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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운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완결

은깨비
작품등록일 :
2012.04.05 01:07
최근연재일 :
2012.04.05 01:07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326,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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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7,977

작성
11.11.2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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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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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5쪽

봉황대기 37 - 이유 없는 무덤은 없다

DUMMY

Chapter 37


‘연락한다.’

날카롭게 쏘아진 직구가 존에 꽉 차게 들어갔다. 절묘한 코스였지만 난 별 감흥 없이 다음 공을 쥐었다.

‘연락하지 않는다.’

흐느적거리는 몸으로 공을 뿌리자 이도 저도 아닌 공이 적당히 날아가다 미트 근처에서 툭 떨어졌다.

“연락…… 이 아니라! 내가 왜 이딴 80년대 로맨스 물을 찍고 있어야 하는 건데!”

그것도 꽃잎이 아니라 박스에 담긴 야구 공의 개수로! 박스 안에 담긴 공은 아직 많았지만 왠지 꼴도 보기 싫어졌다. 박스를 뻥 걷어차 준 뒤 모래사장에 드러누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그쪽에서 꼭 연락을 해 달라고 했잖아. 응? 영하는 내 번호를 모른다고. 그러니까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나에게 보답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는 거지.”

주저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기합리화가 성립됐다. 난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자! 그냥 가자! 생각하지 말고 가자! 어차피 학교도 끝났을 시간이야. 한 번 남자답게 가 보자!”

어차피 연락 안 해도 평생 후회할 것 같고 연락 해도 후회할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냥 얼굴이나 더 보는 셈 치고 한 번이라도 더 만나고 싶었다.



오늘따라 거울을 보면서 부족한 점을 느끼는 건 왜인지. 평소엔 그저 떨이로 파는 새카만 티에 츄리닝 바지만 걸쳐도 부끄러울 게 없었는데 지금은 영 아니었다.

“뭐야? 내가 옷이 이렇게 없었던가?”

몸 아래를 내려다보니 쓸데없이 큰 몸에 붙은 근육들 때문에 어쩐지 험악하게만 보였다.

“끄응…….”

어쩐지 오늘따라 내가 못나게만 보였다. 평소엔 거울 앞에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자아도취에 빠지곤 했었는데…….

“할 수 없어. 그냥 가 보는 거야!”

떨리는 손으로 곱게 저장해둔 서영하의 핸드폰 번호를 눌렀다. 초조한 통화음이 흘러갔다. 그리고 전화기 너머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네 영하입니다.

전화 걸기 전까지는 열 가지도 넘는 인사말을 외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텅 비어버렸다. 마주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얼굴이 붉어졌다.

“아, 저, 저기, 오태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어제 그 꼬맹이…….”

횡설수설, 긴장에 사로잡히자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도 몰랐다. 갑자기 만루 상황에 몰린 것처럼 절박해졌다.

-아, 오태오 씨! 기억하고 있어요. 오늘 뵐까요?

“아, 네. 요즘 날도 더운데 아이스크림 카페가 있고, 또 영화도 최근에 재밌고, 그리고 아무튼 그게 그러니까…….”

정신차려 오태오! 라고 속으로 미친 듯이 소리쳤지만 이 망할 놈의 입이 멈추질 않았다.

- 그럼 한 시간쯤 있다가 녹양 공원 사거리 쪽에서 뵐까요?

“예! 예!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련하게 들려오는 통화 종료 소리, 벌써부터 풍기는 향기로운 연꽃 향. 난 행복한 얼굴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온 사방에 기쁨의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됐다. 됐어!'

“꺄아아아악!”

그때였다. 황홀한 순간에서 여운을 씹고 있는데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보통 여자 비명 소리를 들으면 놀라거나 다급해 지는데 이 목소리는 듣고 짜증이 확 밀려왔다. 목소리 자체가 표독스럽고 날카로워서 주인이 딱 누군지 감이 왔다.

‘망할. 안 봐도 알겠네. 한수연 고 기지배가 맥주 먹다가 바퀴벌레라도 봤겠지.’

그런데 예상 못한 소리가 하나 더 들려왔다.

“왜! 왜 자꾸 피해 다니는 거야. 내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말 했잖아!”

생전 처음 듣는 남자 목소리였다. 갑자기 호기심이 동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감독실에서 나오는 목소리였다.

“그만 그만 그만! 너 정말 지겹다니까! 제발 그만 좀 쫓아다녀!”

‘뭐야? 한수연을 쫓아다니는 남잔가?’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저 성깔 더러운 기지배를 쫓아 다닐까. 저 기지배가 야구부에서 난리 치는 모습을 봤어야 하는 건데! 오만 생각이 들면서도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슬쩍 감독실로 다가갔다.

