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2,340
추천수 :
183
글자수 :
190,805

작성
20.02.17 18:05
조회
100
추천
0
글자
8쪽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간나 새끼들

DUMMY

자고 있는 김희연은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김일두, 그리고 폭탄이 문제였다.


<어떻게 하죠?>


김희연을 제압해도 그다음이 문제였다.


김일두가 조종실에 있었고, 폭탄이 작동하고 있다.


김희연을 제압하고 묶는다고 가정, 폭탄까지 밖으로 던지는 데 성공한다고 생각해도 문제는 있었다.


조종실의 김일두가 문을 차단하고 바다에 비행기를 처박아 버리면 그만이다.


자신의 목숨을 개의치 않는 간첩이자 하이재커, ‘가미가제 특공대’라 생각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완벽한 제압, 혹은 제거가 답이었다.


그때 통로 건너편에 앉아 있는 여자 하나가 보였다. 아유미, 김희연과 또래로 보이는 2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문득 백수에게 묘안이 생각났다.


묘안의 처음은 일단 김희연의 제압이다.


백수의 주머니엔 로프가 들어 있었다. 얇지만 강도가 세고, 길이도 제법 되는 끈이다. 사건마다 항상 백수가 많이 의존했던 도구가 바로 로프다.


일단 백수는 올가미용 로프를 크게 만들었다. 김희연의 주위에 두른 후 한 번에 제압할 방법이었다.


또 김희연이 시끄럽게 하는 걸 방지, 비행기에 비치된 손수건을 챙겼다.


동시에 칠복은 옆자리 배명탁을 통해 통로 건너 여성에게 쪽지를 전했다.


쪽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인터폰이 걸려오면 여간첩 흉내를 부탁해요.>


쪽지를 받은 여성이 커진 눈으로 백수 쪽을 바라봤다.


칠복과 김 백수가 입 모양으로 ‘제발’을 외쳤다. 두 손까지 간곡히 모았다.


통로 쪽으로 고개를 내밀어 일단 조종석 쪽을 살폈다. 김일두는 이쪽 편이 한 번에 보일 수 있게 통로를 열어놓은 모양이었다. 김희연이 위치한 앞쪽 벽부터 조종석 사이엔 주방이 있었다.


살짝 보니 김일두는 등을 돌린 채 서 있었다. 지금이 찬스였다.


백수가 줄을 김희연이 깨지 않게 매듭지은 줄을 살짝 둘렀다. 칠복은 베레타 총의 안전장치를 잠금으로 바꿨다. 이어 손에서 총을 뺏는 데 성공했다. 잠이 들면 잘 일어나지 못하는 타입 같았다.


그리고 칠복이 손수건을 적당히 뭉쳐 김희연의 입에 갖다 댔다. 백수들이 마주 보며 타이밍을 재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백수가 매듭을 당기는 것과 동시에 칠복이 손수건을 입속으로 쑤셔 넣었다.


김희연이 정신을 차렸으나 이미 백수는 두 번째 매듭까지 둘러 김희연을 결박하는 데 성공했다.


칠복 또한 수건 전체를 집어넣어 소리 지르는 것을 방지했다.


“읍읍읍읍!!!”


백수는 옆 직장인에게 넥타이를 받아 김희연의 입을 한 번 더 막았다. 이제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는 수준이다.


“띠리리리리리!”


그때 인터폰이 울렸다. 이제 모든 건 여성에게 달렸다.


벽 쪽에 바짝 붙은 채 여성이 전화를 들었다.


“아뇨, 네. 괜찮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백수가 알려준 것이다. 김희연은 내내 김일두를 그렇게 불렀다.


김희연 문제는 일단 잠시나마 해결됐다. 칠복에게 총을 쥐여주고 백수가 7열로 향했다. 의자 뒤에 숨으면 일단 행동 제약은 줄어들었다.


7열 밑엔 예상대로 시한폭탄이 있었다. 시한폭탄은 화장실용 티슈의 절반 정도 크기였다. 직육면체 모양이고 앞쪽에 전자식 타이머가 설치돼 있었다. 타이머는 2시간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한폭탄은 아까 자신을 결박했던 케이블 타이로 양쪽이 고정돼 있었다. 일단 백수가 칼로 끈을 자르고 밖으로 꺼냈다.


막상 꺼내 보니 더욱 막막했다. 시한폭탄 제거 기술은 백수에게 없었다. 창밖을 보니 마침 바다를 날고 있는 상황. 폭탄을 밖으로 던지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폭탄을 던지려면 비행기 문을 열어야 했다.


그러나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문을 여는 건 무척 위험한 일이다. 순간적으로 창밖의 공기가 돌풍처럼 유입돼 기내 전체가 소란에 빠지고 밖으로 빨려 나가는 사람까지 생긴다.


그나마 가장 좋은 건 화물칸에서 시도해보는 것이었다. 화물칸에 백수 자신의 몸을 단단히 묶고 문을 연 다음 폭탄을 버리는 방법이다.


일단 백수는 칠복에게 신호를 보내고 뒤쪽으로 빠져나갔다. 소리가 나지 않기 위해 신발까지 벗었다. 화물칸 문을 열 때까지도 앞쪽엔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다.


