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2,331
추천수 :
183
글자수 :
190,805

작성
20.02.27 18:05
조회
90
추천
1
글자
10쪽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지진이 온다

DUMMY

새벽 5시


눈을 뜨자마자 백수는 TV부터 켰다.


관련 뉴스를 하지 않을까 해서다.


인도네시아 말이라 당연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채널을 틀다가 지도를 가리키고 있는 장면을 발견했다.


반다아체 북서쪽 수십 킬로미터 지역, 그곳을 여성 앵커가 작은 막대로 가리키고 있었다. 지진에 대한 뉴스가 분명했다.


“일어나셨어요?”


칠복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더 자도 되는데”


“몇 시죠?”


“5시 10분”


“안 돼, 안돼···. 우리 일하러 온 거잖아요”


칠복이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갔다. 어느새 사람을 구하는 게 칠복의 일이 돼버렸다.


백수들은 반다아체 해변이 바로 보이는 호텔에 숙박했다.


호텔 직원들이 입구에서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손님들에게 얘기하고 있었으나 대부분 살짝 놀라는 정도로 그쳤다.


“이 동네 지진 맨날 일어나는데 뭐!”


한 한국인 아줌마가 태평한 소리를 하며 엘리베이터로 사라졌다. 그만큼 사람들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사로잡은 병. 안전불감증이었다.


반다아체를 떠나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큰 지진이 나면 위험하니까 다른 관광지로 옮긴다고 하네요”


영국에서 왔다는 백발의 부부였다.


“You shoud go away from here”


친절하게 백수들까지 걱정해줬다.


새벽의 반다아체 해변은 아주 조용했다.


일찍부터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 백사장을 따라 걷는 연인들, 또 벌써 노점을 설치하는 상인까지.


처음 보는 장면이었지만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 분명했다.


객실 입구 쪽으로 가보니 문 밑으로 메모장이 하나 들어와 있었다.


<로비에 있을게요 – 명지>


가이드 명지가 새벽같이 온 모양이었다.


“칠복아, 나 로비에서 명지 씨 만나고 있을게!”


씻는 칠복에게 이야기하고 로비로 나갔다.


명지는 응접실에 앉아 볼펜으로 체크까지 해가며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가까이 보니 ‘반다아체’라고 영어로 쓰여 있었다.


“뭐하시는 거예요?”


“아, 오셨어요, 선생님? 근처에 있는 건물들을 체크하고 있어요. 어떤 건물이 높고 튼튼한지, 어디로 피신해야 안전한지 그런 거요”


“아, 그런 거? 필요하지, 필요하지. 그래서, 어느 건물로 가야 하나요?”


“해변에서 바로 달려갈 만한 건물은 10개 정도가 있어요. 3층 정도면 되나요?”


“3층으로 어림도 없을 거예요. 적어도 5층은 돼야 해요”


“그 정도일까요, 설마···?”


명지는 쓰나미의 위력을 예상도 못 하고 있었다.


“우리 조사가 맞는다면, 이번 쓰나미는 최대 높이 100m까지 올라갈 거예요”


“100m요? 말도 안 돼···.”


“물론 해변으로 오면 그보단 낮아지겠지만, 그래도 20m 정도는 되는 쓰나미가 올 거예요. 20m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혀요?”


“글쎄요, 큰길 건널목 정도일까요···?”


“그게 거의 5층 정도 될 거예요”


“헐···. 그러면 5층도 위험하네요. 7층 이상 건물을 조사해야겠어...”


이야기하고 있는데 연구원 토라사노와 조종사 산사야가 나타났다.


“Hey, 이리들 오세요. 일단 커피라도 한 잔씩 해요”


칠복까지 모여 호텔 식당에 다섯 명이 일찌감치 모였다.


“일단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한 번 정리해보자고요. 명지 씨는 번역 잘 해주고”


“네, 알겠습니다”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해요. 많은 사람이 지진 방송을 듣고 대피하는 게 최선이긴 해요. 얼마나 피했을지 모르겠네.


