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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2,339
추천수 :
183
글자수 :
190,805

작성
20.02.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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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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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조종실을 점령하라

DUMMY

순간 백수는 자신의 총을 내려 보았다.


얼떨결에 쏜 건가 싶었다.


하지만 총구에 연기가 나오지 않았다. 뜨겁지도 않았다.


“으아아아! 살려줘!!!”


승객의 어깨가 피로 빨갛게 물들었다.


“시끄러워! 닥치지 않으면 머리를 쏜다!”


김희연의 눈빛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 총구도 백수를 향해 똑바로 들고 있었다.


“의사, 의사 없나요? 피를 많이 흘려요!!”


칠복의 외침에 머리가 벗겨진 남자 하나가 달려왔다.


“빨리 지혈을 해야 해요. 혹시 붕대가 있나요?”


의사가 김희연을 바라봤다. 아직 비행기의 지휘관은 그녀였다.


“지혈만 시켜!”


그러자 스튜어디스가 주방으로 달려가더니 구급상자를 들고 왔다.


“너, 부기장! 이리 와”


김희연이 부기장에게 소리쳤다. 총구가 부기장 쪽으로 움직였다.


“조종석으로 함께 간다. 그리고 너, 등산복! 쏘지 못할 총 이리 내놔”


그녀는 백수가 총을 쏘지 못할 거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군인 출신이었다고! 군인이었어!”


“후, 쏜 적은 있고?”


김희연의 총이 부기장의 옆머리에 닿았다.


“그래, 쏘려면 쏴. 내가 죽고, 부기장도 죽고. 자칫하면 비행기도 폭파하겠지”


백수의 총이 부들부들 떨렸다.


“선생님! 어떻게···.”


칠복이 백수 쪽으로 다가왔다.


“난 쏠 수 있어. 방금처럼. 어차피 비행기의 모든 사람을 죽이려는 작전이야.”


“쏴요! 선생! 쏴요!”


“아저씨, 쏴 버려! 쏴 버려요!!”


승객들이 백수를 응원했다.


“하지만 부기장이···!!”


“제발, 안 돼요. 살려 주세요”


“쏴 버려! 어차피 기장이 있잖아!”


“저 사람 하나 죽으면 우리 백 명이 살 수 있어요! 제발, 쏘세요!!”


몇몇 승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 질렀다.


“쏴 보던가”


김희연의 눈꼬리가 희미하게 떨렸다.


“셋 셀 동안 총을 내려놓지 않으면 정말 쏘겠어···. 정말이야, 김희연!”


그러자 김희연이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이름을 어떻게···?!”


“하나!”


“쏴 버려요!!!”


“간첩 년 죽여버려!!!”


“둘!”


“살려주세요, 저 이대로 죽는 건가요···?”


“선생님, 선생님!”


“넌 못 쏠 거야”


“셋!”


‘탕!!’


백수의 총이 불을 뿜었다.


하지만 총알은 김희연의 머리 위쪽에 맞았다.


“으악!”


튀어 오른 총알이 뒤편까지 날아가 떨어졌다.


“군인은 무슨!”


김희연이 부기장 뒤에 숨어 부엌으로 달아났다.


“풀어줘, 김희연!!”


백수가 총을 겨눈 채 김희연을 쫓아갔다. 칠복도 뒤를 따랐다.


김희연은 부기장 뒤에 아예 모습을 감춘 채 조종실로 걸어갔다. 여전히 총을 겨누고 있는 듯 부기장이 뒷걸음질 쳤다.


“선생님, 문 닫히면 안 돼요!!”


“김희연, 부기장을 풀어줘!!”


조종실에 거의 이른 순간 백수가 부기장의 손목을 잡았다.


“살려주세요!!”


그때 부기장의 어깨너머로 총신이 나타났다.


“위험해요!!”


칠복이 백수를 주저앉히자 김희연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탕! 탕!’


“살려주세요!!”


총알이 부엌 장비들에 튀기다 백수의 옆쪽으로 다시 굴러떨어졌다.


그사이 김희연은 부기장을 끌고 조종실을 점령했다.


칠복이 문을 잡아당겼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문이 잠겼어요, 선생님!!”


“김희연! 김희연! 문 열어, 김희연!!!”


“한 번 더 이름을 부르면 부기장을 쏴 버리겠어!!!”


조종실에서 김희연의 고함이 들렸다.


“어떡하죠, 선생님?”


칠복이 물었다.


“이대로 두면 김희연은 비행기를 바다 쪽으로 곤두박질치게 할 거야, 어떻게든 막아야 해”


그때 비행기가 갑자기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윽, 꽉 잡아. 김 비서!!”


백수들이 냉장고를 발과 팔로 꼭 껴안자 비행기가 이번엔 오른쪽으로 크게 선회했다.


