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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조회수 :
53,447
추천수 :
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4.03.28 23:04
조회
5
추천
2
글자
21쪽

제 654화 자본주의의 괴물의 무서운 비밀.

DUMMY

“으아! 여기 건물들이 너무 많아요!”


“저에겐 엄청 익숙하네요.”


하늘을 찌르는 듯이 솟아 있는 빌딩들의 정글. 각 유리 창문마다 여러 종족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일하고 그나마 보이는 하늘로 비행이 가능한 종족이나 기계들이 날아다니고 있었기에 지상의 바람은 매섭고 빛이 잘 들지 않아 어두웠습니다. 이런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듯이 아쿠아마린이 하늘을 보며 걸으며 어지러운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저야 이런 환경이 익숙하지만 아쿠아마린은 물에 사는 종족인 만큼 낯설기 때문이겠지요. 솔직히 말하면...


‘미니맵에 사방팔방 점들이 왔다 갔다 하니 나도 답답하네...’


인간이었을 때보다 감각이 날카로워졌기에 이렇게 인구가 많은 곳에 있으면 온갖 것들이 제 감각을 건드립니다. 솔직히 말하면 숨이 막히는 느낌이네요. 이런 감각은 다른 4세계 괴물들도 마찬가지인지. 이곳은 4세계 괴물들 숫자는 적고, 레지나 연합과 사이버틱스들이 주로 눈에 띄고 있습니다.


“조금만 참아요. 아쿠아마린. 거의 다 왔으니. 좌표에 따르면... 아! 여기에요.”


저희가 도착한 곳은 네메시스 협회라고 명패가 적힌 개성이라고는 눈꼬리만큼 보이지 않는 유리빌딩입니다. 당장 이 건물을 2세계 도심 한가운데 던져 나도 눈에 띄지 않을 정도네요. 저는 익숙하게 회전문으로 먼저 시범을 보였고 아쿠아마린은 신기한 듯이 회전문에서 몇 바퀴 돌다가 빙그르릉 문을 회전시키며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서열 404위 설원의 아쿠아마린님. 그리고 김마리씨. 여러분이 오시길 기다렸습니다.”


데스크에 있는 잘 차려입은 사이버틱스 여직원이 예의를 갖추며 미소를 짓네요. 너무 익숙하기에 저는 가시 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무래도 이곳 전체가 애덤이란 괴물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 틀림없습니다.


“서열 444위 자본주의의 괴물 애덤을 만나러 왔습니다. 서열 3위 분노의 야누스의 이름으로 연락이 와있을 겁니다.”


“네. 당연히 확인하였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준비되어있으니. 바로 400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마법진이 아니고요?”


400층. 엘리베이터로는 한참 올라갈 거리입니다. 그걸 마법진도 아니고 엘리베이터란 말에 저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굳이 그렇게 높은 위치를 기계로 올라갈 이유는 없으니까요. 제 질문에 한순간이지만 사이버틱스 여직원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이곳의 주인님께서 거기에 대해서 항상 말씀하신 것이 있습니다. ‘전기가 마나보다 싸다.’”


“.........”


서열 5위 시기의 오메가가 현실에서 증폭해버린 에너지양이 미쳐버릴 정도로 많기에 4세계의 전기는 거의 무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마법보단 싸긴 한데... 666의 괴물이 여기서 돈을 아낀다고? 저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을 느꼈지만 그래도 계단보단 낫기에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로 향했습니다.


끼깅!


“....저기요. 여직원씨.”


“네...”


“이 엘리베이터 사용한 지 몇 년이 된 거죠?”


“600년 정도 됩니다. 이 빌딩이 만들어진 시기와 같습니다.”


“...그게 굴러가요?”


“일단은... 시간 속성으로 최대한 되돌려서 부식을 늦추고 있습니다.”


녹슬어서 겨우 문 열리는 엘리베이터의 모습에 저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말았습니다. 이 빌어먹을 괴물은 굴러가기만 하면 OK인가 봅니다. 사이버틱스도 그 사실을 알기에 제 시선을 피하네요.


