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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敏 님의 서재입니다.

종족전쟁: 종의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민敏
작품등록일 :
2019.05.04 09:25
최근연재일 :
2019.05.21 20:3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2,598
추천수 :
63
글자수 :
231,138

작성
19.05.04 14:08
조회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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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14화. 32기 레두체 (2)

DUMMY

“얘 왜 이렇게 안 일어나?”

“우리가 너무 일찍 일어난 거 아냐?”

“저희가 일찍 일어난 거 같은데요?”

“그런가? 근데 두근두근 돼서 잠이 안 오는 걸 어떡해.”

“그거랑 당신들이 여기에 있는 거랑 무슨 상관이죠?”

“너 보려고 온 거 아닌데?”

“깨운 건 미안한데 다시 자든가.”

“죄송합니다.”


꼭두새벽부터 찾아와 재잘거리던 3인방을 무시하고 억지로 잠을 청하고 있던 덕근은 자신으로 인해 시아롱이 피해를 받자 감고 있던 두 눈을 떴다.


“어! 일어난다!”

“안녕!”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


벽에 기대앉는 덕근에게 삿대질하며 호들갑을 떠는 떠버리 린.

싱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머리맡에 앉으려는 요란다.

그런 요란다를 잡아채 세운 뒤,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김수아.

올라가다 만 손으로 인사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자신의 심적 갈등을 그대로 드러내다, 어정쩡하게 인사하는 시아롱.


“미안해요. 저 때문에 형은 좋은 아침이지 못한 것 같네요.”

“아, 아냐. 괜찮아.”


다리가 아프다며 침대에 앉으려는 요란다와 그건 실례라며 막으려던 수아를 뒤로하고, 요란다가 앉으려던 침대 머리맡을 선점한 린이 덕근과 시아롱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네가 동생이고 제가 형이라니? 거짓말!”

“저분이 저보다 한살이 많으니 당연히 형이죠. 어제 누나도 들었잖아요.”

“엑!? 누나라니 안 어울려. 닭살 돋아. 징그러.”


이미 침대에 걸터앉아 얘기를 나누는 린을 가리키며 정당성을 획득한 요란다가 린 옆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그러게? 내 동생도 나보고 야야 거리는데, 신기하네.”

“그래요? 요란다 누나?”

“엑!? 누나라니 안 어울려. 닭살 돋아. 징그러.”


두 팔을 쓸어대며 ‘으’를 연발하고 있는 요란다와 린을 바라보며 덕근이 말했다.


“그럼, 말 놓을까요?”

“놔놔, 어여 놔.”

“그래, 말 놔. 나랑 린이는 벌써 말 놨는데? 린이랑도 놓고 얘랑도 놓고.”


혼자 뻘쭘하게 서 있던 수아를 침대에 끌어 앉힌 요란다가 수아에게 동의를 구했다.


“그래도 되지?”

“저한테 말을 놓는 건 상관없는데, 반말하라고 강요하지만 마세요.”


수아의 대답에 요란다가 어깨를 으쓱였다.


“수아는 존댓말이 편하다니까, 내비 두고 덕근이 넌 그냥 반말해. 어차피 우린 모두 같은 32기잖아.”

“그래, 그러자.”


꼬꼬마들에게 누나, 형 하기 부담스러웠던 덕근이 요란다의 제안을 냉큼 수락했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요란다, 린, 수아, 시아롱.”


덕근은 내심 가장 말을 놓고 싶었던 시아롱을 은근슬쩍 집어넣어 정식으로 인사했고, 갑작스레 묶음으로 친구를 먹게 된 시아롱은 원치 않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큰 용기를 내서 말했다.


“···내가 너보다 한 살이 더 많다니까?”

“난 너보다 2살이 더 많다니까, 쨔샤! 너도 반말하면 되잖아! 사내자식이 치사하게.”


하지만 곧장 들어온 요란다의 타박에, 졸지에 한 살 어린 친구를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여긴 웬일이야?”

“아, 우리 방이 바로 맞은편 방인데, 아침 인사 겸 방 구경? 그럼 잠깐만 구경할게?”


