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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행 님의 서재입니다.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군자행
작품등록일 :
2021.05.12 21:11
최근연재일 :
2022.03.20 00:50
연재수 :
149 회
조회수 :
1,083,033
추천수 :
16,739
글자수 :
714,085

작성
21.12.29 15:06
조회
1,231
추천
31
글자
10쪽

마음이 약하신 것 같단 말이야

DUMMY

카밀레아가 헤리오스의 심복 둘과 함께 마차를 타고 서쪽으로 가는 동안 헤리오스는 사흘에 걸쳐 자신이 없더라도 꼭 해야 하는 일에 대해 행정관과 집사장에게 신신당부를 하였고, 그의 뒤에서 가만히 서 있던 클라라 4왕비는 자신의 품에서 멀뚱멀뚱 헤리오스를 보고 있는 작은 클라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공작께서는 너무 완벽해지려고 하지 마세요. 어차피 안될 것은 공작이 계셔도 안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도 신경을 쓸테니 마음편히 다녀오세요.”


곧 장모가 될 왕비에게 한 마디를 들은 헤리오스가 머쓱해져 뒷머리를 긁고는 변명처럼 말했다.


“물론 라이비아 공주께서 자리를 지켜주시니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혹시라도 무리라도 해서...”

“어머? 벌써부터 챙기는 거에요? 살짝 부럽기도 하고... 오랜만에 우리 딸 좀 괴롭히러 가 볼까나?”


왕비의 말에 이상하게 품에서 귀여움을 받고 있던 클라라가 벌떡 일어나 말한다.


“안돼! 공주님은 바빠!”

“어머? 여기 우리 딸의 열렬한 지지자가 또 하나 있었네?”


‘호호’하며 즐겁게 웃으며 왕비는 자리에 무릎을 굽히고 어린 클라라와 눈을 맞춘 뒤 꼬옥 끌어 안았다.


“공작께서는 걱정마세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도 다시 여기로 돌아오시고 계시고요.”

“아! 백작께서...!”

“그러니 괜히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 지금 출발하세요.”


집무실에서 나오니 언제 준비가 다 되었는지 두 마리 말 중 한 마리는 안장이, 다른 한 마리는 짐이 실려 있었고, 그 뒤를 늑대 세 마리고 꼬리를 흔들며 헥헥거리고 있었다.


“너희들도 가려고?”


웡!


세 마리가 일제히 짖는 소리는 공작성을 울렸다.


“어... 그러니까 네가 쥬디...”

- 끼이잉...

“웬디?”

-웡!


한숨을 내쉰 헤리오스가 늑대 1, 2, 3에게 클라라 왕비와 작은 클라라가 지어 준 이름 웬디, 쥬디, 쫑을 부르고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 따라와.”


말들도 이 지구의 소형 승용차만 늑대를 보고 무서워하지도 않고 잘 부탁한다는 듯이 코를 늑대들의 코에 가져다 대며 푸릉거린다.


급한 마음에 외출복까지 모두 챙겨입고 수선을 피우던 헤리오스가 말을 타고 달려나가며 ‘다녀오겠습니다!’를 외치고 저 멀리 달려나가자 그 뒤를 세 마리의 소형 승용차... 같은 늑대들이 따라 달렸다.


“저렇게 마음이 급했으면 그냥 가지...”


클라라 왕비가 고개를 흔들며 들어갔고,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던 클라라도 따라 들어갔다.

둘이 들어가자 저택에서 일하는 고용인들도 다시 자리를 찾아 하던 일을 다시 시작했다.


* * *


발쟈크 전 공작이 국왕령으로 가 대리 통치를 시작하자 모든 귀족들이 반발했다.


“공작이 왕위를 넘보는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야 말로 반역의 모습이다!”

“애초에 여자가 왕이 된다는 것부터가 이상했다! 벨로시아가 공주를 앞세우고 왕국을 집어 삼킨다!”

“난 그냥 라이비아 공주가 싫었다!”


하지만 현 공작인 헤리오스 마저 사이먼 영지로 향한다는 말에 귀족들은 얼어붙었다.


“잠깐... 영주가 영지에서 벗어나 빈 영지를... 가져오려 한다고?”

“그럼 벨로시아에는...”


보이는 모습이 이렇게 되자 라이비아 공주의 힘이 그저 벨로시아를 등에 업은 허세와 빛 좋은 개살구 같은 허풍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바뀌어


“정말 실세가... 공주?”

“공주의 지시로 벨로시아의 전대 공작과 현 공작이 움직인거야?”


라는 여론과 함께


“공주는 마녀야. 그래서 두 부자를 동시에 꼬셔서...”

“전 공작과 지금 공작은 독에 중독된 거야. 해독제를 얻기 위해 먼 길을 떠나...”


