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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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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35
추천수 :
183
글자수 :
190,805

작성
20.02.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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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사생결단

DUMMY

“간나 새끼들....”


김일두가 이를 갈며 백수를 노려봤다. 김희연도 입에 있는 수건을 뱉고 조용히 총을 들었다. 백수를 방심하게 하기 위한 함정이었던 것이다.


“하하···. 선생님, 진정하시고 내려놓으시죠”


씨알도 먹히지 않겠지만 일단 무슨 말이라도 뱉고 보는 백수였다.


“폭탄은 어쨌나? 버렸나?”


버렸다고 이야기하려다 바로 말을 삼켰다. 말하는 순간 방아쇠를 당길 것 같았다. 화물칸이 열린 것만 알았지 폭탄을 버렸다는 건 모르는 모양이었다.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는데 김일두의 뒤쪽으로 무언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흰 제복을 입고 있었다.


“폭탄은 말이죠···. 제가 어디에 뒀느냐 하면···.”


“빨리 말해, 폭탄 내놔!”


제복 남자가 주방을 오가며 문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나이로 미뤄 기장보단 부기장 같았다.


“폭탄은 바로···.”


그때 부기장이 문을 세게 닫았다.


“뭐야?!”


김일두와 김희연이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으나 이미 늦었다. ‘딸깍’ 소리가 나며 안에서 통로가 잠겼다.


“됐다!”


칠복이 소리쳤으나 김희연이 총이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으악!”


“죽기 직전인데 신나는 일도 많나 보네!”


김희연은 칠복의 무릎 안쪽을 걷어차 바닥에 쪼그리도록 만들었다.


김일두는 주방 쪽 문을 노려보더니 총을 들었다.


“선생님, 총을 쏘면 모두가 위험합니다!”


김희연이 한 손을 들어 총구를 감쌌다.


“어차피 우리의 목적은 모두를 죽이는 거야! 수령님의 신성한 임무를 우리의 목숨을 바쳐 희생하는 거라고!”


“낙하산을 봤습니다!”


김희연의 말에 김일두의 표정이 달라졌다.


“낙하산?”


“주방 쪽에서 분명 본 것 같습니다. 몇 개가 있었습니다. 폭탄만 멀쩡하다면 우린 뛰어내려서 살 수 있습니다. 기꺼이 수령님을 위해 목숨 바칠 수 있지만, 아직 할 수 있는 임무가 많습니다!”


그러자 김일두가 김희연과 백수, 칠복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승객들은 여전히 얼음처럼 가만히 있었다.


“기장 쪽에 인터폰을 날리고 말해. 문을 안 열면 10분에 한 명씩 승객을 죽이겠다고. 처음은 이 녀석이야.”


김일두가 칠복의 배를 걷어찼다.


“욱!!”


“폭탄이 어디 있는지 말해!”


차가운 베레타가 백수의 이마에 닿았다.


“화···. 화물칸에 있습니다”


“앞장서!”


김일두의 권총이 백수의 이마를 갈겼다.


“으헉!”


“빨리 가, 움직여!!”


큰 문제 하나는 해결했지만, 목숨은 더 위험한 상황이 됐다. 10분이 지나면 승객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김일두는 계속 뒤에서 백수를 걷어차며 걸음을 재촉했다. 화물칸 입구까지 가는 30초 사이 거의 대여섯 방을 얻어맞았다.


“어딨어?!”


“화물칸 승강구, 승강구에···.”


“어디야?!”


폭탄이 없다는 걸 확인하면 분명 총을 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상황. 백수가 김일두를 이끌고 비행기 끝쪽으로 다가갔다.


“어디?!”


그때였다. 갑자기 비행기가 왼쪽으로 크게 방향을 틀었다.


“으아아악!!”


갑작스러운 선회에 백수와 김일두가 쓰러졌다. 둘은 화물칸 오른쪽 벽에 거의 짓뭉개지다시피 달라붙었다.


그때 백수의 눈에 검은색 무언가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김일두가 놓친 총이었다. 총은 백발 간첩과 백수의 정확히 중간 위치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간나 새끼!!”


점차 비행기가 제 궤도를 찾으며 벽이 끌어당기는 힘이 잦아들었다.


“조금만···!!”


백수와 김일두가 동시에 총을 향해 몸을 꿈틀거렸다.


김일두가 암살이나 작전 경력이 많을진 모르겠으나 어디까지나 예순이 훌쩍 넘은 노인. 몸을 쓰는 데엔 팔팔한 전직 특전단 백수가 위였다.


