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민敏 님의 서재입니다.

종족전쟁: 종의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민敏
작품등록일 :
2019.05.04 09:25
최근연재일 :
2019.05.21 20:3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2,584
추천수 :
63
글자수 :
231,138

작성
19.05.08 21:04
조회
58
추천
3
글자
17쪽

30화. 32기 레두체 (18)

DUMMY

“어떻게 할래?”

“혹시 어제처럼 막 아프고 그런 건 아니겠죠?”

“그래도 재생계가 아닌 의식계인데, 설마 어제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

“아, 정말 치사하게 아무런 말도 안 해주고 두 명을 뽑으라니.”


어떠한 설명도 없이, 반 대표 두 명을 선발해 내려오라는 바르히의 요구에 아이들의 고심이 시작됐다.


“차라리 그냥 가위바위보를 하는 게 어때?”

“너무 막 뽑자는 거 아냐, 욜?”

“그럼 언제까지 고민만 하고 있자고? 어차피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도 모르는데.”

“저도 요란다 언니 의견에 찬성이요. 저희 반에 의식계를 각성한 사람이 요란다 언니밖에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요란다 언니한테 또 나가라고 강요할 수는 없잖아요? 아, 물론 중간에 취소돼, 언니가 나가지는 않았었지만 말이죠.”

“···나보고 나가라는 소리로 들린다? 수아야?”


미심쩍은 눈초리로 쳐다보는 요란다에게 수아가 강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절대 아니에요. 언니가 나간다면 왠지 안심은 되겠지만 말이죠.”

“그래, 나도 욜 네가 나간다면 안심이 될 것 같지만, 강요하지는 않을게. 어차피 보상이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데, 굳이 너를 강요할 필요도 못 느끼고. 그러니 우리 그냥 가위바위보로 하는 거로 하자. 어때, 다들?”


아이들 모두 린의 의견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했다.

그리고 빙 둘러서서, 두 명의 대표자를 뽑기 시작했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차라리 이것보단 지는 사람이 올라가는 토너먼트로 해서, 마지막으로 남는 두 명을 대표로 뽑는 게 더 빠르겠다.”


요란다의 새로운 제안에 아이들은 재빨리 수긍했다.

근처에 있던 상대를 골라 짝을 만든 아이들이 새롭게 가위바위보를 하기 시작했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몇 번의 승부 끝에 3명의 아이가 남았다.


가위, 바위, 보!


마지막 승부 끝에 기다리던 두 명의 패자가 결정됐다.


“욜, 방덕근, 잘 부탁한다.”

“에···”

“···어, 그래.”



**



“참, 누가 짠듯한 인원 구성이구나? 방덕근, 요란다, 누산타, 씽, 이연희, 츠데이, 요시, 나이라, 옹투엔, 마이클. ···그리고 아직 이름을 외우지 못한 12명의 친구도 있지만, 이 정도로도 아주 화려하고 절묘해.”


꼬맹이들의 감정놀음을 위해, 마음대로 수업일정까지 바꿔가며 부탁의 탈을 쓴 명령을 해대려는 가주대리에게 반발해, 바르히 자신은 괜한 꼬맹이를 자극도 해보고, 대표도 마음대로 선발하라고 각 반에 맡겼건만, 상황이 희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좋아. 그러면 이제 짝을 만들어 볼까?”

“예?!”


그래서 한 번 더 하늘에 맡겨보기로 했다.


“22명의 대표는 지금부터 나눠줄 종이를 하나씩 골라 자신의 짝을 선택하게 될 거야. 종이 끝에는 2개씩의 각기 다른 모양이 새겨져 있을 테니까, 그 모양에 따라 자신의 짝을 선택하는 거지.”


바르히가 교탁 위에 있던 학생부를 몇 장 뜯어낸 후, 북북 찢어 22개의 기다란 종이로 만들었다.


“반 대항이라고 하셨잖아요?”


찢어낸 22개의 종이에 각종 모양을 새기던 바르히에게 한 아이가 질문을 해왔다.


“반 대항은 맞아. 다만 짝만 달라질 뿐이지. 우선 짝이 만들어지면 설명해 줄게.”


모양을 다 새긴 바르히가 종이의 끝부분을 감싸 쥔 채, 22명의 아이에게 차례로 종이를 뽑게 했다.