덕근의 물음에 그제야 자신들의 주요한 볼일을 생각해낸 여아들이 덕근의 방 탐사에 나섰다.


“우와! 피카튜다! 대박!”

“진짜? 대박인정. 우리 집에도 피카튜는 없는데, 역시 레두체! 그런데 이거 성물 아닌 거 아니야?”

“바보야, 여기 재생계 성물이라고 발바닥에 붙어있네.”

“아, 그러네.”

“여기 데일러문도 있어요.”

“에, 걔네는 내 취향 아님.”

“나도 아님. 어라! 우왕! 뽀로롱이닷!”

“뭐!! 봐봐! 나 좀 볼게.”

“잠깐만 욜. 이것도 우리 집에 없었던 거란 말이야.”

“이게 어디서 씨도 안 먹히는 거짓 나부랭이를! 이건 린 너희 집에 있었을 거 아냐?”

“색깔이 틀리잖아! 금색으로 된 털을 가진 뽀로롱이라니···.”

“여기 책상에도 신기한 책들 많은데, 이거 안 볼 거죠?”

“앙. 수아 너나 마니마니 봐.”

“야! 욜! 어디서 밑장빼기를! 뽀로롱이 내가 먼저 찜했잖아!”

“야, 린! 너 선택장애라며? 근데 뭐 이렇게 고민도 없이 딱딱 집어 드는데!? 그것도 다 내 취향으로만!? 너 선택장애가 아니라 꾼 아니야? 사기꾼?”

“아, 몰라, 몰라. 그런데 서열 1위 님이시라 그런지 진짜 많네. 100개가 넘어가는 것 같은데? 우리 집에 있는 성물 개수가 100개인데, 역시 레두체네.”

“우리 집은 10개도 안 된다, 린.”

“저흰 8개 가지고 돌려썼는데요?”

“뭐야 욜, 숭. 지금 그 정도 성물로도 4능이, 6능이로 각성했다고 은근 자랑하는 겨?”

“우리 린이 이제 알았쪄요? 우쭈쭈쭈.”

“내놔. 아까 빼간 내 금빛 뽀로롱이 내놔.”

“배 째. 낙장불입 입니다요.”


덕근의 침대 위, 책상 위, 옷장 안까지 샅샅이 뒤지던 여아들이 각자 한 보따리 되는 물품들을 챙겨 덕근의 앞에 내려놓았다.


“바꾸자, 덕근 친구.”

“딴 거 줄게, 이거 나한테 넘기게 친구.”

“저한테 분배된 성물들이 좀 많이 제 취향이 아니라 그런데, 얘네들하고 좀 바꿔 주시면 안 되나요?”


여아들의 요구에 덕근은 그들이 골라낸 성물들을 훑어보았다.

인형, 머리핀, 팔찌, 목걸이, 귀걸이, 반지, 피규어, 책가방, 책, 연필, 필통, 이불 등등. 덕근 자신의 체형에 딱 맞는 십여 벌의 옷가지와 공동으로 하나씩 지급된 침대, 책상, 옷장을 제외한 모든 성물이 끄집어내 져 있었다.

그중 팔찌, 목걸이, 이불을 집어 들고 덕근이 말했다.


“얘네 빼고 나머지는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다 가져가도 좋아. 단! 무조건 1:1 교환이야. 당연히 상응하는 같은 계열이어야 하고.”

“오케이!”

“역시 이불은 무리였구나. 안뇽, 미니엉들아.”

“감사합니다!”


여아들은 미리 가져온 보따리로 자신들이 고른 성물들을 정성스레 싸서 가져갔다.

그리고 5분 뒤, 3명의 여아는 한 보따리씩, 세 개의 보따리를 보따리째, 덕근의 앞에 던져두고, 아침 잘 먹으라는 말만 남겨두고 쏜살같이 사라졌다.

싸한 느낌과 함께 덕근의 머릿속으로 앞으로 얻게 될 린의 또 다른 별호가 스쳐 지나갔다.

