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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재난으로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SF

dob002
작품등록일 :
2020.01.07 12:22
최근연재일 :
2020.03.03 18:0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2,350
추천수 :
183
글자수 :
190,805

작성
20.01.29 15:10
조회
191
추천
5
글자
8쪽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폭탄이다!!

DUMMY

“아노....”


등을 두드린 운전사가 다가왔다.


“에···??”


백수가 어쩔 수 없이 등을 돌렸다. 무전기는 이미 옆구리 쪽에 숨겼다.


“라이타가 아리마스까?”


순간 남자의 손에 든 하얀 물체가 보였다. 담배였다.


“아, 라이타! 라이타!”


백수가 점퍼 앞주머니를 뒤져 라이터를 꺼냈다. 이상하게도 불이 붙지 않아 몇 번이나 버튼을 다시 눌러야 했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시타”


불을 붙인 남자가 차 쪽으로 걸어갔다.


잠시 후 무선이 날아왔다.


“무슨 일이냐, 오버”


“운전사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 오버”


“라이터였다. 담뱃불을 빌렸다. 오버”


순간적으로 십년감수한 백수였다. 정체가 탄로 났으면 모든 게 수포가 될 뻔했다. 둘은 담배를 나눠 피는 듯 차 양 쪽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사린가스가 가연성인가? 오버”


토가시가 물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옆에서 담배를 피우면 굉장히 위험할 것 같다. 오버”


35분이 되자 조수석 문이 열렸다. 풍성한 턱수염과 머리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목표가 나왔다. 오버”


“이쪽에서도 보인다. 오버”


하지만 백수가 바로 쫓아가기엔 여러 가지로 눈치가 보였다. 방금 운전사에게 노출됐기 때문이다.


“호리모토가 건너편으로 들어가 쫓아가기 바란다. 내가 바로 가기엔 위험하다. 오버”


“이미 가고 있다. 오버”


“건너 입구로도 들어가겠다. 청 점퍼에 청바지. 확실히 포착했다. 오버”


잠시 기다리자 하야시를 내려준 승용차가 출발했다. 하야시의 손에는 에코백 같은 게 들려 있었다.


“목표 포착······. 해달···.”


호리모토가 하야시를 포착한 것 같았으나 역시 무전기가 문제였다. 사람이 많으면 노이즈가 발생하는 거 같았다.


“나도 움직인다. 오버”


“뒤를 쫓······. 오버”


“나도···. 오버”


무전기는 점차 쓸모가 없어지고 있었다. 출근길 인파가 예상보다 많았다.


“일본 사람도 참 열심히 살았네···.”


사람들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던 백수가 중얼거렸다. 시계를 보니 40분을 지나고 있었다.


백수는 부스 뒤쪽 구석진 곳으로 이동해 무전기를 켰다. 확실히 사람 적은 곳이 노이즈가 적었다.


“누가 쫓아가고 있나? 나는 놓쳤다. 오버”


“.....고 있다. 오버”


“다시 말해 봐라. 오버”


“나 호리모토······. 고 있다. 지금 열차 표를 끊······. 오버”


“위치는 어디인가. 오버”


“... 쪽이다, 오버”


가장 중요한 내용을 놓쳐버렸다.


“토가시, 토가시. 들리나, 오버”


“여기는 토가···. 들린···. 오버”


“예정대로 역 경찰에 신고를 해달라, 오버”


“알았다. 오버”


일단 백수는 앞쪽 게이트에 표를 넣고 들어갔다. 움직인다기보다는 역시 거의 떠밀리듯 걸어가고 있었다.


“아오, 지나가기 힘들어···. 잠시만요. 스미마셍... 쏘리...”


백수가 사람들을 비집고 앞쪽으로 조금씩 나아갔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하야시는 모습은 없었다.


“어디 있니, 하야 시···. 나 김두한이 간다···.”


그때 호리모토의 무전이 들렸다.


“4-3번······. 있다”


또렷하진 않았지만, 무전의 핵심 단어는 들을 수 있었다. 4-3번 출입구였다.


“토가시, 신고했나. 신고했나. 오버”


“역무실에 문자를 보냈다. 답을 기다리고 있다. 오버”


“답이 나오면 바로 연락 달라, 난 지금 4번 칸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버”


앞을 헤치며 힘겹게 걸어가는데 난관에 봉착했다. 계단 옆쪽 좁은 출구를 휠체어에 탄 노인이 막고 있었다.