챙그랑!

뭔가 깨지는 소리까지 났다. 정말 한수연의 일에는 개입하기 싫었는데, 정말 정말 싫었는데 이 망할 호기심 때문에 문을 열어 봤다.

그리고 열어 본 안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뭐야? 뭡니까?”

나도 모르게 문을 벌컥 열어재꼈다. 감독실은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한수연이 구비해둔 맥주는 수십 개가 깨져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자랑하던 화장대도 부숴져 있었다.

“넌 뭐야 이새끼야!”

문 안으로 들어가자 나와 엇비슷할 정도로 커다란 덩치가 있었다. 팔에 붙은 울퉁불퉁한 근육도 그렇고, 저런 덩치가 씩씩대자 제법 분위기가 살벌했다.

“이새끼? 이런 싸가지, 너 몇 살이야!”

“스물 둘이다. 어디 쥐방울 만한 자식이 말을 까고 있어!”

“…….”

이게 아닌데? 나보다 네살 더 많다고 하니까 갑자기 할 말이 없었다. 입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자연스럽게 다물어졌다. 운동부 10년, 선배에게 대든다는 건 상상조차 하기 힘들어진 18살의 나였다.

“넌 몇 살이나고! 이 고삐리 새끼가 말 안해?”

“아니, 그게…….”

“너 설마 우리 수연이한테 관심있냐? 그래서 이렇게 까불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어디서!”

이건 정말 억울했다. 내가 말을 못하게 쏘아 붙여서 차마 입을 못 떼겠는데 이거 하나만큼은 반박해주고 싶었다. 절대, 절대 한수연을 좋아할 리가 없잖아 이 망할 자식아!

“말 해 보라고!”

갑자기 이 덩치가 내 멱살을 틀어 쥐더니 귀가 터져라 고래고래 고함쳤다.

“대답 안해? 이 새끼가 정말!”

이때는 정말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이 덩치는 과도하게 흥분해 있는데 의외로 나는 대단히 차분했다. 아니, 굳이 설명하자면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고 있다고나 할까. 이 놈을 때려야 할 지 아니면 맞받아서 쏘아 붙여줘야 할지 몰랐다.

“그만해 김지환! 더 이상 좀 귀찮게 하지 마! 너 때문에 학교도 나왔고, 아빠한테도 말 못하고 끙끙대면서 살아. 대체 얼마나 날 더 괴롭혀야 성에 차겠는데!"

내 단언컨데 한수연이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이 굳센 기지배의 눈에서 눈물마저 보였다.

하지만 김지환에겐 이 말이 그야말로 석유에 불을 지른 격이었다.

“뭐야! 너네 설마, 벌써 붙어먹었어? 그런 거야? 왜, 왜 이 젖비린내 나는 놈의 편을 들어? 설마 이 자식을 좋아하는 거야? 왜! 왜! 왜! 내가 그렇게 말했잖아, 사랑한다고! 세상에 나보다 널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내가, 내가!”

이미 이 자식의 눈에서 광기 비슷한 게 엿보였다. 어디 홀린 것 같은 얼굴에 말투까지, 들어주다가 나도 모르게 짜증이 솟구쳐 버렸다.

퍼억!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 주먹이 이 놈의 볼에 살포시 닿아 있었다. 김지환은 주먹에 맞고 날아가 벽에 머리를 박고 쓰러졌다.

“어, 어? 이게 아닌데?”

정말 이 기지배를 도와 주기 싫었는데, 오히려 미친 놈한테 당하고 있어서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주먹이 움직였다.

정말 여자를 구하는 영웅적인 장면을 바란 것도 아니었고 그냥 듣다가 너무 짜증이 나서 나도 모르게 후려쳐 버렸다.

“아, 젠장! 이 망할 손이 대체 무슨 짓을!”

주먹 쥔 손을 원망스럽게 바라봤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좋아진 것이라곤 있는 힘껏 후려쳐서 속은 후련하다는 것 정도?

“쳤어? 하! 넌 이제 끝났어 이새끼야!”

핸드폰을 꺼내 112를 누르는 김지환을 보면서 가만히 굳어버렸다. 내가 때리긴 했으니까 뭐라 할 말도 없고, 그냥 당하고 있자니 한 시간 뒤의 약속이 걸리고…….

‘염병! 역시 이 계집과 연관되는 게 아니었는데!’

하지만 역시 때늦은 후회일 뿐이었다.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사이렌 소리를 이틀 연속으로 들으며 난 이마를 짚었다.



“뭐? 마, 니가 사내 새끼가. 어서 고삐리한테 맞고 갱찰을 부르노. 에라이, 빙신아.”

