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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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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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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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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제 636화 종말이 다가와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

DUMMY

“...썩을! 지맥마저 손상을 입었어! 썩을! 썩을!!!”


인왕 달래는 한때 불의 신사가 있던 구덩이를 보면서 절망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불의 신사를 복구하여 의식을 치를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았지만. 확인 결과는 절망적인 현실이었다. 주술은 절차가 중요한 관계로 의식 대부분이 완성되어있다고 하들. 이곳의 의식을 치르지 못하면 대주술을 실행할 수가 없었다.


“후타바! 차오린! 신사를 어떻게 복구할 방법이 없을까?”


“무리야. 지맥을 고정하고 불의 기운이 집중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해야만 해. 이곳에 신사를 세우는 데에만 족히 50년은 걸리는 일이라고. 알잖아. 달래야....”


달래도 알고 있었다. 술식의 정교함을 보면 복구에 그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달래는 마지막 희망을 버릴 수가 없었다.


“미완성 상태로 행성을 옮기면....?”


“1세계 우주 한가운데에 떨어지게 되겠지. 우리는 빛이 없으면 살 수가 없어. 처음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끝나지 않는 영원한 밤과 함께 행성은 얼어붙게 될 거야. 그것 때문에 궤도까지 계산해서 술식을 완성해야 해....”


종말이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파멸이 다가오고 있는데. 유일한 희망이 꺾이고 말았다.


“설사 이곳을 복구할 기적적인 방법을 찾아낸다고 하들...”


으득!


“시온이 다시 방해하러 오겠지. 솔직히 말해서 우리로는 혼돈의 주신을 막을 수가 없어. 불쾌한 진실이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주술은 모두 그에게서 나오는 것. 우리 요괴는 그의 창조물인 이상. 절대 이길 수가 없어.”


“으으으윽!!!!”


인왕 달래가 손에 피가 나도록 주먹으로 지면을 내려찍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행성 크립트의 멸망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받아들여라. 너희의 종말을.... 나와 합일하는 것이다...]


“닥쳐! 닥쳐! 닥쳐!”


머리가 지잉! 울리는 듯한 충격과 함께 검은 달이 속삭인다. 인제 와서 뭐하냐고, 불의 신사에 있던 절망을 보지 않았냐고 인왕 달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난 절대 포기 못 해! 난 절대 너에게 굴복하지 않아! 빌어먹을 우주의 요괴!”


[절망에 저항해라... 저항해라... 그리고 마침내 희망을 잃고 절망해라.....]


“....인왕 달래. 괜찮아?”


“검은 달의 정신 간섭일뿐이야. 나라면 얼마든지 쳐낼 수 있어.”


검은 달은 그녀가 꽤 탐나 보여서 자꾸 정신에 간섭해오지만. 인왕 달래는 꺾일 생각이 없었다. 하늘의 저 괴물과 융합해서 크립트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라니. 그딴 일... 받아들일까 보냐....? 그녀는 굳게 마음을 먹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불의 신사의 복구는 불가능. 우린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해. 그렇지?”


“다 죽겠지만....”


천황 텐구 후타바가 포기한 듯이 중얼거리자. 인왕 달래는 그녀의 멱살을 잡고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저항하지 않으면.... 우리는 잘게 갈려서 호수에 담기고, 하늘의 저 망할 놈은 탐욕스럽게 빨아들일 거야. 그딴 미래를 받아들일 바에야! 난 최대한 저항해 주겠어! 포기하지 마! 후타바!”


“......후우. 포기할 생각은 없어요. 다만.”


“...다만?”


후타바가 저 멀리 어딘가를 보는 듯한 모습에 달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후타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최대한 종말에 맞서도록 하지요.”


후타바가 다시 전의를 가다듬는 듯 하자. 기다리고 있던 차오린이 달래에게 물었다.


“달래. 놈이 정신 간섭을 해왔다고?”


“응.”


“......달래 너는 강하기에 저항할 수 있다지만. 다른 인간들은 어떨까?”

“.....!!!!”


잊고 있었던 사실. 검은 달이 접근해올수록 그의 영향력을 커지고 있었고 인왕 달래만 영향받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 의식을 치르기 위해 시간을 많이 소비한 만큼 검은 달은 많이 근접해있었다. 그녀도 영향을 받을 정도인데. 다른 인간들은? 달래는 불길함을 느끼며 대요괴들을 보았다.