“자 그러면 첫 번째는 동그라미? 동그라미 누구야?”


두 명의 아이가 손을 들어 자신들이 동그라미를 뽑았음을 알렸다.


“그래, 우선 너희 둘이 짝이고, 그러면 이제 세모 손들어봐.”


씽과 이연희가 손을 들었다.


“둘이 짝이다. 다음은 네모? 손?”


요란다와 한 여자아이가 손을 들었다.


“···둘이 짝이네? 그러면 이제 해골 모양?”


남자아이 한 명과 여자아이 한 명이 손을 들었고, 서로의 짝이 됐다.


“자 그러면 이제······”


그렇게 바르히의 호명은 마지막 두 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됐다.


“음···”


이런 극적인 상황까지는 바라지 않았던 바르히가 굳어진 방덕근과 창백해진 누산타에게 내심 사과했다.


“규칙이니까 뭐 어쩔 수 없지. 방덕근, 누산타. 너희 둘이 짝이다.”


분노, 협박, 부탁, 간절, 애걸. 그 짧은 사이 수많은 말을 전해오던 누산타의 눈빛을 외면한 채, 바르히가 둘의 관계를 확정 지었다.


“자 그러면 어떻게 반별 대항이 이루어지는지 설명해 줄게. 이거 보이지?”


바르히가 자신의 건빵바지에 줄줄이 매달려 있던 은빛 회중시계 하나를 떼내어 들어 올렸다.


“앞으로 이 의식계 성물인 회중시계를 너희 11개 팀에다 한 개씩 나눠 줄 거야. 그러면 너희들은 이 시계를 이용, 상대방을 최면에 빠트리는 거야. 승패는 최면의 성공 여부, 빠르기, 횟수로 계산해서 판단할 거야. 물론 각 반의 대표 2명의 결과를 합산해서 말이지.”

“그럼 지금 서로의 짝이 적이 되는 거네요?”

“그렇지.”

“저 죄송한데, 암시나 최면이나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서로 적이라 인지한 상태에서 이게 가능한 건가요?”

“맞아.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불가능하겠지. 암시를 걸거나, 그 암시가 더 잘 먹힐 수 있게 최면을 걸거나, 모두 심리적 방어기제가 존재한다면 불가능이나 다름없어.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게 있잖아?”


바르히가 들고 있던 회중시계의 뚜껑을 톡톡 쳐대다 뚜껑을 열어 차르르 늘어트려 놓았다.


“일반적이라면, 당연히 방어기제가 강한 타인에 대한 암시나 최면이 잘 먹히지 않겠지만, 얘들이 그래도 내가 쓰는 성물들이거든. 물론 등급이 존재하는 진성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등급 중에서는 내가 고르고 고른 특별한 놈들이야. 그래서 활성화가 되지 않은 지금의 상태에서도 우리에게 도움을 줄 정도는 된다 이거지.”

“그럼 차라리 스스로에게 하는 게 더 확실하지 않을까요?”

“미안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암시나 최면은 얘들이 도와주질 않아서 말이야. 그러니 별수 있나, 되는 것부터 해야지.”


연희의 질문에 답을 해준 바르히가 고개를 돌려 앉아있던 아이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어떻게 최면을 거는 것인지, 초간단하게 설명해 줄게.”


바르히가 들고 있던 회중시계를 모든 아이가 볼 수 있게 높이 쳐들고는 좌로, 우로 살짝살짝 흔들어 댔다.


“제일 중요한 핵심은 아까도 언급했듯이 바로 이 회중시계야. 이 회중시계를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서 흔들어 대는 거지. 그러면 뭐, 반은 끝났다고 봐야겠지.”

“그렇게 쉽게요?”

“하지만 의지조차 없이 나처럼 이렇게 흔들어 대라는 것은 아니야. 얘들이 상당히 격식을 차리거든.”

“조심히 흔들어야 한다는 건가요?”

“하하하! 조심히 흔들라는 소리가 아니라, 최면을 거는 사람의 태도를 말하는 거야. 말하는 이는 이 회중시계를 흔들어 대면서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일정한 톤으로, 하지만 제삼자처럼, 관조하듯, 최면을 걸라는 거야. 그래야 이 성물들이 그 노력에 반응을 할 테니까. 그렇게 성물들이 반응을 하면 뭐, 정말로 끝인 거지.”

