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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행 님의 서재입니다.

저번 생이 기억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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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행
작품등록일 :
2021.05.12 21:11
최근연재일 :
2022.03.20 00:50
연재수 :
149 회
조회수 :
1,083,034
추천수 :
16,739
글자수 :
714,085

작성
21.12.04 17:18
조회
1,505
추천
30
글자
9쪽

그럴 듯 하군

DUMMY

속았다. 헤리오스가 라이비아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기에 왕실에 호의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왕을 억류하고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은 두 왕자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도적에게 습격을 당해 찾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왕국이 벨로시아에게 완전히 농락을 당했군.”


왕이 없으니 힘이 있는 세력이 왕국을 차지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서 일왕자와 이왕자를 앞세워 서부와 중부가 계속 힘겨루기를 했고, 두 왕자는 그들의 후원이 조종이 되는 시기까지 서로 왕위라는 것을 얻기 위해 싸우고 또 싸웠다.


그 모든 원인은 왕이 후계를 정하지 않고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라이비아가... 어째서...”

“여왕이라는 가당치 않은 것에 진심인거야?”


두 왕자의 얼빠진 모습은 그저 흐뭇하게 지켜보던 헤리오스가 정답게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의 신변은 최선을 다해 보호해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왕국의 귀족들과 작은 분쟁이 끝나면 왕을 만나게 해드릴 생각이니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항상 웃어주던 헤리오스의 미소가 다르게 느껴지는 두 왕자.


“그... 공자는 전쟁에서 승리할 거라 자신하는가?”


일왕자가 헤리오스를 지칭하는 단어를 바꾸어 말했다.


“승리라니요? 작은 국지전에서 승리라는 말을 하는 것은 좀 그렇지요.”

“국지전이라...”


헤리오스는 왕자들이 있는 가운데 기사들을 불러 작전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동부 연합인데... 두 백작은 보이지 않는군.”


이왕자의 물음에 헤리오스가 잠깐 인상을 찡그렸다. 이미 헤리오스에게 신변을 구속당한 두 왕자는 그의 굳어진 얼굴에 살짝 불안감을 느꼈다.


“음... 팔미크 백작은 모든 권리를 저에게 위임하고 칩거에 들어갔고...”


말이 좋아 권리를 위임했다고 하지만 어딘가 갇혀서 고통을 받고 있을지 모른다 생각하지 긴장감이 높아진다.


“정말... 칩거인가?”

“흠... 정말 그렇게나 꼭 알고 싶으신 겁니까?”


무표정한 얼굴로 되묻는 헤리오스.


“아니... 괜찬다. 그냥 넘어가도록...”


한숨을 푸욱 내쉬는 헤리오스가 살짝 흥분한 어조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알려드리겠습니다. 뭐 그것이 숨길 일이라고...”

“아니야! 정말 괜찮아.”


이왕자는 직감했다. 숨기던 사실을 아는 순간 비밀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준다는 것을. 일왕자는 이미 두 눈을 감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듯 했다.

격렬하게 거부하는 이왕자의 말을 무시하고 헤리오스이 입은 멈추지 않았다.


“팔미크 백작은... 왕과 함께 휴양지에서 지내고 계십니다.”

“비밀은 영원히... 응?”


일왕자는 의외라는 듯이 눈을 떴고, 이왕자는 얼떨떨한 얼굴로 동그랗게 떠진 눈으로 헤리오스를 바라보았다.


“왕께서 5왕비님과 그 소생의 왕자님과 공주님을 함께 데리고 오셨더라구요. 뭐... 떨어져 지내는 것 보다는 사돈끼리라도 같이 지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 좋은 해변가에서 지내도록 했습니다.”

“아... 정말 휴양지...”

“정...말인가?”

“나중에 어차피 가시면 아시게 될 일을 거짓으로 말할 필요가 없죠.”


두 왕자가 묘한 눈으로 바라보자 헤리오스가 인상을 썼다.


“장인이 되실 분을 죽이고 그러는 취미도 없고, 라이비아 공주님이 싫어하실 일을 하고 싶지도 않고요.”