“이곳에 있어봤자. 답은 나오지 않으니, 지금은 섭정에게 돌아가자. 현 상황을 살펴봐야겠어.”


------------------------------------------------


“주술?”


“결계로 외부와 이곳을 차단하는 기척이 느껴져. 서두르자.”


크립트의 수도 낭량에 도착한 대요괴들은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 받았던 활발함과는 명백히 다른 기세에 그녀들조차 위축되는 것을 느끼며 빠르게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오! 오셨군요!! 왕들이여!!!”


섭정의 앞에 크립트의 지도가 있었고 여기저기에 검은 표시가 새겨져 있었다. 방금 표시한 듯이 마르지 않는 먹물에 인왕 달래는 시선이 가는 것을 느꼈다.


“상황은 어때?”


“자리를 비우신 동안 상황이 매우 안 좋게 변했습니다.”


섭정은 지도에 있는 검은 표시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전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요괴는 인간이 변이한 것으로 판명되었고 매우 높은 확률로 검은 달의 영향으로 인간이 타락해서 탄생한 거라고 무녀들과 승려들이 추측했습니다. 이 행성에서 워낙 광범위하게 일어난 일이기에 이 행성을 다스리는 12명의 영주가 자신이 있는 시를 중심으로 결계를 쳐 검은 달로 오는 영향력을 차단하고 있습니다만.....”


“.....결계를 칠 수 없는 산골이나 시골은 지킬 수 없겠군.”


“높은 확률로 모두 변이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크립트의 인간 거주 구역은 섭정이 있는 낭량과 인왕이 살아가는 성산. 그리고 섭정 아래로 12명의 영주가 행정을 나누어 관리하고 있었지만. 요괴들이 사는 숲이 곳곳에 널린 크립트 특성상 시골구석이나 낚시로 삶을 이어나가는 어부 등. 행정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인간들까지는 영향력이 닿지 않았고 그들은 보호받지 못했기에 무방비하게 검은 달의 영향력에 노출됐을 것이다. 인왕 달래도 두통을 느낄 정도인데.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될지 뻔했다.


“검은 달과 가까운 북극을 중심으로 변이된 이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텐구들의 정보에 따르면 선진자라 말하는 이들에게로 향하고 있다고 하며, 선진자들은 자신을 ‘별의 아이들’이라 칭하더군요. 가장 큰 문제는 벌써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들과 수시로 충돌하는 요괴 측의 피해가 크다고 보고받았습니다.”


“10만.....”


터무니없을 정도의 숫자. 아니. 행성 전역에 검은 달의 영향력이 뿌려지고 있는 것을 보면 확인된 것이 10만 명밖에 안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인간이 변이됐는지 몰랐기에 달래는 입술을 깨물었다.


“현재로서 다행인 점은 검은 달의 영향력을 받는다고 모두 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군요.”


“변하지 않는 이들의 공통점은 있어?”


“그것은 조사하고 있지만. 저도 잘....”


“..............”


변이하는 공통점만 알아도 별의 아이들인지 뭔지 하는 검은 달의 족속들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텐데. 인왕 달래는 속으로 아쉽게 혀를 찼다.


“그런데 여러분이 준비했던 대응책은 어떻게 되셨는지....?”


“.............”


오랜 침묵. 인왕 달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의식은 실패했어.”


“.............................”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대응책이 실패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섭정이 모를 리가 없었다. 중년 남성의 입술이 살짝 움직이려다가 곧 다물어졌다.


“고생하셨습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온갖 욕과 모욕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던 달래는 의아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화를 내거나 비난은 하지 않는 거야?”


“당신과 대요괴분들이라면 분명 최선을 다했겠지요. 인왕. 저는 당신을 잘 압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 행성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그런 당신이 일부러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실패했다면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여러분을 격려할 뿐입니다. 이 자리에서 비난한다고 하들 상황을 변하지 않으며, 위에 있는 사람들은 더 나은 판단을 내려야만 하기 때문이지요.”


“...........”


