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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2,352
추천수 :
183
글자수 :
190,805

작성
20.02.14 18:05
조회
110
추천
1
글자
7쪽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살아나 봐

DUMMY

“무슨 소리죠! 우릴 왜 죽인다는 거죠?”


죽는다는 말에 조용하라던 김희연의 말도 모두 잊은 듯했다.


“살려주세요. 왜 우릴 죽입니까!!”


“애가, 집에서 애가 기다리고 있어요. 흑흑!!”


그때 바닥에서 종이 뭉치가 튀어나왔다. 뒤에서 온 것 같았다.


- 검은 물체가 있어요. 반짝이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김희연이 앉아 있던 자리에 폭탄이 설치돼 있었다.


<어떻게 하죠, 선생님?>


<조용히 해봐. 상황을 정리해야 해.>


일단 실제 역사와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원래 역사에서 김희연과 김일두는 아부다비에서 내리지만, 정황상 비행기는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 또 이렇게 승객과 기장을 인질로 삼는 일 또한 발생하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테러만 일어날 예정이었으나 ‘하이재킹’이 추가된 것이다.


“희연아!”


그때 조종실 쪽에서 김일두의 소리가 들렸다. 김희연이 조종실 쪽을 보더니 옆에 있는 인터폰을 들었다. 인터폰을 통해 이야기하는 모양이었다.


통화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김희연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입을 앙다문 김희연은 끝내 눈물마저 글썽거렸다.


<왜 우는 걸까요?>


칠복이 물었다.


<죽음을 각오하라고 했을 거야. 아마>


그리고 김희연은 갑자기 통로를 걸어 뒤쪽으로 향했다. 시한폭탄이 잘 있는지 확인하는 듯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일어났다.


다시 그녀가 앞으로 오자 인터폴이 울렸다.


“네, 잘 있습니다. 6시간 30분 남았습니다”


6시간 30분.


바로 폭탄이 터지기까지의 시간이다.


백수는 논리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위협 요인을 해결하고 승객들을 안전한 곳에 착륙시키는 것이 이 테러 건의 목표였다.


위협 요인은 현재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시한폭탄, 두 번째는 간첩들이다. 위협 요인은 하나만 제거해선 안 된다. 시한폭탄을 제거하거나 멈추게 해야 하고, 간첩들도 제거하거나 결박해야 한다.


폭탄 해체와 간첩을 잡는 건 따로 해결할 문제였다. 총을 겨눈다고 시한폭탄을 멈추게 할 녀석들이 아니었다. 김일두와 김희연은 목숨까지 내던졌다.


시한폭탄은 최악의 경우 바다에서 내던지면 그만, 더 어려워 보이는 문제는 간첩의 제압이었다. 당장 떠오르는 건 액션 영화의 한 장면, 하지만 그게 현실이 되기 위해선 일단 묶인 이 끈을 풀어야 했다.


<끈을···. 끈을 먼저 풀자.>


<어떻게요?>


<글쎄, 어떻게 하지.>


그런데 그때 하늘이 도와줄 우연이 일어났다.


갑자기 비행기가 좌측으로 크게 방향을 튼 것.


갑작스러운 급선회에 승객이 모두 한쪽으로 쏠렸고, 고정 없이 서 있던 김희연은 바닥에 크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리고 그때, 김희연이 뒷주머니에 넣고 있던 칼이 바닥에 떨어졌다.


김희연도 사람들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그 순간, 배명탁이라는 옆자리 남자가 발을 뻗어 칼을 가져왔다.


<최고야, 최고>


<잘하셨어요>


백수와 칠복이 동시에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다시 비행기가 방향을 잡은 듯 정상적으로 움직였다. 좌회전을 크게 한 걸 보니 두바이 쪽에서 인도양 방향으로 튼 것 같았다.


그때 다시 한 번 인터폰이 울렸다.


“네, 네. 인도양이군요, 결국. 알겠습니다”


결국, 인도양. 비행기가 터질 시점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사이 칠복과 백수는 열심히 칼로 케이블타이를 끊고 있었다. 자세가 어정쩡했지만, 칼이 날카로워 1분도 안 돼 칠복의 끈을 잘랐다.


그런데 갑자기 김희연이 백수들 쪽으로 다가왔다.


“너희들은 정체가 뭐냐?”


화들짝 놀란 칠복이 끈에 묶인 척 두 손을 모았다.


“저흰 사업가들입니다”


그러자 김희연이 눈을 살짝 감으며 웃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총구는 똑바로 겨누고 있었다.


