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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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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커피
작품등록일 :
2023.12.03 18:10
최근연재일 :
2024.02.1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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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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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4 우니 이쿠라 추가

DUMMY

천우는 쇼핑백을 손에 들고 슬기수의 집을 방문했다.


현관 벨을 누르자, ‘휘이 호이’

휘파람새 소리가 났다.


찾아오지 말라 했는데.

슬기수는 고개를 흔들며, 커피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내렸다.


조용히 커피 한 잔 마시고 있으면, 없는 줄 알고 그냥 가겠지.


‘계신 거 알아요!’


타이밍 좋게 천우가 말했다.


우연의 일치 치곤 절묘했다.


‘우연 아니에요. 인사하러 왔어요.’


도어폰 모니터로 천우가 깜찍하게 웃는 모습이 보였다.


샛별 의료원 VIP 병실에서 봤을 때보다, 더 건강해 보였다.


역시, 보약은 샛별 의료원이 최고다.


기수는 흥미롭게, 천우의 원맨쇼를 감상했다.


천우는 양손을 흔들며, 귀여운 고양이 흉내도 내며, 문 열리기를 기우제 수준으로 염원했다.


그런다고, 문 열어줄 기수가 아니었다.


맘속으로 토끼도 해봐라. 했는데 ···.


타이밍 맞춰 천우가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코를 찡긋거리며 토끼 흉내를 냈다.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구나. 신기했다.


웃기는 녀석이네. 그런 거 해서, 뭐가 달라진다고?


‘노오력’은 가상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진짜, 안 계시나 보네?’


천우는 혼잣말하곤, 고개를 갸웃거리며, 쇼핑백에서 물건을 꺼냈다.



기수는 선물 놓고, 가겠거니 했는데 ···.


천우가 꺼낸 것은 방석이었다. 방석을 계단 위에 놓고, 조용히 앉는다.


부잣집 천덕꾸러기답지 않은 준비성과 천덕꾸러기다운 고집.


이런 걸 ‘준비된 고집’이라고 해야 하나? 여하튼 미묘한 조합이었다.


기수는 신경 쓰지 않고, 늘 하듯이 요가 매트 위에서 홈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천우를 잊고 밖으로 나가 산책하려 했는데 ···.


‘아직 있어.’


구일구가 알려줬다.


“뭐가?”


‘토끼.’


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있다고?


헛웃음이 나왔지만, 그렇다고 문 열어줄 슬기수가 아니었다.


산책은 내일 하기로 하고,


오늘은 두레칩 응용 버전이나 만들어야겠다.




영역에 들어서면, 낙후된 현대 기술과 인간의 하찮은 ‘가치’를 깨닫게 된다.


영역에 들어섰다는 기쁨과 자아도취는 잠깐이고, 깊고 냉혹한 ‘영역 우울증’을 겪는다.


이런다고 뭐가 달라질까? 어차피 죽을 운명,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그냥 웃지요.


영역에 들어서기 전,


하찮은 것들과 어울려 희망없이 살아왔던 과거가 블랙홀이 되어, 그를 다시 끌어들인다.


‘메타 코어’를 갖추지 못하면, 이 포인트에서 발을 빼고, 과거로 돌아가 그냥저냥 살게 된다.


코어를 갖춘, 제대로 된 메타 연산자라면,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오! 이거 재밌네.’


기수는 반중력 주택을 얻는, 테크트리로 두레칩을 디자인했지만, 하면 할수록 소소한 재미가 느껴졌다.


몰입할 때마다 섹스보다 더한 쾌락을 느꼈다.


중독될까, 두려울 지경이었다.


찬이 여자친구를 사귀지 않는 이유가 이해될 정도였다.


배고프다.


시계를 보니, 식사 시간이 지났다. 피자를 시키려고 했는데 ···.


‘아직 있어!’


구일구가 엄숙하게 알려줬다.


‘8시간이나 지났는데?’


기수는 살짝 놀라웠다.


그리고,

나쁜 짓 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집에 갇혀 있어야 하지?



‘휘이 호이’ 휘파람 새 소리가 났다.


“저 문 좀 열어주세요! 화장실 급해요!”


천우가 다급하게 말했다.


표정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 거 같은데 ···.

그렇다고 문 열어줄 기수가 아니었다.


“너무 급해서 여기서 ···.”


천우가 주섬주섬, 허리띠를 풀었다.


깜짝 놀란 슬기수가 문을 열었다.


바지를 내리려던 천우의 눈동자가 보름달처럼 커지면서, 그대로 멈췄다.


“계셨어요?”


이런 말을 한다는 건 ···. 여기다 진짜로,


그럴 생각이었구나!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기수는 두 눈 질끈 감고, 손가락으로 화장실 있는 곳을 가리켰다.


볼일을 보고 나온 천우는 행복해 보였다.


“고맙습니다.”


기수는 대답 대신 열려 있는 현관문을 가리켰다.


“지난번, 정말 고마웠습니다.”


