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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2,353
추천수 :
183
글자수 :
190,805

작성
20.01.30 15:10
조회
171
추천
3
글자
8쪽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추적자

DUMMY

철로로 뛰어든 백수가 사린가스 가방 쪽으로 다가갔다.


가방은 특별한 장치가 없었다. 시장바구니 같은 천 가방, 일명 에코백 속에 다시 비닐백이 들어 있었다. 비닐백은 적당히 팽팽하게 부풀어 있는 게 안에 무언가 들어 있음이 분명했다.


“이게 바로···.”


그때 주위의 소리가 귀에 들렸다.


“선생님, 위험해요!!


“키켄데루!!!!!(위험해요)”


가방에 집중하느라 순간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깜빡하고 있었다. 지하철이었다.


지하철의 밝은 불빛이 50m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으와아아!!”


백수가 간발의 차로 벽 쪽으로 몸을 날렸다. 플랫폼과는 반대편이었다. 벽의 찬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몸을 바싹 붙였다. 잠시 강한 바람이 몰아치더니 잠잠해졌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백수씨! 백수상!!!”


건너편에서 호리모토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 괜찮아! 다이조부요!!!”


공간은 생각보다 좁지 않았다. 몸을 가로로 돌려도 설 수 있을 정도였다. 전철에 있던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백수를 보고 있었다.


“하하···. 안녕하세요. 나 아니었음 큰일 났을 사람들 여기 있네”


백수가 한층 편해진 마음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허전함이 느껴졌다.


가방.


가방이 없었다.


“가방, 가방!! 호리모토!! 가방 찾아야 해!!! 사린가스!!!”


“뭐라고요?!”


“가방!! 가방이 없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고 있는 벽 쪽 어디에 없나 살펴보았지만, 이쪽엔 없는 것 같았다.


“토가시!! 가방 찾아야 해!!!”


전철은 3분이 지나도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폭탄이 있다는 소리 때문에 그런 거 같았다. 시각은 7시 57분. 사건 발생 예상 시각인 55분을 넘어갔다.


“테러리스트가 아리마셍!!!”


그때 백수의 귀에 고함이 들렸다. 분명히 이 정도는 백수도 알 수 있는 말이었다.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외침이다. 토가시도, 호리모토의 목소리도 아니었다.


“하야시...!!!”


분명 토가시가 경찰들에게 하야시가 테러범이라 주장하고 있겠지만, 테러 무기가 손에 없는 상황에서 그의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있을 리가 없다.


폭탄이 있다는 것도 거짓이었고, 사린가스도 없는 상황. 지하철이 다시 운행을 재개하는 듯 천천히 앞으로 움직였다. 공간이 살짝 여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걱정에 등을 벽에 다시 바짝 붙였다.


지하철이 지나가자 바로 앞에 있던 호리모토와 마주쳤다.


“선생님, 살아계셨군요!!”


호리모토가 플랫폼 끝까지 나와 손을 내밀었다.


“호리모토! 가방은?!”


“이쪽엔 전혀 없어요!”


가방을 찾고 있는데 뒤쪽에서 토가시가 역무원과 함께 다가왔다.


“나제 플랫포무니 하리마스까?”


역무원이 방망이로 삿대질했다.


“왜 들어갔느냐고 묻네요···.”


토가시가 통역했다.


“왜긴 시발, 나 아니었으면 다 죽을 뻔했는데···. 알아서 통역 좀 해줘. 그건 그렇고 테러범은?”


뒤쪽을 보니 테러범 하야시가 경찰과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경찰의 표정이 덤덤한 거로 보아 붙잡아갈 이유를 못 찾고 있는 눈치였다.


“요쿠 시테요!!(잘 좀 하세요)”


하야시는 오히려 경찰에게 소리를 지르며 계단을 오르려 했다.


그러자 백수가 하야시 앞으로 달려가 멱살을 움켜쥐었다.


“야 이 새끼야, 어디로 가져갔어. 사린가스 어디로 가져갔냐고!!”


“이레!! 다레데쓰!!”


하야시는 무슨 일이냐는 듯 양손을 하늘로 들며 뻔뻔하게 나왔다.


“이 개새끼, 내가 상황을 다 아는데 이러고 있어? 어? 사람이 대학까지 나왔으면 생각이란 걸 좀 하고 살아!! 넌 인마 애미애비도 없어!? 선량한 사람을 그렇게 다 죽여버리고 싶어?!”


역무원과 경찰이 다가와 하야시에게서 백수를 뜯어냈다.


“같이 가자고 하네요”


풀 죽은 호리모토가 말했다.


“저 새끼는···?”