같은 음해의 말도 나돌았지만 당장 명분만 있던 왕위 계승의 초대장이 이제는 시한폭탄으로 바뀌어버렸다.


“왕실의 직인이 찍힌 정통성 있는 명분과 동부 전체와 국왕령, 사이먼 령까지 힘이 미치는 실세의 왕위 계승을 거부하거나 무시한다면...?”

“동부의 미친 전쟁능력이 우리 영지로... 그것도 왕명으로 행해진다면...?”

“미친! 죽지 않으려면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


관망하던 귀족들이 모두 발등에 불이 떨어져 황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귀족들의 움직임은 시궁창의 쥐들보다 더 지저분하고 추잡했다.


영주가 죽고 장남까지 사라진 곳에서 차남이 자리를 비우면 삼남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차남의 기반을 모두 쓸어버릴 것이다. 그런다고 삼남을 보낸다면 그 정통성을 차남이 양보하는 꼴이 된다. 이런 상황이 상당수의 영지에서 일어나 작은 분쟁이 일어나고 곧이어 내분이 내전으로 격화되어 왕국 곳곳에 더욱 심한 기근과 영민 탈출 및 유랑민의 산적화가 심화되어 버렸다.


물론 이런 상황을 헤리오스라고 피해 갈 수는 없었다.


“머...멈춰라! 가...가진 것을 모두 주면 된다!”


어디서 구했는지 머리에 맞지도 않아 옆으로 훽 돌아간 투구를 쓴 약간은 앳됨에 남은 남자 하나와 허리가 약간 구부정하여 얼굴 하관에 천을 둘러 가린 늙은 남자, 그 뒤로 남자인 척 하지만 작은 키에 손까지 부들부들 떨며 긴 막대기를 들고 있는 여자들까지...


“하아... 미치겠군.”


마차를 몰던 제이크가 옆을 보자 말을 타고 있던 키사 역시도 한숨을 쉬며 마차의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저... 지금 밖에...”


하지만 안에서 들려오는 말은 없었다.


“아... 정말...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 새는 줄 모른다고... 이거 너무...”


- 벌컥


순간 마차의 창문이 열리더니 무언가가 제이크의 머리를 사정없이 때렸다.


퍽!


“아이쿠! 이거 너무 하신 것 아닙니까요? 저희도 청춘인데 두 분만...”


하지만 제이크는 곧 매우 심각한 아니... 정말 생존을 걱정해야 한 만큼의 살기와 함께 평생을 괴로움에 몸부림 칠 지도 모를 불안감에 쌓여야 했다.


- 스릉!


옆에서 말을 타고 있던 키사가 말 없이 검을 뽑아들고 길 옆의 나무를 향해 휘둘렀다.


- 쐐액!


검을 휘두르는 소리가 아닌 무언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동시에


- 콰앙!


길 옆에 서 있던 어른 세 명의 허리만큼 두꺼운 나무가 잘리는 것도 아닌 폭발로 인해 두 동강이 나 저만치 날아간다.


- 우지끈! 쾅! 쿠르릉!


눈 앞에서 말도 안되는 검을 본 어설픈 이 산적들은


“어...! 어...?”


입만 벙긋거리며 움직이지도 못하고 눈만 껌뻑거리고 있고, 심지어 뒤에 남자인척 서 있던 이들 중 반 정도는 자리에 주저앉아 일어서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직 멀었어?”


마차가 움직이지 않고 계속 지체되자 결국 헤리오스가 짜증을 내며 문을 열고 나왔다.


“뭐야? 얘들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빨리 안 치워?”


깨끗한 얼굴에 좋은 옷, 오만한 태도와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찔러오는 저 목소리는 분명 귀족이었다. 산적들은 평생의 습관대로 바로 엎드려 고개도 들지 못하고 바들바들 떨어댄다.


“푸우~”


아랫입술을 밖으로 내밀어 바람을 푸욱 부니 이마로 숨이 나가 앞머리를 날려 옆으로 넘긴다.


“어이! 너희들 산적 아냐?”

“아...! 아... 그 살려주십시오! 그냥...그냥 먹을 것이 없어... 안그러면 아이들이 죽을 것 같아... 살려주십시오!”


허리가 구부정한 복면인이 땅에 머리를 박고 살려달라고 빌자 나머지 산적들도 엎드려 빌어댄다.


“쯧...! 이래서 나오기 싫었는데... 따라 와!”


헤리오스는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헝크리고는 쓰러진 나무가 있는 숲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

“어... 어째...”


따라오라는 헤리오스의 말에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 하는 이 어설픈 산적들에게 고운 목소리가 마차안에서 들려왔다.