“신기해요! 이게 올라가고 있어요!”


“그러게요... 이게 움직이긴 하네요.”


느릿느릿하게 하늘로 올라가자. 인간이라도 속 터질 속도에 저는 멍하니 바깥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바깥에 보이는 광경은 꽤 멋지네요. 워낙 높게 만들어져 있어서 그런지. 주변 빌딩을 내려다보입니다.


“좀 새로 지으면 안 되나. 직원도 한 명밖에 보이지 않던데...”


제 감각으로도 사이버틱스 한 명과 몇 안 되는 생물체만 탐지되는 것을 보면 유령 건물이나 다름없습니다. 그 짠돌이다움에 저는 혀를 차며 위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위에 어떤 망할 괴물이 있을지 상상하면서...


------------------------------------------------


“오! 오셨군요! 서류를 받았습니다. 설마 666의 괴물도 아닌데. 야누스님의 이름으로 넘어올 줄 몰랐습니다!”


잘 빠진 호리호리한 체형의 인간 출신의 괴물. 그는 왁스로 머리를 넘기고, 머리띠로 고정하고 있는 스타일을 하고 있었으며 4세계 괴물답지 않게 선글라스로 눈을 가린... 그래. 솔직히 말해선 전투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괴물이었습니다. 오히려 사업가 같은 느낌이군요. 하지만... 그를 보는 순간. 저는 꺼림칙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남자와 엮이기 싫달까요? 익숙하면서도 불쾌한 감각입니다. 다른 666의 괴물들에게선 이러한 감정이 들지 않기에 저는 바로 경계심 어린 눈으로 그를 훑었습니다.


“서열 444위 괴물. 네메시스님의 변호사. 애덤이라고 합니다. 동료들에겐 자본주의의 괴물이라고 불리고 있지요. 잘 오셨습니다. 김마리씨.”


선글라스로 보이는 붉은색 안구는 본래 눈을 파내고 인위적으로 이식시킨 듯한 기계 의안이었으며, 그의 팔뚝에는 몸을 보호하는 듯이 차가운 금속이 감싸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가 움직일 때마다 팔에서 동전이 부딪치는 듯한 금속음이 들려왔습니다. 그곳에 무슨 기계장치라도 있는 걸까요? 지금 분명한 사실은... 그 또한 그의 기계 의안으로 계속 저를 탐색하는 듯이 훑어보고 있었으며, 영업용 미소만을 띠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당신 같은 괴물이.. 네메시스를 따르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당신 같은 유형은 누구 밑에서 일하는 성격이 아니지 않나요?”


누군가의 밑에 있을 것 같지 않은 작자이기에 저는 솔직하게 물어봤습니다. 이에 그 괴물은 심상치 않은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자주 듣는 말인가 보네요.


“666의 괴물만큼 세계를 걸쳐서 사업하기 좋은 자리는 없기 때문이지요. 아 물론! 충성심은 덤이지만 말이죠. 후후.”


그래... 저는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이 괴물에게서 느껴지는 꺼림칙함의 정체를 깨달았습니다.

이 괴물은.... ‘괴물’보다는 ‘필멸자’. 특히.... ‘인간의 탐욕’과 너무나 닮아있었습니다.

돈을 위해 살고, 돈을 위해 일하며, 그리고... 돈을 위해 언제라도 남을 배신할 수 있는 그러한 유형.... 눈앞의 괴물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충성심이란 말은 이 남자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저를 떠보는 것은 그쯤 하도록 하시지요. 여러분이 지금 이곳에 오신 건. 다른 의도로 오신 거니까요. 일단 제 앞의 의자에 앉으시겠습니까?”


“그렇게 할게요.”


저와 아쿠아마린이 준비해둔 의자에 앉자. 그는 익숙한 움직임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립니다. 보통 4세계 괴물들이 칩형 컴퓨터를 신체에 이식해서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구형 컴퓨터의 방식이지요. 그런데도 그가 이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의 필멸자시절부터 이 방식이 손에 익었기 때문이지요.