“어디로 가려는 거야, 미친!!”


“다시 바다야, 인도양 쪽인 거야”


회전은 거의 체감상 1분 정도나 지속했다. 테러범이 권총을 들고 있는 상황에 말을 듣지 않을 조종사는 없었다.


“김 비서, 자넨 문을 지키고 있어. 안쪽 동태를 살피고 있어.”


“네!”


백수는 객실에 있는 스튜어디스에게 달려갔다.


“조종실, 조종실 열쇠 있나요?”


“조종실 열쇠는 따로 없어요. 기장님이 여셔야 해요


“젠장!!!”


“손잡이를 총으로 쏘면 안 될까요?”


승객 하나가 물었다.


“총은 더 이상 안 돼요. 비행기에서 총을 쏘는 건 모두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어요”


백수는 인터폰을 들었다. 잠시 벨이 울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받았다.


“포기해, 이 비행기는 바다로 간다. 모두 함께 저세상으로 가는 거야”


“김희연! 아유미! 넌 아직 죽기엔 너무 젊고 창창하다! 우리가 잘 설명해주겠다! 투항하고 귀순하자!”


“내 일본 이름까지 알고 있다니, 역시 국정원 요원이었어. 총도 제대로 못 쏘는 요원이라니”


“그래, 맞아! 우린 국정원 요원이다! 그러니 내 말은 믿고 보장할 수 있어! 제발. 제발 목숨을 아껴줘!”


“목숨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다. 다신 받지 않겠다”


통화가 일방적으로 끊겼다.


그때 뒤쪽 승객 하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국정원 선생님?”


“무슨 일이시죠?”


“사실 제가, 예전에 열쇠 수리공으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작은 공장을 운영 중이죠”


“열쇠 수리공이요?”


“네, 그러니까. 제 생각에 시도해보진 않았지만 조종실 문도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어서 함께 가요. 도구는 내가 챙겨와 볼게요. 성함이 뭐죠?”


“박철호입니다”


백수는 수리공을 데리고 화물칸으로 향했다.


“크크크, 다시 방향을 틀었군. 너희가 아무리 달려들어도 아유미를 이길 순 없을 것이다”


묶여 있는 김일두가 말했다.


“웃기지 마, 나도, 우리 모두 살아나야 해. 당신도 아유미도, 응당한 벌을 받고 대한민국으로 함께 가자”


“너야말로 웃기는 소리,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놈들이 얼마나 앞과 뒤가 다른 녀석들인지 너무나도 잘 안다!”


김일두와 말다툼하는 사이 수리공 박철호가 맥가이버칼을 만지작거렸다.


“이거랑 여자 머리핀 정도 있으면 될 듯한데요?”


“여자 머리핀···. 스튜어디스에게 물어봅시다!”


머리핀은 역시 스튜어디스가 갖고 있었다.


“이걸 쓰시면 돼요! 이게 좀 튼튼할 거예요!”


긴 머리 스튜어디스가 도톰한 머리핀을 내밀었다.


“혹시 얇은 것도 있을까요?”


그러자 이번엔 짧은 머리 승무원이 다가왔다.


“여기요!”


수리공을 데리고 조종실 쪽으로 가는데 칠복이 손을 크게 저어 백수를 불렀다.


“무슨 일이야?”


“안에요. 뭔 일이 났나 봐요”


백수가 안을 바라보니 김현희와 총을 기장과 부기장을 향해 번갈아 움직이고 있었다. 김현희가 뭐라 외치자 기장이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기장이 안 된다고 하는 거라면···.”


“급강하야! 당연히 그건 총알이 들어와도 할 수 없지. 선생님, 어서 문을!”


“네!”


수리공이 도구를 열쇠 구멍에 쑤셔 넣었다.


“선생님, 상황이 급박한 거 같아요!”


김희연이 총을 기장의 옆머리에 갖다 댄 채 무어라 소리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조종간을 붙잡을 태세였다.


“조종간을 그냥 내려버리면···.”


“그러면 그대로 곤두박질이야. 선생님, 얼마나 걸리나요?”


“1분이요, 1분!”


“서둘러주세요!!”


“선생님, 안에!!”


김희연이 총을 들이민 채 조종간을 붙잡았다.


“안돼! 빨리 열어주세요!”


“됐···. 됐습니다!”


조종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백수들의 몸이 하늘로 붕 떠올랐다.


급강하가 시작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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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조력자 20.02.24 83 0 7쪽
44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마음의 재난 20.02.21 106 0 7쪽
43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해피엔딩 20.02.20 105 1 7쪽
»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조종실을 점령하라 +2 20.02.19 106 0 8쪽
41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사생결단 20.02.18 10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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