“뭐라고요? 지금 장난 하십니까? 경찰이 지금 피해자한테 잘못했다는 건가요? 살인범 가족들에게도 똑같이 말하실 겁니까? 병신같이 살인범한테나 죽었다고?”

조금 다행스러웠던 것은 경찰 아저씬 내 편인 것 같았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시는 인상 좋은 분이었다. 다만 이 미친 놈이 그 말을 듣고 길길이 뛰었다는 것이다.

김지환은 그 뒤에도 뭐라뭐라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들먹이며 난리를 쳤다.

“마 됐고, 임마는 미성년자에 초범인기라. 훈방 조치 할 테니까 딴말 말그라.”

“그런!”

김지환은 입에 거품을 물며 날뛰었지만 결국 훈방 조치로 끝났다. 야구부 감독인 국어 선생님이 와서 우릴 빼내 주는 걸로 이 소동은 끝이 났다.

그때쯤 이미 하늘을 주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핸드폰엔 서영하의 부재중 통화기록이 남아 있었다.

“하아……. 내 인생에 로또 한 번 맞아보나 했더니 결국 이렇게 끝나나.”

경찰에게 끌려가느라 경황이 없어서 미처 전화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전화하자니 뭔가 엄청 무서웠다. 나는 한숨을 폭폭 내쉬며 힘없이 걸었다. 내 조금 앞에선 한수연이 말 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야.”

뭐 저리 심각한가 해서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었다.

“야 한수연!”

걸음이 빨라졌다. 거의 뛰듯이 걸어서 광진고로 향했다. 왠지 모를 기분에 나도 한수연을 따라 광진고 감독실까지 들어갔다.

“야 얘기 좀 하자니까!”

평소엔 그렇게도 싸가지 없게 굴던 녀석이 갑자기 세상 다 산 듯이 구니까 신경이 쓰였다. 녀석의 어깨를 짚고, 의외로 가냘픈 몸을 돌리자 눈물 범벅이 된 한수연이 보였다.

“뭐, 뭐야? 왜 울어?”

한수연은 말 없이 걸어가던 게 아니었다. 내가 자꾸 따라오니 차마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울고 있었던 것이다.

"……왜, 무슨 말인지 말해주면 또 협박하게? 또 다른 약점 하나를 잡아서 기쁘니?"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이때만큼은 순수하게 당황했다. 평소에 아무리 싸가지 없고 개념 없게 굴었더라도 이렇게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으니 위로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점령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는 것처럼 남자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난 나도 모르게 한수연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괜찮아?”

“안 괜찮아! 대체 네가 뭔데? 네가 뭔데 중간에 끼어들어서 날 이렇게 비참하게 해? 왜, 하나라도 더 봐서 아버지에게 자세히 일러 바치고 싶니?”

흘러나온 목소리는 생각보다도 절박했고 눈물 자국이 묻어 나왔다. 그런 한수연에게 뭐라 해 줄 말이 없었다.

“엉엉! 어어어엉!”

한수연은 마치 나라 잃은 군인처럼 서럽게 울어댔다. 나는 그 앞에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한수연이 불행해 지고 눈물 콧물 질질 짜는 모습을 보면 마냥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이 모습을 보니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왜 내가 그런 놈 때문에 학교까지 그만둬야 했는데? 내가, 내가 왜!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대학에서 즐기고 싶었는데! 왜……읍!”

누군가는 이 장면에서 멋지게 입술로 입을 막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한수연에게 그런 닭살 돋는 짓을 하긴 죽어도 싫었고 난 그렇게 멋진 놈도 아니었다.

“무…… 무아 이어!”

눈에 보인 맥주병을 입에 넣어 버리니 울음이 딱 멈췄다. 한수연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날 보면서도 맥주를 벌컥 벌컥 들이켰다.

그 뒤로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다. 어느새 감독실에 마주 앉아 맥주를 한 가득 비우며 대작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아! 하도 찝쩍거려서 사귀게 된 거라 이거지!”

“하! 그 자식 눈이 삐어도 단단히 삐었네! 어디 여자가 없어서 이런 여자를 쫓아 다니냐.”

“뭐야 이 자식아?”

“됐고, 마셔!”

오늘 너무 힘든 일을 겪은 데다 알코올까지 들어가자 한수연은 전에 없이 솔직해졌다. 한동안 주저리 주저리 자기 인생얘기를 늘어놓는데 대충 정리하면 이런 내용이었다.

축구부였던 김지환이 한수연을 보고 첫 눈에 반했던 게 바로 사건의 발단이었다. 한수연은 한사코 거절했지만 김지환은 정말 치가 떨리도록 끈질겼다. 결국 거절하다 못한 한수연이 ‘옛다 이거나 먹어라.’라는 식으로 사귀게 된 것이다.