설마 하며 덕근은 3명의 여아가 가져온 보따리들을 풀기 시작했다.

각종 다용도 식칼과 금, 은, 옥, 나무로 만들어진 숟가락, 젓가락이 튀어나왔다.

하하 웃으며 덕근은 또 다른 보따리를 풀었다.

유리컵, 종이컵, 플라스틱 컵부터 각종 냄비가 쏟아져 나왔다.

웃고 있던 덕근의 입이 비틀어졌다.

웃음인지, 신음인지 모를 그 중간의 소리를 내며 덕근이 마지막 보따리를 풀었다.

각종 밥그릇과 일회용 접시부터 자기로 된 고급 접시들까지 마지막 주방 도구들이 튀어나왔다.


“하하하하하!”


꼬꼬마들에게 당했다는 사실에 주체 못 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등급도 없는, 무등급의 보급용 성물들이었기에 쉽게 허락했었는데, 가지고 있는 성물들을 활용하려면 한동안 밥은 직접 해서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이게 어릿광대의 수작에 넘어간 여왕과 무적자의 협업이었는지, 애초부터 공동의 작품이었는지 잘은 모르겠으나, 아이들에 대한 분함이나 억울함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이딴 성물들을 아이들에게 배정한 담당자의 정신상태가 궁금했을 뿐.

아니 생각해보니 오히려 자신에게는 나쁘지 않았다.

한동안 미친 듯이 웃던 덕근이 시아롱에게 말했다.


“밥해줄게, 같이 밥 먹을래?”

“아, 그, 그럴까?”


덕근의 요청을 거절했다가는 왠지 저 주방 도구들이 자신의 것이 될 것 같은 불안함에, 시아롱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



“근데 괜찮은 걸까?”

“뭐가? 아, 설마 그런 거로 때리기야 하겠어? 너희처럼 이쁜 애들을!?”

“린, 처음 꼬신 건 넌데, 지금 책임은 우리한테 지라는 거임?”

“무슨 그런 섭한 소리를!? 다만 너희 둘의 미모가 워낙 뛰어나니, 내가 숟갈 올려놓기가 민망해서 그랬던 거지.”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덕근이한테 좀 미안하긴 하네.”

“이제 와서 뭘 어쩌라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갖고 있던 수량을 감당할 만한 사람이 덕근이밖에 없었잖아. 그래서 대신 친구 해준다고 했잖아?!”

“그래도 미안한 건 미안한 거지.”

“야, 욜! 그렇게 미안하면, 다시 돌려받던가, 네 삐까번쩍한 그릇들.”

“아, 그건 좀···, 수아야 그만 멍때리고 뭐라고 말 좀 해봐.”

“그렇게 화나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응? 그건 무슨 소리? 그건 숭, 네 미모에 대한 자신감이냐?”

“하하하, 그냥 느낌적 느낌이랄까요?”

“느낌이라고? 표정은 확신인데?”

“뭐야, 숭. 꽤 뻔뻔하잖아. 하하하!”

“앗! 저기 그 뺴뺴 마른 분 오시는 데요?”

“누구? 쟤가 누군데?”

“그러게? 쟤가 누군데 숭? 설마 네 남친이냐?”

“덕근님, 룸메이트잖아요.”

“웩! 덕근님이 뭐냐. 그냥 차라리 서방님이라고 불러라!”

“뭐야 우리 쑹이 벌써 덕근이랑 눈 맞은 거야? 그래서 그런 자신감을 보인 거야?”

“안녕하세요. 시아롱님.”

“어,예. 안녕···하세요.”

“아 우리 수아, 재미없기도 하시지. 얼굴색 하나 안 변하네.”

“그러게. 시아롱 넌 여기 웬일?”

“식당에 웬일이긴, 밥 먹으러 왔겠지, 그치 시아롱?”

“아, 그게 밥 먹으러 온 건 아니고. 식재료 얻으러 왔는데요. 덕근이가 밥을 해줄 테니, 재료 좀 얻어오라고 해서···요.”

“와, 밥도 할 줄 아는 거야?! 덕근이 만능이네?”