“우리도 라이비아 때문에 살려두는 건가?”


일왕자의 물음에 헤리오스는 대답하지 않고 지도를 바라보았다.


“사이먼 남작도 남작이지만 서부의 쟈이네크 후작은 어떤 성격이죠?”


그 질문에도 역시 일왕자가 말했다.


“나의 외조부라서가 아니라 정말 화통하신 분이다. 상과 벌이 확실하고, 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하시는 전형적인 귀족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분이다.”


그 이야기를 들어면서도 헤리오스의 시선은 지도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기사들 역시 그 생각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기다리고 있었고, 그런 분위기에 두 왕자 역시 가만히 입을 다물자 작전회의를 하는 천막은 고요함만이 차 있었다.


“키사... 제이크에게 연락해. 7일 후 나오라고. 위치는... 여기로 하고, 해가 지기 시작할 때로... 다음 궁기병은... 전차는... 궁수들이... 보병 전력을...”


한참을 이야기하는 헤리오스와 그 이야기를 들으며 무조건 고개를 숙이는 기사들. 그리고 어이가 없어하는 두 왕자들...


“그건 있을 수 없는...!”

“어떻게 그런 비겁하고 저주받을...!”


두 왕자가 비난을 퍼부으려 하자 헤리오스가 차갑게 말했다.


“두 분에게 많은 정보를 얻었다고 저쪽에게 말할 용의도 있습니다만...?”

“험... 보호하기로 했잖나?”

“가만히 있겠다.”


헤리오스의 말대로 하면 국왕령에 있는 두 왕자의 가족들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바로 진행해.”

“예.”


기사들이 대답하고 자리를 뜨자 헤리오스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


“두 분 왕자님들도 작전을 들으셨으니 일어나시죠?”

“,,,”


* * *


슬로안 후작과 쟈이네크 후작의 지지를 등에 업은 사이먼 남작은 동부를 향한 빠른 진격을 외쳤고, 당연히 귀족연합은 동쪽으로 전진을 이어나갔다.


- 두두두두두


다시 나타난 궁기병과 전차들. 하지만 이미 상대를 해 본 경험이 있는 귀족연합의 병사들은 기사들이 시키기도 전에 짊어지고 있던 나무통을 재빨리 앞으로 굴리고 방패병들은 앞으로 나와 화살과 창의 공격에 대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멀리서 화살만 쏘아대고 있었다.


“기사단!”

“준비해!”

 

 기사단이 출동하자 궁기병들과 전차들은 되돌아갔고, 얼마 후 다시 멀리서 화살만 날리는 공격을 지속적으로 해댔다.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있지만 귀족연합의 수뇌부가 모인 천막의 분위기는 힘들어 하는 병사들과는 달리 분위가 좋았다.


“이제는 저들이 노골적으로 시간끌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군. 왜 저렇게 시간을 끄는 건지 알겠나?”

“시간을 끄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가장 큰 이유는 우리와 정면으로 싸울 준비가 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슬로안 후작의 말에 사이먼 남작은 의기양양하게 말했고, 다른 귀족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같은 생각임을 나타냈다.


“자... 저들이 시간을 끌 경우에 우리가 어려울 것 같나?”

“음... 아무래도 서두르는 것보다는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어째서지?”

“저들의 전력이 약하기 때문에 여전히 원거리 공격을 하고 도망을 치기만 합니다. 결국 보병을 써먹지 못한다는 이야깁니다. 그렇다면 저들이 싸울 수 있는 곳은 우리의 체력이나 병력 수를 최대한 약화, 소모시켜서 협곡의 입구에서 결판을 내거나 그간 아껴놓은 보병으로 협곡에서 매복하였다가 공격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흐음...”

“하지만 너무 뻔한 것 같습니다만...?”


이번에도 딴지를 거는 도미니크 남작이었다.


“시간을 끈다고 저들이 얼마나 준비를 할 수 있지?”


이번에는 쟈이네크 후작도 도미니크 남작의 의견을 존중해주었다.


“저라면...”