“아, 감사합니다.”


흔들고 있던 회중시계를 거둔 후, 바르히는 단상으로 내려와 있던 22명의 대표에게 한 마디를 더 보탰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하는 얘긴데, 최면에서 깨어나게 하는 키워드는 처음부터 확실하게 정해 놓도록 해. 나중에 쥐어패서 깨우지 말고.”

“···그런데 이런 방법이 어떤 면에 도움이 되는 건가요?”

“암시와 최면에 익숙하게 해주지. 그리고 그 익숙함은 언젠가 의식계 성물이라는 모범답안에 따라, 너희들에게 새로운 이능이라는 선물을 전해줄 거야. 당연히 익숙하면 익숙할수록 선물이 찾아올 확률이 올라가겠지? 그리고 저기에 있는 요란다와 같이 이미 의식계를 각성한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야. 더 빠른 반응속도와 효과, 그리고 더 많은 부차적 이능을 선물해 주는 거지.”


허리를 숙여 연희와 눈을 맞추고 조곤조곤 설명해 주던 바르히가 연희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준 후, 11명의 아이에게 11개의 은빛 회중시계를 나눠줬다.


“자, 시작은 지금 회중시계를 받은 이들이 먼저 하는 것으로 하고, 최면의 세세한 과정이나 암시에 관한 내용은 각자 자신의 의사에 맡기도록 할게. 그러면 한번 시작해봐.”



**



움찔-움찔-


덕근의 시선과 마주칠 때마다, 누산타의 시선은 내리깔렸고, 신체는 경련하듯 바들거렸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건지, 미안해해야 하는 건지.’


덕근 자신의 짝으로 누산타가 결정됐을 때, ‘강제로라도 남이를 깨워야 하나’라고 생각했던 고민이 우습게도 누산타의 상황은 심각해 보였다.


‘나한테는 확실히 다행이긴 한데···’


한 가닥 남아있던 영통을 잡아당겨 남이를 강제로 깨웠더라면, 자연적인 각성으로 이뤄낸 재생계 이능은 모르겠으나, 인위적인 각성으로 이뤄낸 의식계의 이능은 100%의 확률로 날아갔을 것이 뻔했기에, 덕근은 지금의 이 상황이 나름 만족스러웠다.


‘너한테는···, 미안하긴 하네. 진심으로, 반 정도는.’


하지만 지금처럼 부들대는 꼬맹이의 모습을 보아하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더러운 성질에 먼저 돼지라며 죽일 듯 덤빈 것도 저 꼬맹이고, 직접 고깃덩어리로 만든 것은 남이고, 그때까지 방관하고 말리지 않고 있었던 것들은 칠색진인들이었으니까 라고 자신을 위안해 봐도 누산타는 덕근의 최우선 고려대상이었다.

자신을 적대하고 있을 이들을, 가장 적당하게 자극할 만한 가장 적합한 미끼.


‘그러니 가만히 좀 있어라.’


그 미안함에, 덕근은 바르히가 최면의 주제를 자율로 맡겼을 때부터, 최면으로나마 누산타의 마음을 편케 해주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하지만 한 걸음에, 한 걸음.

누산타는 또다시 덕근에게 1m의 간격을 허락하지 않고 뒤로 뒷걸음질을 쳤다.


“저 선생님?”


이에 어쩔 수 없이 덕근은 바르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누산타, 너도 어느 정도 결심한 것이 있으니 오늘부터 수업에 나온 거잖아? 아니야? 그냥 가주대리님이 나가래서 어쩔 수 없이 나온 거야?”


안하무인에, 더러운 성질까지 생각하면 그냥 외면하고 싶었지만, 선생으로서, 가문의 일원으로서 그럴 수 없었던 바르히가 진심을 담아 누산타에게 충고를 하기 시작했다.


“누산타, 지금 네가 느끼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 바로 방덕근에게 사과하는 거야. 방덕근은 너의 적도 아니고, 네가 밟아야 하는 상대도 아니야. 적으로 규정했던 것도 너고, 난리를 부리려다 되로 받은 것도 너니까 착각하는 것 같은데, 다른 이들은 안 그래. 함부로 적으로 규정짓지도 않고, 실수했으면 사과를 하지, 너처럼 다시 밟아보려 하지 않아.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니, 네 속에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거야.”