일단 산사야, 산사야는 이쪽 거리를 중심으로 북동에서 남서쪽으로 열심히 움직이면서 사람들을 대피시키세요. 토라사노는 이다음 거리 중심으로 똑같이 움직이세요. OK?“


“OK, I got it”


“그리고 명지 씨는 산사야 바로 앞쪽 거리에서 똑같이 움직이면 돼요. 나와 칠복이는 해변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사람들을 피하게 할게요”


“사람들이 믿을까요···?”


“일단 최대한 소리 지르고 설득하는 수밖에요. 안 믿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잠시 경치라도 보러 건물 옥상에 다녀오라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모두 시계 갖고 있죠. 시계를 똑같이 맞춥시다. 지진은 제 예상에 7시 58분에 일어날 겁니다. 이곳엔 59분쯤 충격이 오겠죠. 이 타이밍엔 모두 거리에 나와 계셔야 합니다. 지진으로 다칠 수도 있으니.


문제는 지진 다음입니다. 지진이 일어난 뒤 15분 정도 뒤, 엄청난 쓰나미가 몰려올 겁니다. 쓰나미의 예상 높이는 15~20m. 최소 5층 이상 건물에 올라가 있어야 안전합니다. 나와 칠복이 임시 핸드폰을 빌렸어요. 번호들 모두 교환하고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수라장이 벌어질 겁니다. 나도 보지 못한 장면이에요.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드릴 게 몇 개 있어요. “


백수는 나눠준 건 밧줄이었다. 넉넉히 가져와 나눠도 될 정도였다.


“10m 정도씩이니까 어깨에 잘 묶어서 들고 다니세요. 쓸 일이 있을 거야. 지금 몇 시냐 ,칠복아?”


“6시 20분요”


“배도 채웠고 줄도 나눠 가졌으니, 모두 나가서 사람들을 구출합시다. 명심하세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생명이에요”


해변으로 걸어가는 백수의 눈앞에 칠복이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괜히 특전단이 아니네요. 제가 본 것 중 제일 멋있었어요”


“참, 나, 언제는 멋없었냐?”


둘은 호텔을 중심으로 북동쪽과 남서쪽으로 찢어졌다.


백수의 첫 목표는 물장구를 치고 있는 외국인 가족들이었다.


“Excuse me? 실례합니다”


“Yeh, What’s up?”


아빠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왔다.


“Earthquake will come here”


그러자 남자가 어깨를 추켜 세웠다.


“I know. we will go after thirty minute”


“Plz go quickly. also Tsunami come”


“Tsunami?”


쓰나미까진 예상 못 한 것 같았다.


“I’m.... I’m earthquake doctor. This is danger place”


“OK, OK···. Timmy! Jenny!”


다행히 설득이 먹힌 듯 남자가 가족들을 불러 이동했다.


생각보다 관광객들은 백수의 말을 잘 들었다.


문제는 오히려 원주민이었다.


과일주스를 팔고 있는 한 노인에게 다가갔다.


“Earthquake will come. Tsunami”


“OK, OK”


노인은 알았다는 시늉만 하고 주스 컵을 내밀었다. 1시간 후의 대피보단 현재의 매상이 중요한 것 같았다.


“Danger place. Tsunami will come”


얼떨결에 코코넛 주스를 받아들었지만, 노인은 계속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7시가 넘어 명지에게 전화했다.


“그쪽은 어때요?”


“관광객들은 의의로 말을 잘 듣는 거 같아요. 관광할 거면 다른 곳부터 보고 오라는 식으로 설득하고 있어요”


“아주 잘하고 있어요. 토라사노랑 산사야한테도 전화해서 요령 좀 알려주세요”


“알겠어요!”


칠복에게도 전화했다.


“칠복아, 어떠냐?”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외국인들은 말을 잘 들어요. 그런데 동양 사람이랑 원주민들이 말을 안 들어요”


“야, 그냥 막 안으로 밀어버려!”


“알았어요, 그렇게라도 해볼게요”


열심히 백사장을 뛰어다녔지만 겨우 칠복과 백수 정도로는 어림도 없어 보였다. 들여보내는 사람 수보다 밖으로 나오는 사람의 수가 몇 배는 많았다.