‘거 얼마나 귀찮게 했을 지 눈에 보이는군.’

아무튼 한수연과 김지환은 백일 정도 사귀었는데, 문제는 김지환의 그 편집광적인 성격이었다. 온갖 스토커 짓에 술먹고 하는 민폐. 자취 하는 집까지 찾아와 추태를 부리자 견디다 못한 한수연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린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우울증과 남성 기피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물론 그 와중에 공부가 될 리가 없었지.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해 학사 경고를 받은 뒤 한수연은 방학을 기다려 김지환과 완전히 연락을 끊어버렸다. 김지환을 피해 다니기 위해 집도 내놓고 친구 집을 전전하거나 본가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다 방학이 끝나버렸다. 이제는 시들해 졌겠지, 한수연은 방심 한 채로 학교에 나갔지만 이게 화근이었다.

“더, 더 더! 더 심하게 쫓아다니는 거야. 정말 숨도 못 쉴 정도로.”

김지환의 편집광적인 증세는 더 심해져 있었다. 이제 정말 질려버린 한수연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스토킹 자체가 연애와 구분이 애매하기 때문에 그다지 도움을 받지 못했다.

‘야야, 연애 문제는 알아서 해결해! 요즘은 별 것들을 다 경찰서로 끌고 들어오고 있어.’

경찰에게 받은 답은 고작 이 한 마디였다고 한다. 경찰에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계속 도망만 다니던 한수연은 또다시 학사경고를 당하고 열이 뻗쳐 그대로 자퇴해 버린 것이다.

이게 사건의 전말이었다.

‘가관 이로구만.’

지금 한수연의 삐뚤어진 성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물론 나에게 한 행동들을 모두 다 용납할 순 없지. 모두 용서하기엔 우리 사이에 악연이 너무 많고 난 성인 군자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분명 조금은 누그러졌다.

“이유 없는 무덤 없다더니.”

결국 한수연이 나에게 그렇게 성질을 부린 것도 어찌 보면 김지환에 대한 애꿎은 화풀이였던 것이다.

띠리리리

그때 내 핸드폰이 울렸다. 서영하인가 싶어서 봤더니 모르는 번호였다.

“예에! 광진고 부동의 에이스 오태옵니다!”

“푸훕! 진짜 놀고 있다.”

-봉황대기 대회 운영회에서 전화 드렸습니다. 감독님이 통화가 안되셔서요.

그 망할 선생은 전화 하나도 안 받고 뭐 하는 거야? 알싸하게 취한 기분으로 바닥에 드러누워 대충 대답했다.

-이번에 연진공고가 기권하게 됐습니다. 광진고의 시합 일정이 3회전으로 조정 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어졌다. 난 잠시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생각하다 그냥 바닥에 드러누웠다.

깍지낀 손으로 머리를 배니 세상이 편안헀다.

‘아니 잠깐. 뭐?’

갑자기 술이 확 깬 기분이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기궈언?!”

게슴츠레 뜬 눈으로 소리질렀다. 소리는 질렀는데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까먹어 버렸다.

그리고 다시 잠들었다. 뭔진 몰라도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았다.


작가의말

FTA 비준 보고 좀 많이 열받았습니다. 글이 좀 거칠어지지 않았나 걱정이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1 만취in이슬
    작성일
    11.11.22 23:04
    No. 1

    읔..0히트 놓히고 1히트로 읽네요ㅠ
    좋은글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1.23 01:36
    No. 2

    보기로 한 연하씨는......



    역시 스포츠 선수에게 연애따윈 없는거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1.11.23 12:00
    No. 3

    그래... 연애는 운동의 적이다. 다 때려치우고 운동이나 열심히 햇!!!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보초
    작성일
    11.11.23 20:57
    No. 4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Neptunus
    작성일
    11.11.23 21:41
    No. 5

    읽는 저도 열받아서 그런지 글이 거친지는 잘 못느끼겠네요^^;
    울화통 터지는데 좋은 글로 기분전환 잘 하고 갑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은깨비
    작성일
    11.11.23 22:17
    No. 6

    노상술님//언제나 1히트는 접니다 ㅎㅎㅎ 글 쓸때는 안 보이던 결점들이 문피아에 올리면 잘보여서 항상 올리고 바로 퇴고를 시작합니다.
    선홍빛눈물님//(첫댓글 감사합니다!) 태오는 절 모델로 해서....... 아 슬퍼라 ㅠ
    월충전설님//역시 자고로 남자의 적은 미인이죠 ㅎㅎ
    보초님//감사합니다 보초님~
    Neptunus님//좋은 글이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분발해 볼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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