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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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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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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재회 그리고

DUMMY

미래로 돌아온 후 이번엔 백수가 잠수를 탔다.


쓰나미로 인한 충격이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아직도 연락이 안 되냐, 칠복아”


“네, 박사님. 전화도 받지 않고, 카톡에도 답이 없네요”


칠복과 백수가 쓰나미 현장에서 직접 구한 사람만 무려 열다섯 명.


토라사노와 산사야도 각각 밧줄로 여러 사람을 구했다는 걸 생각하면, 그들이 직간접적으로 구한 사람은 스무 명이 넘었다.


또 그들의 영향으로 지진 경보를 미리 내보냈다는 점, 경보로 인해 반다아체 지역을 벗어난 사람들이 거의 천 명에 달한다는 걸 생각하면 백수들의 공은 노벨 평화상을 받을 만큼이나 컸다.


“할 만큼 한 거야. 너흰 국가 훈장까지 받을 만큼 훌륭한 일을 한 거야”


칠복과 백수는 재난 복구 작업에도 온 힘을 다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무너진 잔해 속에서 실종자를 찾았다.


백수는 잠수 동안 인도네시아 반다아체를 직접 찾았다.


쓰나미 이후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얼마나 복구됐는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무려 15년 전의 일. 해변에 서 있는 위령비 정도 외엔 모든 게 깔끔하게 바뀌어 있었다. 그때도 마찬가지였지만 2020년이 되어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비행장을 방문했다. 혹시나가 아니라 역시나였다.


산사야가 있었다.


“You···. Mr, Baek?!”


“Yes, I’m Mr. Baek”


30대 중반이던 산사야는 이제 머리가 조금씩 빠져 나이에 걸맞은 모습이었다.


“You look like very young”


“I’m exercising everyday. health”


15년 동안 늙지 않은 비결을 운동 때문이라고 대충 둘러대고 비행사에게 근황을 물었다.


백수들 덕에 가족은 미리 시댁으로 보내 놓아 무사했다. 당시의 코흘리개들은 이제 각각 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자랐다.


“Where did you go? after Tsunami”


산사야가 쓰나미 이후 어디로 사라진 거냐고 물었다. 백수와 칠복은 쓰나미 발생 24시간 후 당연히 타임머신을 타고 2020년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앞장서 사람을 구하고,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미리 알린 백수와 칠복을 입이 마르게 극찬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까지 나서 둘을 찾을 정도였다.


“But we didn’t find you”


그러나 당연히 둘을 찾지 못했다.


둘의 활약은 영상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백수도 인터넷을 뒤지다 자신의 구조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인했다.


자기 일처럼 구조에 온 힘을 다하는 한국 남자들은 지역 내에서 화재를 일으켰다.


가이드 명지의 인터뷰도 있었다.


“백 박사님이라는 미국계 한국인 박사님과 조수분이 아주 큰 일을 하셨어요. 그분들이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면 피해는 더욱 심각했을 거예요”


산사야에게 물어보니 명지는 여전히 이곳에서 가이드일을 하고 있었다. 결혼도 하고 애까지 낳고 잘살고 있었다.


명지는 산사야의 연락에 일도 내팽개치고 공항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선생님, 선생님! 하나도 안 변하셨네요?!!”


“명지 씨도 여전히 소녀같네. 잘 지냈어요?”


명지와 산사야, 토라사노는 갑작스레 사라진 백수들을 백방으로 찾았다. 미국 쪽에 알아봐도, 한국 쪽에 알아봐도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칠복은 당연히 피도 안 마른 꼬마였고, 백수도 20대의 혈기왕성한 군인이었을 뿐이다. 본명을 쓰지 않았기에 찾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때 어떻게 되신 거예요. 어디로 사라지신 거예요?”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무사하신 걸 보니 마음이 놓이네요”


명지 가족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이튿날 산사야의 비행기로 자카르타에 갔다.


토라사노는 재난안전국의 국장이 돼 있었다. 동료 프레드는 부국장이 됐다.


토라사노는 흰 수염만 조금 길렀을 뿐, 15년이란 세월이 별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았다. 프레드는 토라사노만큼이나 거대해져 있었다.


“I miss you, Mr, Baek”


토라사노가 백수와 산사야를 차례차례 껴안았다. 프레드와도 악수로 인사했다.