“미치겠다. 많네, 많아···.”


시계를 보니 벌써 7시 40분이 넘었다. 백수가 핸드폰을 꺼내 단체 문자를 보냈다.


<Earthquake will come. At 7:59. Be careful.>


북쪽을 보니 칠복이 다가오고 있었다.


“야, 거기 그냥 앉아 있어! 지진 일어날 거야!! 땅 흔들려!!!”


“뭐라고요?”


“지진 일어날 거라고!!!”


“오케이!!!”


백수는 지갑에서 백희 사진을 꺼냈다.


“보고 싶다, 우리 딸?


사진에 뽀뽀한 후 시계를 다시 봤다.


7시 57분이었다.


그때 사이렌이 울렸다.


‘에에에에에에에에엥~~~~’


인도네시아말과 영어, 중국어로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중 확실히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는 하나뿐이었다.


<Earthquake>


백사장에 있는 사람들을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눈치였다. 사실 지진 자체로는 오히려 백사장 같은 평지가 안전하다. 지진이 위험한 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체 때문이다.


“온다, 온다······. 앉아, 야! 너희들 앉아!!”


백수가 10대로 보이는 학생들에게 앉으라고 소리치자 아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바닥에 엉거주춤 쪼그려 앉았다.


그때였다.


누가 지축을 흔들기라도 하는 듯 백사장 전체가 굉음을 내며 떨렸다.


“지이이이지이이인이이이이다아아아아아!”


백수가 아이들에게로 달려가 위에서부터 덮쳤다.


‘쿠쿠쿠쿠쿠쿵!!’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지진은 꽤 오래 계속됐다. 거의 체감상 1분 이상 땅이 흔들렸다.


“미이이이치이이이게에에엤다아아아아아”


약한 건물들이 금이 가고, 어떤 집에선 베란다까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지진이 끝난 듯 다시 고요가 찾아왔다.


고요가 더 적막하게 느껴졌다.


“뭐지, 왜 조용하지?”


그제야 백수는 엄청난 변화를 눈치챘다.


바닷물이 엄청난 속도로 멀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난으로 회귀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업로드일정이 바뀝니다(랜덤) 20.03.04 70 0 -
51 7. 롯비월드 테러사건 - 습격 20.03.03 98 0 8쪽
50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재회 그리고 20.03.02 65 0 8쪽
49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잔인한 바다 +2 20.02.28 77 0 9쪽
»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지진이 온다 20.02.27 91 1 10쪽
47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5인의 용사들 20.02.26 89 0 8쪽
46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재앙의 징조 20.02.25 68 0 8쪽
45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조력자 20.02.24 83 0 7쪽
44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마음의 재난 20.02.21 106 0 7쪽
43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해피엔딩 20.02.20 104 1 7쪽
42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조종실을 점령하라 +2 20.02.19 105 0 8쪽
41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사생결단 20.02.18 103 0 7쪽
40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간나 새끼들 20.02.17 100 0 8쪽
39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살아나 봐 20.02.14 110 1 7쪽
38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궤도 수정 +2 20.02.13 129 1 7쪽
37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탄로난 정체 20.02.12 111 0 8쪽
36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북파공작원 아유미 20.02.11 113 1 7쪽
35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하늘을 오르다 20.02.10 156 1 7쪽
34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생사의 주마등 20.02.09 200 2 8쪽
33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액션 영화를 찍다 20.02.08 172 1 9쪽
32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무너져야 믿지 20.02.07 171 0 7쪽
31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미남계와 설득계 20.02.06 154 1 8쪽
30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시계는 움직이고 20.02.05 160 0 7쪽
29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준비된 재앙 20.02.04 160 2 7쪽
28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삼청 백화점 20.02.03 199 1 8쪽
27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사건 그 후 20.02.02 184 1 8쪽
26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죽음의 터널 20.02.01 185 4 7쪽
25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가방아 가방아 20.01.31 203 3 7쪽
24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추적자 20.01.30 171 3 8쪽
23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폭탄이다!! 20.01.29 191 5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