“어서 공작님을 따라가도록 해. 가면 좋은 일이 생길거야.”


마차의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민 카밀레아는 정말 예뻤다. 아니 예뻐졌다.

카밀레아의 모습을 본 앳된 얼굴의 남자는 떠진 눈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멈춰버린다.


퍽!


구부정한 남자가 사정없이 뒤통수를 후려치고는 바로 엎드려 빈다.


“죄송합니다. 부인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정신을 놓았던 것입니다. 부디 자비를 베푸시어 용서해주십시오.”


그제야 이 어린 남자도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차리고 엎드렸다.

하지만


“뭐... 이런 일이 한 두 번도 아니고... 어써 따라가 봐. 공작님은 착하지만 성격이 좋은 분은 아니시니까...”


그리고 마차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주춤거리는 사람들에게 키사가 날카롭게 외친다.


“당장 공작님을 따라 가지 않으면 내가 모조리 그 쓸모없는 다리를 베어주겠다!”


엉기적거리는 모습에 짜증이 났는지 목소리 안에는 정말 베어버리겠다는 의지가 가득 담겼고, 그 말에 산적들이 우르르 달려서 헤리오스가 간 길을 따라 달려갔다.


“공작님도 참... 마음이 약하신 것 같단 말이야.”


제이크가 중얼거리면서 막간을 이용해 짐을 정리하려고 하였으나,


“아직 우리 얘기가 끝나지 않았지?”


두 눈에 시퍼런 불이 이글거리는 키사가 다가왔다.


“아...안돼.”


작가의말

음... 그 때 그 때 써서 올리고 있습니다. 비축분... 아... 그런 단어도 있었죠... 이 세상에는...

솔직히 사이먼 영지에서 쥔공과 카미가 일 벌이고

쥔공집에서 라이가 일 벌이고

쥔공 아빠도 슬쩍 괴력을 보여야 하는데... 스토리가 안풀어지네요

한 2천자쯤 쓰다가 5번 정도 지우고... 숨고르기로 이런 내용 올렸습니다. ㅠㅠ

곧 새해가 오네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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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피곤 때문이라고 해두지 +3 22.03.20 530 18 11쪽
148 그럼 돌아가지 뭐 +3 22.03.17 457 15 13쪽
147 아주 좋은 생각이야 +3 22.03.17 428 16 11쪽
146 그 역시 행하지 않았으면 한다 +3 22.03.14 499 18 10쪽
145 전쟁은 돈지랄이야 +3 22.03.12 562 16 15쪽
144 남기면 평생을 먹게 될지도 몰라 +3 22.03.09 587 18 11쪽
143 초대를 거절했다고 이 지랄을 하는 거야 +3 22.03.09 526 15 10쪽
142 증명해 봐 +3 22.03.09 558 16 11쪽
141 깨끗이 금방 씻고 올라갈게 +3 22.02.01 906 26 12쪽
140 그 놈 머리 좀 가져와 +4 22.01.29 843 26 11쪽
139 제이크는 왜 +3 22.01.23 1,017 30 11쪽
138 어딜 가 +4 22.01.15 995 34 12쪽
137 그냥 여기다 묻고 갈까 +4 22.01.11 1,019 30 13쪽
136 니들... 미쳤냐 +3 22.01.09 1,040 32 11쪽
135 이제부터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야 +3 22.01.09 1,012 29 10쪽
134 해주시겠어요 +3 22.01.04 1,135 33 9쪽
133 땀이 조금 나기는 하지 +3 21.12.31 1,137 34 12쪽
» 마음이 약하신 것 같단 말이야 +3 21.12.29 1,232 31 10쪽
131 그거 다 필요한 거라니까 +2 21.12.27 1,329 33 11쪽
130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죽음으로 +2 21.12.25 1,346 36 11쪽
129 저게 왜 저기에 있는건데 +3 21.12.25 1,293 33 15쪽
128 병신인가 보죠 +4 21.12.12 1,518 35 13쪽
127 저 너머는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3 21.12.05 1,587 35 12쪽
126 그럴 듯 하군 +3 21.12.04 1,505 30 9쪽
125 우리의 기회는 끝났지 +3 21.12.01 1,640 38 10쪽
124 깜빡하고 말하는 것을 잊었네요 +3 21.11.28 1,689 41 10쪽
123 이 전쟁은 우리의 승리다 +3 21.11.28 1,611 36 11쪽
122 적을 더 피로하게 만들어라 +4 21.11.22 1,704 40 8쪽
121 저들은 절대 꿈을 꿀 수 없다 +3 21.11.20 1,756 40 10쪽
120 확실히 정상은 아닌 것이 맞는 것 같다 +3 21.11.20 1,682 3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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