“헤헤, 헤헤헤헤!!”


백수가 총을 김일두의 머리에 겨눴다.


“크흣! 이 새끼!”


“이 새끼라니!”


백수가 워커 발로 김일두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윽!”


노인이 마른 고목처럼 털썩 쓰러졌다. 폭력과 거리가 먼 백수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을 때렸다는 데에 순간 가책을 느꼈다.


“이걸로 손을 묶어!”


백수가 주머니에서 로프를 꺼냈다.


“폭탄은, 폭탄은 어딨나?”


그 와중에도 폭탄의 행방을 찾았다.


“아까 화물칸 열린 거 봤을 거 아냐, 노인 양반? 내가 그걸 여기에 뒀겠어? 간첩 김일두 씨?”


백수는 권총을 김일두의 관자놀이에 갖다 대고 한 손을 이용해 몸을 묶었다.


“그만하자, 끝났어. 저 연약한 여자 한 명이 뭘 어떻게 할 거 같아?”


매듭 묶기 전문인 백수가 한 손으로 금세 김일두를 결박했다. 마지막은 두 손 모두를 활용해 화물칸 벽에 옭아맸다.


“그리고 제발. 다 알고 있어. 입속에 자살 캡슐 있는 거. 죽지 말자. 제발 죽지 말아, 영감님”


그러자 김일두의 눈빛이 달라졌다.


“역시 국정원 요원이었나? 훗,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유미가 네 녀석의 이마에 총알을 박아 넣을 거다”


시간을 보니 방금 김일두가 말한 10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었다. 10분이 지나면 칠복이 죽을 수도 있다.


“제발, 제발 살아야 해, 김 비서. 제발!”


백수가 총을 들고 화물칸 문을 나섰다.


객실로 들어서자 김희연이 놀란 토끼 눈으로 물었다.


“선생은 어디 있나?!”


그녀가 총으로 칠복의 뒤통수를 찔렀다.


“그만해! 김일두는 내가 결박했어! 폭탄도 밖으로 던져 버렸어! 너희 계획은, 너희 계획은 성공할 수 없어!”


그러자 김희연이 인터폰을 들었다.


“1분 남았다. 약속대로 승객 한 명이 죽는다”


무릎 꿇은 칠복이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선생님, 여사님.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전 아직 장가도 못 갔어요!”


백수가 총을 들고 다가갔지만, 김희연은 눈도 끔쩍하지 않았다.


“쏠 거야! 쏠 거라고! 나도, 이래 봬도 나도 전직 군인이라고!”


백수와 김희연의 거리는 불과 10m도 남지 않았다.


그녀가 다시 인터폰을 들었다.


“10분 지났다. 약속대로 승객이 죽는다”


김희연은 목소리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딸칵!’


그때 앞에서 금속음이 들렸다.


“문 열었습니다. 죽이지 마세요!”


조금 전의 부기장이 두 손을 들고 나타났다. 총을 겨누고 있는 김희연과 백수를 번갈아 보고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궤도를 다시 바다로 틀어라”


권총 하나에 의지하고 자기편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김희연의 목소리는 백수와 승객들에게 큰 압박감을 주고 있었다.


“벽이 뚫리고 비행기가 떨어지는 거, 난 아무 상관 없다. 우리는 죽음까지도 각오한 수령님의 전사들이다”


이를 갈며 전해지는 김희연의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총을 쏘진 못하지만 그래도 백수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오지 마, 쏜다”


김희연이 자그맣게 외쳤다.


“나도, 나도 쏜다!!”


칠수가 안전장치를 풀었다.


“정말 쏜다”


그때 갑자기 옆에 있던 승객 하나가 김희연에게 덮쳤다.


“간첩 년이!”


‘탕!!!!’




순간 객실에 총성 한 방이 크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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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해피엔딩 20.02.20 105 1 7쪽
42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조종실을 점령하라 +2 20.02.19 105 0 8쪽
»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사생결단 20.02.18 104 0 7쪽
40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간나 새끼들 20.02.17 100 0 8쪽
39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살아나 봐 20.02.14 110 1 7쪽
38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궤도 수정 +2 20.02.13 129 1 7쪽
37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탄로난 정체 20.02.12 111 0 8쪽
36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북파공작원 아유미 20.02.11 113 1 7쪽
35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하늘을 오르다 20.02.10 15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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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사건 그 후 20.02.02 184 1 8쪽
26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죽음의 터널 20.02.01 185 4 7쪽
25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가방아 가방아 20.01.31 203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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