“아···. 난감···. 잠시만···. 어르신, 잠시만요”


휠체어 앞뒤로도 사람이 꽉 들어차 있어서 노인을 지나가는 데에만 거의 30초를 소모했다. 시계는 7시 4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좀 더 다가가니 멀리에 있는 호리모토가 보였다. 플랫폼 제일 구석 쪽에 선 채 손에 무전기를 들고 있었다. 호리모토가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켰다. 손가락을 따라가니 더벅머리를 한 구레나룻 남자가 보였다.


“경찰과 통화했다. 바로 내려오고 있다. 나도 내려간다. 오버”


하지만 아무리 경찰이 와도 소용없어 보였다. 지나가기조차 힘들었다.


백수가 조금씩 하야 시 쪽으로 다가갔다. 호리모토도 백수와 눈을 마주치며 반대편에서 다가왔다.


그런데 하야 시 근처 2m까지 이동했는데 더 움직일 수 없었다. 사람이 몸을 포개가며 서 있었다.


“와···. 일본사람들 정말 대단했어! 대단했어!!”


한국말이 신기한 듯 주위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봤다.


쳐다본 건 주위 사람들만이 아니었다.


하야시도 보고 있었다.


‘좆됐다!!’


눈치를 챈 하야시가 반대쪽으로 꼼지락대며 빠져나가려 했다. 거리상 쫓아가기 힘들어 보였다.


그때였다.


호리모토가 갑자기 사람들을 앞으로 밀치며 쓰러졌다. 그 흐름에 지나가던 하야시도 중심을 잃었다.


“어···. 어어!!!”


호리모토의 미는 힘이 너무 센 나머지 플랫폼 제일 끄트머리에 서 있던 서너 명의 사람들이 그대로 철길로 떨어졌다. 그 중엔 하야시도 있었다.


“꺄아아악!!”


순간적 사고에 사람들이 소리를 치고 비명을 지르며 난리가 났다. 그래도 아직은 전철이 들어오는 상황이 아니었다. 뒤쪽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떨어진 사람들을 끌어올렸다.


그때 뒤쪽 출구 쪽으로 파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경찰이었다.


하야시도 경찰을 본 거 같았다. 올라오려던 하야시가 철길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런데 그의 태도가 이상했다.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위험해···. 위험해···. 송곳이다...”


백수가 주머니에서 고무장갑을 꺼냈다. 쭈그려 있는 호리모토 쪽으로 다가가 배낭에서 방독면을 꺼냈다.


하야시가 송곳으로 가방을 찔러 버리면 상황은 그냥 종료되는 상황이었다. 전 부인이고 백희고 슈타인 박사고 다신 볼 수 없었다.


그런데 하야시는 아무 일이 없다는 듯 플랫폼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위에서 내민 사람들의 손을 붙잡았다.


“가방? 가방 어딨어?”


순간 시야에서 하야시의 사린가스 가방을 놓쳐버렸다.


“저기!!”


호리모토가 손가락을 가리켰다.


호리모토의 가방은 철길 건너편에 뒹굴고 있었다.


반대쪽에서 토가시는 경찰들과 합류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하야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 안 돼. 의미 없어. 안 돼”


백수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빛이 보였다.


‘빠-앙’


전철이 가방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호리모토, 뭐라고 말해봐!!”


사린가스가 터질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그러자 호리모토가 배 밑바닥의 힘까지 끌어내 소리쳤다.


“바쿠단데루!!!!!!(폭탄이다)”


호리모토의 외침에 승강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패닉에 빠진 사람들은 서로 밀고 비집으며 통로 쪽으로 몰려들었다.


백수도 사람들에 밀려 플랫폼 제일 앞쪽까지 밀렸다. 까치발로 간신히 서 있는 상황이었다.


“바쿠단데루!!!!!”


호리모토가 계속 소리치고 있었다. 플랫폼엔 순식간에 사람이 3분의 1이나 줄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급한 건 사린가스 가방이었다. 전철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어떡하죠?!”


호리모토가 소리쳤다.


“어떡하긴!!”

.

.

.

.

.

잠깐 주저하던 백수가 철길 위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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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 죽음의 터널 20.02.01 186 4 7쪽
25 3.도쿄 사린가스 살포사건 -가방아 가방아 20.01.31 204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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