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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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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글자수 :
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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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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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무너져야 믿지

DUMMY

‘따르르르르르르르르릉!!!’


백화점 전체에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빨리 나가세요! 빨리 나가요!!”


백수와 칠복이 온 층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재촉했다.


“불이에요?”


“아뇨, 건물이 곧 무너져요!!”


“불난 거예요?”


“건물이 위험합니다. 어서 나가세요!!”


비상벨이 울리자 데스크 직원 지영은 물론 총괄매니저까지 고객들을 질서정연하게 밖으로 내보내는 데 힘썼다.


“아, 왜 이렇게 밀고 그래요?!”


“아줌마가 먼저 밀었잖아요!!”


비상사태가 늘 그렇듯 크고 작은 실랑이도 있었지만 그래도 직원들과 백수들의 안내로 대부분 고객들이 무사히 빠져나갔다.


“지금 몇 시지?”


백수가 물었다.


“4시 30분이요”


“한 시간 반 남았네”


그때 총괄 매니저가 다가왔다.


“뭐가 한 시간 반 남았다는 거죠?”


“예상 건물 붕괴 시각이요. 그쯤 되면 무너져 내릴 거예요”


“그런 걸 어떻게 보고 딱 아세요?”


데스크 직원 지영이 물었다.


“그냥 이 일 오래 하다 보면 보이는 게 있어요. 내 말만 믿어요”


하지만 밖으로 나왔는데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자 고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불 난 거 아니었어요?”


“아니, 건물이 무너진다고 하는데. 안 무너지잖아?”


사람들이 시끄러워지자 백수가 앞으로 나섰다.


“안녕하세요. 전 미국에서 온 건축가 제임스 백이라고 합니다. 이 건물은 현재 굉장히 위험한 상태입니다. 제 눈으로 볼 때 두 시간도 안 돼 무너질 거라고 장담합니다”


“맞습니다. 이 분은 미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건축가고 제가 그의 조수입니다. 무조건 믿으셔야 합니다”


칠복도 한마디 거들었다.


벨 소리가 B동까지 들렸는지 경영지원실 쪽 사람들도 나왔다.


“선생님,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시설담당 이 과장이 물었다.


“비상벨을 눌렀습니다”


“아, 아······. 이를 어쩌죠. 이러고 또 무너지지 않으면···.”


“무조건 무너집니다”


건축사무소 소속 임 소장은 백수의 결단력에 엄지를 세웠다.


“멋집니다. 선생님. 한다면 하고 마는 저 기백. 미국에 있어도 역시 핏줄은 한국입니다”


뒤늦게 직원들이 나왔으나 그들도 어안이 벙벙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말 무너져요?”


5층을 지키던 보안요원이 물었다.


“그렇다니까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5층 상태는 어때요?”


“5층은 어제와 크게 다르진 않아요. 대신 이상한 소리가 좀 나기 시작했어요”


“어떤 소리요?”


백수가 물었다.


“금속이 무언가에 긁히는 듯한 소리···. ‘끼익, 끽’ 그런 소리요”


그러자 임 소장이 끼어들었다.


“기둥이랑 철근이 위로 긁히면서 나는 소리 같네요. 잘 빠져나왔습니다”


실질적으로 유일한 전문가의 말이었다.


5시가 돼도 백화점엔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저 5층에 뭐 두고 온 게 있어서 잠깐 가지러 다녀올게요”


보안 요원이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아직 괜찮겠죠?”


칠복이 물었다.


“그래. 5시 57분이니까 아직은···.”


마트 직원 몇 명도 안으로 향했다.


“뭐 좀 끄고 나올 게 있는데. 잠깐 가볼게요”


“저도 뭐 좀 봐야 해서”


그러자 손님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내 정신 좀 봐, 차 안 빼고 뭐 하는 거야”


“아, 나도 차. 차 빼서 바로 나오겠습니다”


하나둘 나서던 사람들이 급기야 수십 단위가 됐다.


“위험합니다. 건물이 곧 무너집니다!!”


“뭘 무너져! 저렇게 멀쩡하구먼!”


백수들의 말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거기에 완전 초를 친 건 회장이었다.


검은 리무진 한 대가 사람들 앞에 멈추고 백발의 노인 한 명이 내렸다. 옆에는 오전에 미팅했던 사장이 있었다.


“이게 뭣들 하는 거야?!”