천막 안의 귀족들이 모두 자신을 주시하는 것을 느끼며 사이먼 남작이 말했다.


“협곡에서 싸운다면 장애물도 설치하고 바위를 굴릴 수 있는 함정이나 불을 지를 수 있는 것을 준비하여 소수로 다수를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을 쓰거나 협곡의 들어가는 입구에서 결전을 벌이게 되겠지요. 그 때 사용할 함정이나 장애물을 놓고 싸우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만... 저라면...”


사이먼 남작은 살짝 말을 멈추었다가 미소를 한 번 짓고 입을 열었다.


“협곡입구에서 먼저 싸우고 후퇴하여 뒤로 도망가는 척 하다가 함정으로 우리를 흔들고, 다시 진격하면 매복하고 있다가 습격, 그리고 보병들이 충분히 쉬었던 만큼 산에서 체력적으로 유리하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치고 빠지는 작전을 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음...”


귀족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슬로안 후작이 재차 물었다.


“그래서 우리의 대비책은?”

“병사들은 힘들겠지만 저들의 수작에 넘어가 주는 척 하는 겁니다. 그래서 협곡 입구까지 가면 일단 전투를 치르겠지요. 그리고 우리가 그 입구를 막으면 저들은 더 이상 기병과 수레를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 때 우리는 체력을 회복하고 병력을 가다듬고 협곡을 천천히 통과하면 되는 겁니다.”

“오... 그럴 듯 하군.”


많은 귀족들이 사이먼 남작의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인다.


“전에도 말했듯이 저들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지 않는 이상 우리는 모두 감당해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화공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상황은 우리에게 유리합니다.”


그리고 잠시간의 휴식이 끝나고 다시 시작되는 이동. 비록 병사들은 죽을 맛이었지만 어쩌겠는가? 기사들의 재촉과 협박에 무거운 다리를 다시 움직여 나갔다.


작가의말

당연히 주인공이 이깁니다. 뭐 뻔하죠 뭐...

네? 주인공은 싸우지도 않는다고요? 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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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초대를 거절했다고 이 지랄을 하는 거야 +3 22.03.09 526 15 10쪽
142 증명해 봐 +3 22.03.09 558 16 11쪽
141 깨끗이 금방 씻고 올라갈게 +3 22.02.01 906 26 12쪽
140 그 놈 머리 좀 가져와 +4 22.01.29 843 26 11쪽
139 제이크는 왜 +3 22.01.23 1,017 30 11쪽
138 어딜 가 +4 22.01.15 995 34 12쪽
137 그냥 여기다 묻고 갈까 +4 22.01.11 1,019 30 13쪽
136 니들... 미쳤냐 +3 22.01.09 1,040 32 11쪽
135 이제부터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야 +3 22.01.09 1,012 29 10쪽
134 해주시겠어요 +3 22.01.04 1,135 33 9쪽
133 땀이 조금 나기는 하지 +3 21.12.31 1,137 34 12쪽
132 마음이 약하신 것 같단 말이야 +3 21.12.29 1,232 31 10쪽
131 그거 다 필요한 거라니까 +2 21.12.27 1,329 33 11쪽
130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죽음으로 +2 21.12.25 1,346 36 11쪽
129 저게 왜 저기에 있는건데 +3 21.12.25 1,293 33 15쪽
128 병신인가 보죠 +4 21.12.12 1,518 35 13쪽
127 저 너머는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3 21.12.05 1,587 35 12쪽
» 그럴 듯 하군 +3 21.12.04 1,506 30 9쪽
125 우리의 기회는 끝났지 +3 21.12.01 1,640 38 10쪽
124 깜빡하고 말하는 것을 잊었네요 +3 21.11.28 1,689 41 10쪽
123 이 전쟁은 우리의 승리다 +3 21.11.28 1,611 36 11쪽
122 적을 더 피로하게 만들어라 +4 21.11.22 1,704 40 8쪽
121 저들은 절대 꿈을 꿀 수 없다 +3 21.11.20 1,756 40 10쪽
120 확실히 정상은 아닌 것이 맞는 것 같다 +3 21.11.20 1,682 3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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