“흐음... 아쿠아마린님은 평범한 666의 괴물들처럼 위장 신분과 협회로부터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는 통신만 만들어두면 되겠군요. 하지만 김마리씨는 아직 필멸자 시절의 인연이 살아있으시네요?”


“네. 제가 4세계에 온 것은 1년도 안 됐으니까요.”


“6개월입니다. 시간 차이를 계산하면. 저쪽에서 김마리씨가 죽은 지 6개월도 되지 않았습니다.”


“4세계가 시간이 2배 정도 빠르나 보네요.”


“차원마다 다르지만 마리씨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따라서 위장 신분을 만들기보단. 필멸자 시절의 신분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어떠신가요?”


“문제없어요. 하지만 장례를 치른 제 시체가 아직 그곳에 있을 텐데...”


“거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시지요. 간단한 행정 오류로 저희가 수정해드리지요. 따라서 김마리씨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시 해외에 여행하다가 온 것으로 깔끔하게 처리해드리지요.”


“어.... 저의 친구들이나 아버지가 제가 죽은 것을 봤을 텐데요?”


“걱정하지 마시지요. 저희는 ‘네메시스 협회’. 이 세상 모든 일을 ‘없었던 일’로 만들 수가 있습니다. 다만 김마리의 아버지에 대해선 딱히 손을 쓰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친족인 만큼 김마리씨가 직접 처리해야 할 일이니까요.”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4세계에서 온갖 생사를 넘나들고 드디어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저의 죽음으로 슬퍼하고 있던 아버지를 다시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괴물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있습니다.


“네. 부탁드릴게요.”


“공짜는 아닙니다. 666의 괴물이 아닌 이상. 비용을 청구하니까요. 아 물론. 바가지는 씌우지 않습니다. 그랬다간 네메시스님에게 머리가 깨질 테니까요. 하하.”


에덤은 구형 프린트에서 각종 항목이 나와 있는 서류를 인쇄하더니 저와 아쿠아마린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기억 조작... 서류 조작... 등등. 제가 2세계로 돌아가는 데에 필요한 부분들이네요. 비용은.. 지금 전 재산으로도 부족합니다.


“윽!”


반면. 아쿠아마린은... 0이라는 심플한 글자가 보입니다. 즉 외부 세계로 나가는 666의 괴물에겐 비용을 묻지 않는 거네요. 치사해라. 아쿠아마린은 곰곰이 글자를 보다가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하긴. 2세계 지식이 부족한 그녀로선 이 항목들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마음에 안 들면 목을 쳐버리면 된다는 것이 기본 생각일 테니까요.


“마법 공식도 아니고 복잡해요...”


“하지만 제가 봐도 필요한 항목들로 보여요.”


“김마리씨의 말대로입니다. 아쿠아마린님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당신이 666의 괴물에 속해있는 한. 우리 네메시스 협회는 당신의 안위와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 겁니다. 그것이 외부 세계에서 휴가를 보내는 666의 괴물에 대한 예의니까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알겠어요.”


“이것으로 아쿠아마린님에 대한 절차는 끝났습니다. 이 순간부터 외부 세계에 나가시면 언제든지 저희 네메시스 협회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통신은 열어났으니 해당 세계로 넘어가시면 문제없이 사용될 겁니다.”


애덤은 자신의 직인을 서류에 찍더니 곧 서랍 안으로 넣었습니다. 그다음 저를 바라보네요.


“반면 666의 괴물도 아니고, 외부 일로 가는 것도 아닌 김마리씨의 경우는 몇 개 더 손을 봐야겠군요. 솔직히 이런 파격적인 혜택을 받는 엑스트라 괴물은 흔치 않은지라. 질문을 해드려도 될까요?”


지금 2세계로 갈 수 있는 이유는 하은씨가 제가 고향에 다녀올 수 있도록 손을 써주고 야누스까지 올라가 허락을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즉. 일반적인 4세계 괴물이라면 절대 받을 수 없는 혜택이나 다름없었고 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애덤씨. 질문해주세요.”


“당신을 죽인 범인이 현재 교도소에 갇혀있습니다. 김마리씨가 원한다면 보복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드릴 텐데.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실 건지?”