어이없음에서 시작했던 누산타의 표정이 바르히의 지적이 이어질수록 황당과 불만을 지나 고뇌로 변해갔다.


“그러니 인정해, 방덕근은 밟아야 하는 이가 아니라 극복해야 하는 이라고. 그리고 사과해. 적이 아니라 경쟁하는 동지가 되자고. 만약 네가 계속해 방덕근을 극복해야 하는 이가 아닌, 적으로, 밟아야 하는 이로 여긴다면, 넌 한참 동안을 그 두려움 속에서 지내야 할 거야. 아니, 그 전에 무너질 확률이 높겠지. 설마 그런 폐인이 되고 싶은 거야? 아니면 그때까지 가주대리님이나 너의 아버지가 널 계속해 챙겨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바르히의 충고에서 시작된, 생각하지 못했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누산타의 고뇌가, 마지막 바르히의 경고와도 같았던 말 한마디에 끝이 나버렸다.


“···극복해야 하는 상대로는 인정하겠습니다.”

“그것만?”

“···”

“···그래,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으니, 나머지 반은, 뭐 네가 알아서 해라.”


찜찜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바르히를 뒤로하고 누산타가 덕근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그리고 드러누워 두 눈을 감아버렸다.


“···”


두 눈을 굳게 감고, 전신을 잘게 떨고 있던 누산타를 바라보며 ‘이걸 말해야 해, 말아야 해’하고 고민하던 덕근이 다음의 진도를 위해 어렵사리 입을 뗐다.


“···미안한데, 눈은 떠야지?”


하지만 누산타의 얼굴만 시뻘게지고, 눈 주위의 경련만 더 심하게 일어났을 뿐, 누산타의 두 눈은 여전히 굳게 감겨있었다.

그래서 덕근은 누산타에게 하나의 계기를 마련해 주기로 했다.


“누산타, 인제 이 회중시계를 네 눈앞에다 늘어트려 놓을 거야, 그러니 회중시계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면 이 회중시계에 집중해줘.”


딸깍하고 열리는 회중시계의 뚜껑 소리에, 누산타의 눈가 주위의 경련이 한층 더 심해졌다.

그리고 이어 촤르르 하고 늘어트려 지는 회중시계 소리에, 누산타의 한쪽 눈꺼풀이 슬그머니 올라갔고, 이어 나머지 눈꺼풀도 슬쩍 올라가, 눈앞의 회중시계에 집중했다.


“기억해. 내가 엄지와 검지를 이렇게 ‘딱’ 하고 튕기면 넌 최면에서 빠져나오는 거야.”


온 마음과 정신을 다 해 회중시계만을 바라보고 있던 누산타에게 덕근이 해제의 키워드를 제안했고, 누산타는 회중시계에 집중한 채, 고개만 끄덕거렸다.


“자, 이제부터 회중시계가 좌우로 한 번씩 운동할 때마다, 너는 점점 편안하고 평화로운 상태로 들어가는 거야. 한번 움직일 때마다 네가 가지고 있는 걱정도, 두려움도, 한 꺼풀씩 벗겨지는 거지. 그렇게 넌 완전한 평화의 상태에 들어가는 거야······”


나직하지만 끊임없이. 당연히 이뤄질 것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덕근이 누산타의 최면을 유도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러한 덕근의 믿음과 매달리듯 회중시계에 집중돼 있던 누산타의 오롯함이 합쳐져, 좌로 우로 회중시계가 움직일 때마다, 누산타의 표정에선 긴장과 독기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 두 눈을 감고, 소리로 이 회중시계의 움직임을 느껴봐. 이 회중시계가 움직일 때마다 네 몸은 가라앉을 거야. 평화 너머, 그 오롯한 평안함의 세상에 완전히 잠기는 거지. 그 느낌에 집중해봐. 집중하면 할수록 넌 더 아래 존재하는 지극히 평안한 세계에 도달할 수 있을 거야.”


덕근의 새로운 요구에 누산타의 신체가 알아서 반응했다.

누산타의 두 눈은 스르륵 감겼고, 누산타의 머릿속에선 좌우로 움직이는 회중시계의 궤적이 알아서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궤적에 맞춰 누산타의 귀에선 “차르르” 움직이는 회중시계의 소리가 덧대어졌다.