“역시 그 풍채가 쉽게 나오는 건 아니었어.”

“저, 그러면 우리도 같이 밥을 먹는 건 어때요?”

“오 나쁘지 않은 생각이네, 우리가 죄가 있으니 식재료들도 배달하고 설거지도 하고?”

“주방으로 쓸만한데도 알아봐야겠지?”

“그런데 설거지는 오히려 특권 아닌가요?”

“숭, 그렇게 따지자면 먹는 것도 덕근이 만의 특권이지. 그렇게 따지면 같이 밥 못 먹지.”

“그래 수아야. 깊게 따지지 말자. 나중에 덕근이한테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우리가 주면 되잖아. 그리고 설거지 같은 경우는 덕근이가 특권이고 뭐고 귀찮다 싶어 하면, 그때 우리가 도와주는 거로 하고.”

“···밥을 얻어먹자는 게 아니라, 전 같이 자리만 해서 먹자는 거였는데요.”

“···깊게 따지지 말자, 수아야.”

“뭐야 숭. 우리만 나쁜 뇬 만드는 거야? 그냥 욜 말처럼 나중에 덕근이한테 신세 갚아주는 거로 하면 되잖아. 아, 몰라몰라. 말 나왔으니까 그냥 이렇게 해.”

“···그러면 제가 지금 가서 물어볼게요.”

“숭 잠깐. 그전에 한 가지 전제가 있잖아.”

“그래 수아야. 잠깐만 기다려봐. 시아롱, 부탁할게.”

“예?”

“먹을 만한지, 먹다 죽을 것 같은지. 이따 수업 시작하기 전에 알려줘. 오케이?”

“아, 예.”

“말 놓으라니까.”

“어, 알았어, 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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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화. 32기 레두체 (26) +2 19.05.20 98 2 13쪽
38 37화. 32기 레두체 (25) +2 19.05.17 71 1 14쪽
37 36화. 32기 레두체 (24) +2 19.05.16 47 1 16쪽
36 35화. 32기 레두체 (23) +2 19.05.15 55 2 14쪽
35 34화. 32기 레두체 (22) +2 19.05.14 56 1 17쪽
34 33화. 32기 레두체 (21) +2 19.05.13 53 1 13쪽
33 32화. 32기 레두체 (20) +2 19.05.10 77 1 13쪽
32 31화. 32기 레두체 (19) +4 19.05.09 54 3 15쪽
31 30화. 32기 레두체 (18) +2 19.05.08 59 3 17쪽
30 29화. 32기 레두체 (17) +3 19.05.07 56 2 14쪽
29 28화. 32기 레두체 (16) +2 19.05.06 60 1 14쪽
28 27화. 32기 레두체 (15) +2 19.05.05 74 2 12쪽
27 26화. 32기 레두체 (14) +2 19.05.04 60 3 12쪽
26 25화. 32기 레두체 (13) 19.05.04 55 2 12쪽
25 24화. 32기 레두체 (12) 19.05.04 57 2 11쪽
24 23화. 32기 레두체 (11) 19.05.04 54 2 16쪽
23 22화. 32기 레두체 (10) 19.05.04 51 2 14쪽
22 21화. 32기 레두체 (9) 19.05.04 60 2 12쪽
21 20화. 32기 레두체 (8) +2 19.05.04 41 2 13쪽
20 19화. 32기 레두체 (7) 19.05.04 37 2 12쪽
19 18화. 32기 레두체 (6) 19.05.04 34 1 11쪽
18 17화. 32기 레두체 (5) 19.05.04 41 1 16쪽
17 16화. 32기 레두체 (4) 19.05.04 32 2 15쪽
16 15화. 32기 레두체 (3) 19.05.04 36 1 14쪽
» 14화. 32기 레두체 (2) 19.05.04 41 2 11쪽
14 13화. 32기 레두체 (1) 19.05.04 40 1 17쪽
13 12화. 시작의 강당 (7) +2 19.05.04 41 1 15쪽
12 11화. 시작의 강당 (6) 19.05.04 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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