“.........”


저를 죽인 범인이라... 알고 있습니다. 제가 죽인 반 친구의 아버지이자. 4세계 괴물의 손을 통해 복수를 이룬 인간이지요. 증오에게 저의 생명이 위험할 때 보았기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아니고선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는 클럽에서 나이든 인간 혼자가 몰살할 수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그는 현재 교도소에 있으며 높으신 분 자제들을 죽였기에 최고 중형으로 평생을 그곳에서 썩고 있을 겁니다. 그는 저를 죽임으로써 만족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많은 사람을 죽였기에 후회하고 있을까요? 그를 생각하자 죄악감이 파도처럼 저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니오. 다만...”


“다만?”


“만나러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나요?”


“직접 죽이시면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아뇨. 이야기만 나눌 겁니다. 그 이후는... 그때 결정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꽤 비용이 많이 드니 주의하시길. 그럼 그다음 사항입니다. 당신과 같이 4세계에 온 친구들이 있더군요. 그분들은 모두 4세계의 거름이 되었으므로 어떻게 해줄 수가 없습니다. 해당 항목에 대한 주변인의 기억 조작이 필요하다면 지원해드리지요.”


숨이 막히는 질문이네요. 제 친구들은 저와 같은 시간 죽었고 4세계로 와 두 번째의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부모들도 슬퍼하고 있겠지요. 저의 친구들은 괴물로서 죽었기에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취할 수 있는 수는 그대로 두는 것과 처음부터 ‘없었던 존재’로 만드는 거겠지요. 아이의 죽음을 잊게 만든다라.... 저는 애덤의 말에 한참 동안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 않겠어요.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친구들의... 마지막 흔적을 지울 수는 없으니까요.”


“그것으로 그들의 부모가 아플 텐데도?”


“제가 가서 물어보겠어요. 만약에 잊고 싶다면.... 잊게 해드려야지요.”


“추가 서비스는 그때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다소 요금이 붙지만요. 후훗.”


이 빌어먹을 괴물 새끼. 나에게 돈을 조금이라도 뜯어내려고 아픈 곳을 찌르네. 저는 진심으로 화가 났지만. 지금 칼을 쥐고 있는 자는 저 괴물이므로 애써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질문입니다만... 이 서비스들을 이용한 돈은 있으신지? 금액을 보시면 대략 추론이 가능하실 텐데.”


“.....아직은 없어요. 조금 부족하니 벌 수는 있지만.”


“필요하면 언제든지 대출을 해드립니다. 법정 최고 이자율이긴 하지만요. 후훗.”


“..그럴 필요는 없다니까요.”


아르바이트로 조금만 더 모으면 가능은 합니다. 빈털터리가 되겠지만요! 저의 대답이 불만족스러운 듯이 그의 미소가 살짝 꿈틀거렸네요.


“만약에 제가 빌려놓고 못 내면 어쩌실려고... 저는 담보로 낼 것도 없다고요?”


“괴물 수명이 영원한 이상. 돈을 벌어들일 방법은 많으니. 그 걱정은 필요 없답니다. 김마리씨.”


“......”


무섭다. 이건 진심으로 무서운 대답이네요. 눈앞의 괴물은 제가 부채를 짊어지는 순간. 저를 잡아먹으려고 들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이 불쾌한 감각에 저는 이 괴물이 왜 다른 666의 괴물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필요한 일은 끝난 건가요?”


“네. 지금 가셔도 좋습니다만. 한 가지 제안을 해도 될까요? 김마리씨?”


“제안?”


“비스트 3위. 진화의 야훼의 사냥에 참여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마리씨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판단됩니다만...”


“대부분의 666의 괴물이 참가했다고 들었는데요? 저의 도움이 필요한가요?”


“사냥터가 워낙 넓어서 말이지요. 지금은 조금이라도 쓸 수 있는 손을 모으라는 지시가 있었답니다. 이를테면···. 노네임 친구들처럼 말이지요.”


“지금 답해야 하나요?”


“물론이지요.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거든요.”


