을 하려고 하면 말을 타고 이동을 하고 있어 쉽게 쫓을 수 없습니다.”


기사의 보고 당황을 하는 사이 다른 기사들이 각기 자신들의 영주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을 탄 궁수가 사거리가 먼 곳에서 화살을 쏘고 도망을 간다는 소리 아닌가?”

“...그렇습니다.”

“그럼 기사단이라도 출동시켜! 갑옷이 화살을 막으니 그냥 다가가서 검으로 머리를 자르면 되는 것 아닌가!”


쟈이네크 후작의 화가 폭발해 소리를 지르자 슬로안 후작이 옆에서 진정시키며 조용히 말했다.


“기사단을 출동시켜라. 포위해서 일거에 섬멸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날아오는 화살에 병사들이 계속해서 쓰러지는 가운데 얼마 후 기사단이 번쩍이는 검을 뽑아 들고 벨로시아의 기병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천이 넘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기사들이 횃불에서 나오는 붉은 빛을 반사하는 검을 치켜든 채 어둠을 향해 달리는 모습은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우와아아! 우리 기사님들이 나간다!”

“죽여라!”

“이제 저놈들은 모두 죽은 목숨이다!”


기사들의 돌진에 벨로시아의 기병들은 일제히 후퇴를 시작했다.


“모두 협곡으로 돌아간다!”


헤리오스의 명령과 함께 일제히 퇴각을 하는 기병들을 쫓아가기에는 기사들의 갑옷과 무장이 너무 무거웠다. 결국 기사들은 저 만큼 멀어져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기병들을 노려보다가 돌아왔고, 벨로시아의 기병을 쫓아낸 귀족 연합군은 승리했다는 기쁨이 함성을 질러댔다.


“멍청한 놈들!”


하지만 귀족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적의 시체를 하나도 얻지 못했고, 벨로시아군이라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 동부 연합의 어느 영지의 병사들인지 확인도 되지 않았다.

또한 적들의 화살에 목숨을 잃은 병사들의 숫자만 해도 무려 1천에 가까웠으니...


“비겁한 놈들!”

“더럽고 야비한 수를 써서 저렇게 덤비다 도망을 치다니...!”


이렇게 욕을 한들 입은 피해를 되돌릴 수는 없다.


* * *


“공자님. 이대로 퇴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럼. 밤은 깊고, 우리의 표적은 아직 많으니까.”


말에서 내려 휴식을 취하면서 화살을 보충하고, 지친 말들에게 풀을 먹이는 등 한 동안 체력을 회복한 벨로시아의 기사단과 기병들 300명은 다시 말에 올라탔다.


“우리가 잠을 자지 않는 한 저들은 절대 꿈을 꿀 수 없다. 가자!”


가벼운 경무장을 한 기병이 다시 귀족 연합군의 병영을 향해 달렸다.


두두두두!


다시 울리는 말들의 발굽소리에 경계를 서던 병사가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적이다! 적이 다시 나타났다!”


병사의 외침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날아드는 화살들.


“크억!”


야습을 막았다고 무장을 풀었던 기사들과 병사들이 당황하여 밖으로 나왔지만 처음 공격보다 더 가까이 말을 달리며 다가온 적 기병들은 귀족 연합군을 향해 잔인하도록 정확히 몸에 화살을 명중시켰다.


“바...방패! 방패는 어딨어!”

“엎드려!”

“으아악! 젠장! 나 맞았어!”

“컥!”


다시 시작된 공격에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넘어진 횃불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여 더 큰 인명피해가 나고, 겨우 기사들이 나서 추격을 시작했지만 적 기병들은 유유히 기사들을 따돌리며 병영 주위를 돌려 화살을 쏘아대다가 철수해버렸다.


처음 공격으로 입었던 피해를 수습하고 쉬고 있던 귀족 연합의 기사들과 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날이 밝는대로 동부를 향해 진격할 것을 다짐하였지만...


두두두두!


새벽이 오기 바로 전 가장 어두울 시기에 헤리오스가 이끄는 기병이 다시 화살을 날리며 공격을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저 망할 놈들!”

“반드시!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귀족들은 자신들의 앞에서 보호를 하고 있는 방패병들과 기사들의 등 뒤에서 복수를 맹세하며 분노했고, 병사들은 밤 사이 세 번이나 야습을 당해 피로와 공포로 인해 사기가 바닥을 쳤다.

기사들 역시 밤새 갑옷을 벗지도 못하고 적 기병을 추격하다 돌아오기를 세 번.


“검으로... 검으로 싸우면 절대로 살려두지 않을테다.”


분노는 분노고, 피해는 피해다.