그러자 총괄 매니저가 나섰다.


“여기 이쪽 분께서 건물이 곧 무너진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지목당한 건 백수였다.


“어, 그래? 음, 당신이 시카고에서 왔다는 건축가인지 나부랭이구먼? 괜히 직원들한테 겁만 주고 있는 그 작자?”


백수가 사장 쪽을 바라보며 도움을 구했지만, 사장은 회장 뒤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뭐 하고 있어, 다들 얼른 다시 들어 가!! 손님 여러분들께도 영업 재개한다고 말씀드리고!”


직원들이 머뭇거리자 이번엔 대표가 호통을 쳤다.


“자, 얼른 들어갑시다. 건물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손님 여러분도 어서 쇼핑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회장과 대표가 얘기하자 사람들이 우르르 정문으로 향했다.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네요”


총괄 매니저가 작게 고개를 숙였다.


들어가려는 데스크 직원 지영을 칠복이 붙잡았다.


“오빠, 나 들어가야 할 거 같아”


“안 돼, 지영아. 잠깐만. 잠깐만 할 얘기 있어!”


다시 돌아가려는 여직원을 칠복이 꼭 껴안고 놔주지 않았다.


“사실, 고백할 게 있는데 오빠랑 이쪽 선생님, 미래에서 왔어!”


“뭐?”


“미래에서 왔다고. 삼청 백화점은 5시 57분에 무너져!”


그러자 지영이 잡혔던 팔을 뿌리치며 돌아섰다.


“놔, 갈래···.”


지영이 뒤쪽을 힐끗거리며 백화점으로 달려갔다.


“그 말을 누가 믿냐...”


백수가 칠복의 어깨를 두드렸다.


모두 들어가고 백수와 칠복, 이 과장과 임 소장밖에 남지 않았다. 회장과 대표는 차에 오르고 있었다.


“사장님, 사무실로 가시나요?”


이 과장이 물었다.


“회장님과 식사 약속이 있네”


회장이 탄 리무진이 백화점 반대 방향으로 힘차게 달려갔다.


“도망이야, 도망···.”


“도망 맞죠, 저거는. 정말 염치도 없네”


칠복이 혀를 챘다.


“선생님, 이제 어떻게 하죠?”


“책을 보면서 방법을 다시 연구해보자고. 책이···.”


백수가 가방 옆쪽을 뒤지는데 있어야 할 자리에 책이 보이지 않았다.


“책, 책 어디 갔지?”


주위를 둘러보는데 10m쯤 뒤에 임 소장이 무언가 들여다보고 있었다.


재난 목록집이었다.


“이, 이게 뭐죠? 정말 5시 57분에 무너지나요?”


임 소장의 옆으로 이 과장도 다가갔다.


“아, 안 돼요. 이리 내놔요!!”


백수가 손을 뻗자 이 과장이 책을 낚아채 뒤로 물러섰다.


“이게, 이게 뭐예요? 당신들 뭐 하는 사람이에요? 건축가 아니지?”


이 과장은 백수들에게 삿대질까지 하고 있었다.


“건축가건 아니건 상관없어요. 건물은 곧 무너집니다”


“당신들이 무너뜨리려고 장난친 건가요?”


임 소장이 물었다.


“전문가니까 아시겠죠. 이 건물은 정말 무너질만한 조건을 수십 개는 갖고 있어요. 4층짜리를 5층으로 증축한 것도 모자라 기둥 둘레를 줄이고, 옥상엔 무거운 냉방장치를 갖다 놓고 그걸 끌지 않나. 거기에 5층엔 무거운 주방기구를 놓고 온돌까지. 또 기록을 보면 최근에 5층에 서점까지 있었다고 하던데. 그런 무거운 걸 잔뜩 위로 올리면 어떤 건물도 버티지 못할 거예요”


백수가 손가락으로 백화점을 가리키던 그때, 백화점 외벽에서 무언가 떨어지고 있었다.


“저, 저···?!”


이 과장이 소리치는 쪽을 바라보자 거의 사람 크기만 한 돌 조각이 벽을 타고 굴러떨어졌다.


“지금 몇 시야!!”


백수가 소리쳤다.


“5시 20분입니다”


백수가 재난 목록집을 뺏어 들고 앞으로 달려갔다.


“사람들을 빼내야 해! 모두 도와주세요! 붕괴가 시작됐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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