토라사노는 백수들이 사라진 후 여러 가지 가설을 내놓았다. 그중 하나가 둘이 하늘에서 보낸 천사라는 거였다.


백수들 덕에 반다아체의 피해가 작았고, 또 토라사노와 산사야의 가족까지 구했다.


토라사노를 만난 백수는 한국에 화상 전화를 걸었다.


“뭐예요, 선생님! 어디 가셨던 거예요!”


소리부터 지르는 칠복에게 반가운 얼굴을 보여줬다. 토라사노와 산사야, 프레드였다.


“뭐야, 이거. 조종사님!! 토라사노!!!!”


인도네시아에 있던 사람들에겐 15년의 세월이었지만 백수와 칠복에겐 이제 만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을 뿐이었다. 그래도 함께 생사고락을 나눈 사람들은 언제 봐도 반가웠다.


쓰나미 현장에 다녀온 1월, 백수의 통장엔 예전보다 500만 원이 오른 2000만 원이 들어와 있었다. 2월엔 아무 곳도 가지 않았는데 500만 원이나 보냈다.


“이 영감님이 진짜······.”


한국에 돌아온 다음 날, 칠복이 영상 하나를 보냈다.


화면에 잡힌 백수의 모습을 영상으로 편집한 거였다. 반다아체에서 사람을 구하던 모습, 그리고 사린가스 테러 현장에서 잡힌 그의 얼굴. 심지어 구 순경의 연속 살인 당시의 TV 인터뷰도 있었다.


“그 사진 선생님 맞죠?”


당시 백수는 구범곤이 어떻게 연속 살인을 저지르게 된 건지 TV 인터뷰를 했다.


“사생팬이 따로 없다, 따로 없어···.”


날이 풀린 2월 주말. 백수는 딸 백희, 그리고 백희 엄마와 함께 근교 유원지를 다녀왔다. 놀이기구도 타고 햄버거도 먹고 오랜만에 진짜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가졌다.


“아빠, 이거 아빠야?”


백희가 영상 하나를 백수에게 보였다. 쓰나미 구조 현장의 영상이었다.


“이게 어떻게 아빠냐···. 아빠, 이때 완전히 파릇파릇했다고”


가족 관계도 점차 회복되고, 날도 조금씩 풀리며 백수는 새로운 결심을 했다.


구조 인력을 양성하는 일종의 학원을 차리기로 말이다.


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일본, 한국을 넘어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쌓은 재난에서의 경험이 그에게 사명감을 불러일으켰다.


“좋은 일일세. 좋은 일이야. 능력이 있으면 그걸 후학에 물려줘야 하는 법이지”


함께 학원 부지를 보러온 슈타인 박사가 말했다. 박사가 좋은 후원인을 연결해 백수의 개소를 돕기로 했다.


후원인을 연결하는 데엔 하나의 조건이 있었다.


재난 구조 작업을 계속하는 거였다.


“어차피 다녀오는 데 하루도 걸리지 않잖아”


“이 영감님이 자기 일 아니라고 어떻게···.”


칠복도 구조 학원에 합류하기로 했다. 이미 칠복은 많은 구조 경험을 쌓은 전문 요원이나 다름없었다.


“실장이라니 너무 막중한 직책 아닌가요···?”


“실장 그거 아무한테나 주는 거야. 적당한 호칭 없으면 붙이는 게 실장이여”


다사다난한 신년 초를 보내던 백수에게 이번엔 정말 엄청난 재난이 찾아왔다.

.

.

.

.

.

십수 년 전 일어난 재난이 아니라, 2020년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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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잔인한 바다 +2 20.02.28 77 0 9쪽
48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지진이 온다 20.02.27 91 1 10쪽
47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5인의 용사들 20.02.26 89 0 8쪽
46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재앙의 징조 20.02.25 68 0 8쪽
45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조력자 20.02.24 83 0 7쪽
44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마음의 재난 20.02.21 106 0 7쪽
43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해피엔딩 20.02.20 105 1 7쪽
42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조종실을 점령하라 +2 20.02.19 105 0 8쪽
41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사생결단 20.02.18 103 0 7쪽
40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간나 새끼들 20.02.17 100 0 8쪽
39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살아나 봐 20.02.14 110 1 7쪽
38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궤도 수정 +2 20.02.13 129 1 7쪽
37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탄로난 정체 20.02.12 111 0 8쪽
36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북파공작원 아유미 20.02.11 11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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