“유산소 운동 한 거라 했지. 그런 거로 만날 때마다 고마워하지 마. 오늘 나는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 어서 가라.”


“선생님. 저 한 번 더 살려주세요.”


천우는 해맑게 웃으며 눈물 흘렸는데,


기수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저런 기괴한 표정을 짓는다는 건, 뭔가 확실하게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금수저로 태어나서 쉽게 살아온 철부지인 줄 알았는데 ···. 바보는 아닌 것 같다.


“바쁘다. 인명 구조는 딴 데 가서 알아봐.”


“선생님만 저를 살릴 수 있으세요.”


“너무 매달리니깐, 화나려고 한다.”


기수는 한시 빨리 천우를 내보내고 싶었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자동차 사고로 죽었을 거예요.”


“과대망상이야. 맥라렌이 얼마나 안전한 자동차인데.”


“선생님께서는 금강 천재 아버님이시고, 두레칩 개발하셨다는 것도 압니다. 저는 오성 전자 천주 대표님의 외동아들입니다.”


“뭘 어쩌라고?”


“제가 낸 사고 영상 봤어요. 건널목에서 핸들 꺾이지 않았으면, 화물차와 충돌해서 죽었을 겁니다. 운전 미숙이 아니라, 급발진이었어요. 랜덤한 급발진이 아니라, 계획된 급발진이었어요.”


“그걸 왜 나한테?”


“경찰 조사받고, 차량 정밀 검사했지만, 제 과실이래요. 사고 당시엔 분명 통제 불능이었어요.”


오성 그룹 장남의 외동아들도 급발진 사고 앞에서는 무력하구나 싶어서, 씁쓸했다.


혼자 아니라고 해봤자, 차량 검사해도 증거가 없는데 ···.


“누가 절 죽이려고 했는지 모르지만, 다음엔 저 진짜 죽습니다. 선생님 제발 ···.”


“그만!”


기수가 손을 펴 보였다.


해 맑은 표정으로 눈물 흘리며, 애걸복걸하는 모습이 딱했지만, 하소연 듣는 것도 힘들었다.


천우는 쇼핑백에서 뭔가 꺼내서, 선물이라며 건넸다.


편의점 삼각김밥.


“날짜 지난 걸로 가져왔어요. 이런 거 좋아한다고 해서.”


“지금은 아니야.”


“아! 가져갔다가, 일주일 후에 다시 가져올까요?”


해맑다.



*



긱벤치 값이 나왔다.


두레칩을 장착하는 것만으로도 기존 성능이 120% 증가했다.


“통신 연결 오류도 줄어들고, 통화 음질과 영상 화질도 좋아졌어요.”


연구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다른 건 손도 안 대고, 메인보드에 두레칩만 끼워 넣은 건데 ···.


데이터 버스 규격과 구조는 구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전송 방식을 사용했다.


성능 개선도 놀라웠지만, 전력 소비량 감소는 신비로울 지경이었다.


기존 대비 45% 감소 ···. 이건 기적이다!


책임 연구원 김준엽은 그의 손등을 깨물었다.


신제품 발표가 6개월 남았다.


당장 오늘 협력 업체에 부품 발주해야 신제품 발표와 동시 판매가 가능하다.


“하루 가능 두레칩 생산량은?”


“20나노 칩 수율이 85% 언저리니깐, 적어도 하루 50만 개는 됩니다.”


“이번 신제품에 두레칩 꼭 넣어야 해. 생산 관리부에 연락해서 일정 재조정하고, 나는 보고서 들고 상무님에게 바로 갈게.”


그의 마음이 급했다.


지금껏 매킨, 고글, 카우, 오성, 차오미와 같은 글로벌 제조업체가 자체 개발한 칩 성능으로 경쟁했지만, 룰이 바뀌었다.


두레칩을 넣었느냐, 안 넣었느냐로 승패가 갈릴 것이다.


매킨이나 차오미가 두레칩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먼저 선보이면, 오성 전자는 개점휴업 상태를 피할 수 없다.



*



“안 돼! 그러다가 문제 터지면 자네가 책임질 거야?”


유은정 상무는 비구름을 본 인디언이 티피 안으로 들어가듯이 몸을 움츠렸다.


그녀는 전임자가 리튬 배터리 급속 충전 성능을 높이려다가, 배터리 불량 이슈로 옷 벗는 걸 봤다.


그 꼴을 봤는데, 보도듣도 못한 두레칩을 채용할 순 없었다.



*



1령 메타 코어에 도달하면, 새로운 감각으로 인간을 ‘통찰’하게 된다.


새로운 감각 통찰 ···. 그것이 저주인지 축복인지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코어를 얻기 전보다 고독해진다.


메타 연산은 그런 것이었다.



슬기수는 손님이 없는 시간을 골라 새로운 식당을 찾곤 했는데, 여성들이 힐끔거리곤 했다.


그는 50 후반이었지만, 늘 배고픈 퓨마 같은 체형을 유지했다.


인바디로 측정하면, 신체 나이가 25세 전후로 나온다.


