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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2,348
추천수 :
183
글자수 :
190,805

작성
20.02.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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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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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하늘을 오르다

DUMMY

슈타인 박사의 연락은 그로부터 3개월 후에나 왔다.


“중대한 연구의 성과가 나왔네. 엄청난 진일보야!”


“어떤 진일보죠? 이번엔 세 명이 가게 되나요?”


“일단 와보면 알아. 당장 별장으로 오게”


박사는 도착한 백수를 바로 창고로 데려갔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외관상 달라진 건 느끼지 못했다.


“뭐가 달라졌다는 거죠? 칠이 좀 벗겨진 거 빼고는···.”


백수가 타임머신의 이곳저곳을 손으로 만졌다.


“선생님 눈이 예리하지 못하시네요”


그때 집 뒤에서 칠복이 차 두 잔을 쟁반에 받쳐 들고 나타났다.


“난봉꾼 김 비서, 오랜만이네”


“난봉꾼이라뇨. 전 한 번에 한 명에만 집중합니다”


칠복이 차를 박사와 백수에게 건넸다.


“자세히 보면 달라진 점이 하나 있습니다”


“뭐가 달라졌다는 거야. 아무리 봐도 모르겠네”


“의자 위쪽을 보게나”


의자 위쪽엔 ‘0 to 50’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뭐? 원래 있던 거 아냐?”


“아니지, 아니지. 전엔 ‘50’이 아니라 ‘100’으로 돼 있었지”


슈타인 박사가 말했다.


“잠깐 그 얘기는···.”


“그렇지. 년도 설정이 50년 이내로 업그레이드된 거라네”


뒷 말은 박사가 보탰다.


“난 또 뭐라고.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건가요”


칠수가 커피 한 모금을 들이켰다.


“딱 정해진 순간으로 가야 획기적인 거지”


“아니지, 아니지. 이 설정이면 생각해보니 자칫하면 6.25 전쟁으로 갈 수도 있었어.”


“전쟁요? 아니 사망자가 10명에서 500명 사이라면서요”


“그렇지. 그런데 6.25 전쟁에도 수백, 수천 개의 국지전이 있었다고. 그 국지전 중 하나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었어. 이제 전쟁통으론 가지 않아도 되네”


“참으로 고오마운 일이네요”


칠수가 창고를 두리번거리자 칠복이 구석 쪽을 가리켰다.


“준비물 저기 다 챙겨놓았습니다”


다가가 보니 똑같은 모양의 가방 두 개가 있었다.


“너도? 또?”


“왜 이러세요. 저희 영혼의 콤비잖아요. 저 없었으면 마트 쪽은 빼내지도 못했을 걸요?”


“그건 너보단 임 소장이 활약을······. 그래, 뭐 손이 많아서 좋다고 치자···. 암튼, 영감님. 50년이면 최대 1969년까지만 돌아가는 거네요?”


“그렇지, 그 이전으론 안 내려가”


“범위는 여전히 그대로고요?”


“그렇지, 범위는 그대로인데 내 생각에 범위가 다를 수 있어.”


“무슨 소리죠?”


“만일 그 범위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면, 그보다 먼 거리에 도착할 수도 있을 거야”


“알아듣게 설명 좀 해 봐요”


“그러니까 만약 뉴욕과 서울 간에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포탈’ 입구가 있다고 쳐보지. 그런데 서울에서 사건이 났고 그 포탈이 사건과 관계가 있다면, 자네는 뉴욕에 도착할 수도 있는 걸세”


“아하···. 그런데 포탈이란 건 세상에 없죠. 기껏해야 배나 비행기로 올라갈 수도 있겠네요”


“그런 셈이지”


백수가 배낭을 배 쪽에 올리고 의자에 올랐다. 칠복도 뒤쪽에 자리했다.


“이번엔 어디로 가고 싶나?”


박사가 물었다.


“가고 싶은 곳은 아무 데도 없습니다. 말 나온 김에 크루즈 선박 이런 데 가면 재미있을 거 같긴 하네요. 바다가 제 전문 분야이기도 하고”


“크루즈라... 크루즈... 그건 자네가 다녀온 남해 제리호 정도밖에 없을 텐데”


“선생님, 말이 씨가 된다고 비행기에 올라타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박사가 타임머신 버튼을 눌렀다.


“비행기라···. 비행기···. 비행기 하니까 생각나는 사건 하나가 있네”


“뭔데요?”


대답하기도 전 타임머신이 사라졌다.

.

.

.

.

.

도착한 곳은 창고였다.


폭은 10m에서 15m, 길이는 그보다 더 긴 모양의 공간이었다.


“웬 창고에 도착했네요?”


칠복이 먼저 벨트를 푸르고 창고를 살폈다.


“그런데 일반 창고 같지는 않네. 처음 보는 구조야”


“하얀 딱지가 물건마다 붙어 있고”


“창고 자체에서 진동도 느껴지는데? 이상해”


화물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직육면체 형태의 가방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건···. 설마···.”