“전 여러분들을 믿습니다! 이 상황을 뒤집을 다른 방법을 찾아낼 것을! 그때까진 저는 제 할 일을 하며 여러분들을 돕겠습니다. 그것이 인왕을 대신하여 위에 있는 섭정이 할 일이니까요.”


“섭정....”


그는 힘은 없지만. 다른 의미로의 힘은 있었다. 인왕 달래는 절로 고개가 숙어지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어. 난 반드시 방법을 찾아내겠어! 이 행성에 살아가는 이들이 멸망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쿵쿵!


그들이 있는 방문을 거칠게 노크한다. 이에 모두의 시선이 그곳에 집중되었고 얼마 못 가. 문은 떨어질 듯이 흔들리며 열렸다.


“헉! 헉! 헉!”


“가을의 무녀?”


계절의 무녀 중 가장 신참이자 어린 가을의 무녀였다. 그녀는 머리 위로 낙엽이 든 단풍을 끼고 있는 소녀로 다른 계절의 무녀들에 비해 존재감이 옅은 여자였다. 그런 그녀의 등장에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큰... 큰일이에요! 언니들이 미쳤어요!!”


“무슨 말이야?! 침착하게 설명해봐!”


“제 언니들인 여름의 무녀와 겨울의 무녀가 각각 불과 얼음을 사방에 뿌려대며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고, 맏언니인 봄의 무녀님마저 날뛰다가 멈추고, 날뛰다가 멈추기를 반복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언니들을 막으려고 했지만.....”


실패. 가장 어린 가을의 무녀로선 다른 계절의 무녀를 막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대요괴와 인왕이 도착했다는 말에 급히 무례를 무릅쓰고 섭정이 있는 곳에 침입했다.


“강한 무녀들이 대체 왜...? 설마.... 결계 구조를 말해봐! 당장!”


“저희 계절의 무녀 4명을 사방 면으로 해서 검은 달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바깥 축이 너희들이란 거네. 그럼....”


검은 달은 바깥 축에 있는 무녀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에 의문이 생긴 달래가 가을의 무녀를 보았다.


“왜 너만 정상인데. 계절의 무녀 중 네가 제일 약하잖아?”


“그.... 그건 잘....”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가을의 무녀 모습에 달래는 좀 더 물어보려다가 지금 먼저 해야 하는 일을 떠올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폭주하고 있는 3명의 무녀가 거리에서 사람을 죽이고 있을 것이다.


“일단은 됐어. 지금은 그녀들을 막는 것이 우선이야. 봄의 무녀는 내가 막을게.”


“여름과 겨울의 무녀는 우리에게 맡겨 줘. 달래.”


“부탁할게.”


인왕 달래는 나머지 무녀들을 대요괴들에게 맡기며 봄의 무녀를 찾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


봄의 무녀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 행성에서 인왕 달래 다음으로 강한 무녀이기에 그녀의 기척은 강했고 친숙한 기운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봄의 무녀.....”


결계의 최외각. 사방에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벚꽃이 피는 시기가 아니지만 피어나는 벚꽃. 달래가 시선을 집중하니. 그것은 한때 인간이었던 나무들이었다. 곳곳에 피어나고 있는 벚나무들 사이를 걸어가자. 지면에 무릎 꿇은 채. 등 근육이 심하게 꿈틀거리는 봄의 무녀가 보였다.


“정신 차려! 봄의 무녀!”


“인왕.... 달래.....”


검은 달에 최선을 다해 저항하고 있는 거겠지. 하지만 봄의 무녀 몸 대부분이 검은 달에 빼앗겼다는 것을 눈치 못 챌 달래가 아니었다. 달래의 등장에 봄의 무녀에게서 날카로운 살의가 그녀의 몸을 꿰뚫기 시작했다.


“나...나를 죽여..... 내...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 이제는 더 못 버텨...”


푸욱!


등가죽이 찢어지고 끝에 눈이 달린 촉수가 봄의 무녀 오른쪽 어깨로 스멀스멀 기어올라 인왕 달래를 노려본다.


[이 육체는 이미 늦었다. 너도 나를 받아들여라. 이 아이처럼.]


“이 빌어먹을 새끼가!”


“<꽃주 : 앵화만발>.”


화앗!