“...좋아요. 마침 돈도 필요하겠다. 참가하지요. 공로를 세우면 넉넉하게 주는 거죠?”


“물론입니다. 그것이 우리 4세계니까요.”


영업용 미소만을 띄운 채. 저를 뚫어지라 보는 그 남자의 시선은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 모습에 저는 이전의 의문을 입에 담았습니다.


“저의 죽음에... 당신이 운영하는 ‘네메시스 협회’와 관련 있나요?”


4세계의 괴물이 저를 죽였던 사람을 도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자연스럽게 제가 온 이곳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필멸자 세계에 깊숙이 관련 있는 괴물 단체는 바로 여기. 네메시스 협회고, 눈앞의 괴물은 그곳을 운영하는 괴물이니까요.

즉... 눈앞의 괴물은 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영업 비밀입니다. 알고 싶으면 돈을 더 가져오시지요.”


“그래요... 그렇단 말이죠...? 제가 이 자리에서 알아야겠다면?”


“하하. 재미있는 소리를 하시군요. 이곳은 ‘엘라시온’. 이곳에서 전투를 먼저 건다는 것은 모든 666의 괴물들에게 쫓기고 싶다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자신이 있으신지?”


뻔뻔하기 짝이 없는 낯짝입니다. 이 이상 파봤자. 나올 것도 없겠네요. 저는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 온 것을 느꼈지만. 지금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이야 어쨌든. 저는 4세계 괴물이 됐고 지금 생활에 불만은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나의 일은 야누스가 관계있을 가능성이 크니까...’


이것은 제가 호러의 페인을 만남으로서 얻게 된 확신입니다. 제가 그렇게 혀를 차면서 문을 나서려는 순간...


메에에에에!


웬 염소 한 마리가 열린 문에서 걸어들어오네요.


“.....염소?”


“네. 제가 키우는 염소입니다. 뭔가 문제라도?”


목에 비싼 영혼석을 달고 있는 것을 보면 저것은 필멸자. 그것도 가축으로 키워지는 그냥 염소입니다. 풀을 우물우물 씹으며 들어오는 모습에 저는 어이가 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웬 염소가 이곳에...?”


“제가 동물을 좋아해서 말이죠. 털이 아름답지 않나요?”


“....동물애호가?”


“비슷합니다. 저희 네메시스 협회는 동물 보호 운동도 하지요.”


“점점 네메시스 협회란 존재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느낌인데요?”


“이 부분은 저의 개인 취미입니다만...?”


“??????”


“뭐....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군요. 제가 돈을 버는 이유는 취미 생활 때문입니다. 다른 이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동류를 돕기 위해서지요.”


“네?”


“간단히 말하면 이거랍니다.”


에덤은 책상 아래로 손을 가져가더니 그곳에 있는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자...


두르르르륵!!!!


벽 한쪽이 내려가고 그 안에 숨겨진 공간이 드러났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털 가닥이 그곳에서 퍼져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천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자리에서 즉사할 정도의 양이네요. 그것만 해도 어이가 없는데. 더 놀라운 것은 그 안의 광경입니다.


“저....저게 뭐야....”


“동물 인형?”


“동물 인형이 아니라 ‘퍼리 슈트’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수인 형태의 인형 탈을 뒤집어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퍼리 슈트들입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닙니다! 수십 개의 가지각색의 퍼리 슈트가 그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그 말도 안 되는 광경에 저는 절로 턱이 벌어지는 것을 느끼며 튀어나올 듯한 눈으로 애덤을 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감동의 눈물을 닦아내며 입을 열었습니다.


“보이십니까? 이 엄청 많은 퍼리 슈트들이! 인간으로서 돈을 버는 데에만 혈안이었던 제가! 마침내 찾아낸 천국이지요!!!

인간은 왜 털이 없는 걸까요! 인간은 왜 날개가 없는 걸까요! 인간은 왜 비늘이 없는 걸까요! 왜 사랑을 동족끼리만 해야 하는 걸까요? 그 무능하고 털도 부족한 놈들에게?

그렇기에 저는 동물애호가(퍼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버는 돈들은 이 귀여운 아이들을 위한 것! 그러니 지금! 당신에게 제 와이프를 소개하지요!!!!”