걸을 때도 다리가 휘지 않는다.


어려 보이는 건, 메타 연산자 종특이기도 했다.


옷을 평범하게 입어도, 메타 연산자의 시크한 아우라는 감출 수 없다.


그를 갈망하는 여자의 눈길과 표정.


마음만 먹으면 원-나잇 정도는 쉽다.

몇 달 동안 진지한 관계를 맺어도 좋다.


혼자 지내기엔 33평 아파트는 넓다.

이미 방 하나를 창고처럼 쓰고 있다.


헤어져도 ···. 그녀는 그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를 그리워하고, 그리움은 쌓여서 추억이 된다.


한 번뿐인 인생, 풍부한 경험치를 좋게 평가하지만,


기수는 못 본 척, 그의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나와 마주 보며, 대화하고, 입맞춤하려면 ···.


아름다움으로는 부족하다. 운명적인 만남으로도 모자라다.


메타 연산을 이해해야 한다. 나를 볼 줄 알아야 한다.


‘메타’를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라면, 아무리 깊게 관계해도 ···. 일회용 생수와 다를 게 없다.


슬기수가 생수였고,


그녀는 그저 편하게 물을 마실 뿐이다.


메타 없는 관계는 ···. 내가 그녀에게 하는 봉사에 불과하다.


인생 헌납 ···. 영역에 들어서기 전 질리도록, 충분히 했다.


아들도 말했었다. 이제 인생 충전하라고.


여자가 다가왔다.


“여기 처음이세요?”


“네.”


“단품으로 나오는 우니 이쿠라 맛있어요.”


그녀가 알려줬다.


슬기수는 감사의 미소를 보내고, 초밥과 함께 우니 이쿠라도 추가했다.


우니 이쿠라 ···. 연어알과 성게알로 만든 초밥이었다.


톡톡 터지며, 고소하고 짭조름한, 입안에서 단맛이 돈다.


최근 들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그녀보다 기수의 메뉴가 늦게 나왔는데, 그는 먼저 먹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 슬기수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그녀.



기수는 등 뒤에서 허리를 감싸는 그녀의 시선을 느꼈지만 ···. 그뿐이다.



오늘은 D램용 두레칩 데이터 버스 구조를 결정해야 한다.


데이터 버스는 칩 설계보다 더 많은 품이 든다.


토폴로지와 신호 규격 정하고, 제어 프로토콜 만들고, 하드웨어 설계를 끝낸 후, 소프트웨어를 마무리해야 한다.


하드웨어 설계까지, 삼 일 걸렸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지금이라도 그 초밥집에 가면, 그녀가 기다리고 있다.


기수를 만났던 시간에 맞춰 초밥집에 오고 있다.


그 근처를 지나칠 때마다 혹시 기수를 다시 만나지 않을까? 두리번거린다.


그녀를 만나러 가야 할까?


기수는 벽면 가득 채운, 전자 칠판으로 소프트웨어에 넣을 프랙털 메타를 골랐다.


일반 알고리즘으로는 무한 반복 연산에서 헤어 나올 수 없지만,


무한 반복 노이즈를 프랙털 메타로 정리하면, 루프 오류에서 벗어나 놀랄만한 성능을 발휘하게 된다.


프로그래머들은 지금껏 이 방법을, 왜 사용하지 않는 걸까?


프랙털 원리는 16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 입술 라인을 그릴 때도, 사용되었다.


다빈치는 은은히 사라지는 스마일 라인을 만들려고, 손끝으로 물감을 짓이겨가며 프랙털을 펼쳤다.


작품의 차이 결정하는 것은, 결국 테크닉!


슬기수는 테크닉을 다듬으며 시간을 보냈다.



구일구가 넛지를 걸어왔다.


‘우니 이쿠라 ···.’


“응?”


‘초밥집에서 봤던 그 여자, 괜찮던데. 첼로 리스트인데 사생활도 깨끗하고, 성품도 나쁘지 않아. 한눈에 너에게 반했어.’


“나한테 반한 여자가 한두 명이야.”


‘그 여자, 널 절대 잊지 못할 거야.’


구일구는 억겁의 데이터를 누비면서, 사람의 마음조차 읽는 수준에 올라섰다.


그러거나 말거나, 기수는 칠판에 그려진 회로도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칩 설계 ···.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오늘도 바쁘겠네. 내장 그래픽 두레칩의 트랜짓도 손봐야겠어.”


기수는 피자를 주문했다.


갑자기, ‘시크릿 가든 첼로’ 연주가 배경으로 깔렸다.


구일구가 멋대로 선곡한 것이었다.


음악 듣노라니 ···. 더 고파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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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바다 꿈틀이 +8 24.01.02 842 4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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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 오늘의 농업 일기 +10 23.12.30 992 53 11쪽
52 #52 봄날은 간다 +8 23.12.29 1,033 52 11쪽
51 #51 기수가 잠든 조용한 밤 +10 23.12.28 1,030 48 12쪽
50 #50 인생은 아름답다고? +12 23.12.27 1,083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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