주변에 피어난 벚꽃이 일제히 만발한다. 벚꽃의 꽃잎이 봄의 무녀에 모여들어 소용돌이를 만들었으며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달래를 삼키기 위해 질주했다.


“흥! <화주 : 화쇄>!!”


목주 기반에서 나온 꽃의 주술. 봄의 무녀의 자랑이자. 꽃잎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칼날이며 베인 이로 하여금 독에 중독시키는. 겉으론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주술이었다. 하지만 목주 자체가 화주에 약하므로 달래는 당연히 화주를 꺼내 들어 자신에게로 밀려오는 벚꽃의 쇄류를 태워 나갔다.


‘이대로 힘을 최대한 빼놓으면.... 응?’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벚꽃에 달래는 의아함을 느꼈다. 인간으로 극한으로 강화된 자신을 웃도는 혼돈의 양이었기 때문이었다.


‘설마···. 검은 달이 직접 힘을 지원하는 건가....?’


그것이 정답이겠지. 그것이 아니고는 상성의 불리함을 무릅쓰고 싸우는데 밀린다는 감각을 받을 리가 없었다.


‘검은 달이 작정하고 직접 조종하고 있어. 마법사의 패밀리어나 식신을 조종하는 술자처럼.... 그럼....’


위기지만 어쩌면 기회일지도 모른다. 달래는 생각을 굳히며 손에 불꽃의 검을 생성했다.


“하앗!!!”


막대한 혼돈을 담아 휘두르자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주변을 태워 나간다. 이에 꽃잎의 쇄류가 주춤하는 사이. 달래는 그곳에 발을 내디뎠다.


파앗!


흘러가는 꽃들을 딛고 앞으로 나아간다. 급변하는 상황을 눈치챈 꽃의 쇄류가 급히 U자형을 그으며 우푹! 파였고 곧 사방에서 달래를 삼키기 위해 덮쳐들었다.


“<목주 : 목순>.”


파파파팟!


달래 주변으로 나무의 방패가 생겨나 꽃잎을 막아내고 순식간에 바깥쪽이 갉아 먹히기 시작한다. 이에 손으로 수인을 맺은 달래가 나무의 방패에 손을 댔다.


“물은 나무를 도울 것이니 <수주 : 생수>.”


나무의 방패에 생기를 붓는다. 재생되기 시작한 나무의 방패로 인해 잠시지만 평형이 이루어진다. 그것을 확인한 달래는 수인을 맺어갔다.


“<금주 : 화초>!”


수주 생수가 나무에 흡수된 자리로 화약이 내부를 채워간다. 그것을 확인한 인왕 달래는 불꽃의 검을 그곳에 내려찍었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앗!!!!


잘 자란 나무의 방패가 내부에서 일어난 불꽃에 삼켜져 폭발하여 사방을 향해 불꽃을 일으키는 퍼져나갔으며, 그 충격으로 달래는 삼키기 위해 모여있던 꽃잎들이 일제히 불타올랐다. 얼마나 폭발이 컸는지. 봄의 무녀의 몸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러한 틈 속. 달래는 잿더미를 뒤집어쓴 상태로 돌진하여 봄의 무녀의 어깨에 있는 촉수에 불꽃의 검을 박아넣었다.


“<봉인>!!!!”


원래라면 힘의 차이 때문에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달래는 봄의 무녀를 믿었다. 그녀는 최선을 다해 검은 달에 저항하고 있었다. 즉. 아직은 불안정한 상태! 그렇기에 지금이라면....!!


피이이이잇!


달래와 검은 달의 정신이 이어진다. 그러자 그녀는 우주 바깥에 있는 검은 달의 형상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온몸이 촉수와 눈, 그리고 입으로 이루어진 불쾌한 고깃덩어리. 그 크기는 달보다도 거대했으며 행성 크립트에 거의 도달해 있었다. 그의 모든 눈이 인왕 달래를 바라보고, 그의 모든 입이 종말을 노래하자. 달래는 정신이 무너질 것 같은 착각을 받았으나 그녀는 꿋꿋하게 다시 일어났다.


[부질없는 저항....]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죽는다. 나와 하나가 된다면 영원토록 살아가리]

[합일하자. 합일하자.]

[구원이 다가왔노라.]


“모든 게... 네 생각대로 될 거로 생각하지 마라! 우주의 요괴!”