애덤이 소개한 존재는.... 다름이 아니라. 아까 들어온 염소입니다. 아쿠아마린은 현재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저는 시간이 정지되는 착각을 받았습니다. 지금 이 미친 괴물이 뭐라고 한 거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정보가 들어왔으면 괴물의 뛰어난 사고 활동이 그대로 정지될 정도입니다! 차라니 제 머리가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을 정보네요!


“이... 미친....! 퍼리 수간충 같으니...”


“동물애호가입니다! 그리고 상호합의니 문제없다고요!”


“거기서 윙크까지 하니. 돌아버리겠어요!”


저는 예의도 던져버리며 그렇게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충격을 받아서 잠시 바람이라도 쐬어야 할 것 같네요.


“....잠깐!?”


“네?”


“퍼리들이 수상하게 돈이 많던데. 설마 그 돈들의 출처가...”


“4세계. 그것도 제가 운영하는 네메시스 협회의 돈입니다만? 저는 털을 사랑하는 동류를 지원하는 데에 아낌이 없지요.”


“어째선지 퍼리들이 돈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에게서 나온 거였어!?!!!!!”


저는 오늘 차마 알고 싶지 않았던 뒤 세계의 진실을 알고 말았습니다...


“응? 그게 뭐가 문제에요? 마리씨?”


“....이건 모르는 것이 좋은 거예요. 아쿠아마린.”


낑낑거리면서 애덤의 바지 지퍼를 입으로 무는 염소와 그것을 말리는 그를 보며 저는 손으로 제 눈을 가리고 말았습니다. 맙소사...! 신이여! 이건 아니잖아요? 아참! 나는 지금 괴물이니 네메시스님에게 소원을 빌어야 하는 걸까요... 이 미친 4세계 같으니...


작가의말

염소 아내에 퍼리라는 반전이 있는 애덤이네요.

퍼리들이 수상하게 돈이 많은 데에는 그 이유가 있었답니다.

이 미친 사실에 666의 괴물들도 동료인 애덤을 꺼리게 되었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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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54화 자본주의의 괴물의 무서운 비밀. +1 24.03.28 6 2 21쪽
654 제 653화 방패의 비스타와 거짓된 영웅 살인귀의 관계 +1 24.02.29 10 2 16쪽
653 제 652화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666의 괴물. +1 24.02.29 10 2 14쪽
652 제 651화 이상한 괴물들의 만남. +1 24.02.29 13 2 23쪽
651 제 650화 아쿠아마린과 마리는 학교에서 공부중! +1 24.02.29 9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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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8 제 647화 재앙을 향해 나아가는 용의 여왕. +1 24.01.15 13 2 12쪽
647 제 646화 드래곤 모녀 +1 24.01.15 14 2 17쪽
646 제 645화 미끼. +1 24.01.15 12 2 16쪽
645 제 644화 비트레이를 지원하는 자. +1 24.01.15 11 2 20쪽
644 제 643화 1세계, 2세계, 3세계가 모이는 곳. +1 24.01.15 16 2 39쪽
643 제 642화 천지인요신비아람 +1 24.01.12 19 2 31쪽
642 제 641화 이것이 이 행성의 모든 힘을 담은 대주술이니! +1 24.01.12 10 2 30쪽
641 제 640화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모두 함께 하고 있다. +1 24.01.12 10 2 26쪽
640 제 639화 역경을 넘어서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대답이니. +1 24.01.12 10 2 16쪽
639 제 638화 이것이 이 행성에 사는 모든 이의 대답이며 +1 24.01.12 12 2 14쪽
638 제 637화 괴롭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라. +1 24.01.12 12 2 15쪽
637 제 636화 종말이 다가와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 +1 24.01.12 10 2 19쪽
636 제 635화 꺼져가는 희망. +1 24.01.12 13 2 13쪽
635 제 634화 예상치 못한 악몽 +2 23.12.14 19 2 19쪽
634 제 633화 검은 달의 메시지 +1 23.12.14 13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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