제일 낭패인 상황은 화물칸 스위치가 조종석에만 있는 경우. 다행히 비행기의 뒤쪽엔 문을 열 수 있는 레버가 있었다.


백수는 스위치 쪽으로 다가가 옆에 부착된 구조물에 자신의 몸을 단단히 묶었다. 문이 열려도 날아가지 않기 위해서다.


그 어느 때보다 끈을 단단히 묶은 백수가 레버에 손을 갖다 댔다.


그때 미처 생각 못 했던 게 떠올랐다.


뒷문을 열면 조종석에 신호가 간다. 객실 전체에 비상등이 켜질 수도 있었다. 그러면 김일두가 뒤쪽으로 달려오거나, 최악의 상황에 조종실을 차단할 수도 있었다.


레버를 잡은 백수는 거의 2분을 고민했다. 이번 선택에 목숨까지 달려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마음을 굳힌 백수가 레버를 내렸다. 문이 살짝 열리자마자 화물들이 지진이라도 난 듯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


백수의 몸 또한 누가 엄청난 힘으로 잡아당기는 듯 문 쪽으로 쏠렸다. 눈 뜨기도 힘든 상황 속에 잠바 안에 품고 있던 폭탄을 조심스레 꺼냈다.


하지만 바람은 너무나도 거셌다. 던지려던 폭탄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안 돼!!”


다행히 터지진 않았지만, 폭탄은 백수의 손과 발이 닿지 않는 애매한 지점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었다. 바닥에 튀어나온 금속 부분이 폭탄이 떨어지는 걸 막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조금만!!”


폭탄을 쳐내려 온몸을 뻗었지만 폭탄은 백수의 발에 아슬아슬하게 모자랐다.


최악의 결과였다.


신발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해보겠지만,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양말까지 벗은 상황.


객실과 조종실은 어떤 난리가 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마 칠복과 김일두가 난투극을 벌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백수는 일단 양말 한 짝을 벗어 똘똘 뭉쳤다. 속으로 셋을 외치고 양말로 폭탄을 맞췄다.


살짝 움직이긴 했지만, 여전히 금속 돌출부에 애매하게 걸려 있었다.


“안 돼!”


육성으로 탄성을 지른 백수가 남은 양말을 다시 뭉쳤다.


이번엔 세는 거 없이 심호흡하고 강하게 던졌다.


그러자 조금씩 흔들리던 시한폭탄이 점차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폭탄이 강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졌다.


“좋아! 좋아!”


폭탄이 떨어진 걸 확인한 백수가 레버를 다시 당겼다. 화물칸 문이 성공적으로 닫혔다.


조심스레 객실 쪽문을 열고 화장실을 지났다. 다시 한 번 문을 열자 묶여 있는 김희연과 칠복이 보였다. 비상 신호는 켜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멀찍이 있는 칠복에게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그리고 고양이처럼 앞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칠복의 입으로 계속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몸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폭탄 버렸어!>


조그맣게 소리치며 다가가는데 갑자기 백수의 옆으로 차가운 물체가 다가왔다.

.

.

.

.

.

“간나 새끼들...”


김일두가 백수를 겨냥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난으로 회귀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업로드일정이 바뀝니다(랜덤) 20.03.04 70 0 -
51 7. 롯비월드 테러사건 - 습격 20.03.03 99 0 8쪽
50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재회 그리고 20.03.02 66 0 8쪽
49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잔인한 바다 +2 20.02.28 78 0 9쪽
48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지진이 온다 20.02.27 91 1 10쪽
47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5인의 용사들 20.02.26 89 0 8쪽
46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재앙의 징조 20.02.25 68 0 8쪽
45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조력자 20.02.24 83 0 7쪽
44 6. 인도네시아 쓰나미 - 마음의 재난 20.02.21 106 0 7쪽
43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해피엔딩 20.02.20 105 1 7쪽
42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조종실을 점령하라 +2 20.02.19 106 0 8쪽
41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사생결단 20.02.18 104 0 7쪽
»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간나 새끼들 20.02.17 101 0 8쪽
39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살아나 봐 20.02.14 110 1 7쪽
38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궤도 수정 +2 20.02.13 129 1 7쪽
37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탄로난 정체 20.02.12 111 0 8쪽
36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북파공작원 아유미 20.02.11 113 1 7쪽
35 5.한국항공 858편 폭파 테러 - 하늘을 오르다 20.02.10 156 1 7쪽
34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생사의 주마등 20.02.09 200 2 8쪽
33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액션 영화를 찍다 20.02.08 172 1 9쪽
32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무너져야 믿지 20.02.07 171 0 7쪽
31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미남계와 설득계 20.02.06 154 1 8쪽
30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시계는 움직이고 20.02.05 160 0 7쪽
29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준비된 재앙 20.02.04 161 2 7쪽
28 4.삼청 백화점 붕괴 사고 - 삼청 백화점 20.02.03 199 1 8쪽
27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사건 그 후 20.02.02 184 1 8쪽
26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죽음의 터널 20.02.01 186 4 7쪽
25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가방아 가방아 20.01.31 203 3 7쪽
24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추적자 20.01.30 171 3 8쪽
23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폭탄이다!! 20.01.29 191 5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