“누산타, 그 평안함의 세계는 총 10개 층의 세상으로 이루어져 있어. 네가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갈수록 너는 경험해 보지 못한 지극한 평화로움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거야.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갈수록, 넌 무의식 속으로 점점 가라앉는 거고, 가라앉을수록 넌 더 편안해지는 거지.”


덕근의 말이 이어질수록, 누산타의 전신 근육은 이완을 넘어, 퍼지듯 축 하고 쳐져 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덕근이 누산타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누산타, 너는 지금 어디에 있지?”

“···맨 아래. 맨 아래에 왔어.”

“그 아래엔 뭐가 있지? 문 같은 것이 보이지 않니?”

“맞아. 문, 문이 있어.”

“그럼 그 문을 열고 들어가, 그러면 네가 원하는 무언가를 볼 수 있을 거야.”


덕근과 대화하던 누산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걸렸다.


“누산타, 네가 지금 보고 있는 건 뭐지?”

“가족, 가족이야.”

“거기엔 누가 있지?”

“나, 형, 엄마가 있어.”


환하게 웃고 있는 누산타에게, 덕근은 강하고, 확실하게 누산타의 인지를 부정했다.


“아니야, 누산타. 거기 있는 건 너와 나와 바르히 선생님이야.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고,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관계지.”


따악-!


순간, 덕근의 뒤통수에는 불이 번쩍였고, 누산타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에는 쩍 하고 균열이 생겨 버렸다.

강력한 꿀밤 한방으로 징벌과 해제를 동시에 해결한 바르히가 머리를 잡고 끙끙대는 덕근에게 말했다.


“최면을 걸랬지, 누가 세뇌를 하라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종족전쟁: 종의 전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예정 공지. +5 19.05.13 122 0 -
40 39화. 32기 레두체 (27) +2 19.05.21 45 1 16쪽
39 38화. 32기 레두체 (26) +2 19.05.20 98 2 13쪽
38 37화. 32기 레두체 (25) +2 19.05.17 71 1 14쪽
37 36화. 32기 레두체 (24) +2 19.05.16 47 1 16쪽
36 35화. 32기 레두체 (23) +2 19.05.15 55 2 14쪽
35 34화. 32기 레두체 (22) +2 19.05.14 55 1 17쪽
34 33화. 32기 레두체 (21) +2 19.05.13 53 1 13쪽
33 32화. 32기 레두체 (20) +2 19.05.10 76 1 13쪽
32 31화. 32기 레두체 (19) +4 19.05.09 53 3 15쪽
» 30화. 32기 레두체 (18) +2 19.05.08 59 3 17쪽
30 29화. 32기 레두체 (17) +3 19.05.07 55 2 14쪽
29 28화. 32기 레두체 (16) +2 19.05.06 60 1 14쪽
28 27화. 32기 레두체 (15) +2 19.05.05 74 2 12쪽
27 26화. 32기 레두체 (14) +2 19.05.04 59 3 12쪽
26 25화. 32기 레두체 (13) 19.05.04 55 2 12쪽
25 24화. 32기 레두체 (12) 19.05.04 56 2 11쪽
24 23화. 32기 레두체 (11) 19.05.04 54 2 16쪽
23 22화. 32기 레두체 (10) 19.05.04 50 2 14쪽
22 21화. 32기 레두체 (9) 19.05.04 60 2 12쪽
21 20화. 32기 레두체 (8) +2 19.05.04 40 2 13쪽
20 19화. 32기 레두체 (7) 19.05.04 36 2 12쪽
19 18화. 32기 레두체 (6) 19.05.04 33 1 11쪽
18 17화. 32기 레두체 (5) 19.05.04 41 1 16쪽
17 16화. 32기 레두체 (4) 19.05.04 32 2 15쪽
16 15화. 32기 레두체 (3) 19.05.04 36 1 14쪽
15 14화. 32기 레두체 (2) 19.05.04 40 2 11쪽
14 13화. 32기 레두체 (1) 19.05.04 39 1 17쪽
13 12화. 시작의 강당 (7) +2 19.05.04 40 1 15쪽
12 11화. 시작의 강당 (6) 19.05.04 41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