지독할 정도의 힘의 차이. 이 행성의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도 이길 수 없을 최흉의 요괴. 하지만 달래는 포기하지 않았다.


‘놈과 나의 힘의 차이는 크나 봄의 무녀와 이어지는 부분은 작은 단말에 불과해. 그 정도라면... 그 정도라면!!! 나의 힘이라도!!!!’


찌직!


정신세계의 균열이 생겨나고, 달래는 어지러운 와중에 그것을 찾아냈다.


찌지지지지지직!!!


“기회는 만들어줬어! 지금이야! 봄의 무녀! 저항해!!!!! 이딴 개새끼에게 몸을 바치지 말라고!!!!”


단말을 잘라낸다. 그러자 정신세계가 무너져내리고 달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아.... 하아.....”


식은땀이 달래의 몸 전체를 적시고 있었다. 봄의 무녀도 마찬가지로 쓰러진 상태로 꿈틀거리고 있었고 검은 달의 기척이 생겨났다.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봄의 무녀.”


얼마나 지났을까? 억겹의 시간이 지났다고 달래가 착각했을 때쯤. 봄의 무녀가 눈을 떴다.


“...........봄의 무녀?”


아직은 모른다. 그렇기에 달래는 자신의 머리 위의 방울에 손을 가져가고 있는 상태였다.


“쳇! 당신에게 빚졌어요. 이번 일은 고맙다고 해두죠. 인왕.”


“하아!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야!”


연결된 단말을 완전히 끊어냈다. 이것으로 검은 달이 다시 봄의 무녀를 침식하려고 해도. 내성이 생긴 그녀는 가볍게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봄의 무녀를 패밀리어처럼 직접 부려먹은 검은 달도 깊게 연결된 나머지 본체에 큰 타격이 들어갔을 것이다.

원래라면 조종하는 술자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으나. 검은 달이 워낙 강력한 관계로 그것이 한계겠지. 달래는 검은 달에 한 방 먹여준 것에 안도하며 봄의 무녀를 보았다.


“제 동생들이 문제에요. 저를 조종하는 것이 실패한 이상. 다음 타켓은....”


“여름과 겨울의 무녀는 대요괴들이 막으러 갔어.”


“하지만 상대는 검은 달. 우리가 돕지 않으면 역으로 당할 수가 있어요.”


끄덕.


검은 달이 한 번 타격을 받은 만큼. 아까처럼 설렁설렁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렇기에 달래는 쓰러져있는 봄의 무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손을 잡아. 봄의 무녀.”


“......달래. 난 당신이 싫어요.”


“알아.”


“.....바보 같으니.”


봄의 무녀는 투덜거리면서도 달래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둘은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나머지 두 무녀를 구할 시간이었다.


작가의말

절망적인 상황에 희망을 찾기 위해 저항하는 크립트의 3명의 주인들입니다.

그래. 더욱 더 발악해라. 그럴수록 수렁에 빠져들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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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 제 658화 동족을 파멸시킨 자. +1 24.03.29 7 2 14쪽
658 제 657화 토끼몰이 사냥. +1 24.03.29 7 2 25쪽
657 제 656화 지원군 +1 24.03.29 7 2 19쪽
656 제 655화 666의 괴물의 사냥의 시간. +1 24.03.29 8 2 16쪽
655 제 654화 자본주의의 괴물의 무서운 비밀. +1 24.03.28 6 2 21쪽
654 제 653화 방패의 비스타와 거짓된 영웅 살인귀의 관계 +1 24.02.29 11 2 16쪽
653 제 652화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666의 괴물. +1 24.02.29 10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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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 제 644화 비트레이를 지원하는 자. +1 24.01.15 11 2 20쪽
644 제 643화 1세계, 2세계, 3세계가 모이는 곳. +1 24.01.15 16 2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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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 제 637화 괴롭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라. +1 24.01.12 12 2 15쪽
» 제 636화 종말이 다가와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 +1 24.01.12 11 2 19쪽
636 제 635화 꺼져가는 희망. +1 24.01.12 13 2 13쪽
635 제 634화 예상치 못한 악몽 +2 23.12.14 19 2 19쪽
634 제 633화 검은 달의 메시지 +1 23.12.14 13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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