“그래, 어디까지 거짓말을 하는지 보자고. 어떤 사업가들인데?”


“서바이벌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캠핑이나, 낚시. 산악 등반 등 그런 것들에 대한 사업이죠”


그러자 칠복이 말을 보탰다.


“맞습니다. 이번에 이라크 쪽에 좋은 밧줄이 있다고 들어서 한 번 보기 위해 방문한 겁니다”


급조한 이야기였지만 둘의 복장과 사뭇 잘 어울리는 내용이었다. 활동하기 편한 차림에 워커. 양복을 입은 다른 승객들과 확연히 대조됐다.


“서바이벌···. 생존? 생존을 취미로 한다고?”


“그렇죠. 산에 혼자 고립됐을 때, 높은 산에서 내려올 때, 무인도에 갇혔을 때 등등. 그런 상황에 있다고 가정하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는 겁니다. 유럽이나 미국 쪽엔 이미 마니아층이 굳게 형성돼 있죠”


그러자 김희연이 백수들의 옆쪽까지 다가왔다.


“잘 하시나 봐, 생존”


백수가 무릎을 살짝 들어 칠복의 손목을 가렸다. 케이블타이가 끊어진 걸 들키면 안 됐다.


“살아나고 싶네요”


백수의 이 말이 김희연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갑자기 그녀가 총구를 백수의 이마에 갖다 댔다.


“살아나 봐”


백수와 칠복, 옆에 있는 명탁까지 모두의 얼굴이 파랗게 변했다.


“이 비행기는 지옥으로 가고 있다. 아무도,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


그녀가 백수의 이마를 세게 한 번 찌르더니 뒤로 물러섰다.


“나도 포함해서 말이지···.”


조금 전의 상황은 여자인 김희연의 감수성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인터폰 옆에 기댄 김희연의 눈동자가 잠시 풀어진 것 같았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칠복이 이번엔 백수의 끈을 잘랐다. 이제 둘의 손 모두가 자유로워졌다.


<다음을 말해주세요>


다음 문제는 폭탄과 간첩. 백수들이 있는 3열에서 김희연까지의 거리, 그리고 폭탄까지의 거리가 모두 비슷했다.


<뭘 먼저 할까요?>


칠복이 각오가 돼 있다는 듯 칼을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김희연을 처리한다 하더라도 조종실 쪽 김일두가 문제였다.


<때를···. 때를 기다리자>


김희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지금 순간, 아무리 손목이 풀렸다지만 총을 든 상대로 둘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사람이 재미있는 게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도 생리 현상이 발생한다는 부분이다. 사람들의 입에선 끊임없이 나오고, 환기가 덜 되고 있는지 졸음이라는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했다.

.

.

.

.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눈을 뜬 백수가 앞쪽을 바라봤다.


시계는 5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희연이 말한 폭파 시간까지 3시간이 남은 것이다.


두 시간 이상을 꿈속에서 허비했다는 자책도 잠시, 백수가 고개를 살짝 들어 김희연 쪽을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 역시 바닥에 쪼그려 앉은 채 꿈나라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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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재앙의 징조 20.02.25 69 0 8쪽
45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조력자 20.02.24 83 0 7쪽
44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마음의 재난 20.02.21 107 0 7쪽
43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해피엔딩 20.02.20 105 1 7쪽
42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조종실을 점령하라 +2 20.02.19 106 0 8쪽
41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사생결단 20.02.18 104 0 7쪽
40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간나 새끼들 20.02.17 101 0 8쪽
»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살아나 봐 20.02.14 111 1 7쪽
38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궤도 수정 +2 20.02.13 129 1 7쪽
37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탄로난 정체 20.02.12 111 0 8쪽
36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북파공작원 아유미 20.02.11 114 1 7쪽
35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하늘을 오르다 20.02.10 157 1 7쪽
34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생사의 주마등 20.02.09 201 2 8쪽
33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액션 영화를 찍다 20.02.08 172 1 9쪽
32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무너져야 믿지 20.02.07 172 0 7쪽
31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미남계와 설득계 20.02.06 154 1 8쪽
30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시계는 움직이고 20.02.05 160 0 7쪽
29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준비된 재앙 20.02.04 161 2 7쪽
28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삼청 백화점 20.02.03 199 1 8쪽
27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사건 그 후 20.02.02 185 1 8쪽
26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죽음의 터널 20.02.01 186 4 7쪽
25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가방아 가방아 20.01.31 204 3 7쪽
24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추적자 20.01.30 171 3 8쪽
23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폭탄이다!! 20.01.29 192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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