날이 밝고 각 영지별로 이끌고 온 병력을 점검하니 어마어마한 숫자의 병력이 사라졌다.


“하아...! 전투병의 숫자가 1만 9천에서 이제 1만 5천으로 줄었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으드득!”


쟈이네크 후작은 보고를 들으며 이를 갈았고, 슬로안 후작은 무언가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거요?”


쟈이네크 후작이 퉁명스럽게 물었지만 슬로안 후작은 대답도 없이 깊이 생각에 잠겨있다가 자신의 옆에서 침통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유리켈론 자작을 쳐다보았다.


“자작.”

“네. 후작님.”

“이거... 우리 당해 본 기억이 있지 않나?”

“,,,”


중부의 우두머리격인 슬로안 후작과 중부의 지낭으로 알려진 유리켈론 자작의 대화를 들은 쟈이네크 후작이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나도 좀 알아듣게 얘기하면 안되겠나?”


한숨을 크게 내쉬는 슬로안 후작이 고개를 돌리자 결국 유리켈론 자작이 쟈이네크 후작에게 설명을 시작한다.


“그러니까 예전 중부의 귀족 연합이 벨로시아의 오크를 토벌하기 위해 병력을 모아 들어간 일이 있었습니다.”

“호오... 그건 알고 있는 사실이지.”

“그런데... 그 때에도 오크들에게 이런 비슷한 공격을 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이 뭐가 문제지?”

“그런데 벨로시아의 애송이가 이끄는 기병이 비슷하게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말에 쟈이네크 후작이 코웃음을 쳤다.


“흥! 그거야 그 당시 오크의 전술을 벨로시아에서 보고 배운 것이겠지.”


하지만 그런 쟈이네크 후작의 말에도 슬로안 후작과 유리켈론 자작의 표정은 어두웠다.


“뭐가 문젠데?”

“그 당시 벨로시아의 기사, 병사는커녕 그 땅의 누구도 중부 귀족의 군대와 함께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


쟈이네크 후작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지고, 슬로안 후작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이번 전쟁...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거운 표정의 유리켈론 자작의 말이 두 후작의 귀를 울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9 피곤 때문이라고 해두지 +3 22.03.20 530 18 11쪽
148 그럼 돌아가지 뭐 +3 22.03.17 457 15 13쪽
147 아주 좋은 생각이야 +3 22.03.17 428 16 11쪽
146 그 역시 행하지 않았으면 한다 +3 22.03.14 498 18 10쪽
145 전쟁은 돈지랄이야 +3 22.03.12 562 16 15쪽
144 남기면 평생을 먹게 될지도 몰라 +3 22.03.09 587 18 11쪽
143 초대를 거절했다고 이 지랄을 하는 거야 +3 22.03.09 526 15 10쪽
142 증명해 봐 +3 22.03.09 557 16 11쪽
141 깨끗이 금방 씻고 올라갈게 +3 22.02.01 905 26 12쪽
140 그 놈 머리 좀 가져와 +4 22.01.29 843 26 11쪽
139 제이크는 왜 +3 22.01.23 1,017 30 11쪽
138 어딜 가 +4 22.01.15 994 34 12쪽
137 그냥 여기다 묻고 갈까 +4 22.01.11 1,019 30 13쪽
136 니들... 미쳤냐 +3 22.01.09 1,040 32 11쪽
135 이제부터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야 +3 22.01.09 1,012 29 10쪽
134 해주시겠어요 +3 22.01.04 1,134 33 9쪽
133 땀이 조금 나기는 하지 +3 21.12.31 1,137 34 12쪽
132 마음이 약하신 것 같단 말이야 +3 21.12.29 1,231 31 10쪽
131 그거 다 필요한 거라니까 +2 21.12.27 1,329 33 11쪽
130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죽음으로 +2 21.12.25 1,346 36 11쪽
129 저게 왜 저기에 있는건데 +3 21.12.25 1,292 33 15쪽
128 병신인가 보죠 +4 21.12.12 1,517 35 13쪽
127 저 너머는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3 21.12.05 1,587 35 12쪽
126 그럴 듯 하군 +3 21.12.04 1,505 30 9쪽
125 우리의 기회는 끝났지 +3 21.12.01 1,640 38 10쪽
124 깜빡하고 말하는 것을 잊었네요 +3 21.11.28 1,689 41 10쪽
123 이 전쟁은 우리의 승리다 +3 21.11.28 1,611 36 11쪽
122 적을 더 피로하게 만들어라 +4 21.11.22 1,704 40 8쪽
» 저들은 절대 꿈을 꿀 수 없다 +3 21.11.20 1,756 40 10쪽
120 확실히 정상은 아닌 것이 맞는 것 같다 +3 21.11.20 1,682 34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