백수가 계단을 오르는 하야시를 가리켰다.


“아니요···.”


토가시가 고개를 저었다.


“가방, 가방은 대체 어디로 간 거야?!”


끌려가면서까지 주위를 살폈으나 가방의 행적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한일 합동 팀은 역무실에 붙잡히게 됐다.


폭탄이 있다고 한 말은 무엇이며 왜 그 난동을 부렸는지 이유를 물었다.


“흥, 곧 이유를 알게 될 텐데”


하야시 쪽만 무산됐을 뿐, 놈진리교의 테러팀은 총 다섯 팀이었다. 현재 시각은 8시 12분. 곧 도쿄를 넘어 일본 전역이 사린가스 소식으로 난리 날 게 뻔했다.


상황이 난처한 듯 역무원과 경찰이 자기들끼리 한참을 얘기하고 있었다.


“뭐라는 거야, 토가시?”


“잡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당연하지! 잡긴 뭘 잡아. 우리가 몇 명을 구했는데”


그때 백수의 눈에 열차의 화면이 보였다. 역무원 하나가 조금 전의 상황을 돌려가며 보고 있었다.


“잠깐만, 거기 좀 다시 돌려볼래요?”


백수가 손가락을 돌리자 직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뒤로 감기’ 버튼을 눌렀다.


“스탑, 거기서 천천히. 슬로우”


전철이 출발하는 장면을 보니 정면에 무언가 하얀 게 걸려 있었다.


바로 백수가 잃어버린 사린가스 가방이었다. 전철 앞쪽에 절묘하게 걸려 함께 출발하고 있었다.


“이거!! 저 가방!! 저 가방이 사린가스라고!!!”


백수가 소리치자 사람들이 다가왔다.


“가방이 어떻게 저렇게···.”


토가시와 호리모토가 가방의 정체와 가방을 찾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지만 경찰과 역무원은 여전히 백수들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때 역무원이 종이 하나를 가져오더니 한 구간에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쳤다. 한자와 숫자가 빼곡하게 적혀 있는 A4 용지였다. 동그라미 위쪽엔 ‘A730S’라고 적혀 있었다.


“저 전철 시간표래요”


그러더니 역무원들이 가라는 손짓을 하며 백수들을 밀었다.


“사린가스라니까? 테러리스트였어, 아까!?”


버티고 버텼지만, 역무원들에게 백수들은 상황만 소란스럽게 만드는 불청객이었다. 할 말을 잃고 서 있는 백수에게 토가시가 물었다.


“편의점에 가서 라면이라도 하나 드실래요?”


라면에 삼각 김밥, 2019년의 백수도 애용하는 조합이었다.


“김밥에 명란이 들어 있네?”


근심 어린 표정으로 씹으면서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백수였다.


“근데 이런 말 하면 화내실 수 있겠지만, 정말 그 사람이 테러범 맞아요?”


호리모토가 물었다.


“그렇다니까. 지금 몇 시지?”


“8시 25분이요”


“뉴스가 떴어야 하는데···. 아, 저기 TV 있다. 뉴스 좀 틀어달라고 해봐”


토가시가 카운터에 말하자 아르바이트생이 채널을 돌려 뉴스 채널에 멈췄다.


“어···. 어?!”




호리모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라고 적혀 있어?”


그러자 토가시와 아르바이트생이 동시에 소리쳤다.


“도쿄 지하철 가스 테러?!?!”


백수가 마지막 남은 삼각김밥 조각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내가 저거 막으려 한 거라고······. 하야시가 그거 풀어 놓았으면 사람 8명이 죽었어. 나오는 거 다 읽어줘 봐”


토가시가 뉴스에 나오는 글자를 하나하나 읽었다.


“치요다선 키타센쥬역에서 역무원 둘 사망. 마루노우치선 이케부쿠로역에서 승객 한 명 사망. 히비야선 나카메구로역에서 피해 확인 중···.”


“히비야선이면 이곳 우에노역과 같은 노선이에요!”


호리모토가 소리쳤다.


식사를 마친 백수가 워커 끈을 조이고 가방을 들쳐 멨다.


“토가시, 부탁이 있어. 다시 역으로 내려가서 가방을 찾아야 한다고 말 좀 해줘. 이젠 믿겠지”


“선생님은 어디 가시게요?”


토가시가 물었다.


그러자 백수가 아까 받아온 열차 시간표를 펴들었다.

.

.

.

.

.

“호리모토와 난 열차를 쫓아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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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죽음의 터널 20.02.01 186 4 7쪽
25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가방아 가방아 20.01.31 204 3 7쪽
»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추적자 20.01.30 172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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