바로 여행용 가방이었다.


“여행용 가방, 수화물 딱지, 그리고 미세한 진동”


“시발이다, 어쩌냐, 칠복아. 좆됐다. 칠복아”


“왜요? 비행기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69년 이후 한국 인근에서 일어난 유명한 비행기 사고가 있지”


한국에서 일어난 가장 유명한 비행기 사고. 그건 바로 ‘한국항공 585편 폭파사건’이다.


1987년 11월 29일 일어난 사고로 승무원을 포함, 탑승자 115명이 모두 사망한 끔찍한 재난이다. 북한 첩보원인 김희연과 김일두, 두 사람에 의해 일어난 테러 사건이다.


비행기는 87년 11월 28일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 출발, 카타르의 두바이를 거쳐 서울로 가는 경로였다.


두 첩보원은 바그다드에서 비행기에 탑승. 자기 자리에 액체 폭탄 형태의 시한폭탄을 설치한 후 두바이에 내린다. 이후 폭탄은 29일 낮 2시경, 인도양 항공에서 산산조각이 난다. 비행기 사고의 특성상 부상자는 하나도 없었다.


“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의 사건이네요···.”


칠복이 말했다.


백수는 수화물로 다가가 스티커를 확인했다. ‘KLA 585’라고 똑똑히 적혀 있었다.


“사건 24시간 전으로 도착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이...”


“재난 목록집에 따르면, 이 비행기는 바그다드에서 두바이 쪽으로 이동 중이야.”


“이동 중이라는 이야기는···.”


“그래, 지금 이 비행기에 폭발물과 북파 간첩이 모두 존재한다는 거지”


백수와 칠복은 화물칸 구석에 쭈그려 앉아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잘 들어. 이번 사건은 정말로 우리 목숨이 위험한 건이야. 공중에서 폭발하면 아무도 살아날 수 없어”


“그러면···.”


“무조건 폭파를 막아야 해. 아무도 죽지 않아야 하는 거야”


“폭파를 어떻게 막죠?”


백수가 고민한 방법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주범인 김희연과 김일두를 붙잡는 것. 두 번째는 폭탄을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첫째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사람 모두 훈련받은 간첩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암살 기술을 당연히 갖췄고 막다른 곳에 몰리면 ‘동귀어진’할 가능성도 있었다.


김희연이 20대의 여성, 김일두가 70대의 노인이라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간첩을 상대한다는 건 목숨이 걸린 일이었다.


“그러면 두 번째가 나을까요?”


두 번째는 폭탄을 찾은 후 그걸 제거하는 방법이었다. 영화에서처럼 전선 끊기는 못하겠지만, 최악에는 바다 한가운데 폭탄을 던져버릴 수 있다.


“두 번째가 쉬워 보이긴 하는데······.”


둘은 일단 화물칸을 빠져나가기로 했다. 김희연과 김일두의 얼굴을 일단 확인하기로 했다.


그런데 나가려는 순간, 화물칸 문이 열리고 승무원이 나타났다.

.

.

.

.

.

“두 분, 여기서 뭐 하시는 건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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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7. 롯비월드 테러사건 - 습격 20.03.03 99 0 8쪽
50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재회 그리고 20.03.02 66 0 8쪽
49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잔인한 바다 +2 20.02.28 78 0 9쪽
48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지진이 온다 20.02.27 91 1 10쪽
47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5인의 용사들 20.02.26 90 0 8쪽
46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재앙의 징조 20.02.25 69 0 8쪽
45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조력자 20.02.24 83 0 7쪽
44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마음의 재난 20.02.21 106 0 7쪽
43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해피엔딩 20.02.20 105 1 7쪽
42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조종실을 점령하라 +2 20.02.19 106 0 8쪽
41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사생결단 20.02.18 104 0 7쪽
40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간나 새끼들 20.02.17 101 0 8쪽
39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살아나 봐 20.02.14 110 1 7쪽
38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궤도 수정 +2 20.02.13 129 1 7쪽
37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탄로난 정체 20.02.12 111 0 8쪽
36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북파공작원 아유미 20.02.11 114 1 7쪽
»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하늘을 오르다 20.02.10 156 1 7쪽
34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생사의 주마등 20.02.09 201 2 8쪽
33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액션 영화를 찍다 20.02.08 172 1 9쪽
32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무너져야 믿지 20.02.07 172 0 7쪽
31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미남계와 설득계 20.02.06 154 1 8쪽
30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시계는 움직이고 20.02.05 160 0 7쪽
29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준비된 재앙 20.02.04 161 2 7쪽
28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삼청 백화점 20.02.03 199 1 8쪽
27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사건 그 후 20.02.02 185 1 8쪽
26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죽음의 터널 20.02.01 186 4 7쪽
25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가방아 가방아 20.01.31 204 3 7쪽
24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추적자 20.01.30 171 3 8쪽
23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폭탄이다!! 20.01.29 191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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